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삼변(君子三變)
군자는 세 번 변한다
君 : 임금 군(口/4)
子 : 아들 자(子/0)
三 : 석 삼(一/2)
變 : 변할 변(言/16)
子夏曰 : 君子有三變하니 望之儼然하고 卽之也溫하고 聽其言也厲니라
자하가 말하였다. “군자는 세 번 변하니, 멀리서 바라보면 엄숙하고, 그 앞에 나아가면 온화하고, 그 말을 들어보면 명확하다.”
(子張 9)
논어는 공자의 언행록이지만 제자들의 말도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제자들의 말도 결국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공자의 말로 간주할 수 있다. 이 구절 역시 자하의 입을 통해 나왔지만 공자의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하는 군자의 모습에 대해 세 가지로 요약한다. 먼저, 군자를 멀리서 볼 때는 용모가 씩씩하고 예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 매우 공손하고 진지하여 엄숙하다. 그러나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기운이 부드럽고 얼굴빛이 온화하여 친근감마저 든다.
그리고 그 말을 들어보면, 의리가 바르고 이치에 맞아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것이 조리가 있어서 누구나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용모는 엄숙하면서 온화하고, 말은 이치에 밝아 겉모습과 속마음이 모두 훌륭하게 조화된 사람이 군자라는 것이다.
이런 군자는 멀리서 바라볼 때와 가까이에서 만나볼 때 전혀 다른 느낌이 전해진다. 멀리서는 그의 근엄한 모습에 다소 긴장되고 조심스럽지만, 이런 군자를 가까이에서 대면하는 순간 그의 따스한 온기와 부드러운 표정은 긴장과 엄숙의 기운을 모두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말을 들어보면, 논리가 정연하고 이치에 합당하여 어느 누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자하의 ‘군자가 세 번 변한다’는 말은 속마음이 변한다는 것이 아니라, 군자를 대면하는 위치와 깊이에 따라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색다른 느낌이 전해진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군자는 만나면 만날수록 그의 진정한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어 감탄하게 된다는 말이다.
한 사람이 다양한 매력을 갖추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탄을 준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자하는 다양한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군자의 모습을 ‘군자는 세 번 변한다’는 말로 높이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주역의 혁괘(革卦) 해석을 보면, “군자는 표변(豹變)하지만, 소인은 혁면(革面)한다”라는 말이 있다. ‘표변’이란 표범이 변한다는 뜻이다.
표범은 겨울을 지내기 위해 가을에 털갈이를 한다. 이 때 표범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얼룩무늬가 선명해져서 완전히 다른 표범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한다. 이런 뜻에서 ‘이전의 허물을 고쳐 말과 행동이 질적으로 달라짐’을 표범에 빗대어 표변이라고 말한다.
반면, ‘혁면’은 단지 얼굴만 바꾼다는 뜻이다. 즉, 표변처럼 본질적인 변화가 아닌 ‘얄팍한 눈속임을 통해 자신이 반성하고 잘못을 고친 것처럼 보이도록 교묘하게 꾸민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표변이란 말을 ‘양심을 버리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다’는 정반대의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표변의 어원을 고려할 때, 분명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혀 이해 못할 일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옳은 일이 지금은 옳지 않은 일로 둔갑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 진정한 어른의 모습, 군자삼변
논어(論語) 선진(先進) 편에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성어로 잘 알려진 고사가 실려 있다.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자장과 자하 중 누가 더 현명합니까?”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부족하다.” “그러면 자장이 더 낫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모자라기에 둘 다 중용(中庸)의 도에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용은 유교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중은 ‘편벽되거나 치우치지 않고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다’는 뜻이다. 용은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변하지 않음’을 뜻한다. 즉 ‘중용’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올바른 도리이자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도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용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도리는 아니었다. 중용의 도를 집대성한 책 '중용'에서 공자는 “천하의 국가를 평정하여 다스리는 것도 가능하고, 직위나 녹을 사양하는 것도 가능하며, 시퍼런 칼을 밟고 서는 것도 가능하지만, 중용을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고사에 등장하는 자장과 자하는 공자의 제자들이다. 자장은 능력도 있고 적극적인 성품이지만 의욕이 지나친 면이 있었다. 동문들로부터 “능력도 있고 당당하지만 더불어 인(仁)을 행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자하는 문장과 학문에 뛰어나 공문십철(孔門十哲)에 꼽히는 제자이지만 고지식하고 소극적인 면이 있었다. 그래서 공자는 자하의 부족함을 지적하며 “군자와 같은 선비가 돼야지 소인과 같은 선비가 돼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기도 했다.
