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를 위하여 - 화우의 야단법석 꽃이야기108] ## 엘리제를 위하여 # 베토벤의 유서 이런 이야기는 인디카에서는 無住 선배님 정도의 전문가가 해 주셔야 훨씬 인디칸들이듣기 편할텐데, 화우의 꽃이야기가 '야단법석'이다 보니, 덥석 이젠 음악 이야기도 꺼내든다. 오늘 할 꽃이야기의 주인공과 묘한 발음의 유사성이 존재해서이다. '엘리제'와'얼레지'가 뭐 관련이 있을까마는. ^^ 악성(樂聖) 베토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럽이라는 동네가 현재도 EU라는 나라아닌 나라를 만들어 움직이고 있듯이 예전에도 쉽게 거주 이전하며 교류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유럽 사람들은 이름만 가지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물으면 답하기가 쉽지가 않다.베토벤의 국적을 모르는 사람도 흔히 있다. 베토벤은 독일 사람이다. 독일의 본(Bonn)에서태어나 오스트리아 빈(Wien, 영어로는 비엔나Vienna)에서 죽었다. 아시다시피 본(Bonn)은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의 수도였다. 베토벤.jpg[요제프 칼 슈틸러(Joseph Karl Stieler)의 <베토벤 초상화>] 베토벤의 생사년월일을 이렇다. 1770년 12월 17일에 태어나 1827년 3월 26일에 죽었다.베토벤이 두 동생에게 남긴 유서는 그가 죽고 난 후 발견되었는데, 쓴 날짜가 놀랍게도1802년이다. 베토벤은 유서를 써놓고 25년 후에야 죽은 것이다.베토벤이 유서를 쓴 곳은 오스트리아의 하일리겐슈타트(Heiligenstadter)이다. 그래서 베토벤의유서를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라고 부르고, 그가 살던 곳을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의 집>이라 부르며 현재는 기념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베토벤유서1.jpg "이것으로 너희들과는 이별이다. 이를 데 없이 슬프다. 지금까지 품고 있던 한 가닥의희망, 어느 정도는 회복하리라는 희망도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가을 잎이 나무에서떨어져 시들듯 모든 희망은 퇴색해 간다. 이승에 태어났을 때와 마찬가지 모습으로이제는 떠난다. 시원한 여름날··· 나에게 샘솟던 용기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오오하느님이여, 단 하루라도 나에게 순수한 환희를 맛보게 해주오···. 참다운 환희가 내가슴 깊이 울리던 때 그 얼마나 오래인가. 오오, 언제 또다시 자연과 인간의 전당에서그 순수한 기쁨을 맛볼 수 있단 말인가? 결코 그럴 수는 없단 말인가? 오오... 그것은 너무나 잔혹하다." 그가 유서를 쓴 날짜는 1802년 10월 6일과 10월 10일이다. 위 내용은 10월 10일자유서에 쓰여 있다. 베토벤의 생애를 보면 이런 내용의 유서를 써 놓고도 25년 동안초인의 경지에서 작품을 써갔다는 사실은 그의 위대함에 대한 또다른 증명이 아닌가한다. 교향곡 3번 '영웅'(1805년), 교향곡 4번 '낭만적'(1807년), 교향곡 5번 '운명'(1808년),교향곡 6번 '전원'(1808년) 그리고 교향곡 9번 '합창'(1824~25년) 등 우리가 익히 아는대곡들이 이 시기에 작곡되었다. 베토벤유서2.jpg <베토벤의 유서 일부> 베토벤의 유서에 대한 논란과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음 자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99239&cid=42050&categoryId=42050 다만, 1802년 10월 6일자 유서의 첫 머리에는 베토벤의 내면(자기 인식)과 세간의 평판에 대한이야기가 들어가 있어 아래 이야기와 관련이 있으므로 여기에 옮겨 본다."오! 너희들은 나를 적의에 차고 사람들을 혐오하는 고집쟁이로 여기고 또 쉽게 이야기하고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그른 일인지 모르고 있다. 겉으로 그렇게 보이게 된 원인을 너희들은모를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가슴 속에 따듯한 마음과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뿐이랴? 가치있고 위대한 일을 성취하려는 갈망 또한 끊임없이 불태워 왔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거라. 6년이 넘는 동안 불치병에 시달리고 있는 나는 분별없는 의사들때문에 더 이상 완치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지 않게 되었다. 