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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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yes24.com%2Fmomo%2FTopCate61%2FMidCate01%2F6005749.jpg) 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황석영, 조세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1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 시거를 피운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청계산에 오르는 생활 습관이 있으며 컴퓨터로 작업한 글은 "마치 기계로 만든 칼국수" 같고 왠지 "정형 수술한 느낌"이 들어 지금도 원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씩 새긴다. 1973년 스물여덟의 나이에 파격적으로 <조선일보>에 소설『별들의 고향』을 연재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신문에 연재될 때부터 화제가 되더니 단행본으로 묶여 나오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또 얼마 뒤에는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크게 인기를 모은다. 이후 「술꾼」, 「모범동화」, 「타인의 방」, 「병정놀이」, 「죽은 사람」 등을 통해 산업화의 과정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변동 속에서 왜곡된 개인의 삶을 묘사한 최인호는 "1960년대에 김승옥이 시도했던 '감수성의 혁명'을 더욱 더 과감하게 밀고 나간 끝에 가장 신선하면서도 날카로운 감각으로 삶과 세계를 보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호스티스 작가', '퇴폐주의 작가', '상업주의 작가'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일간지와 여성지 등을 통해 『적도의 꽃』, 『고래 사냥』, 『물 위의 사막』, 『겨울 나그네』, 『잃어버린 왕국』, 『불새』, 『왕도의 비밀』, 『길 없는 길』과 같은 장편을 선보이며 지칠 줄 모르는 생산력과 대중적인 장악력을 보여준 최인호는 2001년 『상도』의 대성공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맞으며 거듭나는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나는 삶보다 숭고한 종교도 가족보다 신성한 경전도 알지 못한다
한 여인의 아들이자 가장이며, 천주교 신자이면서 불가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작가 최인호의 지나온 이야기와 진솔한 고백이 담겨 있는 영혼의 성장기. 《별들의 고향》, 《해신》, 《유림》등의 장편소설로 잘 알려진 우리 나라 대표적인 소설가 중 한 명인 최인호. 그의 45년 문학인생의 정수가 녹아 있는 45편의 산문들을 만날 수 있다.
『산중일기』는 최인호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형성해 온 기억과 성찰의 편린들로 엮은 산문집이다. 일상의 어느 길목에서, 기억 속 어느 모퉁이에서 찾은 깨달음과 삶이 전해 준 가르침들이 마흔다섯 편의 장단(掌短)편 에세이 속에 담겼다.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승려들과 교우하며 불경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작가의 삶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오십 줄을 넘기면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달으며 쓰기 시작한 산문들은 참된 삶과 생의 경건함에 대한 이야기와 메시지들로 가득 차 있다.
책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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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내 집을 산속에 틀어박힌 절처럼 이 사회의 망망대해에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 놓고 그곳에 칩거하며 느림과 무사(無事)의 철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에서 나는 모든 이들을 만나러 조용히 내 삶의 순간을 더듬어 가고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에서 나는 모든 이들을 만나러 간다> 중에서 |
출판사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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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생애가 가르치는 것들 중학생이 되어서도 최인호는 어머니를 따라 여탕에 가야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능청을 떨어 무사히 입구를 통과하는 데 성공하면, 목욕탕 안에서는 아이와 어른을 본능적으로 구별해내는 벌거벗은 여인들의 문초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집안의 온갖 빨랫감을 목욕 가방에 숨겨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아들까지 공범을 만들어 옷을 몇 벌이나 껴입게 했다. 조금 더 자라 처음으로 제각각 남탕과 여탕으로 헤어졌던 날, 어머니는 벽 하나로 가린 여탕에서 남탕을 향해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깨깨 씻어라, 인호야!”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 시절 어머니의 나이를 훌쩍 넘긴 최인호는 목욕탕에서 어릴 적 친구와 우연히 재회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데, 그는 오히려 이미 눈에서 멀어진 것들에게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자신의 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토록 억척스럽게 자신을 여탕으로 끌고 다니던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아들을 항상 품에 품을 수 있는 어린 자식으로 남겨 놓고 싶었던 어머니의 애잔한 사랑이 연민으로 다가온다…….
