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가다 앞에 앉은 7명의 승객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디지털 중독증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면서 마음이 씁쓸했다. 정말 주변을 보면 ‘가족이나 친한 친구 전화번호를 잘 모른다’ ‘쉬운 계산도 못한다’ ‘방금 전의 대화내용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디지털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사용하고 있는 기기가 사용자의 생각만큼 빠르게 작동하지 않으면 수시로 리셋버튼을 누르는 것이 습관화되어 현실세계 역시 즉각적인 리셋이 가능할 것이라는 ‘리셋 증후군(Reset Syndrome)’도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깊이가 결여되고 즉각성을 특징으로 삼는 디지털시대 속에 ‘기도의 사람’ 조지 뮬러(Geroge Muller)는 “응답이 이루어질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범하는 커다란 잘못은 끈질기게 기도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기도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내하며 기도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다면 그것을 얻을 때까지 기도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인내나 기다림 등의 단어가 사문화(死文化)된 2013년 디지털시대 사순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다. 대세를 거슬러 인내의 기도무릎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가 얼마 전 겪은 일이다. 진료실 앞 복도에서 진료 순서를 기다리던 두세살 된 아이가 잡지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동작과 똑같았다. 김교수는 "아이 눈에 잡지가 스마트폰으로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유아들의 스마트폰 중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김교수는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고 조작하기가 컴퓨터보다 쉬워 어린 아이들이 손쉽게 가지고 놀 수 있다"며 "작은 단말기여서 몰입도가 높고 중독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는 중독 뿐 아니라 아이들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팝콘 브레인', 약한 자극에 뇌 반응 안해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지면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이 용어는 스마트폰의 게임·동영상을 자주 보는 바람에 빠르고 강한 정보에는 익숙하고 현실 세계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을 안하는 뇌를 빗댄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학 정보대학원의 데이비드 레바이 교수가 몇 년 전 처음 주장했다.
밸런스브레인 뇌균형운동치료센터 장원웅 연구원장은 "이 현상은 뇌 발달이 활발한 어린 아이에게 더 심하다"고 말했다. 밸런스브레인에서 하루 평균 두세 시간씩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하는 11세 초등학생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같은 나이 학생의 뇌 기능을 테스트했다. 일정하게 깜빡거리는 불빛과 소리에 맞춰 손뼉을 치거나 발을 구르도록 했는데,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는 반응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렸다. 장원웅 원장은 "불빛·소리처럼 강도가 약한 시청각 자극에 대한 반응 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청각만 자극, 지능 발달 저하
스마트폰 게임·동영상은 시청각 자극만 과도하고, 후각·촉각·미각은 자극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능 발달에 안 좋다. 뇌 발달이 한창 때인 아이는 오감(五感)을 골고루 써야 한다. 그래야 신경세포를 잇는 시냅스에 자극이 충분해 신경회로가 정교하게 형성되면서 지능이 좋아진다. 스마트폰 동영상이나 게임은 또 장면 전환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뇌의 정보 처리 속도가 이를 못 따라가면서 집중력·주의력이 떨어질 수 있다. 김영훈 교수는 "요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느는 것은 이른 나이에 영상 매체를 너무 많이 접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인터넷 게임 중독 때문에 뇌의 구조까지 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1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 대학생 18명과 2시간 미만 인터넷을 하는 대학생 18명의 뇌를 MRI로 찍은 결과, 사고·인지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의 뇌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이 될 수 있다. 2세 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 못하게 하고, 2세 후에도 30분~2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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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귀 못 알아 들으면 뇌발달 의심스마트폰 중독 여부를 체크하는 방법이 있다. 6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30개월이 넘었는데도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15개월이 지났는데도 나무 토막 등의 블록쌓기 등을 못할 때 뇌 발달 지체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6세가 넘었다면 좌우 뇌 불균형을 확인해 보는 자가진단법
〈표〉을 이용해보자.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좌뇌만 발달하고 우뇌 기능은 떨어진다.
미국소아과학회는 2세 이하 유아에게는 스마트폰, TV, 인터넷을 아예 보여주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2~7세에도 30분 이상은 보지 않도록 해야 하고, 7세 이후에는 2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하는지, 얼마나 오래 하는지 기록하게 해서 스스로 과사용 여부를 인지하게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간에 장난감 놀이를 하거나, 창밖을 보게 하는 등 쉬는 시간이 있으면 스마트폰에 몰입된 두뇌가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스마트폰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놓아두면 습관적인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체조선수 손연재(19)가 명품가방 논란에 휩싸였다.
