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호지 제88회
양산박 호걸들이 형장을 습격하여 송강과 대종을 구출하고 강주성 밖의 백룡묘에 모였다. 조개·화영·황신·여방·곽성·유당·연순·두천·송만·주귀·왕영·정천수·석용·완소이·완소오·완소칠·백승 등 17명이 8~90명의 용감한 졸개들을 거느리고 왔다. 심양강에서 접응한 호걸들은 장순·장횡·이준·이립·목홍·목춘·동위·동맹·설영 등 9명으로, 40여 명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모두 강에서 밀매하는 자들로서 세 척의 큰 배를 가지고 왔다. 성안에서는 흑선풍 이규가 사람들을 이끌고 심양강변으로 왔다. 모두 140~150명이 백룡묘에 모였는데, 졸개가 와서 보고했다.
“강주성의 군병들이 북과 징을 울리고 깃발을 휘날리면서 함성을 지르며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흑선풍 이규는 그 말을 듣고 큰소리로 포효하면서 쌍도끼를 들고 먼저 사당 문을 나갔다. 여러 호걸들도 함성을 지르며 손에 무기를 들고 일제히 사당을 나가 적을 맞이하였다. 유당과 주귀는 우선 송강과 대종을 호위하여 배에 태우고, 이준은 장순, 완가 삼형제와 함께 배를 정돈했다. 강변을 바라보니, 성에서 나온 관군이 6~7천 명이었는데, 앞장선 마군은 모두 갑옷을 입고 투구를 썼으며 활을 메고 손에는 장창을 들었다. 그 뒤에는 보군이 호위하면서 깃발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돌격해 왔다.
이규가 앞장서서 웃통을 벗은 채 도끼를 휘두르며 나는 듯이 쳐들어갔고, 뒤에서는 화영·황신·여방·곽성이 옹호하였다. 화영은 앞의 군마들이 모두 창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이규가 다칠까 염려하여 활을 들어 맨 앞에 있는 군마를 향해 화살을 바람처럼 날렸다. 말을 타고 있는 자가 화살에 맞고 땅에 떨어지자, 마군들은 모두 놀라서 달아났다. 말들이 마구 달아나는 바람에 뒤를 따르던 보군들 절반이 부딪혀 쓰러졌다. 호걸들이 그 틈을 타서 일제히 돌격하여 관군들을 베었다. 땅에는 시체가 가득 깔리고 강물은 피로 붉게 물들었다.
곧장 강주성 아래까지 쳐들어가자, 성 위에 있던 관군들이 통나무와 바위를 아래로 던졌다. 관군들은 황망히 성 안으로 들어가 성문을 닫고 며칠 동안 감히 나오지 못했다. 호걸들은 날뛰는 흑선풍을 만류하여 백룡묘 앞으로 돌아와 배에 올랐다. 조개는 인원 점검을 마치고 사람을 나누어 배에 태운 다음 달아났다.
때마침 불어오는 순풍을 타고 돛을 펼쳐 세 척의 큰 배는 인마를 태우고 목태공의 장원으로 향했다. 배가 강 건너편 선창에 닿자, 일행은 뭍으로 올라갔다. 목홍이 호걸들을 내당으로 안내하자, 목태공이 나와서 영접하였다. 송강 등이 인사를 하자, 목태공이 말했다.
“두령들께서 며칠 동안 밤을 새워 피로할 테니, 객방으로 가서 편히 쉬십시오.”
각자 방으로 가서 잠시 쉬면서 몸을 추스르고 옷과 무기를 정리했다. 목홍은 하인들에게 황소 한 마리와 수십 마리의 돼지·양·닭·거위 등을 잡게 하여 진수성찬을 차려 두령들을 대접했다. 술을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던 중, 조개가 말했다.
“만약 두 분 형제가 배를 가져와서 구해 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두 포승에 묶였을 겁니다.”
목태공이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그 길로 가셨습니까?”
이규가 말했다.
“나는 단지 사람이 많은 곳을 골라 쳐들어간 건데, 저 사람들이 날 따라온 겁니다. 나는 따라오라고 한 적 없어요.”
그 말을 듣고 모두 크게 웃었다.
송강이 일어나 말했다.
