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문화 산책-세빌리야의 이발사, prologue
오늘 아침에 챙겨 본 신문기사 하나가 내 시선을 끌었다.
바로 어제인 2014년 11월 8일 토요일자 아시아경제에 실린 것으로, 조민서 기자가 쓴 기사다.
다음은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21일부터 한전아트센터서 공연」라는 제목으로 실린 기사 그 전문이다.
「김선국제오페라단이 희가극 오페라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재밌고 유쾌한 줄거리와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나는 이 거리의 만능 해결사’와 ‘방금 들린 그 음성’등의 아리아들이 가득해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에게도 적극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지휘자와 국내외 유명 성악가들이 총동원돼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 공연을 펼칠 전망이다. 지휘를 맡은 카를로 팔레스키는 장예모 감독의 투란도트를 통해 국내에 이름을 알린 지휘자다. 또 유럽의 떠오르는 3인의 성악가 로리아나 카스텔라노, 다니엘레 안톤안젤리, 알렉산드로 펜토와 국내의 유명 성악가 이윤경, 김동섭, 강동명, 박상욱 등이 대거 출동한다. 귀족 처녀 로지나를 보고 한눈에 반한 젊은 알마비바 백작이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세빌리아의 이발사 피가로에게 가서 부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기사 중에서도 특별히 내 관심을 끈 것은 이태리 출신의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Carlo Pallesch)였다.
나와 익히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인연이라고 해서, 대면해서 통성명을 한 구체적이고도 직접적인 그런 인연은 아직 아니다.
카를로 팔레스키 그는 무대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나는 그의 지휘를 바라보기만한 관객으로서의 간접적인 인연이었다.
지난 10월 25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가을 음악소풍’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에서 펼쳐졌던 「2014대한민국 가을예술축제 폐막 공연」에서의 일이었다.
그런 가느다란 연줄의 인연이었음에도 나는 카를로 팔레스키 그에게 푹 빠지고 말았다.
그의 지휘가 너무나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제 남편입니다.”
사단법인 조선오페라단 언론홍보평생교육원 ‘문화예술최고위과정’에서 같은 원우로 만나 인연이 된, 김선국제오페라단 김선 단장의 말이 그랬다.
이번의 오페라 ‘세빌리야의 이발사’ 공연은 아내가 기획하고 남편이 지휘자로 나서는 부창부수의 것이라고 했다.
김 단장의 소개에 의하면 남편 카를로 팔레스키는 10여 년 전에 우리나라 서울의 상암경기장에서 공연됐던 오페라 ‘투란도트’를 지휘할 정도로 세계적 명성이 있는 지휘자라고 했다.
곧장 김 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VIP석으로 20장 예매합니다. 이번 예매는 남편을 위한 선물의 의미를 담겠습니다. 지난 ‘가을 음악소풍’ 공연에서 정말 열정적인 지휘로 나를 감동시킨 것에 대한 보답입니다.”
내 그 전화를 받는 김 단장의 음성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듯했다.
젖어가는 그 음성으로 한 답, 곧 이랬다.
“그렇게 선물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을 남편에게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정말 고마워할 겁니다. 아내인 제 가슴이 다 뭉클합니다.”
감동에 감동의 이어짐이었다.
김 단장의 그 답을 들으며, 나는 또 하나 감동의 기회에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그 동행을 내 마음의 손가락으로 꼽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