웬만해서는 책을 펼치지 않는 사람도 ‘최인호’라는 이름 석 자는 안다. 작품 중 여러 편이 영화로 만들어져 히트를 쳤고, CF에도 출연했다. 발표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렸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작가다. 하지만 45편의 산문들을 모아 펴낸 신작 산문집 <산중일기>에 ‘대형 작가 최인호’는 어디에도 없다. 세상살이에 조금 모자라고, 잔정이 많으면서도 표현하는 데 서툴고, 아내를 선생님이나 이모쯤으로 여기는 조금 어수룩한 한 사내가 있을 뿐이다. 이제 이순을 훌쩍 넘긴 작가는 자신이 지나온 ‘삶’이라는 여행지를 되돌아보며, 한 사람의 생애 속에 얼마나 깊고 많은 가르침이 숨겨져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산중일기>는 한 여인의 아들이자 가장이며, 천주교 신자이면서 불가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작가 최인호의 지나온 이야기와 진솔한 고백이 담겨 있는 영혼의 성장기다. 아직도 소년처럼 상처를 입으면서도 그게 세상을 살아가는 솔직한 모습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작가는 세상살이가 홀로이면서 또한 함께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때로는 섬이 되고, 때로는 신성한 교회가 되기도 하는 ‘산중의 집’에서 작가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
■■□ 삶이라는 가장 숭고한 종교에 바치는 찬가 “삶과 가족애와 범신론적 철학으로 길어 올린 산문 정신” 최인호는 참으로 여러 가지 색깔을 지닌 작가다. 젊은 시절에는 비범함과 천재성으로 일찌감치 대형 작가의 탄생을 예고했으며, 이후 발표한 수많은 작품을 통해 1970~80년대 청년 문화를 이끄는 한편 한국사회에서의 왜곡된 개인의 삶을 고발하는 등 대중성과 사회성, 문학성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줄기차게 한국문단의 중심에 서 있었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우리의 역사에 천착해 온 그는 한민족의 원대한 이상에 접목하고자 하는 열망을 여러 편의 장편소설로 실현했으며, 이제는 일상 속의 종교적 가르침과 깨달음을 통해 삶의 진리에 가 닿고자 하는 염원을 글 속에 담아내고 있다. <산중일기>는 최인호가 자신의 삶과 문학을 형성해 온 기억과 성찰의 편린들로 엮은 산문집이다. 일상의 어느 길목에서, 기억 속 어느 모퉁이에서 찾은 깨달음과 삶이 전해 준 가르침들이 마흔다섯 편의 장단(掌短)편 에세이 속에 녹아 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최인호는 가톨릭 신자다. 하지만 그는 승려들과 교우하며 불경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살기에 그의 글은 범신론의 경지에 이른 삶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이 책에 굳이 ‘선답 에세이’라는 부제를 붙인 이유다. 60을 훌쩍 넘긴 작가이지만,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동안의 그는 영락없이 어린애가 된다. 그러다가도 산중을 오가며 사람들의 일상과 자연이 전하는 가르침에 귀를 기울일 때면 세상 이치에 도통한 도인이 되어 버린다. 어린 시절과 현재, 성과 속을 오가며 들려주는 그의 이 글들은 최인호의 전 생애가 담긴 일기이고, 45년 동안 이어져 온 최인호 문학의 사상적 연대기이며, 삶이라는 가장 숭고한 종교에 바치는 찬가이다.
■■□ 일상과 욕망과 해탈에 관한 선답 에세이 1부 일상에 관하여 _산으로 내가 갈 수 없으면 산이 오게 할 수밖에 최인호의 삶에서 가장 큰 스승은 가족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다 자란 아들을 기어이 여탕으로 끌고 다니던 투박한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랐고, 결혼을 해서는 변변치 못한 일상을 다림질해 주던 아내와 아이들에 기대어 살았으며, 자식들 분가시키고 난 뒤에는 갓난쟁이 손녀를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았다. 작가는 인생극장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초대받은 배우로서의 삶을 뒤돌아보며, 그때는 알지 못했던 생의 의미를 건져낸다. 결국 인생에서 버려진 시간이란 없었다.
2부 욕망에 관하여 _문밖으로 나와 지팡이를 후려친다 때때로 작가는 삶은 황량한 사막 위를 지났다. 하지만 지나 보면 그 사막 같은 시간도 자비와 사랑이 충만한 커다란 세계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지독한 고통일지라도 ‘나’를 죽이지 않는 한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청계사를 찾아 산속을 헤매다가 밥 한 그릇 얻어먹으며 최인호는 눈물을 흘렸다. 이 인정이야말로, 이 자비야말로 저 계곡으로 흘려보내 우리의 대지와 영혼을 적셔야 할 것임을 가슴에 새긴다.
3부 해탈에 관하여 _벚나무 가지엔 벚꽃이 살지 않는다 요즘 작가는, 자신이 늙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동갑내기인 아내가 늙어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작가는 불가와 선승들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죽음에 대한 의미를 찾아간다. ‘삶이란 차 한 잔 마시고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 함께 늙어 가며 같은 무늬로 동화되어 서서히 세상이라는 공기 속에서 아내와 한 몸이 되어 감을 깨닫는다. 작가는 자신이 지나온 삶의 마당에 놓여 있는 찻잔을 바라본다. 얼마 남지 않은 찻물이 햇살에 반짝이며 한 점의 눈부신 빛을 반사하고 있다. |
이 곳이 진정 어드메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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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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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은 진정 무엇일까? 우리는 어디서부터와서 어디로 나아가는 중일까? 바쁜 일상을, 어제와 비슷한 오늘을 사는 것이 아닌 좀 더 의미깊은 시간을 왜 나는 보내지 못하는 것일까? 답답한 와중에 만난 '산중일기' 제목 자체가 참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왠지 바쁘게만 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숨고르기를 하렴. 이 책이 내게 던져주는 화두였다.
이순을 넘긴 작가의 자기성찰과 세상을 관조하는 따뜻한 시선이 책 속에 듬뿍듬뿍 묻어난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만큼 공감이, 가슴 벅찬 울림이, 기분 좋은 미소가, 책을 읽는 내내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최인호 작가의 소설도 물론 좋지만 특히 이런 에세이를 접하면 작가의 따뜻하고 넘치는 인간애를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거창한 깨달음, 경외가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너무 소소하기 때문에 놓치기 쉬운 자그마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놀라운 능력. 최인호 작가의 많고많은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책 사이사이 백종하 사진가의 사진 역시 텍스트에 자연스레 녹아들어서 혼잡한 도심의 지하철 속에서도 조용하고 한가로운, 무엇보다 여유로운 산사를 거니는듯한 기분마저 들게했다.
우리가 사는 이 복잡하고 치열한 도심 속 현실. 과연 무간지옥이기만 한 것일까? 그렇게 답답하고 무서운 곳일까? 생각하기 따라서, 마음 먹기 따라서 일 것 같다. 지금 있는 곳이 도시건, 산사건 우리 마음이 진정 편하다면 어딘들 좋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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