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덤불(시적 대상) - 신석정(辛夕汀, 1907∼1974))
태양을(조국의 광복-반영론, 조국의 이상적 미래상)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광복에 관련된 이야기)
항상 태양을 등진 곳(어두운 곳, 일제의 감시망을 피한 곳, 지하투쟁, 비밀투쟁)에서만 비롯하였다.
▷1연 : 일제 강점기의 독립 투쟁
달빛이 흡사 비 오듯 쏟아지는 밤에도(암담한 현실, 일제치하현실-반영론)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대유-일본에 의해 황폐화된 조국, 일제치하조국)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온전한, 완전한) 태양(광복이 된 조국, 주권을 가진 조국)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반복-리듬감, 의미 강조, 안타까움 강조)
가슴을 쥐어뜯지(안타까움, 반복-리듬감, 의미 강조) 않았느냐?(설의법)
▷2연 : 독립에 대한 갈망과 노력
그러는(2연의 내용을 지시함) 동안에 영영 잃어 버린 벗도(죽은 벗)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 버린 벗도(유랑의 길을 떠난 벗)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 버린 벗도(생계나 목숨을 위해 노동이나 협력을 통해 일제에 동조한 사람)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 버린 벗도(변절, 전향-정신적 친일) 있다.(부정적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형 나열-안타까운 시선, 벗으로 표현함으로써 감싸 안으려는 시선) (점층법-일제강점하의 비극적 현실강조, 안타까움 강조, 통사구조의 반복)
▷3연 : 독립 투쟁의 과정에서 죽고, 유랑하고, 변절·전향한 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거]
그러는(3연의 내용을 지시함)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일제 36년, 1910∼1945)가 지나갔다.(이 시가 광복 직후(1946년)에 씌어졌음을 알 수 있음)
▷4연 : 일제 36년이 끝나고 독립을 달성함[현재]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 그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아직도 진정한 광복이 도래하지 않았음, 광복이 되었음에도 좌우익의 이념 갈등 등으로 겪어야만 했던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나타낸 부분-반영론)
오는 봄엔(완전한 광복이 이루어지는 시간, 겨울과 대조)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밝은 미래, 희망-시각)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조국의 이상적 미래상)에 아늑히 안겨보리라.(화자의 의지- ‘꽃덤불’에 아늑히 안기는 것이야말로 당대 우리 민족 전체가 갈망하는 세계의 시적 형상화임)
▷5연 : 해방 후 혼란스러운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과 새로운 민족 국가 건설에 대한 기[미래]
[핵심 정리]
*성격 : 상징적, 비판적, 서술적, 독백적
*특징 : 상징적 심상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함.
반복적 표현을 통해 율격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조함.
어둠과 밝음의 이미지 대립을 통해 주제 의식을 드러냄.
설의적 표현과 반복법, 열거법을 사용해 독립에 대한 갈망을 표현함.
*주제 : 광복의 기쁨과 새로운 민족 국가 건설에의 소망
*출전 : <해방 기념 시집>(1946)
[이해와 감상]
일제 강점에서 벗어난 직후인 194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어둡고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진정한 조국의 광복을 노래한 작품이다. 1, 2연은 대립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일제 강점기의 고통스러운 삶과 광복의 열망을 회상하고 있다. 3연에서는 일제에 대응하는 우리 민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4연과 5연에서는 조국이 일제의 탄압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광복을 위해서는 좌·우익으로 대표되는 갈등에서 벗어나 민족 화합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1] *다음 시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태양(太陽)을 의논(議論)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나)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 우리는 ㉡헐어진 성(城)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다)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라)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마)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噴水)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보리라.
1.다음 중 이 시에 쓰인 수사법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1연 - 도치법이 사용되어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② 2연 - 반복법이 사용되어 소망의 간절함을 표현했다.
③ 3연 - 통사 구조의 다양한 변형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④ 4연 - 명사형으로 끝을 맺어 여운을 남긴다.
