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간호조무사협회(회장 임정희)가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이애주 의원(한나라당)에게 발끈했다.
이 의원이 지난달 23일 보건복지가족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간호조무사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간호조무사의 지적 수준을 폄하하고 의료 보조인력으로서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조무사협회의 주장이다.
조무사협회가 발끈한 근저에는 간호사 출신인 이 의원이 대한간호협회를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인식이 크다.
논란을 촉발시킨 발언은 이렇다. 당시 이애주 의원은 전재희 복지부 장관에게 "간호조무사가 국민 보건을 책임진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전 장관은 "보건의료 인력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담당할 역할은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간호조무사는 일반 사설학원에서 공부한다. 옛날엔 중학교 졸업자로서 수능도 못 보는 애들 모집해서 문제만 달달 외워서 자격을 딴다"며 "자격증 받은 아이들에게 국민 생명을 맡길 수 있나"며 재차 물었다.
국민 건강권을 생각하더라도 정규 교육과정을 밟지 않은 간호조무사가 일선 의료기관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활동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이다.
이 의원의 국감 발언 이후 조무사협회는 복지위에 항의서한을 발송하는 등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앞서 같은 당 안홍준 의원(복지위 간사)도 "질의 중에 '수능도 못보는 애들' 표현은 상임위 차원에서 적절치 못하다. 해당하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협회는 '43만 간호조무사를 비하하는 이애주 의원의 발언을 강력 규탄한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이애주 의원은 마치 한 직능단체만을 위한 국회의원처럼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여 43만명의 간호조무사를 비하했다"며 "간호조무사란 전문인력을 마치 수능시험조차 볼 자격도 되지 않는 집단으로 몰고가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협회는 "문제만 달달 외운다는 발언은 국회의원으로서 관련 법규와 의료현장 실태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발언"이라며 "간호조무사는 의료법규에 의거해 진료보조업무와 간호보조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보건의료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호조무사가 법적 제도권 내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정원규정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임정희 회장은 "지금 (비하 발언에 대한)보도자료를 준비 중이다. 현재 국회 복지위에 공식적으로 성명서를 전달했다"라며 "발언 자체를 떠나 엄연히 법규에 따라 활동하는 간호조무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다만 "이번 사안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항의표시이다. 마치 간협과의 신경전으로 비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이애주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건강권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 나는 간호조무사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부실한 교육을 통해 배출된 간호조무사에게 국민 건강을 맡기는 것은 국가 보건의료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애주 의원은 "미국과 일본만 해도 2년제 대학을 나와야 간호조무사 역할을 한다. 이 발언은 한 직능단체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값싼 비용에 미숙련 인력을 사용하려는 의료기관 경영자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화살을 돌렸다.
이 의원은 이어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내다보는 상황에서 보건인력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현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과할 의사가 없으며, 문제는 정부 정책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간호조무사협회는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첫댓글 타 조직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면서
자신의 말에 설득력을 가지길 원한다?
국회의원이라는 국민의 대표라는 직책에 맞지 않는
사려깊지 않는 표현입니다.
간호사만 국민이 아닙니다.
간호조무사도 국민의 일원
국회의원이란 한 단체의 이익만을 대표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권위가 아닌 천박한 권력이기 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