2013년 연세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에 입학한 손연재는 7일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이날 손연재는 트랜치코트에 검은색 스키니진을 착용했다.
손연재는 갈색의 가방을 함께 들었는데, 이 가방이 영국의 명품브랜드 제품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신입생이 명품 가방을 드는 것이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손연재 개인의 자유다”, “손연재는 명품백 들면 안되나?” 등의 의견도 있다.
손연재는 다음주까지 국내 활동을 마무리하고 15일 훈련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에어비앤비(airbnb)는 일반 가정의 빈방을 여행자들에게 알선해주는 ‘빈방 공유 사이트’다.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네이선 블래차지크 등 3명이 공동창업한 지 4년 만에 기업가치가 2조2000억원이 됐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5만명, 누적 이용건수는 1000만건으로 세계 최대 호텔 체인 힐튼을 능가할 정도다. 온라인 사이트 하나가 이처럼 큰 기업으로 급성장한 성공 키워드는 바로 ‘공유’다. KBS1 <시사기획 창> ‘공유…경제를 바꾸다’ 편에서는 에어비앤비의 창업자로부터 아이디어 탄생의 배경과 성공의 비결을 듣고 최근 불고 있는 공유 경제의 미래를 살펴본다.
공유는 빈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차량, 자전거, 가전제품, 사무실, 음식, 경험, 지식까지 그 대상은 무한대다. 쓰지 않는 물건 등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협력적 소비’라는 새로운 방식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공유 경제는 소비시장에 일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과잉소비에 익숙한 사람들이 현명한 소비자로 바뀌고 있고 사람들은 자원의 한계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공유 경제의 개념은 외환위기 사태 이듬해인 1998년 한국에 널리 퍼진 ‘아나바다’ 운동과 흡사하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개념이다. 기존 임대 서비스와 다를 바 없다. 이 같은 현상이 ‘공유 경제’로 구분돼 개념화된 이유가 뭘까. 이 소비방식은 언제부터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됐을까. 전문가들은 공유 경제가 상대방은 물론 이를 연결해준 플랫폼에까지도 경제적 이득을 준다고 말한다. 공유 경제는 지속가능한 것인지, 기존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증을 풀어본다. 방송은 19일 오후 10시.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한기호의 다독다독]당신,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최근 새 정부가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위기에 시달렸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IMF 외환위기, 노무현 정부의 ‘카드대란’,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렇습니다. 위기가 거듭될수록 우리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경제 하나는 살릴 것으로 기대했던 이명박 실용정부 5년 내내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바람에 우리는 스스로 치유를 하면서 많이 참고 기다렸습니다.
올해 ‘원칙과 신뢰’를 중시한다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써 박 대통령이 내걸었던 약속 중에 지켜진 것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경제민주화’ 같은 비전은 헌신짝처럼 내던져진지 오래고, ‘조폭 의리’의 인사만 난무하는 바람에 올바른 사람을 찾아 쓰는 용인술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이번에도 위기가 어김없이 닥칠 것 같은 공포감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출판시장은 벌써 그걸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에,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총체적 불안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래도 그 시기에는 ‘벤처열풍’이라도 불어서 누구라도 노력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이라도 꿀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의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성공’이라는 담론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말기입니다. 자신의 꿈을 최대한 좁혀 놓고 그것이라도 이뤄지면 다행이라는 심리가 작동했습니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주인공들이 매주 목요일 오후에 잠시 만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출판시장을 관통한 유일한 키워드가 ‘셀프 힐링’이라는 것은 전에 말씀드렸습니다.
지칠 만큼 지친 대중이 최근에는 친구 같은 멘토가 던져주는 한 줄의 어록에 그나마 위안 받았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 이상 쌤앤파커스)이 바통을 이어가며 출판시장을 휩쓸었습니다. 합해서 500만부가 팔리는 우리 출판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대중의 삶이 얼마나 피폐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위기를 하도 겪으니 도가 트는 모양입니다. 대중은 <합리적 행복>(올리버 버크먼, 생각연구소)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긍정의 심리학에 도취해 삶을 낙관했다가 좌절하고 급기야 ‘멘붕’에 빠지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일종의 비관론에 빠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더러 불행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며, 슬프기도 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이지요.