열정적이면서도 활기 넘친 기질의소유자이자 사람들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고독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러한 고통을잊으려고 애도 써 보았지만 잊을 수도 없었다. "들리지 않아요. 더 크게 말해 주십시요."라고사람들을 향해 고함칠 수 있겠느냐?" 33살의 나이에 이미 불치의 난청이라는 육체적 고통에 힘겨워하며 유서를 써야 했던 베토벤(속설에는 '자살'까지 염두해 두었다는 얘기도 있다),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여러 여자들에게청혼했지만 거절 당할 수밖에 없는 외적 조건이 이 유서 속에 들어가 있다. 바로 스스로도듣고 알고 있는 다른사람들의 베토벤 자신에 대한 인식, '적의에 차고 사람들을 혐오하는고집쟁이'.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악성은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불행한 사람이었다. # 엘리제는 누구인가? 베토벤이 죽은 후 편지 3통이 발견되었다. 그 속에 언급된 여인은 '불멸의 여인' 신화를 만들어내었다.불멸의 여인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가 죽은지 40년이 지나 발견된 아래 악보이다.우리의 귀에 너무나 익숙한 <엘리제를 위하여 Für Elise>라는 피아노 소곡이었다.베토벤이 1810년도에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엘리제.jpg이 아름다운 곡을 받은 그녀, 엘리제(Elise)는 누구인가? 여러 설이 난무했지만, 밝혀진 것은 베토벤이 사랑한 연인 중 한 사람이자 피아노 제자였던테레즈 말파티(Therese Malfatti, 1792-1851) 남작 부인에게 준 곡이었다는 사실이다.사랑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베토벤은 청혼을 거절당했고 그녀는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곡을 작곡한 해가 1810년이니, 그때 그녀의 나이 만 18살, 베토벤의 나이 40살이었다. 테레제.jpg <테레제를 위하여>라고 악보에 써놓았는데, 베토벤이 워낙 악필이어서 원본을 보고 옮긴루트비히 놀이라는 독일의 음악학자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엘리제를 위하여>로옮겼다는 것이 현재의 정설이다. ## 얼레지를 위하여 # 얼레지 얼레지의 계절이다. 얼레지는 백합과(릴리아케아이 Liliaceae) 얼레지속(에리트로니움Erythronium)으로 분류된다. 요즘 올라오는 수많은 봄꽃 중에 얼레지도 포함되어 있다.우리 꽃이름 얼레지가 처음 나온 곳은 <조선식물향명집, 1937>이다. 기록된 정확한꽃이름은 '얼네지'였다. '가재무릇'이라는 꽃이름도 같이 등장한다. '얼네지'라는 꽃이름은나중 제가 얘기하는 부분과 관련이 있어서 여기서 꼭 기억하시기 바란다. 얼레지_향명집.jpg <조선식물향명집, 1937, p.31> 우리 꽃이름 얼레지에 대하여는 뒤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꽃이름으로부르고 있는지 살펴 보자. 중국에서는 얼레지를 '猪牙花(zhuyahua)'라 부른다. '猪牙(돼지저 어금니아)'이다. '돼지어금니 꽃'이다. 중국에서는 꽃의 모습이 돼지 어금니처럼 생겼다고 꽃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냥 돼지라고 하면 이해가 안되고, 멧돼지를 생각하시면 된다. 멧돼지.jpg하여튼 중국 사람들은 뻥이 세다. 어쨌든 중국에서 얼레지는 '돼지 어금니 꽃'이다. 일본에서는 얼레지를 카타꾸리(カタクリ)라고 부른다. 한자로 적으면 片栗이다.이것을 어떻게 음훈으로 읽을 것인가가 남는다. 片는 '조각편'으로 읽으면 될것 같은데, 栗는 '밤률'로 읽을 것인지, '찢을열'로 읽을 것인지가 문제다. 얼레지의모습을 보면 딱 '찢을열'로 읽어서 '편열'로 읽으면 딱 맞을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이를 '편율'로 읽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얼레지의 일본 꽃이름 카타꾸리(カタクリ)의 유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두 가지를 소개해 본다(자신은 없지만 대충 번역하면 이렇다). 1. カタクリは、漢字で「片栗」と書きます。古名は「堅香子」 (かたかご)といい、傾いた籠(かご)の意味ともいわれています。 (木村陽次郎・図説草木名彙辞典) 얼레지는 한자로 '편율'로 쓴다. 옛날 이름(古名)이 카타카고(かたかご 堅香子)라 불렀는데, 기울어진 바구니(かご 籠)라는 의미다. * 꽃의 모습에서 바구니 모양이 기울어져 있는 것 같다고 읽은 것이다. 2 古名カタカゴからでた名、傾いた籠状の花の意味もある。カタクリ の花は片栗でクリの子葉の一片に似ているという意味もあろうが、 ぴったりせず、コバイモがこれらの性質をよく示すから、コバイモ からうつったのではないかという説がある。 (牧野富太郎・牧野日本植物図鑑) 옛날 이름(古名) 카타카고(かたかご)에서 나온 이름, 기울어진 바구니 형태의 꽃이라는 의미가 있다. 