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마도법(天魔刀法)
만약 패악한 일을 저지른 자가 있다면, 그의 신분이 설사 신이라 해도 두고두고 그만한 대가를 받아야만 죽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심맹의 장로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선은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많은 그들이었다. 그러나 아운은 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는 호연란을 보고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후. 이제 변명을 하고 싶으면 해 봐아! 어차피 나는 듣지도 않겠지만."
호연란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
무공조차 없을 떄도 독하게 자신의 코를 들이받은 놈이다.
그녀의 자존심과 육체에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은 상처를 남기고 사라진 아운이란 존재는 그녀에게 있어서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었다. 만약 살아 있다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 죽이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온 그녀였다.
제발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살아서 만나면 자신의 상처를 지우기 위해서라도 가장 잔인하게 죽일 것이라고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었따. 그리고 정말 기적처럼 다시 만났다.
그런데 다리가 떨린다.
잔인하게 죽여야 하는데, 나타난 놈이 하필이면 권왕으로 나타난 것이다.
권왕을 만나면 ---? 하고 계획햇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깨끗한 지워진 지 오래다.
"이러면 안 된다. 이 자식도 남자다. 나는 강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다. 제아무리 권왕이라도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선 나를 어쩌진 못할 것이다. 그럼 내게도 기회가 있다."
그녀는 겨우겨우 마음을 잡았다.
두려움이 조금 가셔지자, 조금 침착해진 그녀의 시선 안으로 동심맹의 장로들과 선은들의 모습이 보였다.
특히 선은들은 아운의 잔인한 손속에 분노한 듯 서서히 아운을 향해 몰려오고 있었다.
섬광처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저들이다. 저 많은 무림의 명숙들은 권왕이 나에게 폭력을 쓰지 못하게 할 것이다."
호연란은 조금 자신이 생겼다.
어떻게 하든지 아운의 입을 막아야 한다.
그녀는 아운에게 대꾸를 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보았다.
시선 가득히 들어오는 아운의 맨 주먹을.
퍽.
주먹이 그녀의 코를 정확하게 가격하면서 그녀의 코는 뼈와 함께 완전히 뭉개지고 말았다.
"끄으."
호연란은 고통으로 몸을 떨며 뒤로 넘어졌지만. 이를 악물고 고함을 질렀다.
이제 남은 것은 악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개자식아! 내 기필코 네놈을 ----- 끄아악."
바닥에 발랑 넘어진 그녀의 오른팔을 아운이 발로 밝고 있었다.
으드득.
설마했던 선은들과 동심맹의 장로들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막을 사이도 없었다.
그 전에 호연란이 펼친 마공과 호연낭의 패퇴로 인한 충격으로 모두 주춤 거렸던 탓도 있었지만, 아운의 행동이 워낙 빠르고 추로의 망설임도 없었기에 그저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팔이 부서지는 고통으로 인해 정신이 아득해진 호연란이었지만, 그녀의 성깔은 오히려 더욱 오르고 있었다.
이는 궁지에 몰린 쥐가 나중엔 고양이에게 덤비는 것과 같은 꼴이었다.
그녀는 눈에 독기를 뿜어내면서 아운을 노려보고 고함을 질러댔다.
"이 ------ 이 개자식! 내가 네놈을 ------."
아운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끊르며 말했다.
"무위검 여대추가 제대로 전했는지 모르겠군. 내가 강호로 돌아오는 날 네년의 사지를 부러트려 죽이겠다고 했는데, 당시 이전에 나를 직접 잡치해서 네년에게 데려갔건 모대건은 본보기로 잘 죽여서 돌려보냈었지. 내년은 그보다 더 지독한 죽음을 맛보게 될 것이다."
권왕의 말을 듣은 호연란은 물론이고 동심맹의 장로들은 모두 안색이 굳어졌다.
정협으로 이름 높았던 모대건이?
동심맹의 장로들은 호연세가의 가신인 모대건이 처참하게 죽어 시체로 돌아왔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헌데 그를 죽인 당사자가 바로 아운이고, 모대건이 옛날 아운을 직접 납치했던 당자란 말인가?