군자는 수양과 학문이 뛰어난 인물로,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수준에 도달한 사람이다. 그에 비해 소인은 인격과 수양이 부족한,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가의 제자들은 모두 군자가 되기 위해 수양 중인데 거기다 대고 “소인과 같은 선비가 되지 말라”고 스승이 얘기했으니 자하에게는 보통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논어 ‘자장’에는 자하가 군자에 대해 말했던 것이 실려 있다. 스승의 지적처럼 소극적이고 고지식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군자다운 선비가 되기 위해 스스로 목표로 삼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바로 군자의 세가지 변화, 즉 군자삼변(君子三變)의 모습이다.
자하가 말했다. “군자에게는 세가지 변화가 있다. 그를 멀리서 바라보면 위엄이 있고, 가까이서 대해보면 온유하며, 그의 말을 들어보면 엄정하다(君子有三變. 望之儼然, 卽之也溫, 聽其言也厲).”
여기서 군자의 변화란 군자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군자는 변함없는 모습을 하고 있으나 보는 사람들이 각각의 상황에 따라 군자에게서 받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먼저 멀리서 볼 때 위엄이 있는 것은 겉모습이 가볍지 않고 의젓한 것이다. 이는 겉을 꾸며서 얻는 엄숙함이 아니라 내면의 수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품격 있는 모습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가까이하기 어려워한다. 엄숙하고 당당한 모습에 압도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가까이에서 그를 대해보면 온화하고 부드럽다. 멀리서 볼 때와는 달리 사람을 대할 때 따뜻한 인간미가 드러나는 것이다. 바로 공자의 핵심철학인 인(仁)이 삶에서 드러나는 모습이다. 인은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충(忠)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서(恕)의 정신이다. 한마디로 하면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다.
마지막으로 군자는 진실하고 엄정한 말의 능력을 갖고 있다. 비록 달변은 아닐지 모르지만 했던 말은 반드시 지키는 신의가 있다. 논어 ‘이인’ 편에 실려 있는 ‘군자란 말은 더디지만 행동은 민첩하다(君子欲訥於言 而敏於行)’가 그것을 뜻한다.
엄숙함과 온화함, 그리고 말의 엄정함은 서로 어울리는 덕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세가지 품성이 어긋남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바로 군자의 진정한 모습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어른, 존경받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 통합형 인간이 되라
공자는 군자불기(君子不器) 즉 ‘군자는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과 같은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밥그릇은 밥을 담는 용도에만 쓰이고 국그릇은 국을 담는데 만 쓰인다. 이처럼 군자는 어느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과 같이 어느 한 부분에만 국한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의 뜻을 재음미 하여 보면,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 같은 부분형 인간이 되지 말고 통합형 인간이 되라는 말로 새겨 볼 수 있다. 통합형 인간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지혜를 살펴보겠다.
◈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루는 통합형의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사람의 성품에 있어서 이성(理性)이 기계와 같은 구실을 한다면 감성(感性)은 기계의 윤활유와 같은 구실을 한다 하겠다. 기계에 윤활유가 부족하면 그 기계는 뻣뻣해서 잘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지나치게 이성적이기만 하면 인간미나 정감이 없어 사람들에게 친근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이성적 바탕위에 감성이 더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룬 통합형 성품의 인간이라 하겠다.
