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독수리가 다시 맞붙는다. 사학의 영원한 맞수 모교와 연세대학교가 내달 8, 9일 양일간 정기 고연전을 펼친다. 현재까지 고연전 역대 전적은 19승 10무 20패. 연세대가 단 한 발차로 앞서고 있다. 올해의 경합이 더욱 애타는 이유다. 호랑이의 추격은 성공할 것인가. 본 경기들에 앞서 5개 운동부의 전력을 짚어본다.
지난 5일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연세대를 꺾고 결승 진출한 야구부.
전통강호의 귀환, 승기 되찾은 야구부
야구부에 새로운 황금기가 도래했다. 지난달 11일, 모교의 제78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이하 선수권대회) 우승 소식이 들려왔다. 11년 만의 주요 대회 우승이다.
작년 하반기 전패의 고배를 삼킨 야구부였지만 올해는 달랐다. 개막부터 KUSF 대학야구 U-리그에서 4연승을 달렸고 끝내 A조 1위로 리그를 마치며 저력을 증명했다. 이어진 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탄력을 받은 야구부는 지난 5일 대통령기 전국대회야구대회에서 6대 5로 연세대를 꺾고 준우승을 거뒀다. 모교의 강점인 탄탄한 투수진을 방패 삼아 선수권대회의 다섯 경기 중 두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고, 비교적 연세대에 열세였던 타격 부문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추월의 기세를 이어받아 정기전의 첫 종목인 야구에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연세대와의 5월 대학농구 U-리그전.
대학부 최강 농구, 왕좌를 지켜라
올해 농구부의 연세대 상대 전적은 2전 2승. KUSF 대학농구 U-리그,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명실상부 대학 농구 최강자로서 독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모교는 포워드 농구에 강하다. 특히 리바운드와 속공 전개가 탁월하다. 모교 농구부는 상반기 평균 48.2리바운드, 87.3득점을 기록하며 발군의 공격력을 뽐냈다. 수비력 역시 지난 시즌의 65.6실점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51.6실점으로 한층 발전한 기량을 보였다. 외곽포에선 연세대가 근소하게 앞서나 3점슛 성공률 리그 1위의 박무빈(체교20)을 비롯한 문유현, 윤기찬(이상 체교23) 등의 활약으로 모교가 연세대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상반기 모교는 경기 평균 9.1개의 외곽슛을 성공했다.
다만 주력 선수들의 국제 대회 발탁으로 인해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건 지난 MBC배 우승이 저학년 선수들의 투혼 아래 일궈낸 성과라는 것이다. 올해 농구 정기전에선 신진 선수들의 다양한 활약상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U-리그전에서 연세대를 상대로 선취 득점에 성공한 빙구부.
빙판을 녹이는 뜨거운 팀워크
빙구는 모교와 연세대가 비등한 전력을 보인다. 모교와 연세대는 작년 총 세 차례의 경합을 벌였다. 그 중 정기전은 모교가, 이어진 2022 KUSF 대학아이스하키 U-리그전은 연세대가 이기며 접전을 이뤘다. 그러나 최종 승부를 가를 전국 종합 아이스하키 선수권 대회에서 이형석(체교20)의 퍽에 대한 득점 취소 판정에 모교가 부당함을 주장하며 기권을 선언, 석연치 않은 시즌 마무리를 맞았다. 한 번의 승리와 한 번의 패배와 한 번의 기권 패. 이로 인해 올해 빙구 정기전의 결과를 가늠하기란 더 어려워졌다.
연세대의 강점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개인 기량이라면 모교는 팀 플레이에 우위를 가진다. ‘HUG AND GO’, 무엇이든 안고 가자는 모교 빙구부의 슬로건은 팀워크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특히 팀을 위한 희생정신으로 온몸을 이용해 방어하는 허슬플레이가 강점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연세대와의 대통령기 전국종별럭비선수권 결승전.
연승행진 럭비부, 순항은 계속된다
출전 경기 전승, 역대 최다 득점의 럭비 정기전 승리. 작년 럭비부가 달성한 성취다. 기세를 이어받은 올해 럭비부의 연세대 상대 전적은 2전 2승.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대학부 경기 전승, 대통령기 전국종별럭비리그 우승까지. 우수한 개별 기량은 물론, 원팀을 강조해온 이광문 감독(체교02)의 기조 아래 차근히 쌓아온 작전 수행 능력이 빛을 발하는 중이다.
‘모교는 포워드(파워), 연세대는 백스(스피드와 킥)’는 어느덧 옛 말이 됐다. 올 시즌 럭비부는 강력한 포워드진으로 우위의 세트플레이를 선보이는 건 물론, 비교적 연세대가 우세했던 백스진조차 이문규, 김정욱, 오신균(이상 체교22) 등 발 빠른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과 전문 키커 김현진(체교21)의 부상 복귀로 전력을 역전했다.
4월 U-리그 1차전에서 축구부가 연세대에 1대 0 승리를 거뒀다.
축구부, 올해는 반드시 이긴다!
1965년부터 펼쳐진 정기전 축구 전적은 20승 12무 17패로 모교가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의 정기전에서 3연패를 기록하며 고배를 삼키는 중이다. 올해 축구부의 연세대 상대 전적은 2전 1승 1패로 호각세. 접전의 정기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양교 모두 전국대회에서 우승권에 있는 팀인 만큼 공통적으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나다. 그러나 전술적인 강점은 확연히 다르다. 모교가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면서 세트피스에 강점을 가진다면 연세대는 수비에 중점을 두며 역습을 노리는 빠른 공격 전개에 능하다.
보완해야 할 점 역시 대비된다. 모교는 컨디션에 따른 편차가 비교적 크다는 지적이 있다. 경기력이 좋은 날엔 U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 칭할 수 있지만 안 풀리는 날엔 선수 간 밸런스가 쉽게 무너진다. 연세대는 후반전에 집중력이 무너지는 경우가 잦다. 전반전에는 역습 위주의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는 반면, 후반전에는 종종 실점을 범한다. 따라서 모교가 수비 라인을 유지하며 후반전의 기회를 침착하게 기다린다면 정기전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황희원 기자
(사진제공 SPORTS 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