얼레지는 편율인데, 밤의 떡잎(子葉)의 한 조각과 비슷하다는 의미가 있는데, 딱 맞지는 않지만 '패모(コバイモ)' 가 이러한 성질을 자주 보이므로 패모에서 옮긴 것은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다. * 기울어진 바구니 형태는 이해가 되는데, 밤의 떡잎이니 패모니 하는 얘기는 현재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패모.jpg ⓒ 패모(백합과 패모속), 프리틸라리아 우수리엔시스 Fritillaria ussuriensis Maxim. 출처 : http://www.shutterstock.com/video/clip-9841196-stock-footage-wild-fritillaria-ussuri-fritillaria-ussuriensis-maxim-blooms-in-may-growing-in-meadows-and.html 얼레지의 영어 꽃이름은 Dog-tooth violet(개 이빨 제비꽃)이다. Asian fawnlily(아시아 황갈색 백합) 또는 adder's tongue(살모사의 혀)라고도 부른다. 중국의 돼지어금니에 뻥이 세다 그랬는데, 서양은 개 이빨이라니 뻥이 더 센 편이다. ^^ # <꽃나들이>의 얼레지 소개 인디카가 만든 야생화 탐사 가이드북 <오늘 무슨 꽃 보러 갈까?>(신구문화사)는0315('0315'라는 암호는 최초 개화일자를 일컫는데 그것이 3월15일)에 4가지 백합과식물을 올려 놓고 있다. 처녀치마, 숙은처녀치마, 산자고 그리고 얼레지이다.얼레지에 대하여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산지의 계곡 주변이나 숲 속에 자란다. 꽃줄기의 높이 20~30cm. 잎은 타원모양으로, 녹색 바탕에 자주색 얼룩무늬가 있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3월 중순 - 5월중순 개화. 꽃잎은 6개로 뒤로 젖혀지고, 꽃 가운데에 W자 모양의 자주색 무늬가있다. 저녁 무렵에 꽃잎을 오므린다. 잎에 얼룩이 있어서 유래된 이름이다."이 도감에서 '얼레지' 이름의 유래를 '잎에 얼룩이 있어서'로 설명하고 있다. 아이디카 전 회장님의 <꽃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01>(신구문화사)은'세 얼굴의 여인 얼레지'라는 제목 하에 얼레지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조금길지만 그 내용을 옮겨 본다."얼레지는 하루에 세 번 모습이 변한다. 아침에는 다소곳이 꽃잎을 오므린 열여섯소녀였다가 낮에는 꽃잎을 활짝 뒤로 열어젖힌 열정의 여인이 되고, 황혼 무렵에는 엘레지의 주인공처럼 슬픈 모습이 된다. 얼레지는 봄볕이 따뜻해지면 꽃잎을 한껏 열어젖힌다. 그 모습은 치마가 활짝들쳐진 마릴런 몬로의 요염이고, 치맛자락을 쳐들고 다리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캉캉의 무희다. 청순한 소녀가 이렇게 변신하는 데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모습에서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얻었지 싶다. 얼레지는 잎에 얼룩이 있어서 얼레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옛날 도감 중에는얼레지를 '엘레지'로 쓴 책이 있고 또 어떤 자료에는 얼레지의 이명이 '엘레지'라고 나와 있다. 이 엘레지라는 말도 두어 번은 짚고 갈 만한 묘미가 있다. 국어사전에는 "엘레지"는 구신(狗腎)으로 뜻풀이가 되어 있다. 그 꽃봉오리의색깔과 크기가 수캐의 거시기와 아주 닮아서 '얼레지'와 다른 의미로 '엘레지'라는 이름을 얻은 듯하다."(p.104~105) 국가표준식물목록은 자생식물로 얼레지와 흰얼레지를 2개를 올려 놓고 있다. 얼레지4.jpg ⓒ 작은소나무,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흰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포르마 알붐 Erythronium japonicum f. album T.B. Lee # 얼레지 꽃이름의 유래 우리 꽃이름 얼레지 유래에 대하여는 위 꽃이야기에 이미 소개가 되어 있다.첫 번째, 잎에 난 무늬를 보고 꽃이름을 만들었다는 설이다. '얼룩' 내지는 피부병을 의미하는'어우러기'에서 유래하여 꽃이름 '얼레지'로 되었다는 설명이다. 얼레지2.jpgⓒ 해송,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얼레지3.jpgⓒ 시사,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두 번째, 구신(狗腎) 즉, 수캐의 거시기를 닮아서 꽃이름을 붙였다는 설이다.수캐의 거시기를 우리말로 '엘레지'라고 한다. 꽃의 피기 전의 모습에서 꽃이름'얼레지'가 나왔다는 설이다. 