⑤ 5연 - 상징보다는 직설적 표현에 의존하여 표현해서 명료하다.
2.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대립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다.
③ 현실에 대한 시적 화자의 비판적 태도가 드러나 있다. ④ 반복법을 사용하여 시적 화자의 간절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⑤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삶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다.
3.이 시를 ‘교내 문학의 밤’ 행사에서 낭송하기 위해 나눈 대화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배경은 꽃들이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수풀 그림으로 장식해야겠군.
② 내용으로 보아 호흡을 가쁘게 하면서 빠르게 낭송하는 것이 좋겠어.
③ 후반부에는 밝고 활기찬 음악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돋우는 것이 어떨까?
④ 2연을 낭송할 때에는 격정적인 어조로 낭송하는 것이 시인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는 방법이야.
⑤ 시작할 때는 조명을 어둡게 하여 시적 화자가 처한 암울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좋겠군.
4.이 시가 창작된 시대적 배경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시구를 찾아 쓰시오.
5.다음 중, ㉠과 함축적 의미가 유사한 것은?
① 달빛 ② 헐어진 성터 ③ 하늘 ④ 겨울밤 ⑤ 꽃덤불
6.ⓐ∼ⓔ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어두운 곳으로 절망적이고 암담한 현실을 의미한다.
② ⓑ - 시적 화자의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③ ⓒ - 살아남기 위해 노동으로 일제에 협조했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④ ⓓ - 새로운 독립 국가를 이룩한 조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⑤ ⓔ - 민족의 완전한 자주 국가가 이루어지는 시기를 말한다.
7.당대 현실에 대한 시적 화자의 비판적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시구를 찾아 쓰시오.
8.㉠∼㉤의 상징적인 의미로 바르지 않은 것은?
① ㉠ - 조국의 밝은 미래, 또는 광복 ② ㉡ - 빼앗긴 조국의 현실
③ ㉢ - 아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조국 ④ ㉣ - 시련이나 고난
⑤ ㉤ - 새로운 희망
9.이 시의 바탕을 이루는 대립적인 이미지를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삶과 죽음 ② 밝음과 어둠 ③ 개인과 사회 ④ 절개와 배신 ⑤ 뜨거움과 차가움
10.ⓐ∼ⓚ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은 것은?
① ⓐ - 드러내 놓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② ⓘ - 독립 운동을 하다가 재산을 잃은 친구를 뜻한다.
③ ⓒ - 생활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판 친구를 뜻한다. ④ ⓙ - 변절하여 친일적인 행위를 한 친구를 뜻한다.
⑤ ⓚ - 시적 화자의 나이가 서른여섯 살임을 나타낸다.
11.(보기)의 내용과 관련하여, 이 시를 감상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보기> 이 시는 1946년 제1회 전국 조선 문학가 대회에서 쓰여진 시로, 일제 식민지의 밤에 해방을 그리며 고뇌하다가 해방을 맞는 시인의 상황이 반영되어있다.
① 시대적 배경 및 시를 쓴 이유에 대한 고려 ② 독자의 자유로운 해석 가능성에 대한 고려
③ 작품이 지니고 있는 내적 구조에 대한 고려 ④ 언어의 음악성을 유발시키는 언어 조직에 대한 고려
⑤ 작가와 독자 사이의 상호적인 소통 가능성에 대한 고려
12.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반복에 의한 리듬감의 형성 ② ‘밝음’과 ‘어둠’의 이미지 대립
③ 비유적이며 상징적 심상의 사용 ④ 감회에 젖은 회상 및 기원의 어조
⑤ 감상적(感傷的) 정서를 감탄형으로 표출
13.다음 중, 이 시에 나타난 작가의 현실 인식을 가장 잘 파악한 사람은?
① 화자는 조국 해방의 환희에 들떠 미래를 낙관하고 있군.
