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집/김재기-
대전시 신성동 순대 전문식당 천리집
구수한 정오가 되면
문 앞에 손님이 줄줄이 늘어선다
낡은 뱃장처럼 투박한 공간
탄탄한 나무기둥을 끼고 식탁에 모여 앉아
너나없이 뚝배기에 숟가락질 요란하다
김 모락모락
뽀얀 국물에 쌀밥 순대 한 토막 곁들여
허겁지겁 떠 넣는다
활기차게 떠드는 이야기 소리, 웃음소리
세상 사는 재미들이
깡그리 모여 있다
주린 배 움켜잡고
저녁 어스름 밟으며 골목길 돌아 찾아들던
허름한 순댓국밥집
삶에 찌들어 보일 듯 말 듯 웃음 짓던
옛 주인아주머니는 어디 갔나
웃음 가득 머금은 대박집 사장님
계산대에서 카드 영수증을 뽑고 있다
페이스북에 뜬 맛집
가업으로 대를 이어 물려주겠단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