“송강은 여러 호걸들이 구해 주지 않았다면 대원장과 함께 비명에 죽었을 겁니다. 오늘의 은혜는 푸른 바다보다 깊으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황문병 그놈은 철저히 파고들어 몇 번이나 부윤을 사주하여 우리를 해치려고 했으니, 그 원수를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 호걸들께서는 한 번 큰 인정을 베풀어 무위군을 습격하여 황문병 그놈을 때려죽여 송강의 무궁한 원한을 씻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개가 말했다.
“기습하는 것은 한번 쓸 수 있는 것이지, 어찌 다시 행할 수 있겠소? 저 간적(奸賊)도 이미 대비하고 있을 것이니, 일단 산채로 돌아가서 대규모 인마를 동원하고 오용·공손승·임충·진명과 함께 복수하러 와도 늦지 않을 것이오.”
송강이 말했다.
“만약 산채로 돌아간다면 다시 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첫째 산채가 너무 멀고, 둘째 강주에서도 필시 각처에 공문을 보내 엄밀히 수비하게 될 것이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지금이 좋은 기회이니, 그들이 준비하기 전에 손을 써야 합니다.”
화영이 말했다.
“형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길을 아는 사람도 없고 지리가 어떤지도 모릅니다. 먼저 사람을 성안으로 보내 허실을 탐지하고 무위군 군사들이 출몰하는 길을 알아야 하며, 황문병이란 놈이 살고 있는 곳도 알아 둔 후에야 손을 쓸 수 있습니다.”
설영이 일어나서 말했다.
“저는 강호를 오랫동안 떠돌아다녀서 무위군을 잘 압니다. 제가 가서 알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아우가 가 준다면 좋지.”
설영은 두령들을 작별하고 떠났다.
송강은 목홍의 장원에서 두령들과 무위군 치는 일을 상의했다. 무기를 정돈하고 궁노를 준비했으며, 크고 작은 배들을 점검했다.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설영이 떠난 지 이틀 만에 한 사람을 데리고 장원으로 돌아와 송강에게 인사시켰다. 송강이 물었다.
“아우! 이 장사는 누구신가?”
설영이 대답했다.
“이 사람은 후건(侯健)인데 홍도 사람입니다. 최고의 재봉사로서 바늘과 실을 놀리는 것이 나는 것처럼 빠르고 창봉도 잘 쓰는데, 저의 제자입니다. 피부가 검고 몸이 날씬하고 재빨라 사람들이 ‘긴 팔 원숭이’ ‘통비원(通臂猿)’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무위군 성 안의 황문병 집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데리고 왔습니다.”
송강은 크게 기뻐하며 함께 앉아서 상의했다. 송강이 강주의 소식과 무위군 가는 길을 묻자, 설영이 말했다.
“지금 채구가 관군과 백성을 점검했는데, 죽은 자가 5백여 명이고 상처를 입거나 화살에 맞은 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사람을 조정으로 보고하러 보내고, 해가 중천에 뜨면 성문을 닫고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엄밀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원래 형님을 해치려고 한 일은 채구는 상관이 없고 모두 황문병이 서너 차례 부윤을 충동질하여 두 분을 해치게 한 것입니다. 지금 형장을 습격당해 성중은 매우 혼란하고 밤낮으로 방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 무위군으로 정탐하러 갔다가 마침 후건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송강이 물었다.
“후형은 어떻게 아시오?”
후건이 말했다.
“소인은 어릴 때부터 창봉 배우기를 좋아했는데, 설사부님께 많은 지도를 받아 그 은혜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근래에 황통판이 소인에게 자기 집에 와서 의복을 지어 달라고 해서 그 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밖에 나왔다가 우연히 사부님을 뵙고 송강 형님의 이름을 듣게 되었습니다. 소인은 형님과 인연을 맺고 싶어, 이렇게 와서 자세히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황문병에게는 친형이 하나 있는데, 황문엽이라 하며 같은 어머니 소생입니다. 황문엽은 평생 선한 일만 하여, 다리를 놓고 길을 보수하며, 불상을 제작하고 승려들을 공양하며, 위태로운 사람을 일으켜 주고 곤란에 처한 사람을 구제하며, 가난을 구원하고 고통을 없애주어, 무위군 성안에서는 모두 그를 황부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황문병은 통판이라고는 하지만 사람 해치기를 좋아하고 나쁜 일을 저지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무위군에서는 모두 황벌침이라고 부릅니다.