‘합리적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기 내면의 삶을 향해 비스듬한 자세를 취하는 것, 잠깐 멈춰 서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것, 긍정적이고 가장 짧아 보이는 길은 대개 보다 심오한 행복으로 가는 확실한 길과 다르다는 것을 흔쾌히 인정하는” 사고방식을 공유합니다.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성공한 사람을 따라 하거나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보다는 하기 싫었던 일을 찾아서 하는 것입니다.
10년 동안 정치인으로 살다가 ‘자유인’으로 돌아온 유시민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아포리아)에서 유시민은 “사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품위 있게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존엄’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스스로 설계하지 않은 인생을 ‘닥치는 대로’ 열심히 살아보았자 삶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절대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패부터 당당하게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증거도 많습니다. 신간 소설이 전반적으로 침체하는데도 <레미제라블> 같은 고전을 읽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고,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주현성, 더좋은책) 같은 소프트 인문학 서적이 붐을 이루고,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야기에 목말라하는 것 말입니다. 인기인들이 버킷리스트를 따라해 보던 <남자의 자격>이 폐지되는 반면에 아빠가 아이와 함께 하기 싫은 일을 해보는 <아빠! 어디 가?>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이나, 여섯 살 지능에 불과한 아빠의 딸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그린 ‘웃픈’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이례적인 폭발적 인기 또한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회사와 가족만을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가 이제 숨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50대인 700만명에 이르는 1차 베이비부머(55~63년생)의 은퇴가 시작되고, 40대인 600만명에 이르는 2차 베이비부머(68~74년생)의 대부분은 자식들 교육 때문에 등골이 휘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저 앞만 보고 평생을 달리느라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그들이 불안, 화, 우울, 분노, 탈진, 돈 등의 화두에서 벗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3포’나 ‘6무’ 세대로 불리는, 그들의 자식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부모 세대를 원망했습니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결과를 보고 그들은 ‘멘붕’에 빠져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제 ‘아버지’와 화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딸 서영이>의 서영처럼 부모세대도 ‘꿈’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래서 올해는 ‘삶’과 ‘죽음’, 그리고 ‘가족’이라는 화두에 온 세대가 매달릴 것 같습니다.
<한기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입력 : 2013-03-18 21:31:58ㅣ수정 : 2013-03-18 21:31:58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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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장 (도법 스님의 삶의 혁명)
- 도법(승려) 저 다산초당 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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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네티즌리뷰[16건]
13,000원 → 11,700원(-10%) eBook 7,800원
- 도법 저[[[sh_passage]]]다산초당
- 소개 삶을 송두리째 깨우는 도법 스님의 가슴 아픈 직언!도법 스님의 삶의 혁명『지금 당장,』. 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며 쌍용차 사태, 제주 해군기지 문제 등 사회의 첨예한 분열과 갈등의 현장에서 평화의 길을 찾고 있는 도법 스님이 갈등과 분열로 병들어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젊은 당신에게
도법 스님이 건네는 성찰과 깨달음의 메시지
2012년 대선이 끝난 이후, 갈등과 불신이 전염병처럼 번져가고 있다. 승자와 패자 할 것 없이 상처를 입고 있다. 경제는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청년은 취업하지 못하고 중년은 일자리를 잃는다. 노동자와 노동자 사이도 단절되고, 이웃과 이웃이 얼굴을 멀리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새해가 밝았지만 어디에서도 희망을 말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고통 속에서 젊은 당신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세상이 아우성이다. “너도 나도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고 하는 갈망과 절규가 우리를 더욱 더 큰 아픔과 암흑 속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일상에서 고통을 받으며 “이른바 ‘국민멘토들’이 명약이라고 주장하고 내놓은 처방전을 찾아 정처없이 유랑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며 쌍용차 사태, 제주 해군기지 문제 등 사회의 첨예한 분열과 갈등의 현장에서 평화의 길을 찾고 있는 도법 스님이 새 책 『지금 당장,』을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스님은 자기 자신의 삶부터 직시하고 직면해서 스스로 명약이 되라고 일갈한다. “교회 앞에 엎드려 절해야 한다면 절하겠다는 심정으로, 청와대에 가서 읍소하라면 읍소하겠다는 심정으로” 쓴 이 책은 도법 스님이 갈등과 분열로 병들어가는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당신에게 직설어법으로 건네는 삶의 지침서이다.