이것을 개들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나발기된 수캐의 거시기를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설명이다. 꽃이 피어나기 전모습이 딱 그 모습과 닮았다. 본 사람은 아하! 한다. '엘레지'는 지금도 이명 꽃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이 엘레지를 가수 이미자의 별명으로 쓰이는 '엘레지의 여왕'에서 나오는 '엘레지'의의미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것은 아닌 것 같다. 영어 엘레지(Elegy, 悲歌 비가)에서 유래한다는 설은 억지로 꿰맞춘 현대식 꽃이름 유래 설명이다. 꽃색과 모습을보면 그것도 대충 맞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얼레지5.jpgⓒ 김자윤,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얼레지6.jpgⓒ 헐크,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 '얼레'는 관련이 없을까? 두 가지 꽃이름의 유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국 식물명의 유래, 일조각>를 쓴이우철 교수님은 이렇게 쓰고 있다. 얼네지(정, 1937)(백합과) 얼레지의 이명. → 얼레지.얼레지(정, 1949)(백합과 Erythronium japonicum) [이명] 얼네지, 가재무릇. [유래] 미상, 차전엽산자고(車前葉山慈菇) * 보통 '산자고'는 한자를 山慈姑 山茨菰를 쓰는데, 山慈菇로 기록하고 있다. 즉, 얼레지(얼네지) 우리말 꽃이름의 유래는 모르겠다는 얘기다. ^^ 저는 기존의 꽃이름 유래에서 두 개의 설을 한 번 펼쳐 본다. 세 번째 설이다. '얼레'라는 우리말 단어에는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얼레빗'의의미가 들어가 있다. 얼레빗은 빗의 살이 두텁고 간격이 넓은 빗이다. 꽃 모양이'얼레빗' 모양을 닮았다. 얼레지1.jpg ⓒ 해송,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우리 전통 얼레빗은 종류도 정말 많다. 음양소(한쪽은 성글고 한쪽은 촘촘하여 여러용도로 사용), 살적밀이(삐져나온머리카락 정돈에 사용), 가르마 빗(머리 가르마를 탈 때 사용), 면 빗(귀밑머리정돈할 때 사용), 상투 빗(상투 손질할 때 사용), 반달 빗(긴 머리에 사용) 등.얼레빗의 하나인 반달 빗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얼레빗.jpg <얼레빗, 치산 이상근 작품> 출처 : http://blog.naver.com/12songsh/110094710380 네 번째 설은 연을 날릴 때 쓰는 '얼레'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얼레'는 1950년대까지도 '얼네'라고 쓰고 있었다. '얼네지'와도 연결이 된다. 얼레지8.jpgⓒ 유당,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얼레.jpg출처 : http://blog.naver.com/atelier_hon/90163460711 얼레지 꽃이 완전히 피어 젖혀진 모습을 볼작시면 딱 '얼레'를 닮았다.아래 꽃사진과 비교를 한 번 해 보시면 이해가 될 것이다. 얼레지7.jpgⓒ 민이맘, 얼레지, 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얼레지 꽃이름 유래를 가지고 우리말을 이용해 상상력을 동원해 보았다. 어떠신지 모르겠다. ^^ 얼레지는 구황식물이었다. 배고픔에 지친 조상들은 얼레지 비늘줄기를이용하여 전분을 추출하여 국수 등 여러 먹거리를 만들어 먹었다. 이 비늘줄기는 지금은 약용으로 쓰이고 있다. 얼레지를 우리는 꽃 필 때 만나고 있지만 이 아이는 정말 대단한 아이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땅속에 터를 잡은 얼레지 씨앗은 첫 해에 떡잎 하나만 내민다고 한다. 해마다 조금 큰 잎을 내밀다가 5년이 되는 해에 두개의 잎을내밀고 6년째 되어서야 두개의 잎을 내민 얼레지는 분홍색 아름다운 꽃을피워낸다고 한다(김정명, '꽃의 신비', 한국몬테소리출판, 2006). 한 송이 꽃을피우기 위해 얼레지는 5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린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 보고있는 얼레지는 바로 그 꽃이다. 얼마나 대단한 꽃인가! 오늘은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주어진 삶에 충실한 얼레지의 기상을 배운다. |
