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녀라는 것을 표시하는 석거리
여자 무당은 굿을 할 때 머리에 디를 두른다.
흰 수건을 접어서 머리에 질끈 동여맨다.
굿이 시작하기 전에 여자 무당들은 이 머리띠를 예쁘게 두르는 것을
“석거리를 앉는다.”라고 하는데 이는 이미 결혼한 무녀에게만 한하는 것이다.
석거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기혼녀의 표시이다.
첩의 관계를 포함하여 그들이 결혼 했다고 인정되는 여자들만이 석거리를 얹는다.
석거리는 이혼한 사람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한 번 결혼했던 여자는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이며, 반드시 현재 남편이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11C394FB04D9323)
◇ 1969년 강릉 남대천에서 김영희 무녀가 석거리를 두드고 신중타령을 부르고 있다. ◇
[이 사진은 일본동아대교수 최길성님께서 찍은 것임]
무당사회에서 결혼은 단순한 통과 의례가 아니고 무당으로서 입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무당은 결혼을 함으로써 성숙한 무당은 굿의 수입을 분배하는 기준에서도
성인으로서 대우받게 된다.
또 다른 의미에서 석거리는 무당이라는 특수한 직업에 대한 표시 내지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비슷한 예로 일본에서는 일본식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들이
하짜마끼(흰 머리띠)를 둘러 그들의 전문성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한 상징은 무당들이 하는 머리띠의 모양과 그 기능이 비슷하지만,
왜 그러한 머리띠로 똑같이 전문인임을 나타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런 머리띠를 전라도 ‘당골’에서는 보지 못하고
함경도를 포함한 동해안 지역의 무당들만이 머리띠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