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협곡열차의 시발역이자 총착역인 분천역 -
나뭇가지 마다 파르스름한 봄빛을 보는 순간
봄이 반갑기보다는 서글픔이 앞서는것은
아마도 나이가 들었음인지
세월 참 빠르다.
아내와 결혼 한지도 어느새 40년이나 되다니
그래도 함께한 세월이 녹녹치 않음을 모른채 할수는 없고...
좋은 곳으로 기념 여행이라도 가면 좋았겠지만
여건이 맞지않는관계로
가까운 곳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2월 마지막 날 아침 07:30분 아내와 둘이서 집을 나와
영동 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를 경유 조금은 과속을 하면서
봉화군 소천면 소재 시발역인 분천역에 도착하니
이미 10:00 열차는 15분전에 출발하고 14:00 열차가 있단고 하지 않는가.
우선 14:00발 열차표를 산다음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요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역전에 있는 식당에 들렸다.
식당은 작지만 청결하고 아늑했다.
벽에는 타지역에서는 볼수 없는
고 박정희 대통령 부녀의 사진이 담겨있는 달력이 눈길을 끈다.
우리는 곤드레 나물밥을 주문했는데 정갈하고 맛이 있었다.
잠시후 단체관광객혹은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많은 승객들은 단체로 혹은 가족단위로 탑승이 시작되고
14:00 드디어 백두대간의 협곡열차는 출발...
이렇게 청정 산간오지가 이렇게 관광명소가 되다니
세상의 변화를 실감하면서
이를 생각해낸 사람들이야 말로 대단하다
요즘 말하는 창조경제이리라.
열차는 협곡을 굽이돌아 가다가 도중
양원역이라는 간이 역에 잠시 멈춘다.
승객들이 하차하여 먹을거리.농산물 장터에서
일행들과 막걸리 한잔 하거나 산나물을 산다.
또다시 출발하여 가쁜숨을 몰아쉬며 달리던 열차는
꽤나 알려진 승부역에 멈춘다.
여유로움을 새삼 느껴본다.
승부역 풀렛홈에는
예전에 근무했던김찬빈씨의 詩碑가 눈길을 끈다.
승부역은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수송의 동맥이다
이곳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가 있었겠나 싶다.
잠시 멈추었던 열차는 경상북도 강원도 경계를 지나
15:00 우리네 산업화의 중추를 이루었던
탄광촌의 애환이 서려있는 철암역에 도착하였다.
그나마 과거 석탄 산업의 유산.생활상.흔적들이
온통 검은 빛의 철암이 있다는 자체가
우리네 역사를 되돌아 보고 생각해볼수 있어 다행이리라.
역사를 빠져나와 과거 흔적들을 둘러보다가 15:50 철암을 출발
16:45 당초 시발역이었던 분천역에 도착하면서
짧으면서도 즐거웠던 여행은
이렇게 어제의 추억으로 남겨진다.
2015.3.3.
친구 모두들 환절기 건강 관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許 光 植
- 역 대합실 내부 -
- 분천역전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니 요즘 보기 어려운 달력이 -
- 정결한 식당 분위기 만큼이나 깔금하고 맛이 있는 곤드레 나물 밥 -
- 역전에 있는 먹거리.농산물 장터-
-
- 영주방향 순환 열차가 들어오고 있는 모습 -
- 우리가 타고갈 14:00 발 협곡 열차가 선로위에서 대기하고 -
-잘 꾸며진 열차 내부 -
- 양원역에서 잠시 휴식...-
- 승부역 플렛트홈에 있는 시비 -
- 터널을 지날때면 음악과 함께 레이저가 -
- 철암역-
- 당시를 느끼게 해주는 애환이 담긴 넉두리 -
첫댓글 사진과글잘보고 그리고 잘읽었다 어쩐지 글을읽고나니 마음이찡하는 그리고집사람에게미안한생각이든다 그래 여행잘다녀왔다 어렵지도않은? 그렇다고쉽지도않는여행나도생각만해보았지 집사람과단둘이떠나보지못했어...언젠가갈수있겠지...
우리네 사는게 잘나고 못나고가 어디있나요?
작고 소박하지만 내 마음이 행복하면 될 일들을...
시작이 어렵지만 하다보면 일상이 되는것임을...
이봄에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무리하지 말고 두분이 다녀오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글과 사진을 보면서 수많은 애환을 간직한 그곳을 생각해 봅니다. 철암, 아득한 옛날 아버님이 강원산업에 근무하실 때 어머님이 돌아가신 그 곳...지금도 철암에 산소가 있어서 1년에 꼭 한번은 가는곳입니다. 변정웅 고종사촌형이 철암국민학교에 근무할 때 생각도 납니다. 그리운 그 곳 사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