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이야기]세포라를 모르면 화장품을 논하지 말라!

[케이스파즈]

재미있게도 한국에는 화장품도 백화점과 보세 제품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보세란 일반 화장품 전문점이나 약국 화장품 등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모두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보세 화장품’은 백화점 화장품에 비해 어쩐지 싸고 질도 낮은 제품으로 여겨지기 쉽다. 즉, 어디서 팔리느냐에 따라 제품 자체의 급이 결정되는 것이다.

editor 김서희 photographer 남경희(LA통신원)

재미있게도 한국에는 화장품도 백화점과 보세 제품으로 나누어진다. 여기서 보세란 일반 화장품 전문점이나 약국 화장품 등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모두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보세 화장품’은 백화점 화장품에 비해 어쩐지 싸고 질도 낮은 제품으로 여겨지기 쉽다. 즉, 어디서 팔리느냐에 따라 제품 자체의 급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처럼 백화점과 화장품 전문점으로 이분화되어 있는 한국의 화장품 유통구조는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브랜드의 특성에 따라 전략적으로 치중하는 매장은 있겠지만, 집 근처 드러그스토어에 나가면 웬만한 브랜드는 다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미국에는 현재 세포라와 비슷한 뷰티 멀티숍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 ULTRA는 헤어 살롱을 도입해 매장 차별화를 이루었다
2 세포라 고유 색인 블랙 의상을 입고 있는 세포라 컨설턴트들.
3 카테고리별로 진열된 방대한 화장품들을 자유롭게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다.

세포라(SEPHORA)는 화장품 멀티플렉스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지난 1969년 프랑스의 작은 소매점으로 시작한 후 1997년 LVMH 그룹에 영입되면서 지금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폴란드,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14개국에 5백15개의 매장이 있다. 미국만해도 1998년 뉴욕점을 시작으로 현재 운영되는 매장만 90개가 넘을 정도다. 취급하는 브랜드만 해도 전 세계 2백50여 브랜드를 망라하고 있고, 제품 가짓수는 1만1천여 종에 달한다. 이처럼 세계 대부분의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세포라는 소비자를 생각하는 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슈퍼마켓식 셀프 서비스 쇼핑’. 사실 화장품 사러 가서 판매 사원들의 훈수에 지쳐 정작 사려고 하던 제품과는 영 다른 것을 집어 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특히 화장품을 고를 때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분석하고 결정 내리길 좋아한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세포라는 매장 직원들을 과감히 없앴다. 대신 모든 제품을 ‘브랜드순’이 아니라 ‘사용 목적순’으로 진열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크리니크 토너를 사고 싶다면 크리니크 매장이 아니라 ‘토너’ 매장으로 가면 가격, 타입별로 2백여 개가 넘는 다양한 토너를 만날 수 있다. 또 테스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제품의 비교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런 판매방식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한 백화점이 벤치마킹했다가 법률소송까지 휘말린 사건이 있었다.

세포라의 또 다른 강점은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 매장도 엄청나게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인데, 실제로 온라인 매출액이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1곳의 매출을 넘어설 정도이다. 인기 상품은 늘 98% 이상 재고가 준비되어 있어 주문한 상품이 그 다음날 도착할 확률은 약 97%에 달한다. 또 세포라의 카탈로그에는 늘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세일 쿠폰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온라인 쇼핑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화장품을 손쉽게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도 세포라닷컴은 쇼핑 및 뷰티 케어에 대한 무궁무진한 정보를 담고 있다.

www.sephora.com

1 moving coach
쓸모있는 메이크업 팁이나 뷰티 상식을 동영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다. 2 bestseller
세포라닷컴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MD들의 추천 상품과 카테고리별 베스트셀러이다. 다양한 품목별로 어떤 것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체크되기 때문에 이 리스트대로만 구입해도 밑지지 않는 뷰티 쇼핑이 가능하다.
3 solution page
온라인에서도 전문적인 피부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피부고민별로 자세하게 나누어져 있는 ‘skin solution’에 들어가면 페이스부터 보디까지 현재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제품을 추천받게 된다.
4 free sample
세포라가 유행시킨 마케팅 기법 중 하나가 바로 샘플 증정. 이것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어지는데, 그 어떤 제품을 구입하건 당신은 3가지 무료 샘플을 받아볼 수 있다. 그것도 자신이 원하는 것만 클릭해서 받아볼 수 있으니 더욱 재미있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5 sephora cataloge
웬만한 뷰티 매거진을 능가할 정도의 수준 높은 비주얼과 정보로 뷰티 마니아의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한 해 일곱 번 발행되며, 홀리데이나 바캉스 시즌에는 선물 리스트 및 다양한 뷰티 케어까지 쏠쏠한 쇼핑 정보를 전해준다.