식물명 : 얼레지 과명 : 백합과 학명 : 특징 : 알뿌리화초이며 뿌리가 땅속 깊이 박혀있다. 잎은 보통 두장이며 줄기는 하나에 하나의 꽃이 핀다. 꽃은 땅을 보고 있다가 6개의 꽃잎이 피기 시작하면 꽃이 뒤로 젖혀져 W 모양의 보라색의 무늬가 나타난다. 그 모양이 개의 이빨을 닮았다고 하여 ‘ Dog- toothed Violet’라고도 한다. 3~4월에 개화하며 약용과 식용으로 쓰인다. 번식이 어려워 집단재배는 쉽지 않다. | |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자취를 감출때가 되면 이산 저산에는 낙옆이라는 이불을 덮고 있다가 따스함이 느껴지면 요염한 자태로 불숙나타나는 야생화가 있다. 만개한 꽃잎이 흡사 치마를 훌렁 걷어붙인 모습이 흡사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다. 잎에 새겨진 얼룩무늬는 여체의 몸에 새겨진 문신처럼 보인다. 얼레지는 ‘얼룩’의 옛말인데 자신의 이름부터가 불만이다. 잎과 꽃잎에 무늬가 있는 것은 주어진 시감에 수정을 하기 위함이요. 햇볓이 있는 시간에만 꽃잎을 열고 흐린날이나 해가지면 닫는 것은 암술의 싱싱한 상태를 유지 하기 위함이다. 다른 봄야생화도 마찬가지지만, 얼레지의 경우도 화단이나 화분에서 기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럴것이 자연상태에서는 꽃을 피우기 까지의 환경과 꽃이 진후의 그것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꽃이 질 무렵이면 주변 나무들의 잎들이 모두 나와 그늘을 만들게 되면 거기에 살아가야 한다. 싸앗으로 번식하는 것도 매우 까다롭다. 여느 야생화들과는 달리 채종 후 곧바로 파종하더라도 발아율이 매우 낮고, 자칫 일정기간 후에 파종핳 경우에는 깊은 잠에 빠진 씨앗을 두드려 깨어야 한다. 약 3달리 걸리는 3단계 저온처리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발아하더라도 꽃을 보려면 4~5년은 기다려야 한다. 자연상태에서 씨앗을 전파해 서식지를 넓혀가는 방법은 매우 독특하다. 개미를 이용하는 것인데 “멀라이오존(Eliaozome)이라 불리는 일종의; 당분 덩어리를 묻혀 떨어뜨린다. 개미가 집으로 물고가다가 휴식을 하면서 도시락을 까먹고 씨앗은 벼리게 된다. 이를테면 개미에게 탣배비를 지급하는 셈인데, 흥미로ㅇ운 것은 개미의 행동반경에 따라 일정간격을 두고 버려진 씨앗이 발아해 군락을 이루게 된다. 얼레지 뿐만아니라 깽깽이풀, 제비꽃, 금낭화,애기똥풀,은엽아카시아 등도 유사한 방법으로 씨앗을 전파한다. 얼레지는 독립된 일가를 이루고 있지만 백합집안의 직계자손이다. 전세계적을20여 품종이 자생하고 있는데. 국내에도 변이종인 흰색을 포함해 두종이 있다. 얼레지의 별명과 관령해서 동서양의 발상의 차이가 재미있다. 뒤로 제쳐진 꽃잎 모양으로 자재발을 떠 올린 “가재무릇”과 개의 이빨을 닮았다고 ‘ Dog- toothed Violet’이 그것이다. | |
종류 | 토종: 얼레지, 흰어레지 그리고 ( 얼치기, 분홍얼레지) 도입종은 서양얼레지 (분홍,흰색,노랑) 등이 있다.얼레지는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얼네지’란 이름으로 처음 등장해 조선식물명집(1949)에는 ‘얼레지’로 기재되고,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의 국명(國名)이 되었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당시의 ‘얼네말’(장유편, 1810), ‘얼네 ’(한불자전, 1880)이나 ‘얼넉말’(자전석요, 1906)이 ‘얼룩말’을 가리키는 것이니, ‘얼레’·‘얼네’·‘얼넉’은 ‘얼룩’을 의미하며, 얼레지는 잎의 얼룩무늬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꽃잎이 얼레빗과 닮았다는 설도 있는데, 얼레빗의 ‘얼레’는 ‘얼에’에서 왔기에 ‘얼네지’의 ‘얼네’와는 어원이 다르다. 다른 이름으로 잎에 가재(石蟹)와 같은 얼룩무늬가 있다고 해 ‘가재무릇’ 또는 ‘가제무릇’으로 불리기도 하고, 지역별로 얼러지(경기), 얼러주/얼러지/얼레주(강원), 얼레주(충북), 얼러지(평안)라고도 불렸지만 방송통신망이 발달한 지금은 거의 표준화되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꽃봉오리가 멧돼지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저아화(猪牙花; zhūyáhuā)’라 하는데, 이는 영어 이름인 ‘Dog-tooth violet’과도 상통하는 이름이다. 일본명은 ‘カタクリ(카타쿠리)’인데, 일본에서도 그 유래에 대해서는 설왕설래 하고 있다. 학명은 ‘Erythronium japonicum(에리트로니움 야포니쿰)’으로 속명 Erythronium은 그리스어 erythros(붉은색)에서 기원해 홍자색 꽃을 묘사한 것이고, 종소명 japonicum은 ‘일본의’라는 뜻으로 발견지를 나타내는데, 프랑스 식물학자 Joseph Decaisne(1807~1882)에 의해 명명되었다. 출처 : 《춘천사람들》 -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 (http://www.chunsa.kr) |
