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20일 연속해서 주식을 내다팔면서 3월달 주가는 900포인트 중반대로 힘없이 밀려났습니다. 이후 주가는 조금씩 기력을 되찾고는 있지만 여전히 950~1,000포인트선을 맴도는 게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간접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3월에도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어느 새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10조원을 훌쩍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만 3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형편없는 국민연금 지급 수준과 불안정해져 가는 퇴직금 제도 속에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고령인구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야기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열기로 이어지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 와중에 일부 주식형 펀드 상품이 최근 2~3년 장기투자로 100%가 넘는 고수익을 올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열기가 과연 미래에 대한 안전보장판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를 달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좋은 예가 있습니다. 7일자로 발표된 미국이 펀드 조사기관 리퍼의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5년간 미국 내 주식형 펀드 상품의 수익률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2000년 판매된 주식형 펀드의 5년간 평균 수익률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가장 많이 팔렸던 50개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4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시장에 진출한 피델리티의 성장형 펀드는 투자수익률이 -73%를 기록했고, 50개 펀드 베스트셀러 펀드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단 두개 뿐이었고, 수익률도 2.3%와 1.5%에 불과했습니다.
투자자들 상당수가 원금의 2/3 이상을 날린 셈이고, 원금에다 투자수익까지 올리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자금을 묻어둬야 할 지 기약도 없는 상탭니다.
미국 내 주식형 펀드의 이런 참담한 실패는 2000년대 초반 한껏 달아올랐던 기술주에 대한 투자열풍이 버블붕괴의 후폭풍에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미국 주식형 펀드의 침몰은 최근 달아오르기 시작한 우리 펀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고수익을 위한 펀드투자 자체를 이번 사례 때문에 경원시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펀드투자가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염두에 둬야 합니다.
원금의 대부분을 날린 투자자들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펀드 투자의 속성상 펀드 운용기관에 대고 항의해 봐야 별무소용입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펀드시장의 과도한 고객유치 경쟁 속에 혹시 무리한 마케팅 활동이 지속되고 있지 않나 점검에 들어간 것도 자칫 투자수익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원금손실 우려에 대한 충분한 경고 없이 이뤄지는 고객유치 경쟁은 보장되지 않은 미래 수익속에 자칫 적지않은 분쟁의 소지를 내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분쟁을 해서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습니다.
결국 어떤 펀드가 어떤 주식에 투자하는 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해야 할 지 등을 충분히 사전에 고려하는 투자자 본인의 신중함 만이 미래 자산의 안전함을 조금 더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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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당시 가장 많이 팔렸던 50개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4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시장에 진출한 피델리티의 성장형 펀드는 투자수익률이 -73%를 기록했고, 50개 펀드 베스트셀러 펀드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단 두개 뿐이었고, 수익률도 2.3%와 1.5%에 불과했습니다. <---이부분정
정말 명심하고 꼼꼼히 따져야할 부분이네요...지금은 핑크빛이지만...개인적으로는 국내 주식형 펀드 향후 몇년간은 수익률 가장 좋을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