이 형제는 분가하여 다른 집에 살고 있는데, 같은 골목으로 출입합니다. 북문 안쪽이 황문병의 집인데 성벽과 붙어 있고 대로에 인접해 있습니다. 소인은 지금 거기서 생활하고 있는데, 황문병이 집에 돌아와서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채구부윤이 속아 넘어가서, 내가 먼저 참수한 다음에 조정에 아뢰라고 사주했지.’ 황문엽은 그 말을 듣고 등 뒤에서 이렇게 욕했습니다. ‘또 그런 목숨을 재촉할 짓을 저질렀냐! 너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어째서 남을 해치려고 하느냐? 천리(天理)가 있다면 눈앞에서 당장 앙갚음을 받을 것이니, 그것이 도리어 화를 부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황문병은 형장이 습격당했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라 어젯밤 강주로 채구부윤을 찾아갔는데, 무슨 계략을 꾸미는 것인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황문병의 집은 그 형 집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원래 한 집을 둘로 나눈 것이라, 지금은 중간에 채소밭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황문병의 가족은 얼마나 되고 방은 몇 개나 있는가?”
“남녀 합쳐 4~50명쯤 됩니다.”
“하늘이 내가 복수하라고 특별히 이 사람을 보내주셨네. 하지만 여러 형제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두령들이 일제히 응답했다.
“목숨을 걸고, 그 간악한 놈을 제거하여 형님의 원수를 갚아 드리겠습니다.”
송강이 또 말했다.
“내 적은 오직 황문병 한 놈뿐이고, 무위군 백성은 무관하오. 그의 형은 인덕이 있는 사람이니 해쳐서는 안 됩니다. 만약 그를 해치면 천하 사람들이 우리를 불인(不仁)하다고 욕할 겁니다. 형제들이 그곳에 가면 털끝만큼이라도 백성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나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으니, 형제들은 상부상조하기 바랍니다.”
두령들이 일제히 응답했다.
“오로지 형님의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번거롭겠지만, 목태공께서는 포대 8~90개와 갈대와 땔감 백 묶음을 준비해 주십시오. 큰 배 다섯 척과 작은 배 두 척을 사용할 건데, 장순과 이준은 작은 배 두 척을 맡고, 큰 배 다섯 척은 장횡, 완씨 삼형제, 동위가 맡아 수영을 잘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시오.”
목홍이 말했다.
“여기에 갈대·땔감·포대 등이 다 있고, 우리 장원 사람들은 모두 배를 잘 젓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후건 형제는 설영·백승과 함께 먼저 무위군 성중으로 가서 숨어 있게. 내일 밤 자정을 기점으로, 성문 밖에서 방울 단 비둘기를 날려 보내면 백승은 황문병의 집에서 가까운 성벽 위에 올라가 먼저 흰 깃발을 꽂아 신호하게. 그리고 석용과 두천은 걸인으로 변장하여 성문 왼쪽에 매복해 있다가 불을 신호로 하여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을 해치우고, 이준과 장순은 강 위에서 왕래하면서 접응할 때를 기다리게.”
송강이 임무를 정해 주자, 설영·백승·후건이 먼저 떠나고, 뒤이어 석용과 두천이 걸인으로 변장하고 몸에 단도와 무기를 감추고 떠났다. 그리고 모래와 흙을 담은 포대와 갈대·땔감을 배에 실었다. 두령들은 각기 복장을 갖추고 무기를 준비했으며 선창에 군사들을 매복시켰다. 두령들은 패를 나누어 배에 올랐다. 조개·송강·화영은 동위의 배에, 연순·왕영·정천수는 장횡의 배에, 대종·유당·황신은 완소이의 배에, 여방·곽성·이립은 완소오의 배에, 목홍·목춘·이규는 완소칠의 배에 올랐다.
주귀와 송만은 목태공의 장원에 남아 강주성의 소식을 탐지하기로 했다. 먼저 동맹이 한 척의 빠른 어선을 저어 앞장서 나가면서 길을 탐색했다. 졸개들은 선창에 매복하고, 장원의 하인들과 뱃사공들은 배를 저어 밤에 몰래 무위군을 향해 출발했다.
때는 7월이 다 지나가는 시기라 밤에는 선선하고 바람이 고요했으며, 달은 희고 강은 맑은데 물에 비친 그림자와 산빛이 모두 푸른 빛 일색이었다. 그날 저녁 크고 작은 배들이 모두 무위군 강변에 도착하여, 갈대숲 깊은 곳에 일자로 정박했다. 앞서 갔던 동맹이 돌아와 보고했다.
