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스티바가®정, 간세포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열어
간암 2차 치료제 '스티바가'의 등장‥기대와 아쉬운 점
유일한 간암 표적치료제였던 넥사바 이후의 '생존율' 향상시킨 '스티바가'
10년만의 간암치료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 환자에게는 치료옵션과 삶의 질에 영향.
기존 치료제로도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2차 간암치료제가 등장했다. 지난 12일 국내 허가를 받은 바이엘의 '스티바가(레고라페닙)'가 그 주인공이다.
스티바가는 대표적 간암치료제로 꼽히는 바이엘의 '넥사바(소라페닙)'를 사용하고도 방사선학적 질병 진행이 확인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다. 유독 치료가 힘들고 옵션이 적은 간암 분야에서 10년만에 허가받은 간암 치료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모아진다.
그러나 스티바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확연하게 갈라진다. 이유는 넥사바와 비슷한 맥락이다.
우선 '생존율'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애초 넥사바도 간세포암 치료제로써 등장과 함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임상데이터상 생존율 개선 효과가 최대 3개월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다른 고형암에 비해 효과가 검증된 방법이 거의 없는 실정인 간암에서 이 몇개월의 생존율 연장은 분명히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이 3개월은 평균값이며 효과를 본 환자에 따라 36개월 이상의 생존율 증가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런데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 역시 이러한 아쉬움을 남긴다.
넥사바로 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질환이 진행된 절제술이 불가능한 환자 5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RESORCE' 연구 임상에서, 스티바가를 최선의 지지요법(best supportive care)과 병용한 그룹은 위약과 최선의 지지요법을 병용한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기간(OS)은 전자가 10.6개월, 후자가 7.8개월이다. 무진행 생존기간(PFS)는 스티바가 복용군의 중앙값 3.1개월, 위약군은 1.5개월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생존기간은 넥사바와 비슷하게 현 임상데이터 상에서는 3개월 연장이다. 신약으로는 의미있는 효과라고 하지만 역시 넥사바처럼 환자입장에서는 만족하기 힘든 결과일 수도 있다.
부작용면에서도 의사들이 분명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있다. 넥사바는 대표적 부작용으로 '수족피부반응'이 꼽힌다. 환자들이 치료 도중 증상이 손발에 보이고 고통을 호소하기 때문에 의사들도 넥사바를 사용시 유의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는 어떨까. 데이터상에서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 대비 10% 대의 반응률을 보이는 이상반응이 있다. 3급 이상 부작용은 스티바가 환자의 79.7%가 겪어 위약의 58.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고혈압(15.2%), 손발 피부 반응(12.8%), 피로(9.1%), 설사(3.2%) 등이 대표적인 예.
하지만 이러한 이상반응은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걸림돌로 여기지 않는 의사들도 있었다.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는 "스티바가는 반응률이 위약 4% 대비 11%로 나타났다. 여기에 질병통제율은 65% 이상으로 환자에게 영향을 주는 효과에 대해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3,4 등급의 이상반응은 고혈압, 손발 피부 반응, 피로, 설사 등으로 보고됐지만 이는 의사들이 생각하기에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부분이기에 치료에 큰 걸림돌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스티바가는 앞서 대장암, 위장관기질종양에 승인돼 사용돼 왔다. 간암에서도 동정적 사용으로 응급상황으로 사용은 해왔다.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의사나 환자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로 보면 50% 이상 환자에서 이상반응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반면 실제 임상에서는 스티바가를 사용하면서 부작용을 덜 호소하는 경우를 바왔고, 넥사바를 통해 쌓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스티바가의 부작용 역시 약제 용량이나 사용을 연기하는 등으로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넥사바와 스티바가는 위에서 언급됐듯 등장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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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넥사바의 출시 이전까지는 간세포성암에 대해 표준치료제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상당했지만, 넥사바 출시 이후에는 환자들의 부담이 경감됐을 뿐만 아니라 간세포성암 표준치료를 많은 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높다.
스티바가도 마찬가지다. FDA가 간암에 대한 치료제를 승인한 것은 거진 10년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기적적인 통계는 아니더라도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에서 임상데이터상의 생존율 증가가 확인된 표적치료제는 넥사바와 스티바가가 유일했다. 이들 치료제를 연속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전체 생존기간은 26개월 이상으로 계산된다.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진행성 간암은 워낙에 생존율이 낮았던 분야이기에 위약 대비 3개월만 차이가 날지라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넥사바, 스티바가가 각각 10개월 이상의 생존기간을 보이고 있다.
진행성 간암환자에게 두개의 치료제를 연달아 썼을 때에는 26개월이 넘는 생존기간을 기록하는 셈이다. 진행성병기라 알지라도 넥사바와 스티바가를 연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치료에 희망을 주는 결과다"고 말했다.
아울러 넥사바나 스티바가는 수술이나 색전술에 비해 간기능 손상이 적다. 항암제을 복용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의사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편.
전문가들은 넥사바에 이어 마땅한 대안이 없는 지금, 환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스티바가'라는 2차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것에는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전해왔다.
김도영 교수는 "간암은 전세계적으로 사망률 3위, 한국에서는 2위를 기록할 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이 높은 암임에도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갈증이 높았다.
소라페닙 치료 이후에도 질환이 진행된 환자들에게 스티바가라는 새로운 치료옵션이 등장해 삶의 질 향상 상승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약제는 앞으로 등장할 '병용요법'에 대한 결과 도출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의 간암 치료는 보다 높은 효과를 내기위한 여러 `병용요법`에 가능성을 두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
무엇보다 소라페닙의 효과에서 보듯이 궁극적으로 간암은 단일 치료만으로 진행성 간세포암종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극적으로 향상시키기는 아직 요원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이다.
예를 들어 소라페닙을 활용해 국소 항암요법을 병용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레고라페닙에 대해서도 로컬 치료법과의 병용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모든 암에서 주목되는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전향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치료제 출시를 넘어 제약사 자체적으로도 준비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새로운 간암 치료제의 출시가 코앞이기 때문이다. 이는 간암이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라는 점에서 치료제 개발은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국내에서의 치료제 개발 현황을 보면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낮춘다는 기전에 집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해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국내외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라젠의 '펙사벡(Pexa-Vec, 일명 JX-594)'은 세계 최초의 간암 치료 바이러스로 가능성이 높다. 2019년 임상을 완료하고 2020년에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펙사벡은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되,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죽이도록 설계된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이다.
PHOCUS라 명명된 `간암대상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은 넥사바를 투여 받지 않은 진행성 간암 환자군 600명(투여군300명, 대조군300명) 대상으로 하고 있다.
'수지상세포 백신'도 간암치료에 떠오르는 신규영역이다. 과거 종양 백신을 통해 숙주의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등 종양을 제거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간세포암종에는 강력한 종양 특이 항원이나 종양 연관 항원이 없다는 것이 제약으로 꼽혔다.
JW중외신약의 자회사인 JW크레아젠이 연구하는 'CreaVax-HCC'는 수지상세포 백신으로 1상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현재 다기관 무작위 대조 2상 임상시험이 종료됐고 그 결과를 가지고 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로서는 넥사바 치료에 실패한 환자군에 사용되게끔 돼 있는 스티바가도 추가의 연구가 필요할 수 있다. 2차 치료제로써의 위치를 지키려면 넥사바 외의 치료제와의 적용 가능성도 염두해야할 터.
임 교수는 "현재 스티바가 약제는 넥사바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제는 넥사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새로운 약제들이 곧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약제로 인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이 다음에도 2차 치료제로써 의미가 있을 것인지 연구는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