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의 여행일기 (62) 임실, 순창과 담양
지난겨울에는 감기와 몸살로 곤욕을 치루었다. 나이가 들어가니 몸의 저항력도 하루가 다르다.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다. 작년 가을에 대학 동창들과 여행하기로 계획했지만 감기로 가지 못했던 임실과 순창여행을 이번에 담양을 추가해서 다녀오기로 했다.
놀러 다니기에는 계절이 이르지만 지겹던 겨울의 끝에서 기지개를 켠다.
* 여행일정 (2017 년 3 월 6 일 - 8 일 : 2 박 3 일 )
1 일 : 이천 출발 – 임실 IC – 임실치즈테마파크 – 사선대 – 초원정 – 강산에 팬션
2 일 : 순창고추장마을 – 강천산 – 메타세쿼이아길 – 송죽정 – 죽녹원 – 진우국수
3 일 : 죽녹원 – 담양IC – 이천도착
1. 이천출발 – 임실IC – 임실치즈테마파크 – 사선대 – 초원정 – 강산에 펜션
(1)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볼 사람도 없는 여행길은 바쁠 것도 없다. 이천IC에서 임실IC까지는 길 찾기도 간단하다. 휴게소가 있으면 커피도 한잔하고, 배가 출출하면 호두과자도 한 봉지 사면된다.
(2) 임실IC를 벗어나면 바로 임실치즈테마파크가 있다.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도 없고, 치즈판매장도 한산하다. 테마파크에는 식품연구소, 치즈관과 치즈공장 등이 있고, 건물만 이곳저곳에 잘 지어놓았지만, 건물 구경하러 간 것은 아니다.
<한통에 6천5백원>
(3) 치즈테마파크에서 북쪽으로 6 Km 정도 올라가면 관촌면에 네 명의 신선이 노닐었다는 사선대(四仙臺)가 있다. 조각공원과 해피랜드, 언덕 위의 운서정(雲棲亭) 등이 있으나, 옛 모습은 간 곳이 없고 잘 정돈된 유원지다.
<사선문>
<영벽정>
<운서정>
(4) 점심을 해결하고자 유일하게 문을 연 식당이 초원정이다. 메뉴판에는 여러 가지메뉴가 있으나, 메기탕 또는 새우탕 중에서 선택하란다. 2인분이 3만5천원이다.
<초원정>
(5) 강진면에 숙소를 예약한 ‘강산에 펜션’(1박에 6만원)에 여장을 풀고, 근처의 옥정호(玉井湖)와 섬진강댐을 둘러보기로 했다. 섬짐강을 막아 조성한 호수가 옥정호다.
<옥정호>
<섬진강 댐>
<강산에펜션>
(6) ‘강산에 펜션’에 투숙객은 우리 두 사람밖에 없다. 저녁은 당초에 강진에서 유명한 추어탕 집, 천담집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강산에 펜션이 식당을 겸하고 있어, 다슬기탕(8천원)으로 떼웠다.
<강산에펜션은 강진교 남단에 있다>
2. 순창고추장마을 – 강천산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 송죽정
(1) 아침에 밖을 보니 온통 눈 천지다. 이천에서도 보지 못했던 눈이 밤새 소복이 쌓였다. 봄놀이 나왔다가 흰 눈 세상을 맞았다. 그러나 도로는 벌써 녹아내리고 있어 운전에는 지장이 없었다. 강진에서 27번 국도를 따라서 남진하면 순창이 나오고 고추장마을이 있다.
<초가집 미니추어>
<행사상품으로 2통에 6천6백원>
(2) 고추장마을에서 24번 국도를 들어서서 강천산 안내표시를 따라가면 강천산군립공원이 나온다. 강천산 입구에는 겨울 등산을 나온 사람들도 눈에 뛴다. 강천산 입장료는 경로대우를 받으면 무료이다. 가을에는 단풍이 일품이라지만, 지금은 눈이 쌓여 입구에서 20m 쯤에 있는 병풍폭포까지 갔다가 돌아섰다.
<강천산 입구>
<병풍폭포>
(3) 강천산 입구에서 나와 24번 국도를 서진하면, 담양읍을 가기 전에 8.5Km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에서 최고상을 받은 길이다. 눈이 질퍽하고 바람이 차갑다. 여름에 나뭇잎이 무성할 때는 좋은 경관이 될 것이다. 이곳에도 입장료는 있으나 경로대우는 무료이다.
(4) 담양읍내에는 이름난 대통밥 한정식집 송죽정이 있다. 대통밥(1만원)과 떡갈비, 죽순회와 게장이 추가되면 ‘송죽정 정식’으로 2만원이다.
<송죽정>
3. 죽녹원 – 진우국수 – 김순옥댓잎도너츠
(1) 죽녹원(竹綠苑)은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에 조성하여 2003년에 개원한 대나무정원으로,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 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km의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산책로와 시가문화촌으로 구성되어있다.
죽녹원안에 숙박시설로 한옥체험관이 있다. 죽향당 국실은 6인용한옥(1박에 8만원)으로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있다. 그러나 일반펜션처럼 식사준비는 할 수 없다.
(2) 죽녹원의 ‘추성창의 기념관‘은 일제 강점기에 호남의병의 항쟁을 촉발시킨 의병장 고경명과 6천여 의병의 순국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역사적 현장을 복원한 곳이다. 또한 8개의 산책로, 전망대인 봉황루와 송강정, 여러 개의 정자와 기념물이 산재해 있다. 겨울인데도 푸른 댓잎이 울창하다.
<봉황루>
<송강정>
<추성창의 기념관 입구>
(3) 죽녹원 정문 앞에는 수십 개의 국수집이 늘어선 ’국수거리‘가 있다. 메뉴는 국수집이 모두 똑같다. 정가 4천원의 멸치국물에 말은 소위 ’잔치국수‘다. 담양읍내를 돌아보다가 내일 아침식사를 위해 ’김순옥댓잎도너츠’가게에서 도너츠(18개)를 1만원어치 샀다.
4. 담양IC – 이천도착
(1) 집에 있을 때는 여행을 가고 싶어도, 사흘을 못 넘기고 집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침에 숙소를 나서는데, 어젯밤에 내린 눈발이 댓잎에 소복이 쌓여있다. 봄나들이가 겨울을 넘지 못하고, 눈 구경으로 올해 겨울은 끝이 나려나 보다.
(2) 올 때는 임실IC를 들어왔지만, 갈 때는 담양IC를 통해서 돌아가면 된다. 한시가 여삼추라. 배고프면 휴게소 신세를 지면된다. 집이 천국이다. 나는 천국으로 간다.
* 여행후기
(1)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이라던가. 입춘과 경칩이 지났건만 봄 같지 않는 시절이다. 다음 주에 충주호, 그 다음 주에 진안 마이산 숙소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마음만 앞서 봄을 찾았지만, 겨울구경만 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