듣고 있던 무인들은 모두 아연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이제 아운의 말이 점점 현실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동심맹의 장로들이나 선은들은 노강호들답게 권왕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호연란은 이를 악물었다.
이제 모든 것이 다 들통 났다는 자포자기한 마음과 함께 밀려오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모욕감 속에 다시 겹쳐지는 오기와 울화가 그녀를 못 견디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당시 모대건이 얼마나 처참하게 당해서 돌어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주먹만 한 돌맹이가 입체 쳐 박인 채 빼지도 못하게 만들어서 돌려보낸 권왕의 만행을 보고, 당시 호연란은 모대건의 죽음이 아깝다는 생각 외에는 별 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녀 역시 그 이상으로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 보았던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련 중 악착같이 덤비다가 자신의 옆구리에 상처를 낸 한 명의 낭인 무사를 죽을 때까지 몽둥이로 때린 적도 있었고, 쌍욕을 하면서 대든 청년 무사를 수십 번의 칼질로 난도질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전부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권왕에게 죽은 모대건 또한 그가 못나서 멍청하게 죽은 것이라고 오히려 죽은 자를 속으로 욕했었따.
충복이라고 자청을 했으면 주인을 위해 제대로 일이나 하고 죽을 것이지, 멍청하게 제 일도 제대로 못하고 사막에서 죽어 돌아왔다고 돌아보지 않았던 그녀였다.
즉 지금까지는 가해자였지 피해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영원히 자신은 가해자로 남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후에라도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었다면, 사람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순 없었을 것이다.
호연란은 지금 일어나는 일 차제가 현실감이 느껴지기 않았다.
너무 자신과 가문을 믿었고, 가해자인 것을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그녀였기 때문이었다.
그 믿음이 산산히 부서지면서 그녀는 갑자기 공포와 두려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자칫하면 사지가 부서진 채 걷지도 기지도 못하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당장 아프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그 고통이 지금 일어난 일이 꿈이 아니란 현실이라고 말해 주고 있었다.
호연란의 절대적인 믿음이 깨지면서 그녀의 정신은 급격하게 피폐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픔 속에서 그리고 끝까지 달려간 두려움속에서, 자신만큼은 자신이 죽인 자들처럼 처참하게 죽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생겨났다.
그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
자신이 죽인 것들이야 어차피 천하고 별 볼일 없는 쓰레기들이지만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
어찌 그런 하찮은 것들이 죽은 것처럼 죽어 줄 수 있겠는가?
그녀는 그 상황에서도 자신이 죽인 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죽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억울하게 죽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자신이 죽인 자들에게 미안함이나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 같은 것은 생각조차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과 자신은 같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자손심이 다시 끊어오른다.
두려움과 고통이 그걸로 인해 조금 희석되어 갔다.
"이렇게 끝날 순 없어. 어떻게 하든지 살아야 한다. 여기서 살아야 저 개자식에게 복수를 한다."
그녀는 아직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떻게 하든지 이 어려움만 이겨 낸다면 복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아직 자신이 가진 힘들을 사용조차 해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아운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녀의 독기 가득한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참 대단한 계집이군. 뭐 좋아. 그 정도는 되어야 다루는 맛이 있지."
아운이 다시 한 발을 들어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밟아 갔다.
"이노옴!"
그때, 고함과 함께 호연낭이 온 힘을 다해 몸을 날렸다.
그녀의 손에서 젖빛의 강기가 아운을 향해 밀려왔다.
특이하게도 그녀의 손은 마치 욕을 조각한 것처럼 반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따.
그것을 본 선은 중에 한 명이 자신도 모르게 놀라서 중얼거렸다.
"명옥수!"
그렇다. 그녀가 지금 펼치고 있는 무공은 바로 마교의 최고 무공이라는 명옥수였다. 그러나 그녀가 명옥수를 펼친다고 해서 놀라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이미 호연란이 펼친 도법이 천마인혼대법과 함께 무림의 금기마공 중 하나인 마교의 명옥천마도법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명옥천마도법과 명옥수는 명옥천마신공을 터득해야만 배울 수 있는 무공들이었다.
명옥천마신공 자체는 금기 마공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았지만, 명옥천마도법은 그 무공을 제대로 터특하기 위해선 최소 백 명 이상의 사람을 죽여야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무공을 배우면서 살행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져 자신도 모르게 잔인해지고, 사람 죽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도 한다.