'얼레지'와의 첫 만남 얼레지는 야산에서는 볼 수 없다. 비교적 높고 깊은 산에 가야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야생화 동호회에서 남양주 천마산 번개할 때 처음 대면했다. 고갯마루 쉼터에서 팔현리 쪽으로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는데 펑퍼짐한 사면에 갑자기 고개를 숙인 붉은색 꽃이 도열하듯 눈앞에 펼쳐진다. 요조숙녀 같다고나 할까,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이 붉은색 꽃이 바로 얼레지란다. 봄에 피는 꽃은 대체로 노란색이거나 흰색이 주종을 이루는데 숲속에 온통 붉은색 꽃밭이 펼쳐지다니. 눈앞에 밭을 이루어 펼쳐진 광경을 처음 보았을 때,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났다. 그 후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가는 길에서 본 얼레지는 잎도 꽃도 크고, 유난히 붉은빛이 선연했다. 그리고 경상남도 남해군 금산의 보리암 뒷산에서 본 얼레지는 색깔도 연하고 어딘지 외로워 보였다. ▲ 오대산 상원산 적멸보궁 가는 길에서 만난 얼레지 ▲ 남해군 금산 보리암 뒷산에서 만난 얼레지 ‘얼레지’라는 국명의 유래 산림청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추천하고 있는 ‘얼레지’란 국명은 정태현 외 3인의 <조선식물향명집(1937)>에 처음 등재된 ‘얼네지’에서 유래한다. 그 후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1980)>, 이우철의 <한국식물명고(1996)> 등에서는 ‘얼레지’라 하였다. ‘얼네지’나 ‘얼레지’는 발음이 비슷한데서 오는 표기상의 일시적 혼란으로 여겨진다. 얼레지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땐 서양의 슬픔을 노래한 시 또는 그러한 가곡 엘레지(élégie)가 연상되어 어딘지 외래식물명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우리나라 자생식물이다. ▲ 백암산에서 만난 얼레지 잎과 뒷모습 왜 이름이 ‘얼레지’가 되었을까? 그런데 왜 ‘얼레지’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혹자는 한의학에서 발기불능에 약으로 쓰는 개의 음경을 ‘엘레지’라고 하는데 이게 변해서 '얼레지'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 꽃이 피기 전 얼레지의 맺힌 꽃봉오리 모양이 개의 음경과 흡사하여 그럴 듯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꽃이 핀 모양이 연 날릴 때 실을 감는 도구인 얼레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고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하지만 잎 표면에 얼룩덜룩한 자주색 무늬가 있어 얼레지가 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 개의 음경 같이 생긴 얼레지 꽃봉오리 ‘얼레지’의 다른 국명 '가재무릇' 한편 박만규는 <우리나라식물명감(1949)>에서 얼레지를 ‘가재무릇’이라 명명하였다. 일찍이 정태현 외 3인은 <조선식물향명집(1937)>에서 ‘얼네지’를 다른 국명으로 ‘가재무릇’이라고 했는데 이와 같은 것이다. 왜 얼레지를 가재무릇이라고도 했을까? 식물분류학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없었던 민간에서는 백합과나 수선화과의 일부 식물들도 공통적으로 땅속 비늘줄기가 있다는 점에서 크게는 무릇의 일종으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백합과의 산자고를 까치무릇, 수선화과의 석산을 꽃무릇 또는 가을가재무릇, 상사화를 개가재무릇이라고도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얼레지를 생약명으로 산자고, 차전엽이라고도 한다. 비늘줄기의 약효 면에서 까치무릇과 비슷하여 산자고라 하고, 잎의 모양이 질경이와 비슷한 데서 차전엽이라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 3월 하순 백암산에서 만난 꽃이 피기 전 얼레지 군락 가재무릇의 ‘가재’의 어원에 대하여 얼레지의 꽃 모양이 민물에 사는 갑각류의 일종인 가재의 집게다리 모양과 유사한 데서 가재무릇이라고 했다는 설도 있으나 모양이 전혀 딴판이라서 설득력이 희박하다. 그렇다면 가재무릇의 ‘가재’는 어디서 온 말일까? 병마개라는 단어에서 ‘마개’란 명사는 동사 ‘막(다)’에 명사화 접사 ‘-애’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로 ‘막+애’로 형태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가재 역시 ‘갖+애’로 분석할 수 있다. 여기서 ‘갖’은 무슨 의미일까? 한자에서 같은 뜻을 지닌 글자 가운데 보통 쓰는 글자보다 획을 더 많이 써서 모양과 구성이 전혀 다른 글자를 우리는 ‘갖은자’라고 한다. 예를 들면 ‘一’에 대한 ‘壹’, ‘二’에 대한 ‘貳’, ‘三’에 대한 ‘參’ 따위와 같은 글자들과 같다. 