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어? 여섯시가 훌쩍 이리 많이 잠을 자나? 난 여름엔 기상이 빠르고 겨울엔 느리는데 이제 겨울로 들어서 아침잠이 많아진 것같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보내고 나니 여덟시가 다 되간다 아침을 지어 먹자니 남은 팥죽으로 때우자고 그도 괜찮겠다 어제 팥죽을 맛있게 쑤었는데 운저리 회무침 먹느라 먹질 못했다 팥죽을 데워 설탕 넣어 한술 난 참 맛있는데 집사람은 별 생각없다고 아침에 감과 사과를 먹으니 밥 생각 없단다 나만 팥죽을 맛있게 한그릇
동물 챙겨 주었다 병아리들이 커가니까 물과 모이를 많이 먹는다 물을 많이 주어야겠다
아래 닭들은 모두 솔밭으로 오늘도 실컷 즐겁게 놀아라
베란다를 쓸고 밀걸레로 닦았다 아침마다 집사람이 했는데 아프니 어쩔 수 없이 내가 난 청소완 남 내 주윈 항상 어지러져 있다 주변 정리가 왜 이리 안되는지... 게으른 탓이리라
오늘은 북이 복지기동대 봉사 날 11시까지 상공마을 회관으로 오란다 시간 맞추어 나갔다
이미 많은 대원들이 나와 벌써 일하고 있다 면장님도 나왔다 반갑게 인사하고 물건 나르는 걸 도왔다 이렇게라도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1시간여 봉사하고 끝났다 점심시간이라며 모두 식사하러 가잔다 미전에 가서 오리로스 구이 술한잔 하시려냐고 하길래 난 막걸리 한잔 맛있는 안주 있으니 반주 한잔 해야지
집에 오니 내동 아산 아짐이 올라오셨다 집사람이 아프다니 위로하러 오셨나보다 어제 마을 분들 즐겁게 잘 놀다 오셨다고 잘 하셨다 년세들 많으시니 앞으로 그런 날도 몇 번이나 될까?
아짐들이 내려가시니 집사람은 서리태콩을 간추린단다 나도 같이 털어 낸 콩을 검불 걷어 내고 콩알만 간추렸다 한주먹씩 집어 검불 불어 내고 작고 벌레 먹은 콩은 버리고 좋은 콩만 따로 집사람이 다리 아프지 않다면 쉽게 할 수 있는데 몸이 자유스럽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라도 해야한다고 나에게 하라면 할 수 없겠다
아산형님 전화 오늘 별일 없으면 저녁식사나 하자고 그렇게 하자 했다
광주 아짐이 올라 오셨다 심심해서 마실 나왔단다 막걸리 한잔 하시겠냐니 그러겠다고 두부와 막걸리를 가지고 나와 한잔 연세 드셨어도 한잔 할 수 있으니 좋다 문사장이 오늘 출근하지 않았단다 혹 내가 알지 않을까 해서 왔다고 문사장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데 출근하지 않았다니... 문사장에게 전화 무슨 일 있냐고 하니 팔꿈치가 아파 병원에 갔다 와서 하루 쉰단다 많이 아프냐고 하니 작은 인대가 몇 개 끊어졌다며 오늘 하루 쉬면 괜찮을 거란다 몸조리 잘하라니 저녁 무렵 막걸리나 한잔 하잔다 술한잔 마시는 건 괜찮다고 그럼 올라오라 했다 웬만함 아프다고 쉬지 않는데 오늘은 쉬었다니 얘기나 나누어 보아야겠다
아산형님에게 전화 오늘 저녁식사는 안되겠다며 다음에 하자고 문사장 올라오라했는데 식사하러 간다면 안되겠다 아산형님도 다음에 하잔다
낮잠 한숨 자고 나오니 집사람은 마당의 서리태 콩깍지를 정리하고 있다 다리 아프니 그만 쉬어도 좋으련만 집사람이 간추려 놓은 콩깍지를 아래 닭장에 넣어 주었다 콩깍지 속에 한알이라도 있으면 찾아 먹겠지 기러기와 닭들을 불러 모았다 오늘은 잘 들어 온다 그래 이렇게 들어 와야 내가 너희들을 돌볼 수 있지 이리저리 빼면서 날 힘들게 하면 정이 떨어져 손절하고 싶다
아래밭에 내려가 베어 놓은 고추대에서 익은 고추를 땄다 익은게 꽤 있다 고추가 익었지만 빨갛지는 않다 집사람은 그래도 봄에 이걸 갈아 김치 담으면 맛있단다 늦고추라 고추씨가 많아 맛있다고
노열동생 전화 막걸리 사서 오겠단다 문사장도 오라 전화하라고 문사장이 사다 준 머릿고기 있어 한잔해도 괜찮겠다
고추를 따다 말고 집으로 나머진 내일 따야겠다
노열동생과 문사장이 올라왔다 머릿고기 썰어 전자렌지에 데웠다 이렇게 데워 먹어도 맛있다
문사장이 맨날 작업복만 입고 다니다 오늘 병원 가기 위해 옷을 한 벌 사 입었다며 자랑 쉬는 날 없이 일만 하니 특별한 옷이 필요 없었으리라 옷이 잘 어울린다며 웃었다 이것저것 맞추어 산다는 게 때론 쉽지가 않다 집사람이 그 말을 듣더니 사이즈가 몇이냐고 나와 같은 사이즈를 입는다니 겨울티를 하나 준다 나한테 파크골프 하러 다닐 때 입으라고 티를 몇 개 사주었는데 그 중에 하나를 건넨다 좋은 일이다
집사람이 점심도 먹지 않았다 하여 얼른 밥을 지었다 나만 배부른 걸로 만족하고 있었다
모두 가고 난 뒤 같이 밥 한술 얼갈이 배추가 알맞게 익어 그 한가지만으로 밥을 먹어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