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박석수
내가 흔드는 다섯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슬픔을 본다.
나는 늘 떠나보내는 역할만 맡았다.
이제 떠나 보낼 것 다 보내고
나는 떠나는 자들이 깨우쳐 준
아픈 사랑을 생각한다.
목 졸리는 불안이나 공포, 그리고
혀 끝을 감미롭게 스며들던 행복이나
아니면 끝없는 절망감을 향해
내가 흔들던 다섯 손가락 사이로
현악기의 끊어지는 선처럼
섬씻하게 불어오던
바람의 참뜻을 나는 생각한다.
기다림뿐이었던 나의 반생을 생각한다.
오늘 내가 허공을 향해 흔드는
다섯 손가락 사이로
눈물에 가려 잘 안 보이던 구름이
피를 쏟으며 서녁으로 기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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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노을- 박석수
잇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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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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