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은 선수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프로농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 누리는 축제이다. 이 축제에서 팬이 가장 좋아하는 이벤트라면 평소 좋아하던 선수를 직접 만나고, 사인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지는 팬사인회일 것이다. 이날 팬사인회에장에도 팬들의 발길은 끊일 줄을 몰랐다.
그 중에서도 팬사인회 최고 인기 MVP는 단연 동양의 김승현.
김승현은 길게 늘어선 팬의 행렬을 보면서 새삼 자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이상민-추승균-전희철의 KCC 3인방이, 3위로는 수퍼루키 TG의 김주성이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가 코트를 떠난 후에도 끝까지 남아 싸인을 하느라 수고(?) 아닌 수고를 했다. 그놈의 인기가 뭔지...
2002-2003 올스타전 팬사인회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대구동양오리온스- 김승현, 박지현
루키 올스타 경기후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은 두 선수,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팬들 한명 한명의 이름을 귀담아 들으며 사인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KCC와 동양은 사인을 받기위한 팬들이 많아 유독 줄이 길었는데 역시 최고 인기구단의 최고 인기선수들은 올스타전에도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진을 찍는 팬들, 언제 준비를 했는지 티셔츠 손수건 농구공 다이어리 등 갖은 소지품을 꺼내 사인을 받는 열성 팬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울산모비스오토몬스- 정훈, 아이지아 빅터
2m의 두 미남과 멋진 정장, 평소 경기장에서 절대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라 더욱 눈이 부셨다. 세련된 그레이톤의 정장을 차려입은 정훈과 짙은 검은색 정장에 깔끔한 넥타이를 맨 빅터가 사인회 자리에 앉았다. 팬들에게 다정한 미소로 자상함을 보여준 정훈 선수, 루키답게 성실한 자세로 사인에 여념이 없었고 검은 옷을 입은 빅터의 무게감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던 팬들은 이내 빅터의 장난기에 이런저런 포즈를 요구하는등 분위기는 사인회 내내 화기애애했다.
서울삼성썬더스- 서장훈, 주희정
이날 삼성구단에서는 주희정과 서장훈이 팬사인회를 하였다. 경기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사인회가 시작되면서 나타난 주희정은 깔끔한 정장에 선구라스를 쓰고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올스타와 루키의 게임과 포카리스웨트 번외경기까지 치루고 난 서장훈은 사인회 내내 지친 모습이 영력했다. 삼성에서는 별다른 팬서비스는 없었지만 사인 하나하나에 정성을 가득 담은 두 선수의 사인만으로도 팬들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사인회에서도 최고의 실력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사인회 시작 20분만에 준비한 사인지가 동이 나며 사인회를 마감하였다.
안양SBS스타즈- 안토니오 왓슨, 퍼넬 페리
왓슨과 페리 두 선수가 검은 수트 차림으로 말쑥하니 차려입고 등장했다.
특히 페리는 검은색 가죽 중절모로 코디해 이날의 베스트 드레서 정도로 뽑힐 패션감각을 보였다. SBS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모여든 팬들은 자신이 응원할 때 입는 썹터 유니폼에 직접 사인을 받았다.
페리는 2년차 용병답게 그동안 공부(?)한 한글실력으로, “페리”라고 사인에 직접 자신의 이름을 덧붙여 주기도 하였다.
이날 구단에서 마련한 SBS화보집을 받은 팬들은, 화보집의 선수들이 나온 페이지에 직접 사인을 받아 정작 준비된 사인용지는 외면 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팬들 중에는 이날 경기에 출전한 감독들에게 받은 공을 들고와 사인을 받은 팬들도 있었다.