consumer says
한국에서는 일부러 매장 직원들에게 앞치마를 두르게 하거나 코스프레식 의상을 입히고, 개인 화장품 가게에서는 식사를 차리던 아주머니가 뛰어나와 제품을 설명하기도 한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저 말을 믿고 사도 되나?’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짧은 소견에도 불구하고 책 찾아가며 스스로 화장품을 고르거나 백화점 내의 브랜드 전문 매장을 찾곤 했다. 하지만 세포라 MD들은 전문적인 소견을 가지고 제품 효과를 상세히 설명해주지만 절대로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제품에 대한 믿음이 간다. 실제로 세포라 MD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들은 작은 플라스틱 컨테이너에 제품 샘플을 담아주며 친절히 사용법을 설명하고, 정확하고 세세한 피부 컨설팅까지 해주기 때문에 내 피부에 가장 잘 맞는 화장품을 고를 수 있다. 남경희, 화장품 홍보 담당, 현재 코즈메틱 관련 미국 유학 중

buyer says
새로운 브랜드를 수입하여 론칭하는 바이어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위 ‘뜨는 브랜드’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직업상으로라도 외국의 웬만한 뷰티 멀티플렉스는 다 다녀보는 편이다. 그중 현재 세포라 최고의 히트 상품은 다름 아닌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이 코즈메틱 카테고리는 무려 1년에 150%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약 1.5조에 달하고 있다. 그에 따라 메이크업 50% : 향수 30% : 스킨케어 20%의 룰을 지키고 있던 세포라도 스킨케어 파트를 더욱 넓히고 있는 추세인데, 그 좋은 예가 바로 피부관리실 브랜드인 DDF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던 일이다. 나 역시 세포라나 그 밖의 화장품 멀티숍을 조사하면서 코스메슈티컬이 넥스트 이슈가 될 것을 직감했기에 올봄 닥터 브랜트(Dr.Brant)를 수입, 론칭할 예정이며, 곧 백화점 내에 고급 스킨케어 멀티숍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물론 한국에도 토다코사나 올리브 영 등 화장품 멀티숍이 속속 생겨나고 있고 그 전망 역시 매우 밝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품의 가짓수보다 그저 깨끗하고 쾌적한 쇼핑 장소로만 발전하는 모습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뷰티 멀티숍은 아직은 브랜드수에 있어서 세포라와 견줄 만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 보다 많은 브랜드가 입점되어야 할 것이다. 헨리 킴, 에이숍, 닥터 브랜트 등 미국 코즈메틱 수입담당 이사

1 크리스틴 던스트, 줄리아 로버츠, 캐머런 디아즈가 좋아하는 헤어 아티스트 조나단의 브랜드. 출시되자마자 웨이팅 리스트가 생길 만큼 인기를 끌었다. 잠자는 동안 망쳐진 헤어스타일을 단번에 복구시켜주는 Jonathan Product redi freshen-up mist. 18달러
2 셰이빙 후 생기는 염증이나 피부가 빨개지는 현상들을 막아줘, LA 걸의 샤워 부스에는 보디 로션과 함께 이 제품이 늘 함께 놓여 있을 정도다. Tend skin 20~35달러
3 뉴요커들은 Juicy Beauty의 제품을 ‘피부의 휴식’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좋아하는데, 전 제품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쥬시 뷰티 그린 애플 안티옥시던트 세럼 38달러
4 100% 미네랄 메이크업 브랜드로
‘세포라 베스트셀러’라는 네임태그가 달려 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극찬을 받아 더욱 유명해졌다. I.d. bareMineral 파운데이션 25달러
5 깜찍한 패키지지만 뛰어난 제품력으로 여자 CEO들조차 사랑하는 브랜드로, 마돈나와 제니퍼 로페즈, 제시카 알바 등이 사용한다. tarte 치크 스테인 28달러
6 치아 관리 제품 파트인 스마일 섹션에서 가장 인기있는 치아 셀프 화이트닝제. 7일 만에 치아 색을 10단계나 밝게 해준다. Go smile 데일리 컴팩터 28달러
7 ‘국민 립밤’이라 불릴 정도로, 워낙 인기가 좋아서 얼반 아웃피터스 매장에서 위탁 판매까지 한다. 얼굴에 여드름이 났을 때도 사용한다니 미국의 호랑이 연고인 셈. Rosebud Salve 5.5달러
8 뉴욕 저명 피부과 의사인 그로스 박사의 안티에이징 브랜드로, 스타보다는 에디터들의 인정을 받겠다는 야심만만함을 보였다. 클렌징, 각질제거, 수분 공급까지 한번에 끝나는 MD skincare 알파베타 홈 페이셜 키트 52달러

출처-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