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자루를 들고 옥수수 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옥수수밭이 휑하니 텅 비었습니다.
옥수수대가 다 넘어지고 옥수수가한개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산돼지들이 몰려와서 잔치를 벌린 것인데 어떻게 그렇게 아주 한개도 없이 깡그리 먹어치울 수 있는가?
나는 아내에게 말을 하고 마을에 전화하여 옥수수 두 포만 보내달라고 전화하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두 아들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대전 살레시오에 기숙하면서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오늘 그곳에 가려고 하는 참인데 이런 일이 생긴 것입니다.
마을에서 옥수수 두 포가 왔습니다. 우리는 차에 싣고 바로 대전으로 향합니다.
대전 정림동의 살레시오 수도원은 엄청 큽니다.뒤에는 청소년들이 머무는 집이 두줄로 세워져 있고, 앞은 운동장이고 그 옆에는 수사님들이 머무는 이층의 살레시오 건물과 성당이 있습니다.
또 앞쪽으로는 사제들이 머무는 이층건물이 있고 그곳에도 성당이 있습니다
우리 두 아들들이 그동안 키도 크고 더욱 명랑해져 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우리가 가져간 욱수수를 쪄서 모두 먹게 합니다.
우리는 두 아들을 만나 반가움에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TV를 봤습니다.
그날은 2002년 8월 31일입니다.
지금 루사태풍이 우리나라에 온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강원도 우리집으로 가는게 아닌가?
"자기야 저기 좀 봐봐"
"어머나"
아내도 놀랍니다.
"우리 지금 돌아가야겠다"
루사태풍의 규모가 너무 엄청나서늦으면 혹시 우리가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신부님 수사님들과 작별하고 강원도로 향하여 출발을 하였는데 대전에도 엄청 큰 비가 쏟아집니다.
아내는 보은을 지나 청주로 해서 충주로 가는데 비가 점점 더 거세 지고 바람이 세게 붑니다.
우리가 태백까지 왔는데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큰일났는데,! 우리가 들어갈 수 있을 런지 모르겠다"
아내가 속도를 냅니다.
풍곡에 이르자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비가 마치 물폭탄 처럼 쏟아집니다.
우리가 덕풍계곡으로 들어서자 계곡물이 이미 범랍하기 시작합니다.
낮은 곳은 이미 물바다같습니다.
아내가 그곳을 지나자 굉장한 물보라가 퍼져 나갑니다.
"좀 더 달려"
아내가 더욱 속도를 냅니다.
계곡물이 마치 성이난듯이 마구 요동치며 흘러갑니다.
우리가 구룡소에 이르자 이미 그곳이 완전히 바다같이 길이 파묻혀 버렸습니다.
"자기야 최고의 속도를 내 !"
그러자 아내가 거의 차가 물에 잠길만큼 물속을 통과하고 간신히 밖으로 나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와 ! 자기 정말 잘 했어, 우리가 5분만 늦었아도 집에 들어갈 수가 없었을 꺼야"
우리가 언덕을 올라 집에 이르니 마당에 있는 대형 물통에 물이 철철 넘칩니다.
나는 물통을 쏟아냈습니다.
우리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나는 TV를 켰습니다. 루사태풍이우리집을 완전히 덮고 있습니다.
우리집 뿐만이 아니라 호산 삼척 강릉까지 완전히 암흑입니다.
"큰 피해가 나겠는걸?"
내가 밖을 나가니 우리집에 오르는 길 가운데에는 봉고차 한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후에 안 것은 덕풍마을에서 계돈 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놀다가 돌아가면서 구룡소를 건느지 못하고 우리집에 올려 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걱정이 됩니다. 좀 더 위로 올려둘것을
100m앞의 쌍둥이 아치형의 철제다리가 쓰러질듯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저러다 넘어지겠는걸!`
그러자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져 버리는게 아닌가?
마당의 물통이 어느새 물이 철청 넘칩니다. 나는 다시 쏟아버렸습니다.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방으로 들어왔는데 금방 날이 저물었습니다.
계곡 물 속에서 바위들이 굴러가는 소리가 밤새도록 굉음으로 들려오는데무시무시합니다.
우리부부는 잠을 자면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계속)
첫댓글 루사 태풍의 한가운데서.... 귀추가 주목 됩니다.
어서오세요 금명님 우리도 애를 먹어요 하하하 감사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아 멘!
베드로님 오셨어요? 저는 그렇게 무서운 태풍을 처음 봤어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