살인의 맛을 알아야 터득할 수 있는 마공.
그 때문에 금기로 등록된 무공.
그래서 선은들과 동심맹의 장로들은 아운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운은 자신을 공격해 오는 호연낭을 보고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
"이젠 숨길 것도 없다. 이 말인가?"
아운의 주먹에서 연환육영뢰의 여섯 번째 주먹질인 융영추가 쏘아져 나갔다.
이미 오초식인 오금강까지 펼쳤던 아운에게 있어서 삼절파천황의 무공이 아닌 다음엔 다른 초식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다.
꽝!
두 개의 강기가 충돌하면서 아운이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러나 공격을 해 왔던 호연나은 다시 뒤로 세 걸음이나 물러서야 했다.
명옥수를 십이성까지 끌어올려 공격하고도 단 일 수에 자신이 밀리자 호연낭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
그녀는 재가 공격 자체를 취하려다가 기겁을 해서 고개를 젖혔다.
한 가닥 기운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날아갔다.
그녀는 한기가 도는 기분을 느끼며 다시 고객르 들었다가 몸을 부르르 떤다.
고개를 든 그녀의 이마를 삼살수라마정의 또 다른 암기가 뚫고 들어간 것이다.
앞의 암기는 뒤이어 날아오는 암기를 감추기 위한 공격이었고. 진짜 암수는 바로 그 뒤에 날아오는 암기였던 것이다.
그녀는 미처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제대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조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었다.
털썩.
호연낭이 쓰러졌다.
즉사를 한 것이다.
아운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저지른 악행을 생각하면 너무 편하게 죽었군. 네 년은 행운이라고 생각해라!"
단호하고 망설임 없는 아운의 손속에 동심맹의 장로들은 오금이 저려오는 기분을 느꼈고, 호연란은 자신의 그림자와 같았던 호연낭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죽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았던 호연낭이 정말 어이없이 죽었다.
호연란은 아운이 자신을 정말 망설이지 않고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믿을 수 있었다.
정말로 그는 호언한 대로 자신의 사지를 부수어 죽일 것이다.
그녀의 생각은 옳았다.
누가 말리고 어쩌고 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선 아운은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오른쪽 발을 밟아 버렸다.
으드득.
"으그그그."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호연란은 몸을 덜덜 떨었다.
욕을 하고 싶어도 고통 때문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이젠 살아나도 팔다리가 없는 병신이 된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팔다리가 덜덜 떨린다.
"멈추시오."
아운이 행동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선은들 중에 몇 명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이 어린 것은 분노였다.
아운은 냉랭하게 돌아서며 그대로 양 주먹을 휘둘렀다.
와지직.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호연란의 사지가 그대로 박살나고 말았다.
누가 나서고 어쩌고 할 사이도 없었다.
"끄으윽 ---."
호연란은 입에 거품을 물고 사지를 늘어뜨렸다.
"아미타불, 참으로 독하도다."
고함을 치면서 세 명의 선은들 중 남자 승인 하나가 양손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서려 하였따.
그러자 우칠은 철봉을 들었다가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박아 놓고 역시 양손을 휘둘러 승인의 공격을 마주쳐 갔다.
"꾸우우."
철봉 꼭대기에 입을 쳐 받고 겨우겨우 버티고 있던 설비향은 철봉이 땅을 파고들 떄의 충격으로 골이 흔들리는 고통에 기절하기 직접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기절을 하지 않는다.
꽝!
우칠과 선승이 충돌하면서 선승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고 말았다. 반대로 우칠은 그 자리에 우뚝 선 채로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
그것을 본 선은들과 동심맹 장로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우칠에 대한 이야이야 이미 충분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설마 소림의 신승에게마저 우위를 보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아운이 우칠에게 명령을 내렸다.
"비켜 줘라. 우칠!"
우칠이 한쪽으로 비켜선다.
우칠이 비켜서자 세 명의 선은들이 아운에게 다가왔다.
아운은 그들을 바라보았다.
한 명의 도사와 두 명의 승인이었다.
그중 한 명은 여승인 것으로 보아 아미의 제자임을 알 수 있었다.
