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아뜨리에 안에서 다수의 패터너들이 인대를 앞에 두고 부여받은 패션디자인화를 토대로 시행착오를 하면서 시팅을 자른다거나 핀을 꽂아가며 실루엣을 만들어 간다.
이 작업은 전문 용어로 드레이핑이라고 한다. 즉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입체의 옷을 형태화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컬렉션에서 발표하는 옷이 탄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는 만들고 싶은 옷의 이미지를 패션디자인화로 그렸을 때 비로소 디자이너라고 불린다.
패터너는 그 패션디자인화를 드레이핑하여 옷이라는 입체로 만들고, 나아가 패턴이라는 형태를 만듦으로서 비로소 패터너라고 불린다.
그러나 파리컬렉션이나 동경컬렉션등에서 쇼를 발표하는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그중에는 패션디자인화를 능숙하게 그릴 수 없는 디자이너가 있다.
패션디자인화를 그릴 수 없는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디자이너와 패터너의 관계가 한층 중요해진다. 이런 디자이너의 아뜨리에에는 패터너가 당연히 많이 있다.
디자이너는 그시즌의 이미지를 몇명의 패터너에게 전하여 그들에게 자신이 이미지하는 옷을 만들도록 한다.
패션디자인화가 없음으로 패터너가 만들어 가는 입체적인 형태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신선하게 느켜지는 것을 골라서 그것을 몇 번씩 검토하여 컬렉션에서 발표하는 방식을 취한다. 평면적인 한장의 천을 입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려진 이미지가 분명하게 있는편이 좋다.
그러나 패션디자인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패터너의 솜씨의 따라서는 디자이너가 만들고 싶어하는 옷이 백퍼센트이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디자이너가 이미지화한 것과는 전혀 딴판인 옷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복장사에 남은 유명한 옷에는 반드시 훌륭한 패터너의 힘이 있었다고 할 수있다. 또한 패션디자인화로는 표현할 수 없는 드레이핑이나 꼬거나 비튼 미묘한 실루엣 등도 패터너의 고도한 기술이나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 작업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수 많은 옷이 만들어져 춘하와 추동컬렉션에서 발표되어진다.
파리의 오뜨꾸띄르 디자이너를 꾸뛰리에라고 한다. 우리말로 재봉사라고 번역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디자이너의 업무로부터 재단, 가봉(피팅), 봉제, 고객에 대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옷제작에 대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거의 분업화되어 있는 프레따포르떼에 비해 오뜨꾸뛰르에서는 디자이너 스스로가 옷을 만드는 경우도 적지않다.
금세기 전반부에 크게 활약하였던 마드레느 비오네는 바이어스 커트의 여왕이라고 불리며 믿을 수 없을 정도 로 유언한 형태와 피트성이 그녀의 옷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크레이프, 크레이프데싱, 세틴등을 사용한 그녀의 드레스는 신체에 피트하였는데 한장이 계속 이어져 재단된 천과 바이어스, 커트에 스커트, 덧단(무)이 들어간 수트 등 그녀의 뛰어난 패턴기술에 의해 처음으로 이와같이 아름다운 실루엣이 생겨났던 것이다. 이 기술은 오뜨꾸뛰르에 공헌하였고, 지금도 많은 디자이너 연구 교재가 되고 있는데, 이 기술을 뛰어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녀는 언제나 작은 인대를 놓고 디자인을 생각하고 천의 자연스런 흐름을 살려 곡선적인 주름으로 드레이핑된 옷을 만들었던 이야기는 유명하다.
디자인이 특별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일상복으로서 선호되는 옷을 발표하고 있는 디자이너가 조르지오 알마니이다. 그가 만드는 재킷은 예술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언뜻보면 특별한 곳도 없는 실루엣이지만, 그 완성된 입체적인 커팅은 전세계의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옷은 외견상의 아름다울 뿐 만이 아니라 착용감이 좋아야 한다. 이런 요소에 훌륭하게 부응하고 있는것이 알마니의 재킷이다. 앞몸판, 뒷몸판의 다트, 절개선의 미묘한 위치 어깨라인과 진동의 아름다움, 깃을 다는 방법, 체크무늬의 조합 등 세심하고 미묘한 계산에 의해 만들어져 있다.
아름다운 옷을 만들기 위해서 패션디자이너의 대부분이 패터너와 함께 시행착오를 일으킨다.
한장의 금속판을 굽히고 접어가며 조각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한장의 천을 꺽고 굽히고 부풀려가면서 옷을 만들어 낸다. 때때로는 천의 조각가, 천의 마술사라고 불리듯이 패터너는 예술가와 같은 작업을 하고 있다. 그들은 패션디자인화를 보면서 아뜨리에 에서 인대를 상대로 불철주야 새로운 옷의 원형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샘플은 반완성품
일반적인 어패럴메이커는 패션쇼나 전시회에서 매시즌 새로운 옷을 발표한다. 그때 보는옷의 대부분은 샘플이 라고 불리는 것이다.
패션쇼나 전시회는 백화점이나 전문점등의 바이어와 관계자에게 매력적인 샘플을 보여주어 한벌이라도 많이 주문을 맏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일은 어패럴 메이커에 있어서 그 시즌의 비지니스 출발점이 된다. 바이어의 까다로운 눈에 들어 그 상품을 매장에 걸면 팔리겠다고 판단을 받기 위해서는 샘플의 정도가 크게 문제가 된다.
디자이너의 이미지를 현실의 옷으로 만들어 발표해서 판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샘플의 성과가 관건이 된다.
따라서 디자이너의 옷 만들기에 대한 개념이나 패터너와 소잉스탭의 솜씨가 중요해진다. 결과는 당연히 어패럴메이커자체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 까닭에 디자이너만이 아니라 패터너와 소잉스탭도 조금이라도 센스와 기술이 좋은 사람을 모으려고 기업은 노력하는 것이다.
전시회의 샘플을 보고 바이어는 구체적인 주문을 한다. 그 주문을 맏은 후 어패럴메이커는 원단공장에 양산용 소재를 발주하고 양산에 들어간다.(패션평론가 허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