(클리앙)
2023-09-30 11:38:08 수정일 : 2023-09-30 11:46:09
명절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가족 친지와의 즐거운 만남 이후의 시간은
그동안 못들었던 음악 실컷 듣는 시간으로 만들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2022년의 개인적인 클래식 음반으로
안드레스 넬슨스가 지휘한 슈트라우스 반을 꼽은 적이 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772643
요즘은 클래식 음반에서 이런 대형기획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기획만으로도 의미가 큰 음반이었습니다.
물론 내용도 좋았고요.
올해 DG와 넬슨스가 또 한 번 사고를 칩니다.
브루크너 심포니 사이클이 10월말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미 개별 음반으로 1-9번까지의 음반은 출반되어 있고
최종반인 교향곡 0번이 사이클 전곡반과 함께 10월말 출반됩니다.
첫 음반 출반일 2017년부터 시작된 장장 7년의 기획입니다. 기획과 녹음 시작까지를 고려하면 8-10년의 기획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모든게 급하고 빠른 현대에 이런 긴 시간이 필요한 기획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힘겨운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도 이 거대한 기획을 끝까지 완수해낸 게반트하우스와 넬슨스, 그리고 DG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미 나와 있는 음반들을 들어볼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지금 당장 애플뮤직 클래시컬로 달려가보세요.
그냥 브루크너를 완주했다 정도가 아닌 상당히 학구적인 트랙리스트가 인상적인데요. 단순히 1번에서 8번까지가 아니라 습작이었던 0번부터 미완성 9번까지를 아우르고 골치아픈 여러 수정된 판본 중에서 신중히 고르고 브루크너의 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바그너의 오케스트라 작품들을 커플링하고 있습니다. 지휘자의 브루크너에 대한 음악연구가 얼마나 진중하게 이뤄졌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마 출시되면 개인적인 올해의 음반도 넬슨스가 먹을 것 같습니다. DG가 클래식 음반계의 기둥으로 든든히 버텨주고 최고수준의 음반으로 아카이브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입니다.
클리앙 회원분들 모두 좋은 음악과 함께 행복한 추석연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