두 명의 선승 중 한 명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미타불, 소승은 소림의 목영이라 합니다."
목영대사
아운도 익히 아는 이름이었다.
오십 년 전 소림에는 다섯 명의 최강 고수들이 있었다.
당시 소림의 장문인이었던 목운 대사와 사대금강이 바로 그들이었다. 특히 당시의 소림 사대금강은 소림 역사상 가장 강했던 사대금강들 중 하나로 손에 꼽힐 정도로 강했었다.
우선 그들의 수장인 목원 대사를 비롯하여 현 신주오기 중 한 명인 목우 대사. 그리고 목우 대사와 견주어 능히 자웅을 겨룰 수 있다는 목월 대사와 사대금강의 막내인 목영 대사가 바로 그들이었다.
아운이 담담한 표정으로 목영 대사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아운이라고 합니다."
"아미타불, 저 여시주가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짐작은 가지만 지금 권왕 시주의 행동은 조금 지나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림에는 질서란 것이 있고, 예의란 것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누군가를 단죄하려 한다면, 그것은 결코 옳은 일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저 여시주를 무림맹에 넘기고 정당하게 죄에 대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영 대사의 말에 아운은 담담했다.
별로 감동 받은 표정이 아니었다.
"후후. 무림맹에 심판을 말입니까? 내가 보기엔 우선적으로 무림맹과 장로원이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누가 누굴 심판한단 말입니까?"
목영 대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동심맹 장로들의 표정은 더욱 가관이다.
아운이 자신들을 빗대 놓고 한 말리안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목영 대사의 바로 옆에 있던 여승이 눈썹을 곤두세우며 물었다.
"아미타불, 그 말이 무슨 뜻입니까. 권왕 시주."
그녀의눈에 번갯불 같은 광채가 어리고 있었다.
아운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누구인지 알 턱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깨끗하고 맓은 눈동자를 보고 그녀 역시 목영 대사와 함께 순수한 열정을 가진 선승 그대로라는 것을 알았다.
"역시 뿌리가 깊은 나무는 쉾게 쓰러지지 않는 것인가? 아직도 구파일방엔 사람이 있구나. 이들 때문에 맹주부는 사십 년이란 시간을 웅크리고 있었겠지."
아운은 내심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혈궁 대전이 벌어지고 벌써 사십 년이 지났다.
그동안 무림맹의 맹주부는 갖은 암수로 무림의 뿌리를 썩게 하였고, 실제 그 독소에 당한 무림의 명숙들이 이젠 사파의 마인들보다도 더 무서운 흉인들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 작업이 무려 사십 년간 계속되었다. 이미 강호 명문파들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들이 자신의 부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온갖 패악한 직을 저지르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할 지경에 이른 상황이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그렇게 썩어 가는 무림에 아직도 목영 대사나 눈앞의 여승 같은 인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아운입니다. 스님께서는 법명이 어찌되십니까?"
"아미타불, 아미의 유청입니다."
"과연 그렇군요."
아운은 상대가 유청이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유청 신니.
아미의 칠대고승 중 막내였다.
전대 아미의 고승들 중 협의심이 가장 강했던 것으로 유명했으며, 항상 심산유곡에 틀어 박혀 오로지 무공만 수련했던 수련광으로도 유명한 고승이었다.
"휴우."
아운은 잠시 동안 유정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지금 눈앞의 여승은 세상일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고 집안일부터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호연세가 따위가 천중 이대세가의 하나로 유세를 떨면서 벌인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닐 터, 무림맹이 존재하는 지금 그들이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 ------."
유청 신니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목영 대사는 물론이고 함께 앞으로 나섰던 무당의 무진자도 할 말이 없었다.
특히 현 무림의 상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목영 대사나 무진자로서는 더욱 대꾸할 말이 궁색했다.
유청은 당혹한 시선으로 목영 대사와 무진자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난감한 표정으로 보면서 유청은 무엇인가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운은 유청을 보면서 말했다.
"후후, 그래도 다행인가? 아직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잇는 어른들이 있으니 희망은 있겠군. 내가 하는 일에 불만이 있으신가요? 이미 기회가 마련되어 잇으니 그때 해결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아운은 할 말만 한 다음, 우칠을 보고 말했다.