왓슨은 소녀팬이 준비한 음료수를 받아 흡족해 하는 웃음을 짓기도. 왓슨은 화보에 나온 자신의 사진을 매우 맘에 들어 하며, "본인은 맘에 드는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지"하며 궁금해했는데, 한 팬의 "Wonderful!"이라는 대답을 들은 후에 만족하는 듯 대답을 재차 확인했다. SBS 응원도구인 노란 손수건을 나란히 들고 온 커플팬이 사인을 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SK나이츠- 황성인, 이한권
마치 모델같은 말쑥한 정장차림의 이한권과 편한 후드점퍼 차림의 황성인이 대조를 이룬 SK나이츠 팬싸인회 현장. 20분여 동안 이한권, 황성인 선수는 개인 사진에 정성스레 싸인을 해서 200여명의 팬들에게 증정했다. 그런데 옷발에 눌려서일까? 젊음에 밀려서일까?
한동안 이한권에게만 팬이 몰리자 "내꺼(사인용지) 왜 이렇게 많이 갔다놨어?" 라며 황성인이 투정을 부리기도. 한참을 질투 어린 시선으로 이한권을 바라보던 황성인, "기분좋냐? 좋겠다?"며 은근한 구박을 하기도 했다. 이한권의 속마음은 '그래두 좋은걸'
인천SK빅스- 문경은, 한정훈
회색톤 세미정장 스타일로 맞춰입은 SK 빅스의 두 미남 슛터 문경은과 한정훈이 자리한 팬사인회 현장. 문경은 선수의 유니폼에 사인을 받는 열혈팬을 시작으로 30분 동안 300명 이상의 팬들이 꾸준히 밀려 들었다. 열성팬들이 팬북에 삽입된 선수단 사진에 문경은, 한정훈 선수의 싸인을 받아가는 것만으로 만족할리는 없었다.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팬들, 문경은 선수의 번호를 따려는 작업성(?) 멘트를 날리는 여자팬부터 "형, 저 다음에 올라오면 술한잔 사주세요!”라는 투박한 인상의 남자팬 등이 문경은, 한정훈 선수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창원LG세이커스- 조우현, 정선규
자리 선정이 잘못된 탓인지 현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LG의 사인회 현장은 다소 썰렁한 느낌이었다. 조우현, 정선규 선수도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 그러나 몇몇 팬들에게는 이것이 오히려 호기가 된 듯 했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있는 두 선수에게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청하는 팬들도 많았으며, 그들의 마스코트이자 작년 올스타게임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던 카이 홀맨 역시 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KCC 이지스- 이상민,전희철, 추승균
올스타 팬 투표 1위의 영예를 차지한 이상민의 인기는 팬 사인회 현장의 열기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많은 팬들이 사인회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KCC쪽으로 모여들었고 국가대표 3인방 전희철-추승균-이상민이 각각 마련된 사인 용지 위에 정성껏 사인을 해주었다. 이상민의 경우 그의 얼굴이 새겨진 다이어리가 인기가 높았으며 유니폼이나 공위에 사인을 요청하거나 악수를 요청하는 팬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수코리아텐더푸르미- 에릭 이버츠, 안드레 페리
코리아텐더는 올스타멤버로 뽑힌 에릭 이버츠와 안드레 페리가 팬사인회를 했다. 두 선수 모두 팬들의 싸인 요청에 일일이 응해주며 즐거운 모습 연출. 에릭 이버츠는 부인을 대동하여 올스타에 뽑힌 자신의 인기를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팬들에게 선물로는 구단 팬북과 티셔츠 제공하기도.
원주TG엑써스- 양경민, 김주성
TG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슈퍼루키 김주성. 김주성은 이날 팬사인회 현장에서 팬들이 폭발적으로 밀리며 많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반면 고참 양경민이 약간은 소외된 기분. 양경민은 금방 사인회 현장을 떠나고, 김주성은 아주 장시간 사인을 위해 손을 놀렸다. 기자의 "팔 아프지 않냐?"는 질문에 "아니요. 그저 즐겁습니다" 라고 화답. TG는 기념품으로 두건과 다이어리 등에 싸인을 해서 팬들에게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