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아이
김혜천
아이가 사막을 걸어간다, 바람을 타고
열풍이 쓰다만 행간에
여기저기 나뒹구는 해골들, 불립문자다
주검을 빠져나간 웅웅거림이 귓가에 맴돌고
빤히 올려다보는 움푹 팬 동공
적막으로 쓰는 슬픈 서사
사막은 별이 되지 못한 무수한 알갱이
수억 광년 바람이 접는 주름
a와 c에 어떤 값을 넣을까
선택의 자율은 주름이 지닌 자율이다
마지막 여름이 될지 모르는 낙타
그에겐 선택지가 없다
타들어 가는 발바닥
헐떡이는 숨소리가 거칠 뿐
설산을 바라보는 사자의 용맹으로는
건기의 사막을 건널 수 있을까
돌아오지 못하는 길이어서 더 이끌리는
타클라마칸 지도는 이미
사라져 간 모나드에 저장되어 있다
아이가 사막을 걸어간다, 춤을 추면서
첫댓글 처음으로 진입했습니다^^
철학이 깃든 시
잘 감상했습니다.
'사막은 별이 되지 못한 무수한 알갱이'
멋진 표현 담아 갑니다.
고맙습니다.
환절기 건강과 시마 잘 관리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