그러므로 가재의 ‘갖’과 갖은자의 ‘갖’은 어원이 같은 것으로 파악된다. 얼레지는 무릇과 같은 백합과 식물이지만 잎 모양이나 꽃의 구성이 무릇과 사뭇 다르다. 그러나 땅속에 비늘줄기를 가지고 있는 점에서는 무릇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그래서 얼레지를 가재무릇이라 한 것이 아닐까? ▲ 백암산에서 만난 얼레지 ‘얼레지’의 학명과 뜻 얼레지를 학명으로 “Erythronium japonicum Decne”라고 한다. 속명 ‘Erythronium’은 붉은색을 뜻하는 희랍어 ‘erythros’에서 온 말인데 백합과의 유럽종은 붉은색으로 피는 꽃이 많은 데서 유래한 것이다. 종소명 ‘japonicum’은 ‘일본의’란 뜻이다. 얼레지의 학명은 프랑스 식물학자 Joseph Decaisne(1807~1910)이 처음 기재하였다. 그는 일본에 나는 붉은색 꽃이 피는 백합과 식물이란 뜻을 학명에 담아 명명했다. 중국에서는 얼레지를 저아화(猪牙花), 모저아(母猪牙) 등으로 부른다. 아마도 화피의 모양이 멧돼지의 어금니처럼 뾰족한 데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는 ‘카타꾸리(カタクリ, 片栗)’라 한다. 영문명으로는 ‘Asian fawnlily’라 한다. 미국산 엷은 황갈색 백합과 식물 비슷한데 얼레지는 아시아에 난다는 뜻이다. 달리 ‘Dog-tooth violet’이라고도 한다. 역시 화피의 색깔이 보랏빛인데 모양이 개의 송곳니 모양과 비슷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 천마산에서 만난 얼레지 ‘얼레지’의 분포와 형태적 특성 백합과에 속하는 얼레지는 세계적으로 중국, 러시아의 사할린 섬 남부, 쿠릴열도 남부, 일본 등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얼레지속에 얼레지와 흰얼레지 두 종이 자생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깊은 산 속 낙엽수림 밑 비옥한 땅에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줄기는 점차 자라면서 땅속 깊이 20~40cm까지 들어가며 그 끝에 비늘줄기가 달린다. 비늘줄기는 길이 5~6cm, 폭 1cm 정도의 긴 달걀형이며, 거죽은 연한 황갈색을 띤다. 잎은 꽃줄기 밑에 보통 2장이 달리며, 길이 6~12cm, 폭 2.5~5.0cm의 긴 타원형 또는 좁은 달걀형이다. 잎끝은 둔하거나 약간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 표면은 보통 녹색 바탕에 자주색 얼룩무늬가 있는데 수정이 끝나면 대개 없어진다. 잎자루는 길지만 땅속에 묻혀 있고 땅위에는 잎몸만 드러난다. 꽃은 4~5월에 붉은 보라색으로 아래쪽을 향해 피는데 높이 15cm쯤 되는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린다. 화피는 6장이며, 피침형으로 길이 5~6cm, 폭 0.5~1.0cm, 완전히 피면 끝이 뒤로 말린다. 화피 안쪽 밑부분에는 W자 모양의 짙은 자주색 무늬가 있으며, 그 아래쪽에 꿀샘이 있다. 수술은 6개이며, 꽃밥은 자주색이다. 암술대는 수술보다 약간 길며, 암술머리는 3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이며, 3개의 능선이 있다. 7~8월에 익는데 능선 안에 선형의 씨가 들어 있다. ▲ 얼레지 열매 '얼레지'의 종족 보전을 위한 전략 식물은 동물과 달리 나름의 독특한 전략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간다. 민들레는 씨앗에 붙어 있는 갓털을 이용하여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한다. 도둑놈의갈고리나 도깨비바늘은 열매에 달려 있는 갈고리를 이용하여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 새로운 세계로 이동한다. 봉숭아는 다 익은 꼬투리를 탁 터뜨려 씨를 멀리 날려 보내는 방법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기도 한다. 얼레지는 어떻게 할까? 뜻밖에 개미의 도움으로 영역을 넓혀간다. 녹음이 짙어지면 잎은 거의 시들어 버리고 열매가 성숙하면 3갈래로 갈라진다. 그 속에 여러 개의 길쭉한 씨가 들어 있는데 지방산, 아미노산, 포도당 등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인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고 하는 것이 씨를 감싸고 있다. 그래서 개미들은 얼레지의 씨를 열심히 개미집으로 물어 나른다. 얼레지 씨에 붙어 있는 엘라이오좀은 개미 유충들의 훌륭한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엘라이오좀을 다 먹고 난 씨는 개미의 배설물과 함께 개미집 주변에 내다 버린다. 