② 화자는 역사적 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의 감상만을 피력하고 있군.
③ 화자는 친일파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비판하고 있어.
④ 화자는 진정한 의미의 광복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⑤ 화자는 독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군.
14.(보기)의 밑줄 친 시어와 의미가 가장 유사한 것은?
<보기> 복사꽃 피고, 살구꽃 피는 곳. 너와 나와 뛰놀며 자라난 푸른 보리밭에 남풍은 불고, 젖빛 구름. 보오얀 구름 속에 종달새는 운다. 기름진 냉이꽃 향기로운 언덕, 여기 푸른 잔디밭에 누어서, 철이야, 너는 늴늴늴 가락 맞춰 풀피리나 불고, 나는, 나는, 두둥싯 두둥실 붕새춤 추며, 막쇠와, 돌아와, 복술이랑 함께, 우리, 우리, 옛날을 옛날을, 뒹굴어 보자.
- 박두진, ‘어서 너는 오너라’
① 태양 ② 달빛 ③ 잃어버린 벗 ④ 겨울밤 ⑤ 꽃덤불
<정답> 1② 2⑤ 3② 4.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5⑤ 6④ 7.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8③ 9② 10④ 11① 12⑤ 13④ 14⑤
[문제2] 1.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8·15 광복으로 인해 우리 민족이 자유와 행복을 되찾았다고 파악하고 있다.
② 3음보의 율격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4음보를 사용한 곳도 있다.
③ 일제 강점기의 민족의 삶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역사 인식을 보여 준다.
④ 시인이 꿈꾸는 진정한 광복의 이미지는 ‘꽃덤불’이라는 시어 속에 집약되어 있다.
⑤ 전민족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진정한 광복의 날은 아직도 멀었다는 인식을 보여 준다.
2. 이 시의 성격과 거리가 먼 것은?
① 관조(觀照)적 ② 참여적 ③ 목가(牧歌)적 ④ 비판적 ⑤ 상징적
3. 이 시의 바탕을 이루는 대립적 이미지는 무엇인가?
① 삶과 죽음 ② 밝음과 어둠 ③ 개인과 사회 ④ 절개와 배신 ⑤ 뜨거움과 차가움
4. 이 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제재는?
① 태양 ② 달빛 ③ 겨울밤 ④ 하늘 ⑤ 꽃덤불
5. 문맥상 다음 시의 밑줄 친 부분과 같은 내용을 첨가하기에 적절한 것은?
<보기> 시작이 반이지만 반은 반이다. 항구(港口)는 보이지만 뱃길은 멀다. 등대가 비추지만 안개도 낀다. 비바람 벼락 바람까지 많이 겪었다. - 송욱, 자유
① 1연 ② 2연 ③ 3연 ④ 4연 ⑤ 5연
6. 과거 회상으로부터 현재로의 시상 전환이 일어난 곳은?
① 1연 ② 2연 ③ 3연 ④ 4연 ⑤ 5연
7. 이 시에서 반복에 의한 리듬 감각이 가장 잘 드러난 연은?
① 1연 ② 2연 ③ 3연 ④ 4연 ⑤ 5연
8. 이의 주제연으로 볼 수 있는 곳은?
① 1연 ② 2연 ③ 3연 ④ 4연 ⑤ 5연
9. 이 시의 주제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혼란스러운 해방 직후의 국내 정세 ② 민족의 수난과 극복
③ 조국의 이상적 미래상에 대한 갈망 ④ 독립투사의 찬미와 변절자 비판
⑤ 지난날의 회상과 그리움
10. 이 시에서 시각적 이미지가 가장 선명한 부분은?
① 1연 2행 ② 2연 2행 ③ 3연 4행 ④ 5연 2행 ⑤ 5연 3행
11. 이 시에 나오는 ‘태양’의 원형적 이미지와 상징적 의미를 바르게 짝지은 것은?