“성안에서는 아무런 동정이 없습니다.”
송강은 수하들을 불러 포대·갈대·땔감 등을 모두 뭍으로 운반하게 했다. 10시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자, 송강은 졸개들에게 포대·갈대·땔감 등을 성벽 아래 쌓게 하였다. 장횡, 완씨 삼형제, 동씨 형제는 배를 지키면서 접응하게 하고, 나머지 두령들은 모두 무기를 들고 성벽으로 달려갔다. 북문에서 약 반리쯤 떨어진 곳에서 송강이 방울 단 비둘기를 날려 보내자, 성 위에서 대나무 장대가 하나 올라오는데 흰 깃발이 묶여 바람에 펄럭였다. 송강은 그걸 보고, 군사들에게 갈대와 땔감을 지고 성벽 밑에 쌓아 놓은 포대를 밟고 성 위로 올라가게 하였다. 성 위에 대기하고 있던 백승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 골목에 황문병의 집이 있습니다.”
송강이 백승에게 물었다.
“설영과 후건은 어디 있는가?”
“두 사람은 황문병의 집으로 돌아가서 형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네는 석용과 두천을 봤는가?”
“두 사람은 성문 왼쪽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송강은 두령들을 이끌고 성벽을 내려와 곧장 황문병의 집으로 갔다. 후건이 처마 밑에 숨어 있는 것을 보고, 송강이 불러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자네는 채소밭으로 가서 문을 열어 군사들이 갈대와 땔감을 쌓아 놓게 하게. 그리고 설영에게 불을 붙이도록 하고, 자네는 황문병 집으로 가서 ‘옆집 대관인의 집에 불이 났다. 집기와 상자들을 옮겨야 한다.’고 외치게. 문이 열리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겠네.”
송강은 두령들을 나누어 양쪽을 지키게 하였다. 후건은 먼저 들어가 채소밭 문을 열고 군사들이 갈대와 땔감을 안에 쌓아 놓게 하였다. 후건은 불씨를 구해 설영에게 건네주며 불을 붙이라고 하고, 황문병 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옆집 대관인의 집에 불이 났다! 상자와 집기를 옮겨야 하니 빨리 문을 열어라!”
집안에서 외치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보니, 옆집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어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조개와 송강 등은 함성을 지르며 집안으로 쳐들어갔다. 두령들이 손에 무기를 들고 눈에 띄는 대로 죽여 황문병 일가족 4~50명을 몰살했는데, 정작 황문병 한 놈은 보이지 않았다. 두령들은 황문병이 그동안 양민들에게 가혹하게 거둬들인 재물들을 모두 챙겼다. 휘파람소리가 크게 울리자, 두령들은 상자를 짊어지고 달려가 성벽 위로 올라갔다.
한편, 석용과 두천은 불길이 치솟는 걸 보고, 날카로운 칼을 꺼내 성문을 지키는 군인들을 해치웠다. 이웃사람들이 물통과 사다리를 들고 불을 끄러 오자, 석용과 두천이 소리쳤다.
“너희 백성들은 나서지 마라! 우리 양산박 호걸 수천 명이 이곳에 와서 황문병 일가를 모조리 죽여 송강과 대종의 원수를 갚았다. 너희 백성과는 아무 상관없으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 몸을 피하고 쓸데없이 나오지 마라!”
이웃들 중에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보고 있었는데, 흑선풍 이규가 도끼를 휘두르며 땅을 말듯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모두 고함을 지르며 사다리와 물통을 들고 달아났다. 뒷골목에서 문을 지키던 군사 몇 명이 사람들을 데리고 불 끄는 도구를 들고 달려오자, 화영이 활을 쏘아 앞장선 자를 쓰러뜨리고 소리쳤다.
“죽고 싶은 놈은 불 끄러 오너라!”
군사들은 모두 달아나 버렸다. 설영이 횃불을 들고 다니면서 황문병 집 곳곳에 불을 붙여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석용과 두천이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을 해치운 후, 이규가 도끼로 자물쇠를 끊고 성문을 활짝 열었다. 두령들 절반은 성벽을 넘어서 나가고, 절반은 성문으로 나갔다. 장횡과 완씨 형제, 동씨 형제가 접응하여 재물을 배에 실었다. 무위군에서는 이미 강주에서 형장이 양산박의 기습을 받아 무수한 사람들이 죽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감히 추격하지 못하고 도망쳐 숨어 버렸다. 송강 일행은 황문병을 붙잡지 못한 것이 분했지만, 할 수 없이 모두 배를 타고 목태공의 장원으로 향했다.