이렇게 하여 얼레지는 부모로부터 떨어진 새로운 자리에 터를 잡아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린다. 얼레지는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개미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 개미의 식량이 되는 얼레지 씨 겉에 붙어 있는 엘라이오좀(elaiosome) '얼레지'의 수분(受粉)을 위한 전략 외떡잎식물인 얼레지는 처음 발아할 때는 잎을 하나만 달고 나온다. 점점 자라면서 해들 거듭할수록 뿌리줄기는 땅속 깊이 뻗어 내려가며 덩치를 키운 비늘줄기에 영양분을 저장한다. 무려 5~6년을 자라야 비로소 두 장의 잎이 나오고, 그제야 잎 사이에서 꽃대가 하나 나와 꽃이 핀다. 꽃향기가 없는 얼레지는 수분을 위한 전략도 독특하다. 햇볕이 없을 때 절대로 화피를 열지 않고 딱 오므리고 있다. 오직 화려한 치장으로 벌, 나비를 유인해야 하기 때문에 햇빛이 필수적이다. 벌, 나비가 활동하기 좋을 정도로 맑은 날씨에 햇빛이 나면 오므렸던 화피를 펴기 시작한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속살이 훤히 보이게 화피를 완전히 열어젖혀 화피 끝을 말아 뒤꼭지에 붙인다. 화피 안쪽에는 자주색 W자 무늬가 선명하게 나 있다. 이것은 비행하는 곤충을 안착시키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암술은 수술보다 길어서 자가수분을 방지하고 타가수분을 한다. 꿀샘이 있는 씨방으로 들어가려면 자연스럽게 다른 꽃에서 묻혀온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묻힌다. 얼레지는 종족을 번창하기 위해 나름 고도의 전략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 광덕산에서 만난 보기 드문 품종 흰얼레지 '얼레지'의 이용 얼레지는 자주색 꽃이 예뻐서 원예적 가치가 높은 자원식물이기도 하다. 5월 말경에 익은 열매를 채취하여 씨를 받아 낙엽수 아래 곧바로 뿌리면 이듬해 봄에 싹이 터서 1장짜리 잎을 달고 나온다. 여름이 되면 땅위의 잎은 시들어 버린다. 그동안 광합성을 하여 만든 영양분은 땅속 비늘줄기에 저장하고 이듬해 봄을 기다리며 휴면상태에 들어간다. 이러하기를 적어도 5~6년을 거듭해서 자라야 잎이 2장이 달리고, 그래야 꽃대를 올려 비로소 한 송이의 꽃을 피운다. 얼레지는 낙엽성 큰키나무 아래에 지피용으로 식재하여 꽃을 볼 수 있으나 워낙 성정이 까탈스러워 가꾸기 쉽지 않다. 또한 얼레지는 흉년에 구황식물로도 요긴하게 이용하였다. 봄에 새로 돋아나는 잎을 채취하여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독성을 우려내고 나물밥을 해 먹기도 하고 국을 끓여 먹기도 했다. 또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묵나물로도 이용하였다.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비늘줄기를 캐서 물에 씻은 다음 삶아 먹거나 불에 구워 먹기도 하는데 맛이 탁월하단다. 또한 비늘줄기에는 40~50%의 전분을 함유하고 있다. 강판에 갈아서 물에 담가 가라앉혀 전분을 얻는데 이것을 편율분(片栗粉)이라 한다. 이렇게 얻은 전분은 질이 좋아서 일반 요리에도 다양하게 쓰인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얼레지를 약재로 다양하게 이용한다. 잎을 짓찧어서 화상, 외상, 부스럼, 습진 등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늘줄기는 건조하여 궤양성 위장병을 치료하는 건위제로 이용하고, 콩팥의 질병과 복통, 이질, 설사, 구토를 억제하는 데도 달여 마시면 효험이 있다고 한다. ▲ 약재로 쓰거나 전분으로 식용한 얼레지의 비늘줄기(중국식물지에서 가져옴) '얼레지' 나물 채취 어제 자생 히어리를 만나보고 싶어서 꽃동무들과 광덕산에 갔다. 산 속에서 나물 채취하는 부부를 만났다. 앞에 주머니를 차고 다니며 산나물을 채취한다. 뭘 채취했는지 궁금하여 보여 달랬더니 얼레지 잎이며 산괴불주머니, 피나물 어린 순도 보인다. 생계를 위한 방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분별한 채취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얼레지가 두 잎을 달고 나와 꽃을 피우려면 5~6년이 걸린다는데 잎을 뜯어가 버리면 어찌될까? 내년에 다시 잎이 나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광덕산 고갯마루 쉼터에서는 지금도 산나물을 판매한다. 두릅나무 순도 있고 얼레지 잎도 있다. 그렇게 산나물로 맛이 있고 몸에 좋다면 재배해도 좋을 텐데. 오늘따라 꽃이 핀 얼레지가 자꾸 눈에 밟힌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이호균 주주통신원 lee12 출처 : 한겨레:온(http://www.hani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