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님이 보내는 사진속의 단풍을 보면 우리나라와 기후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하긴 어마하게 큰 대륙이니 기온차이도 나겠지만..
진해에 사는 육촌오빠가 어제 전화를 했다.
감을 수확했는데 한 상자 보내준다고.
벌써 감 딸때가 되었나보다.
여기는 길가에 달린 단감은 아직 수확할때가 아닌것 같은데
남편이 길가의 감나무에서 자꾸 덜익은 감을 따온다.
잡혀간다고 따오지 말라해도 막무가내다.
벌써 한 소쿠리다.
식탁위에 올려놓고 홍시가 될때를 기다리는 중인데
아침에 말랑한거 하나를 집어보니 어, 홍시가 되었다.
반을 잘라 남편과 나누어 먹었다.
도둑질한 감이라서 그런지 더 달고 맛나다.ㅎㅎ
길건너 공원에 단풍이 들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냈더니
거기는 아직 단풍이 완전 들지않고 서서히 들기 시작한다나.
좁은 땅덩어리도 기온차이 때문에 단풍이 시간차이로 물들고
농작물도 수확이 다르다.
지난 추석에 박을 사서 탕국을 끓이려고 마트는 물론 오산재래시장에 가도
없었다. 박이 아직 여물지 않았단다.
경남에 있을때는 장에 가면 하얀 박을 놓고 파는 할머니들이 많았는데
여기서는 박 구경도 못했다.
추석 탕국에는 무와 박을 반반 섞어 끓이면 쉬원한데 ..ㅜㅜ
고구마도 그렇다. 아랫녘에는 아직 수확하지않는다.
윗지방은 벌써 고구마를 수확하여 마트에 상자로, 봉지봉지 로 담아 매대에 올려져있다.
무와 배추 수확시기도 다르다.
여기는 11월이 되면 벌써 김장을 시작하는데
아랫녘에는 11월에 무를 뽑아 동치미를 담그고 12월이 되어야 김장 준비를 한다.
나는 항상 12월중순에 김장을 했었다.
봄,가을이 확연하게 있어서 옷을 입을때도 봄,가을 옷을 잘 챙겨 입었는데
이사오고는 봄옷,가을옷을 제대로 입어보질 못했다.
얇은 잠바를 입고 저녁먹고 공원돌기하러 갔다가 얼어죽는줄 알았다.
다음 날 당장 패딩을 꺼내 입었다.
하긴 작년에도 겨울 내내 모자달린 긴 코트를 입었었다.
모자를 쓰지 않으면 추워서 바깥에 나갈수가 없었다.
경남에 살때는 모자를 떼고 입었었는데...
고속버스로 5시간 거리인데도 기후가 이렇게 차이가 나니 우습기도 하다.
손자가 감기로 콜록거려서 병원에 데리고 갔다가 학교에 등교를 시켜줬다.
병원에 가니 벌써 기침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도 ,남편도 미리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지.
경남에 있을때는 12월이 되어야 추위를 느껴 예방을 하는데 여기는 역시 빠르다.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시몽 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소리를- 낙엽을 밟으며 농담을
하면 친구는 여기는 아직 생생하다고 한다.ㅎㅎ
어쨋거나 재미있는 세상이다.
가을은 사람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지만 나는 가을이 아름답다.
나무들이 저마다 색깔을 내고 나뭇잎을 하나씩 떨궈내는 신비한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껍질을 벗고
알몸이 되겠지. 그리고 떠나겠지.
슬픈일이 아니고 누구나 다 겪어야 하는 이치니까 그냥 순응하면서 살면 되지.
그 날이 올때까지...
이 아름다운 세상을 바람부는대로 살아야지.
요즘 완전 인생을 초월한 삶을 산다.ㅎㅎㅎㅎ
몇년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슬픈 시를 지은적이 있다.
이제는 물든 나뭇잎도, 바삭거리는 낙엽도 다 아름답게 보인다.ㅎㅎ
길 위에서
함안나
툭 툭 떨어지는 나뭇잎
슬픈 몸짓으로 뒹구는데
애써 모른 채 눈길을 돌리고
먹구름 잔뜩 머금은 하늘을 본다
한 방울 두 방울 빗물이 뚝 뚝..
쏟아지는 비에 온몸이 젖어
오스스 가슴속까지 파고들고
붉게 멍든 나뭇잎 하나 명치끝에 와 닿는다
첫댓글 바람 부는대로 발길닿은대로 그리사는게 인생이죠
ㅋㅋ~~ 우리가 이런야기 나눌 나이인게 분명해요
슬픈 시 속엔 그보다 더찐한 아픔이 서려있네요
고독한 릴케의 가을날에 반항하듯 화려하고 환상적인 가을색을 노래합세다 우리~~
우리나라가을은 노란은행나무를 빼면 시체죠. 요즘 길가 가로수 은행나무들이
완전 노란색으로 물들었어요. 반면에 냄새나는 은행알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나봐요.
안나시이니 수도권에 입성하셔 날씨로 고생하심. 몇년 지나면 적응되니 이 역시 세월이 약이지요.
경주 살때 거기도 억시 추워 지금 파주살이가 젤로 편합니다. 아재 모시고 함 만나요. ㅎㅎ
용산역 자주 가는데 '서동탄'행 열차만 보면 안나생각.
Gtx개통하면 파주까지 30분만에 간대요.
그때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