① 빛 - 개벽 ② 탄생 - 개화 ③ 숭배 - 우정 ④ 희망 - 광복 ⑤ 열정 - 사랑
12. 해방이 되어 우리 민족 전체가 새로운 민족 국가의 건설을 절실히 갈망하였다. 그 민족 국가를 상징하는 시어를 찾아 쓰시오.
13. 조국의 해방은 달성되었지만, 아직도 새로운 민족 국가를 수립하지 못하고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당시의 현실을 잘 보여 주는 곳은?
① 1연 2행 ② 2연 1행 ③ 3연 ④ 4연 ⑤ 5연 2행
14. 2연의 ‘헐어진 성(城)’의 상징적 의미로 옳은 것은?
① 폐허가 된 유적지 ② 시인의 황폐한 내면 풍경
③ 국권을 빼앗긴 조국의 현실 ④ 시적 환상을 자아내는 신비의 공간
⑤ 시적 자아가 실제로 찾아간 경험적 공간
15. 3연은 민족의 수난을 함축하고 있다. 각 행의 의미를 잘못 연결한 것은?
① 잃어버린 - 죽음 ② 떠나버린 - 유랑
③ 몸을 팔아버린 - 육체적 일본에 협력, 동조 ④ 맘을 팔아버린 - 위장으로 전향한
16. 4연에 나타난 수사법의 특징이 아닌 것은?
① 역설법 ② 반복법 ③ 대구법 ④ 열거법 ⑤ 강조법
17. 시대적 배경을 고려할 때, 1연의 ‘태양’의 함축적 의미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희망 ② 밝음 ③ 정열 ④ 젊음 ⑤ 광복
18. 1연의 ‘태양을 등진 곳’과 의미가 같은 단어로 알맞은 것은?
① ‘달빛’ ② ‘밤’ ③ ‘하늘’ ④ ‘태양’ ⑤ ‘꽃덤불’
19. 4연의 ‘서른여섯 해’는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 그 연도를 쓰시오.
<정답> 1① 2③ 3② 4① 5⑤ 6④ 7③ 8⑤ 9③ 10⑤ 11④ 12. 꽃덤불 13⑤ 14③ 15④ 16① 17⑤ 18② 19. 1910~1945년
[문제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 우리는 헐어진 성 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 그러는 동안에 영영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다시 우러러보는 이 하늘에 /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신석정, <꽃덤불>
[나] 우리들의 어렸을 적 / 황토 벗은 고갯마을
할머니 등에 업혀 / 누님과 난, 곧잘 / 파랑새 노랠 배웠다.
울타리마다 담쟁이넌출 익어가고 / 밭머리에 수수모감 보일 때면
어디서라 없이 새 보는 소리가 들린다.
우이여! 훠어이!
쇠방울소리 뿌리면서 / 순사의 자전거가 아득한 길을 사라지고
그럴 때면 우리들은 흙토방 아래 / 가슴 두근거리며
노래 배워주던 그 양품장수 할머닐 기다렸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 떨어지면 / 청포장수 울고 간다.
잘은 몰랐지만 그 무렵 / ㉢그 노랜 침장이에게 ㉣잡혀가는 / 노래라 했다.
지금, 이름은 달라졌지만 / 정오가 되면 그 하늘 아래도 오포가 울리었다.
㉤일 많이 한 사람 밥 많이 먹고 / 일하지 않은 사람 밥 먹지 마라, / 오우우……하고.
질앗티 / 콩이삭 벼이삭 줍다 보면 하늘을
비행기 편대가 날아가고 / 그때마다 엄마는 그늘진 얼굴로
내 손 꼭 쥐며 / 밭두덕길 재촉했지.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 그 가슴 두근거리는 큰 역사를
몸으로 겪은 사람들이 그땐 / 그 오포 부는 하늘 아래 더러 살고 있었단다.
