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에 23m 탑 있었다… 기록물로 만나는 부산진구
부산진구청, 기록물 201점 전시
공모로 사진·청첩장·엽서 등 모아
1963년부터 1981년까지 부산진구 서면로타리에 있었던 ‘부산탑’ 사진.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진구청 1층 백양홀에서 열리는 ‘추억 인 부산진구, 기록물 역사전’.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 중심인 서면교차로 한가운데 23m 높이 탑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교차로에 하나뿐이던 예식장에선 결혼식이 활발히 펼쳐졌다. 성지곡수원지 풍경은 ‘부산수원지’란 이름으로 엽서에 담기기도 했다. 이러한 부산진구 역사와 흔적을 돌아볼 다양한 기록물이 한자리에 모인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부암동 부산진구청사 1층 백양홀에서 ‘추억 인 부산진구, 기록물 역사전’을 연다. 6월 9일 ‘기록의 날’을 맞아 기획한 전시는 부산진구 흔적과 역사를 지닌 여러 기록물을 공개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볼 수 있다.
전시는 부산진구 주민 등이 간직한 기록물 201점을 다룬다. 2000년 이전 부산진구 모습을 담았거나 생활상을 유추할 수 있는 기록물이 많다. 부산진구청은 올 2~4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산진구 추억의 기록물 수집 공모전’을 열었다. 당시 39명이 기록물 245점을 제출했고, 당선자 20명이 소장한 기록물 201점을 이번에 공개한다.
기록물은 20세기 부산진구 모습을 그대로 담은 사진이 많다. 1963년 서면로타리(현 서면교차로) 중심에 세운 ‘부산탑’도 흑백사진에 담겼다. 부산이 직할시로 승격할 때 23m 높이로 세운 부산탑은 도시철도 건립이 시작되면서 1981년 철거됐다. 1969년과 1972년 광무국민학교(현 부전초등)에 학생들이 소풍을 가거나 점심을 먹는 모습도 사진으로 남았다.
20세기 부산 서면 월세계예식장 내부 모습을 담은 사진. 부산진구청 제공
20세기 성지곡수원지(당시 부산수원지)를 담은 엽서.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진구 역사를 품은 청첩장과 엽서 등도 있다. 1969년 서면 월세계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알리는 당시 청첩장을 만날 수 있다. 부산진구에 유일했고, 합동결혼식까지 열렸던 예식장은 지금은 사라진 상태다. 한 엽서에는 옛 성지곡수원지 풍경도 담겼다. 한자로 ‘부산수원지’라 적힌 엽서는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분리건국국채증서 채권, 1970~80년대 상장, 1990년대 공무원 봉급표·부산진신문 합본호 등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부산진구청 민원여권과 관계자는 “2000년 이전 자료들로 부산진구 주민을 포함한 시민들이 옛 시절을 떠올릴 거라 생각한다”며 “훼손 우려가 있거나 크기가 작은 기록물은 큰 사진으로 인쇄해 전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중한 추억을 전 세대가 공유하면서 그 시대 지역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