“위로와 치유의 설탕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유랑하고 몰려다닐 것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세상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그 명약으로 탈바꿈되어야 합니다. 직시하고 직면하여, 인간이라는 존재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용기를 내야, 비로소 고통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_서문에서
“그 누구, 그 무엇, 그 어디, 그 언제가 아니라 지금 바로 직면한 자기 자신의 실상을 직시해야 합니다. 자신의 실상, 자기 본래 모습을 사실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면 그곳에 길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_76쪽
[크리틱] ‘힐링’이라는 돌팔이 / 문강형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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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형준 문화평론가 |
한국 사회에서 종교가 담당해왔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치유’이다. 문학이나 대중문화 속에서 교회나 성당, 사찰은 상처받은 이들이 안식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그려지곤 한다. 쫓기는 자들, 갈 데 없는 자들, 몰락한 자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장소, 그래서 때로는 거대한 사기극이 벌어지기도 하는 장소. 지상의 불쌍한 이들은 천상을 바라봄으로써 지금껏 누리지 못했던 ‘치유의 은사’를 경험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곳과 마찬가지로 종교 역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업종변경을 한 사회에서 영혼을 치유하는 역할은 속세에 전가되기 마련이다.
요즘 번성하고 있는 ‘힐링’이라는 브랜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예컨대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녹음이 우거진 야외에서 유명인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준다는 포맷을 가지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이곳을 통해 일종의 대중적 신고식을 치렀다는 점은 프로그램의 인기를 증명해준다. 이 프로그램에서 ‘상처의 치유’라는 말뜻을 가진 ‘힐링’은 진지함과 심각함보다는 즐거움과 예능으로 나타난다(‘기쁘지 아니한가’?). 진지한 말과 심각한 의미를 극도로 기피하는 사회에서는 이처럼 상처와 치유의 과정마저도 가능하면 가볍고 발랄하게 재현하려 노력한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힐링’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딱 그만큼의 무게를 지닌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서점 검색창에 ‘힐링’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나오는 수많은 정체불명의 책 제목들, 가령 ‘힐링 육아’, ‘힐링 코드’, ‘힐링 브레드’, ‘힐링 가든’, ‘힐링 모차르트’ 등은 우리 사회에서 ‘힐링’이라는 말이 어떤 식으로 범람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최근 박근혜 후보 쪽은 한국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박근혜 후보가 자신의 캠프를 ‘힐링캠프’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힐링 코리아 정책’을 제안했다. 이 정책에는 ‘일자리 치유’를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경제 치유’를 위해 연령별 복지정책을 세우겠다는 등의 공약이 들어가 있다. ‘일자리’나 ‘사회경제’가 질병으로 은유되고 정치인들이 치유자를 자처하는 이런 상황은 현실정치가 아닌 구약성경에서나 볼 법한 종교적인 수사법이다.
‘힐링’의 범람 현상은 어쨌든 한국인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2000년대의 유행어였던 ‘웰빙’이 더 조화롭게 잘 살기 위한 대중의 욕망을 표현한 것이라면, 2012년의 ‘힐링’은 더 잘 살고 싶기는커녕 받은 상처를 치료라도 하고 싶은 몸부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동안 살기는 더 팍팍해진 것이다.
모든 이에게 ‘자기 경영’을 하는 기업가가 되기를 촉구하는 이 새로운 자본주의 속에서 개인은 한번 몰락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다. 삶 전체를 걸고 ‘무한책임 경영’을 해야 하는 이 시대의 주체는 항상적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힐링’은 이런 현실적 모순을 심리적 차원으로 환원시키려는, 어떻게든 자본주의의 본질만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뭔가를 해소해보려는 놀라운 전략이다.
‘테라피’가 상처에 가해지는 구체적 치료 행위를 의미한다면, ‘힐링’은 이를 통해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치료가 없다면 치유는 불가능하다. 오늘의 ‘힐링’이란 실질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외상’ 환자에게 마음의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말하는 돌팔이에 가깝다. 우리 시대의 또다른 유행어인 ‘멘토’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늘날 대중이 사랑하는 것은 근본적 테라피보다는 부드러운 ‘힐링’이나 따뜻한 ‘멘토’이다. 이 ‘예쁜’ 사랑이 괴물을 낳지 않게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
첫댓글 담주 샘들 주제는 다. 심리학주제당. 수준업.
ㅋㅋ 열씨미 했어요. 토요일밤 8시에 모여 NIE에 중독되어(애들, 남편 다 버리고..?) 머리 쥐어쨨습니다.~^^
저도 중독된 것 같아요...NIE 연구회 카페 들어오기에...
긍정적인 중독? ㅎㅎ 가장위험한게 혼자빠지는건데 우린 같이 고민하고 듣는거잖아요.우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