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은 이런 바램(바람)을 가져본다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김치를 내년에도 또 그후년에도 먹을 수 있었으면... 아주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머님께서 구워주시는 맛있는 갈치구이를 오랫동안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인생이 무한한게 아니라 유한한 것이라 나의 바램은 그저 바램일 뿐이다
먼 훗날 어머님의 손길이 닿은 어머님의 정성이 담긴 음식을 맛보지 못하는 때가 온다면 나는 그 어머님을 떠올리며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드는 곳이 있다
안산시 상록구 건건동408-1에 있는 시골집이다 1972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한결같이 갈치정식(8500원) 단 한메뉴로만 손님을 불러들였다
알지 못했다면 찾아가지 못할 곳에 있었으니 지금처럼 줄을서야 먹을 수 있는 곳이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했을까 그 노력들이 밥상위에 온전히 스며들어 있다
시절이변해 갈치값이 상승해 예전처럼 갈치를 무한리필해서 갈치로 배채우던 좋은 시절은 갔지만 한사람이 먹기좋은 양의 잘구워진 네토막의 갈치와 집에서 먹었던 가마솥밥과 누룽지가 가득든 숭늉 그리고 계절별로 바뀌는 찬들이 은쟁반에 올려져 이동해 둥근 밥상에 오를 때면 마치 고향집에서 차려주던 든든한 한끼를 먹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젓가락이 가는 음식마다 먹는 게미가 쏠쏠해 반찬들이 금새 바닥을 보이지만 친절한 직원들이 바로 채워주니 이곳에서 어머님마음을 느끼는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갈치는 날마다 제주에서 공수해오는 탓에 예전에는 오후 3시면 영업을 끝내버렸으나 이제는 찾는 이들이 많아 갈치를일년 열두달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저녁식사까지 제공하게되었다 비리지않고 겉은 바삭한 갈치구이는 추가가 가능해 네토막 한접시에 사천원에 제공한다 집에서 갈치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손질된 갈치도 판매한다
앵두꽃이 피어 있는 이 시기면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러 바람났네~~"라는 노래를 낭낭하고 창창하게 부르시던 이쁜 금순씨(어머님 애칭)가 더욱 떠오를지 모를 일이다 그런 때에 오면 밥에 추억도 한가득 비벼먹게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