[A]【 앞마을 뒷동산 해만 뜨면 / 철없는 강아지처럼 뛰어다니는 기억 속에
그래서 그분들은 이따금 / 이야기의 씨를 심어주고 싶었던 것이리.】
그 이야기의 씨들은 / 떡잎이 솟고 가지가 갈라져 / 어느 가을 무성하게 꽃피리라.
그 일을 그분들은 예감했던 걸까. / 그래서 눈보라치는 동짓달
콩강개 묻힌 아랫목에서 / 숨막히는 삼복 순이엄마 목매었던
그 정자나무 근처에서 부채로 매밋소리 / 날리며 조심조심 이야기했던 걸까.
배꼽 내놓고 / 아랫배 긁는
그 코흘리개 꼬마들에게. -신동엽, <금강 1>
[다] 돈 없으면 서울 가선 / 용변도 못 본다.
오줌통이 퉁퉁 불어가지고 / 시골로 내려오자마자
아무도 없는 들판에 서서 / 그걸 냅다 꺼내들고
서울 쪽에다 한바탕 싸댔다. / 이런 일로 해서
들판의 잡초들은 썩 잘 자란다. / 서울 가서 오줌 못 눈 시골 사람의
오줌통 불리는 그 힘 덕분으로 / 어떤 사람들은 앉아서 밥통만 탱탱 불린다.
가끔씩 밥통이 터져 나는 소리에 / 들판의 온갖 잡초들이 귀를 곤두세우곤 한다. -김대규, <야초>
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에는 과거에 대한 회상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나타나 있다.
② [가]와 [다]에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려는 의도가 드러나 있다.
③ [나]와 [다]에는 상대를 제압하고 더 나은 삶을 이루려는 희망과 의지가 드러나 있다.
④ [가]∼[다] 모두에는 현실에 대한 직설적인 야유와 풍자의 태도가 나타나 있다.
⑤ [가]∼[다] 모두에는 현실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나 있다.
2. (보기)는 [나]에 대한 수업의 일부이다. ㉠∼㉢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가운데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나]는 동학 농민 운동을 다룬 장시 <금강>의 서장이예요. 동학 농민 운동은 조선 고종 31년(1894)에 전라도 고부의 동학 접주이며 나중에 녹두 장군이라 불린 전봉준 등을 지도자로 동학도와 농민들이 합세하여 일으킨 농민 운동을 말합니다. 당시 고부 군수 조병갑의 가렴주구가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는데, 농민군은 한때 관군을 무찌르고 삼남 지방을 휩쓸었지만, 결국 청나라와 일본의 개입으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후에 항일 의병 투쟁과 3·1 운동으로 계승되었습니다.
① ㉠의 ‘파랑새'는 ‘녹두꽃'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농민군을 꺾으려는 부정적인 세력을 의미합니다.
② ㉡에서 ‘녹두꽃'이 전봉준을 의미한다면, ‘청포장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민중을 의미합니다.
③ ㉢의 ‘침장이'를 통해 인간의 기회주의적이고 이중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④ ㉣을 통해 동학 농민 운동에 대한 백성들의 기억을 지우려했던 억압 세력의 횡포를 엿볼 수 있습니다.
⑤ ㉤을 통해 동학 농민 운동이 기대했던 이상적 사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3. [다]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오줌통', ‘냅다', ‘싸댔다' 등 비속어에 가까운 시어들이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② ‘서울'과 ‘시골'이라는 공간의 대조를 통해 이 시의 갈등 구조를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③ ‘밥통'은 배부름이라는 의미도 있고, 바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어서 중의적으로 사용된 시어이다.
④ ‘서울'에서 참은 ‘오줌'이 ‘시골'의 ‘잡초'를 잘 자라게 한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 존재하는 이질성이 좁혀지고 있다.
⑤ ‘잡초들이 귀를 곤두세우'는 것에서 ‘잡초'로 상징되는 민중들의 각성을 느낄 수 있다.
4. 주제의 형상화를 위한 발상 및 표현이 [A]와 유사한 것은?