옛 선비들은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룬 통합형 성품의 인간 즉 군자가 되기 위해 문(文), 사(史), 철(哲)과 같은 이성적 학문 바탕위에 시(詩), 서(書), 화(畵)를 익혀 감성을 기르도록 한 것이다. 복잡다단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대체적으로 감성이 부족한 생활을 한다 하겠다. 그러므로 이성적인 일상생활에서 틈새시간을 활용, 인문학이나 예술 활동과 같은 감성생활을 더하여 통합형의 삶을 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성적인 직업에 감성을 더하여 통합형 직업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 법조인, 의사, 과학기술인 등은 이성적 성격의 직업에 종사하는 직업인이라 하겠다. 이성적 성격의 직업에서 오는 감성의 부족을 인문학 , 다양한 예술적 취미활동으로 채워서 감성 있는 직업인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감성이 풍부한 이성적 직업인이 바로 통합형 직업인이라 하겠다. 시낭송하는 여의사, 색소폰 부는 경찰관, 詩를 쓰는 시장, 문학동아리 활동하는 공장 근로자들, 얼마나 낭만적이고 멋이 있는가.
◈ 양극단의 인품을 모두 갖춘 통합형 인품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
‘∼하기만 한 사람’ 예를 들어 ‘온화하기만 한 사람’ 또는 ‘엄격하기만 한 사람’ ‘강직하기만 한 사람’처럼 한 쪽으로만 치우친 인품을 지닌 사람은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과 같은 사람밖에 안 된다. 그러나 ‘∼하면서도 ∼한 사람’ 예를 들어 ‘인자하면서도 근엄함을 지닌 사람’ ‘대범하면서도 치밀함을 갖춘 사람’ ‘나무를 보면서도 숲을 볼 줄 아는 사람’처럼 양극단의 인품을 모두 갖춘 사람을 통합형 인품을 지닌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을 大人 또는 군자라고 한다. 공자는 군자삼변(君子三變 ) 즉 ‘군자는 세 번 변하여야 한다’고 했다. 군자의 제1변(變)은 망지엄연(望之儼然) 즉 멀리서 바라보면 위엄이 있어 보이고, 즉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고, 제2변(變)은 ‘즉지야온’(卽之也溫) 즉 ‘가까이서 보면 온화함을 느낄 수 있고’ 제3변(變)은 ‘청기언야려’(聽其言也厲) 즉 ‘언행이 논리 있고 합리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군자는 엄숙함과 온화함 그리고 논리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가 말한 ‘군자삼변’은 진정한 통합형 인품상(像)이 아니겠는가.
◈ 전문가이면서도 박학다식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도록 해야 한다.
생산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지난 백년간의 근대사회에서는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과 같은 일인일기(一人一技)의 전문가를 필요로 했다면 정보화와 다양화를 추구하는 오늘날의 지식정보(IT)사회에서는 두루 해박한 ‘제너럴리스트’를 요구한다 하겠다. 그러므로 틈틈이 자기 전공분야 외에 다양한 정보나 지식을 쌓아서 한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여러 방면에서도 박학다식한 ‘제너럴리스트’가 되도록 해야 한다.
◈ 신, 언, 서, 판(身, 言, 書, 判)교육을 통해 통합형 인재를 기르도록 해야 한다.
요즈음은 학생들이나 학교마다 입시와 취업이 최대목표요 가장 큰 이슈가 되다보니 학교교육이 ‘통합형 인재교육’ 즉 전인적(全人的) 인재양성교육이라기 보다는 입시위주 교육, 취업인 양성교육이 되고만 것 같다. 이러한 교육은 자칫 한 가지 용도로만 쓸 수 있는 그릇과 같은 소인(小人) 교육으로 전락해버리게 된다. 필자는 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전인적(全人的)교육방법의 하나로 신, 언, 서, 판(身, 言, 書, 判)교육을 제의하고자 한다.
