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좋은 서울 두고 왜 울산까지 시집 갔냐고.
신랑과 산지 37년째다.
1987년 6월 29일.
민주화 선언한 역사적인 날
난 북한산에서 내려와
화장도 안하고 무덤덤하게 만났다.
57년 닭띠 남자. 일곱살이나 많다.
소개로 만나 차를 타고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를 했다.
음악이 나왔는데
정태춘의 북한강에서.
나보고
현정씨, 이 노래 제목이 뭔교~~
아니, 정태춘의 북한강에서 노래를
모른다는거에요?
충격 먹었다.
내가 돈은 없어도 가오는 있다.
신라호텔 조각공원 구경하고
호텔 돌솥비빔밥 먹고.
핫했던 동숭동 카페 다니고
등산에 미치고
노래하는거 좋아하고
기타 치고
수시로 김금지. 윤석화. 송승환.
윤복희 연극 보러 다니고
영화는 한달에 두세번 보고.
그리고 종로통 광화문통 아가씨였다.
종로서적 교보문고를 내집처럼
다니고 종1가 르네상스 음악실에서
고독을 벗삼아 클래식에 심취하고.
명동 롯데백화점 오픈하고 아이쇼핑 하고.
얼굴이 못생겨도 저렇게 못생길수가
있을까.
내 체중이 53kg였는데
신랑은 51kg에 머리는 벗겨지고
용접공이라 선입관을 가져서 그런지
머리도 공돌이처럼 하고
그때 서울에 피자헛이 세군데
정도 있었는데
압구정동 피자헛에 가서 먹었다.
돈좀 제법 쓴건 인정.
중매쟁이 여동생과 난 참 잘 먹는다.
신랑이 결혼하고 나서 하는 말이
자매가 회식하러 나온줄 알았다고.
신랑이 깨작깨작 먹는 스타일인지
그땐 몰랐다
그당시 유행했던 볼링장도 안가 봤다고.
맞는게 없어.
로또 같은 촌X.
결혼하고도 극과극인 우리 부부.
사는게 연구대상감이다
한달을 만나보니 도저히 내
스타일 아니어서 차버렸다.
장문의 편지가 왔다.
나중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면
악수 정도는 하자고 적었다.
그때 울컥 해서 연락 하고 싶었다.
착한 사람이구나.
몇달후 명절날, 바람의 딸처럼
설악산 종주를 갔다 왔다.
갔다오니 신랑이 우리집에 와 있었다.
신랑 친구는 외숙모 여동생의 남편.
울산에서 선보라고 하니 서울 친구 집에 온것.
31세 노총각 마음이 바짝 탔겠다.
엄마는 산에 미쳐 다니는 내가 걱정되셨는지
빚내서 결혼 시켜줄테니
신랑하고 결혼하라고 했다.
그리고 우시기까지.
점보러 갔는데 결혼하면
사모님 소리 듣고 산단다.
엄마에게 말도 안되는 얘기 하지 말라고.
다시 재회를 하고 사성이 오고가고.
결혼 한달전인데도 그래도 이 남자가
정이 안갔다.
나~~결혼 안하면 안돼요?
그이~~사성 오고가고 날짜 잡았는데.
도박 같은 결혼을 결국 해버렸다.
비구니가 되려고 청도 운문사도 가봤다.
비구니가 안되면 평생을 독신으로
살려고 했다.
결혼이유는 남동생의 주폭때문에
무조건 멀리 시집 가고 싶었다.
술 안마시는 남자 하나 보고.
결혼 하고 살다보니 신랑은 술을
입에도 안댔다.
두 아들도 술을 안마신다.
오~~
酒님이시여~~
결혼하고 보니 주폭 동생보다 더
무서운 시어머니가 버티고 계셨다.
노총각에게 시집 와준
맏며느리를 이뻐하지 않고
뜨거운 불을 던져 주었다.
큰 화상을 입은 내게
35년간 시달리고 남은건
수면제, 우울증, 건강이상.
지지고 볶고 산전수전 공중전 지하전까지 겪고.
잊을수 없는, 우울의 근간이 되는.
딸이 세살이었는데
둘째 임신. 딸이라면 지우란다.
남편은 무조건 시어머니편.
5개월된 아이 지우고 두달후
큰 딸은 하늘나라로 갔다.
내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딸 하나 낳지. 낳았으면 좋을텐데.
난 지금도 사람들에게 말을 함부로 못한다.
상대방이 어떤 아픔이 있을지 모르니까.
신랑은 중견기업 부사장까지 올라갔다.
밑바닥부터 시작한 회사는
신랑의 공헌도가 절반이상 차지.
1천억 매출. 회사에서 사장을 해보라 했다.
거기서 스톱.
자기 그릇이 작다고.
제네시스와 골프채 선물,인센티브.