① 행여, 백조가 오는 날, / 이 물가 어지러울까 /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김광섭, '마음'
② 멀리 조국의 사직의 /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 밖의 /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유치환, '울릉도'
③ 지금 어드메쯤 /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 그분을 위하여 / 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 그분을 위하여/묵은 의자를 비워 드리겠어요. -조병화, '의자'
④ 그는 그리움에 산다. / 그리움은 익어서 /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 스스로의 무게로 / 떨어져 온다. /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 비할 바 없이 그윽한 / 여운을 새긴다. -김춘수, '능금'
⑤ 어머니는 / 눈물로 / 진주를 만드신다.//
그 동그란 광택의 씨를 / 아들들의 가슴에 / 심어 주신다.//
씨앗은 / 아들들의 가슴속에서 / 벅찬 자랑 / 젖어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 드디어 눈이 부신 / 진주가 된다. / 태양이 된다. -정한모, '어머니 6'
<정답> 1①-[가]는 ‘서른여섯 해'의 일제 강점기가 끝난 상황에서 그 동안의 고통과 노력을 회상하는 한편, 이상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를 노래하고 있다. [나]도 ‘동학 농민 운동'이 외세의 개입으로 좌절되는 상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화자가 후대에게 당시의 열정과 꿈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오답 피하기] ② [가]에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회상이 드러나지만 그것의 재현을 의도한 것은 아니며, [다]에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이 나타나지 않는다. ③ [나]가 억압 세력을 제압하고 더 나은 삶을 이루려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다]는 단순히 모순된 현실에 대한 야유와 문제 제기를 하고 있을 뿐, 극복 의지의 표출이라고 보기 어렵다. ④ [다]에만 직설적 야유와 풍자가 나타난다. ⑤ [나]에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안타까움이 드러난다.
2③-시인, 창작 배경, 어려운 시어 등을 <보기>로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작품을 해석하고 감상하는 문제 유형이다. 이러한 문제는 가급적 자신의 주관적 해석이나 감상은 배제하고, <보기>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답지의 내용과 비교·대조해야 한다. 사전적으로 ‘침장이'는 침을 놓는 의사, 아편 중독자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녹두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인물이나 세력을 의미하고 있다. 그러므로 ③과 같은 의견은 옳지 않다. [오답 피하기] ①, ② ㉠은 ‘억압 세력아 농민군을 탄압하지 말아라. 전봉준이 죽으면 새 시대에 기대를 걸었던 우리 백성들이 울게 된다'의 의미로 읽을 수 있다. ④ ‘녹두가'를 부르지 못하게 한 것은 이 노래를 통해 동학 농민 운동의 정신이 계승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이다. ⑤ 화자는 ‘오포 소리'를 통해 노력한 만큼 얻는 사회가 동학 농민 운동이 꿈꾸었던 사회라고 말하고 있다.
3④-[다]는 ‘서울'과 ‘시골'의 대립 구조를 통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를 통렬하게 야유하고 있다. 서울에서 참은 오줌이 시골의 잡초를 잘 자라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서울과 시골의 이질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4⑤-[A]에는 아이들에게 동학 농민 운동의 ‘이야기의 씨'를 심어 주어 마음속에 바르고 이상적인 시대에 대한 열망을 키워 그들이 성장하여 꿈꾸던 시대를 이루게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⑤도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을 ‘눈물'과 ‘광택의 씨'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성장한 자식의 아름다운 모습을 ‘진주'와 ‘태양'으로 설정하고 있어 발상이나 연상의 과정이 [A]와 유사하다. [오답 피하기] ① ‘마음'을 ‘백조'에 비유하여 기다림의 자세를 노래하고 있다. ② ‘울릉도'를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③ 신세대에게 자리를 내주겠다는 양보의 의미가 중심이다. ④ ‘능금'을 의인화하여 내적 성숙의 경이를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