그렇다.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 즉 남에게는 봄바람 같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내 자신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한 사람 즉 통합형 인간이 되도록 하자.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자위부은(子爲父隱)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變(변할 변)은 ❶형성문자로 変(변)의 본자(本字), 变(변)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련, 변)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가 뜻을 합(合)하여 마음을 고쳐 사람이 달라진다는 데서 '변하다'를 뜻한다. (련)은 실이나 말이 헝클어지듯이 사물이 뒤섞이는 일, 또 뒤섞인 것을 고치는 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는 치는 일, 무리로 무언가 시키는 일, 變(변)은 변하게 하는 일, 변하는 일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變자는 '변하다'나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變자는 䜌(어지러울 련)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䜌자는 말이 실에 꼬여버린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어지럽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變자는 이렇게 어지러운 상황을 뜻하는 䜌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을 그린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상황이 바뀐다는 뜻이다. 그래서 變자는 어지러운 상황이 바뀌었다는 의미에서 '변하다'나 '고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變(변)은 (1)갑자기 생긴 이상한 일이나 사고 (2)때 없이 생기는 재앙(災殃) (3)난리(亂離), 야단, 변스러움, 등의 뜻으로 ①변하다(變), 변화(變化)하다 ②고치다, 변경(變更)하다 ③변통(變通)하다 ④움직이다 ⑤(조정에)고변(告變)하다 ⑥놀라게 하다 ⑦다투다 ⑧속이다 ⑨어그러지다 ⑩좁다 ⑪변화(變化) ⑫변고(變故) ⑬재앙(災殃), 재난(災難) ⑭상(喪), 죽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가죽 혁(革)이다. 용례로는 바꾸어 고침을 변경(變更), 재변이나 사고를 변고(變故), 이랬다저랬다 변하기를 잘하는 성질이나 태도를 변덕(變德), 움직여서 달라지거나 달라지게 함을 변동(變動),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달라진 모양이나 모습을 변모(變貌), 성이 나서 얼굴빛이 달라짐을 변색(變色), 어떠한 대응 관계로 변화하는 수를 변수(變數),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마음이 달라짐을 변심(變心), 기원을 같이하는 개체 사이에서 형질이 다른 것이 나타나는 현상을 변이(變異), 옷차림이나 모습을 다르게 꾸밈을 변장(變裝), 절개나 지조를 지키지 아니하고 바꿈을 변절(變節), 고쳐 만듦을 변조(變造), 바뀌어 달라진 종류를 변종(變種), 질이 달라짐을 변질(變質), 변하여 바뀜을 변천(變遷), 어떤 원칙이나 법칙에서 벗어나 달라진 법칙을 변칙(變則), 변하여 달라진 상태를 변태(變態), 형편과 경우를 따라서 일을 이리저리 막힘 없어 잘 처리함을 변통(變通),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모양이나 형식 따위가 달라짐을 변형(變形), 모양이나 성질이 바뀌어 달라짐을 변화(變化), 달라져서 바뀜을 변환(變換),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갑자기 심하게 변하는 것을 격변(激變), 갑자기 달라짐을 급변(急變), 갑자기 변함을 돌변(突變), 남에게 모욕을 당함을 봉변(逢變), 변하지 아니하거나 변하게 하지 아니함을 불변(不變), 사람의 힘으로 피할 수 없는 천재나 그밖의 변고를 사변(事變), 괴이한 변고를 이변(異變), 변화가 심해 종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변화무상(變化無常),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그때그때 처한 뜻밖의 일을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임기응변(臨機應變),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상해지변(桑海之變), 높은 언덕이 변하여 깊은 골짜기가 되고 깊은 골짜기가 높은 언덕으로 변한다는 뜻으로 세상일이 극심하게 뒤바뀜을 이르는 말을 능곡지변(陵谷之變), 병풍 사이의 변이라는 뜻으로 내부에서 일어난 변란 또는 형제간의 싸움을 이르는 말을 소장지변(蕭牆之變), 아침 저녁으로 뜯어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변석개(朝變夕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