특허 10여개 내어 사다리 가로대
하나로 20억 매출 내어 회사에 도움주고.
승승장구.
신랑은 퇴직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노후자금을 사기 비슷하게 당하고.
내가 화를 내고 왜 그런 사람 믿냐고
하니까.
이 인간 왈~~
왜 나를 말리지 않았어!
ㅠㅠ
현금없는 생활에 우울증 공황장애.
저 인간이 불쌍 했다.
어떻게 하면 저 우울의 늪에서
구해줄 수 있을까.
35년동안 8천만원을 비자금 조성.
남은 내 인생 해외여행 다니고
그동안 고생한거 보상 받으리.
놀라지 마세요, 제가 당신하고 여행
다니려고 8천만원 저축했어요.
1억 되면 얘기하려고 했어요.
내심 기대를 했다.
당신, 수고 많았다고 할 줄 알았다.
이 남자 왈
그돈도 내돈인데 어디 삥땅이나 하고~~
그리고
부부싸움 ~~
OMG~~
이혼이야기
졸혼 이야기 수도 없이 하고.
내가 이혼 하자면 신랑은 안한다 하고.
주말부부 보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부러워 했는데.
촌집과 아파트는 차로 15분 거리
아들 집밥 문제로 자연스럽게
별거가 이루어지고.
떨어져 지내니 아내의 소중함도 알겠지.
그래도 남편인지라 하루에
한번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챙겨준다.
우렁각시가 된 나.
지금도 큰소리 뻥뻥 치는 간 큰 남자.
개구리 잡아야 하는데 올챙이
잡았다 한다.
그래도 하나 보고 꾸욱 참고 산다.
측은지심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나 밭에 가서 1시간 일하고
하루에 2만보 걷는 알바 간다
안전관리 알바 하면서 8명과
종일 통화 한다고.
퇴근하고 밥 대충먹고
다시 밭에 가서 참깨 심고.
밤 9시인데도 랜턴켜고 고구마 모종 심는다.
달밤에 체조하는 것도 아니고
개구리 울음 친구 삼고,
고구마 심으면서 적적한지
한마디 휙 던진다.
신호수 네명이 아줌마인데 남자
잘못 만나 남자는 놀고 여자는
일하러 다닌다고.
저 건너편 공단은 현장이
열악해서 이 더운날에 물도 못 마시고
일한단다. 아줌마들이 소변 봐야 하는데
화장실이 없어서 더운날 물도 안마신다고.
평생을 취미 하나 없이 산 내 남자.
주구장창 일밖에 모르는 68년의 삶.
존경하자.
에필로그
용접하다가 수년간 연구해서
특허를 낸 사다리가로대
우리나라에 신랑이 낸 특허밖에 없다고.
국제특허도 낼 생각이라고.
전국에 영업하러 가면
나도 여행하는 기분 날텐데
아직까지 주춤거리고 있다.
참 소심한 남자다.
대박났으면 좋겠다.
30대였을때~~
점심 맛나게 먹구
수다 친구 한명 추가요
~~^^
호야 친구야
내 글에 빠져버린거지?
ㅎ
고마워~~
내 팬(?)이라 생각할께~~
긴장문을 읽으며 출석
아 ~~옛날이여 추억 소환
한편에 산문집을 읽는듯한
기분이 참 인간미가 흐르네 ~~
현정 친구의 앞날은 승승장구
쭈우욱~~ 행복한 길만
이어지길 ~~~^^
연재야
고생고생 했으니 이젠
행복만을 꿈꾸고 싶구나~~
참으로 거시기한 인생사네..
거시기 하게 대박날겨.
오후시간도 홧팅...
그래
대박나도록 노력할께.
웅이도 파이팅~~
덥다더워~
아아 한잔하면서
현정친구의 삶을 느끼고
있는 중
우리네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니 그래도 산꾼 친구는 잘 살았구나 쓰담쓰담~현정친구가
출석부로 많이 가까워진 느낌 ㅋㅋㅋ
오후시간 다들 더위 먹지말고 홧팅!!!!
더워도 난 뜨아를 했네.
성아
안녕?
소나기가 왔는데
이불 빨래는 다 젖고.
인생이 그런거겠지.
맑다가
개이다가
소나기도 오고.
천둥번개도 치고.
어떤 친구일까 했었지.
그랬구나,그렇게 살고 있구나.
60년을 살았으니
누구나 책한권꺼리야 있겠지만
이리 글로 적어내기엔
녹녹치않았을텐데 수고했네.
둘째 지우고 가버린 첫째딸 얘기...참 많이 아팠겠다,아깝겠다.
미인이구나, 현정친구도.
늦은 뜨아 마시며
이틀만에 출석한다.
향이 친구야
안녕?
이젠 다 잊어가.
앞으론 웃으며 살려고.
모임때 한번 보자꾸나.
굿저녁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