한편, 강주성에서는 무위군에 불길이 치솟고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든 것을 보고 성안 사람들이 동요하였다. 황문병은 관아에서 의논하고 있다가 보고를 듣고 부윤에게 말했다.
“저희 마을에서 불이 났다고 하니 빨리 돌아가 봐야겠습니다.”
채구는 성문을 열고 황문병을 관선에 태워 보내라고 명하였다. 황문병은 부윤에게 인사를 하고 하인을 데리고 가서 배를 타고 무위군을 향해 나아갔다. 불길이 맹렬하게 타올라 강이 온통 붉게 물들었다. 뱃사공이 말했다.
“북문 안에서 불이 났습니다.”
황문병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배가 강 가운데를 가고 있는데 작은 배 한 척이 수면을 따라 오더니 지나쳐 갔다. 잠시 후 또 한 척의 작은 배가 다가오더니, 지나치지 않고 관선을 들이받았다. 하인이 소리쳤다.
“무슨 배이길래 감히 이렇게 들이받느냐!”
작은 배에서 덩치 큰 사내가 하나 일어나더니 손에 갈고리를 들고 말했다.
“불 난 걸 알리러 강주로 가는 배입니다.”
황문병이 물었다.
“어디서 불이 났느냐?”
사내가 말했다.
“북문 안의 황통판 집입니다. 양산박 호걸들이 일가족을 몰살하고 가산을 약탈했는데, 지금도 저렇게 불타고 있습니다.”
황문병은 ‘아이고!’ 비명을 지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사내는 갈고리를 관선에 던져 걸더니 배를 건너왔다. 황문병은 눈치가 빠른 자라 이미 낌새를 채고 고물로 달려가서 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순간 강 위에 배 한 척이 더 나타났는데, 물속에서 한 사람이 솟구쳐 나오더니 황문병의 허리를 잡고 머리털을 잡아끌어 배 위로 올렸다. 배 위에 있던 사내가 넘겨받아 밧줄로 묶어 버렸다. 물속에서 황문병을 붙잡은 사람은 낭리백조 장순이었고, 배 위에서 갈고리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혼강룡 이준이었다. 두 호걸이 배 위에 올라서자 관선을 젓던 사공이 절을 했다. 이준이 말했다.
“우리는 당신을 죽이러 온 것이 아니라 다만 황문병 이놈을 잡으러 왔을 뿐이오. 당신은 돌아가서 채구부윤에게 ‘우리 양산박 호걸들이 너의 당나귀 같은 머리를 잠시 맡겨 놓겠지만 조만한 다시 취하러 올 것이다.’라고 전하시오.”
사공은 벌벌 떨면서 말했다.
“소인이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 계속 89회 ~~
첫댓글 양산박 송강이 자기 가족들을 데리고 와야
안심할텐데....
그러게요
감사합니다
호걸들이
일사불란하게 자기자리를 잘 지키며
싸우고 있네요
사람들이 많이 죽으니 무섭기도 하구요
추천도 꾸욱~
쌈하는 소설이라 어쩔수 없네요
감사합니다
송강이 황문병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저도 궁금 ㅎㅎ
감사합니다
송강이 드뎌 윈수를 갚게 되는군요 ㅎ ㅎ
운정님 드뎌 들리셨군요
감사합니다
중국 대중의 교통수단은 자전거입니다. 시장 근처 한 집주인은 사람들이 자기네 담장 아래 심지어 대문 어귀까지 빽빽하게 자전거를 주차시키는
바람에 불편하기가 그지없었습니다.
주인은 “자전거 주차 금지, 자전거 주차 요금제 실시, 자전거 주차하면 고발 한다 ”
별별 소리를 다 써붙여 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고심 끝에 번쩍하고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그 날 이후 자전거 주차는 근절되었습니다.
담벽에 쓰여진 문장.
“ 여기 있는 자전거 중 아무거나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 물론 공짜입니다!”
어제는 앞문 오늘은 뒷문을 채워 주십니다
대단한 아이디어 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추천 꾸욱
밀린 숙제 한꺼번에 하려니 눈이 피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