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단체들, 中동포여성 추모집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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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이주여성단체들이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중국동포 故리선옥(59)씨와 故김영분(32)씨 추모집회를 지난 7월 18일 서울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열었다. 故 리선옥씨는 2005년 9월 한국인과 결혼해 7년간 살다가 지난 7월 2일 남편이 휘든 흉기에 찔려 사망하였고, 故김영분씨는 2001년 결혼으로 한국에 와 자녀 4명을 낳고 살았지만 지난 6월 30일 남편의 폭력으로 뇌사상태로 4일동안 병원에서 지내다가 7월 4일 사망하였다.
이렇게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으로 잇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무관심하고, 또 경찰 대응이 이주여성들에게 차별적이고 미흡했다는 점을 들어 이주여성단체들이 연대하여 추모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다문화가족을 위한다고 떠드는데, 왜?”
고향친구 잃은 최설화씨 추모사에서 “말로만 하는 다문화가족 위한 일 필요없다” 성토
20대 초반에 한국에 결혼으로 와서 자녀 4명까지 낳고 12년 결혼생활을 해오다 지난 7월 4일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중국동포 故김영분씨는 하마터면 아무도 모르게 지나칠 뻔했다. 이 사실을 알린 사람은 다름 아닌 중국의 같은 고향 친구인 최설화씨가 낯선 한국땅에 와서 성실하게 살다 억울하게 죽어간 친구의 사연을 다누리콜센터 홈페이지에 올려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도 김씨의 죽음에 관심을 두는 곳은 없었다. 김영분씨에 앞서 7월 2일 서울 강동구에서 역시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59세의 리선옥씨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던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잇달아 일어난 중국동포 사망사건에 의구심을 갖고 유일하게 관심을 가졌다.
7월 18일 추모집회 때 최설화씨는 추모사를 읽기로 하였지만, 만삭의 몸이라 참여하지 못하고 글만 보냈다. 대독한 그의 마지막 글은 비속에서도 생생하게 울려퍼졌다.
“저는 말로만 하는 다문화 가족을 위한 일은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한다고 그렇게 맣이 떠드는데, 왜 제 친구는 죽었을까요? 이주여성들의 현실에 맞게 다문화가족의 현실에 맞게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들이 겪는 설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닌 듯하다. 이들은 한민족이라 생각하고 한국사회에 빨리 흡수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외국인이주민들과 어울리는 게 낯설다. 그러다보니 다문화지원센터 프로그램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그것은 곧 사회적 안전망을 만드는 데에도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주여성들 중에서 특히 중국동포 결혼이주여성에 대해서 한국사회의 편견이 심하다는 것을 이번 두 여성의 죽음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중국동포였기에 한국언론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동포들도 하나같이 한국사회에서 동포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신세라고 말들을 한다. 최설화씨는 추모사에서 "같은 고향친구로서 이번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친구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도 꽃 같은 아이들 때문에 참고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참고 살아온 결과가 이렇듯 비참하고 비극적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최씨도 결혼으로 와 강원도 철원에서 김영분씨와 한 마을에서 살았다.
@동포세계신문 제273호 2012년 7월 20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