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합평의 실제 3
티스토리 http://sweetworld-0.tistory.com/10/ 국내 코로나 변이
⑮ 박득희의 ‘코로나’
< 원작 >
코로나/ 박득희
거대한 토네이도 휩쓸고 지나간 듯
세상 곳곳 너의 흔적 안 남긴 곳이 없구나
어디서 와서 어떤 이유로
세상을 혼돈의 세계로 만드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불효와 불신의 벽을 만들면서
안개처럼 터치하며 다니는 너
유토피아처럼 높게만 느껴보던 선진국 위상
너를 대처하는 방법은 우리보다 낮음을 알게 하며
너를 또 한 번 인식시키는구나
거대한 재앙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우리의 모습
만물의 영장이라던 우리의 지난 이야기가 진정 꿈이런가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소중한 것과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시간도 되어간다는 것이다
< 합평작 >
코로나19/ 박득희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듯
흔적을 안 남긴 곳이 없구나
어디서 와서 어떤 이유로 혼돈을 만드는지
안개처럼 터치하며 흘러 다니는 너
재앙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지만
다행인 것은
소중한 것과 잃어버린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
< 시작노트 >
삶의 흐름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코로나19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고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집니다.
코로나19에 대해
숙고해보고 싶었습니다.
< 합평노트 >
이 시의 문제점은 의미를 중첩해놓아서 주제가 명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특히 “유토피아처럼 높게만/ 느껴보던 선진국 위상// 너를 대처하는 방법은/ 우리보다 낮음을 알게 하며// 너를 또 한 번 인식시키는구나// 거대한 재앙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우리의 모습// 만물의 영장이라 하던 우리의/ 지난 이야기가 진정 꿈이런가”라는 형상화는 시를 진부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코로나19의 정체성을 천착해보고자 했다면 그것을 구체화하는 단어, 행, 연으로 일관되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구절은 주제를 구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삭제한 부분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가 잘못되어 위상이 추락한 선진국의 모습을 형상화했거나, 코로나19 앞에서 나약하기만 한 인간들을 표현하는 구절이기 때문입니다.
시인들은 한 편의 시에서 너무 많은 것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적한 부분을 삭제한 합평작을 정독해보세요. 명작은 아니더라도 명확한 주제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3. 4. 4. 화룡이) >
첫댓글 재앙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지만
합평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시심으로 가득 찬 날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