"그 놈을 이미 데려오너라!"
우칠은 철봉을 뽑아 거꾸로 내려놓았다.
설비향이 바닥에 누운 상태가 되자, 우칠은 한쪽 발로 설비향의 가슴을 밟은 다음 말했다.
"이놈. 철봉에 이빨 자국만 생겼어 봐라! 머리통을 부숴 놓겠다."
설비향은 기가 막혔다.
이빨로 쇠에 자국이 날 수가 있겠는가?
우칠은 설비향의 입에서 철봉을 확 잡아 뽑았다.
철봉에 설비향의 부서진 이빨들이 그대로 딸려 나온다.
"꾸오오."
괴상한 비명이 듣는 사람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철봉이 입에서 뽑아질 떄의그 아찔한 고통.
설비향만이 아는 비밀이 될 것이다.
우칠은 손으로 설비향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질질 끌어다가 아운의 앞에 던져 놓으며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주군."
아운은 빙긋이 웃은 다음 그들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오늘 너희들을 죽이지 않는 것은 자비심이 있어서가 아니다. 지금 죽이게 되면 너희들이 저지른 일에 비해서 너무 편하게 죽게 되기에 그것이 싫은 것이다. 가서 머리 맞대고 좋은 계획으로 나를 막아 보도록 해라~ 그전에 -----."
아운은 설비향의 양팔을 발로 밟아서 분질러 버렸다.."
"꺽꺽"
갈수록 이상한 소리가 설비향의 입을 통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제 그 머리 좋고 해박하다는 호연세가의 책사는 말을 할 수도 글을 쓸도 없으니 자신의 뛰어남을 자랑할 수 있는 방법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설비향의 옆에는 호연란이 입으로 침을 칠칠 흘리면서 곁눈으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그녀는 실어증이라도 걸린 듯 단 한마디도 못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오줌이 그녀의 옷을 적시며 땅바닥을 질퍽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운의 무자비한 폭행 앞에서 두 남녀는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이미 오그라든 것이다.
더 이상 아운이 자신들을 죽이지 못할 거란 생각은 꺼내지도 못한 참이었다.
그건 그렇고, 살려 준다는데 왜 이렇고 두렵고 떨리는가?
아운은 호연란과 설비향을 바로 차 버렸다.
두 사람의 몸뚱이가 그들이 데려온 호위무사들 위로 날아갔다.
호위무사들은 기겁을 해서 두 사람을 받아 들었다.
지릿한 냄새가 났지만 그것을 생각할 만한 처기가 나이었다. 아운이 그들을 보고 호통을 내질러싿.
"가서 호연각에게 전해라! 호연세가는 그동안 저질러 온 죗값을 톡톡히 치를 것이라고. 오늘 이 계집과 멍청한 쥐새끼를 죽이지 않는 것은 그냥 쉽게 죽이기에는 너무 큰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 계집과 취새끼뿐 아니라 지금부터는 누구근지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만약 패악한 일을 저지른 자가 있다면! 그의 신분이 설사 신이라 해도 두고두고 자신이 저지른 일의 대가를 받고서야 죽을 수 있을 것이다."
냉정한 아운의 말에 동심맹의 장로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운의 말이 자신들에게 내놓고 하는 말처럼 들렸던 것이다. 사실은 그런 면이 있었다.
호연세가의 호위무사들이 다급하게 죽은 호연낭의 시체를 수습하고 거의 시체에 가까운 호연란과 설비향을 둘러업은 채 아운의 눈치를 보면서 잘오원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운이 다시 한 번 냉랭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 말도 전해라! 호연세가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내가 정식으로 무림맹에 고발을 할 것인즉, 곧 무림맹의 내사가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호연세가의 무사들은 권왕의 목소리를 뒤고 한 채, 다급하게 장로원의 밖으로 사라져 갔다.
|
첫댓글 감사합니다 ~~
즐감했습니다.
즐감 입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수면 리듬 조정 중입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즐독
무협소설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므흣 러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보고 있습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
즐감하고갑니다,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잘~~~감상~~~고맙습니다~~~~~
잘보고감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감사 ;;;;;
즐독 ㄱ ㅏㅁ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