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천안함사건 제9차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가 천암함 선체 현장검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국가기관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천안함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재판부가 현장검증 당일 취재진의 동행을 허락하지 않아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국내 언론사 가운데 드물게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취재, 보도해오고 있는 <미디어오늘>은 7일 <“재판에 방해된다” 천안함 현장검증 공개불허> 제하의 기사에서 “재판부는 취재진의 현장검증 동행 또는 접근 자체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며 “취재진이 취재할 수 있는 공간은 현장검증단이 2함대 사령부 위병소를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촬영하는 정도라고 재판부는 전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박순관 부장판사)는 오는 11일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 사령부에 보관 중인 천안함 선체(함수·함미·가스터빈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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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는 이번 현장조사에서 천안함의 함수·함미·가스터빈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천안함 함미 부분. | 재판부는 이날 현장검증단으로 판사 3명, 형사36부 담당계장 및 실무관 2명, 운전원 등 재판부 측 7명, 검찰 측 4명, 변호인 측 7명 등 모두 18명이 현장을 조사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재판부의 현장검증은 국방부와 민군합동조사단 이외에 제3기관 주도의 독립적, 객관적인 첫 조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재판부는 당일 “재판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취재진의 동행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의 재판장인 박순관 부장판사는 7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현장검증을 한다는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동행취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어차피 샅샅이 보는 것도 아니고, 선체 외관을 조서에 기록해주는 의미가 있고, 정밀한 내용은 재판을 마무리할 무렵 다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이어 “선체 외관만 보려고 하니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 인원이 많아서 방해도 될 것 같고, 재판 진행과 관련해 검찰이나 변호인 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공개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취재진 동행을 허락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은 “천안함 사건이 초기부터 은폐의혹과 군의 기밀주의 등으로 비판을 받으며 의혹을 더욱 확대시켰는데, 진상을 규명하려는 재판부가 현장검증조차 비공개에 나서 되레 신뢰를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며 재판부의 취재불허 조치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한편, 천안함사건은 보수, 진보를 떠나 대부분의 주류매체들이 보도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건 발생 초기에 왕성한 취재의욕을 보였던 KBS는 물론 <오마이뉴스> 등 진보언론조차도 관련 후속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뉴스>의 김치관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처럼 중대한 사건에 대해 더 많은 언론매체들이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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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변호인단과 천안함 선체 현장견학에서 본 함미 절단면 중앙 하단 및 하단 왼쪽의 스크래치 자욱. ⓒ 미디어오늘 |
한편,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가 검찰에 기소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와 변호인단,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 <미디어오늘> 취재진은 재판부의 천안함 선체 현장검증에 앞서 4일 오전 해군 2함대사령부에 보관된 선체 현장견학을 다녀왔다.
<미디어오늘>은 4일 자 보도에서 “천안함이 침몰 전에 무언가에 심각하게 긁혔던 증거가 뚜렷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돼 어딘가에 좌초됐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좌초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그간 군 당국이 북한군 어뢰에 맞아 천안함이 폭발, 침몰했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미디어오늘>은 또 “천안함 함미 절단면 선저 가운데부터 왼쪽 부분까지에는 수 미터 크기의 스크래치가 거의 일직선 또는 11시 방향으로 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한 함수 절단면 선저 오른쪽 하단부의 일부 프레임(골격)에도 스크래치의 흔적이 있었다.”고 덧붙여 좌초 가능성을 거듭 거론했다. |
첫댓글 숨길수록 자꾸더 호기심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