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로부터 단 1원도 지원받지 않고 만든 콘텐츠입니다. 사용한 업체가 쏘카일뿐,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쏘카와 4600km 드라이브 했어요”
4600 km, 2,342,970 원
하하.
엑셀에 금액을 하나하나 적고 자동 합계를 누르는 순간 실소가 터져 나왔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약 8개월간 사용한 41대의 자동차가 스쳐 지나갔다.
이백삼십사만이천구백칠십 원.
그동안 쏘카에 낸 돈을 합한 금액이다. (4시간 이상 대여 시 이용료를 반값 할인 해주는 서비스를 구독해 대부분의 자동차 이용료를 반값으로 할인받은 금액이다. 반값 할인 구독료는 제외했다)
호주에서 캠핑카 운전으로 처음 드라이빙에 맛을 들인 뒤 우리는 결론을 내렸다.
“자동차는 그 자체로 액티비티다” (캠핑카 타고 호주 여행 下편 참조).
때마침 권고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설 곳이 없어진 우리는 자동차를 탔다. 정확히 말하면, 쏘카를 정말 많이 탔다.
우리에게 자동차는 여행지이자 놀이터였다. 커피 한 잔 마시는 카페였고, 영화관이자, 캠핑 텐트였다. 뒷좌석에 누가 타기라도 하는 날이면, 이곳이 곧 놀이터가 되기도 하였다.
1. " 탈주할까 ? " 답답한 마음 풀고 싶을 때, 드라이브 코스
“탈주할까?”
‘쏘카 빌려서 드라이브가자!’ 의 약어다. 과제는 쌓여있고, 책상 위 연두색만 벽만 봐도 구역질이 날 때마다 외쳤다.
‘탈주할까?!’ , ‘그럴까!?’.
곧바로 앱을 켜서 사용 가능한 자동차가 있는지 확인 후 가장 가까운 곳에서 30분 뒤 출발하는 자동차를 예약했다. 가방에 손 세정제와 물티슈, 마실 물과 카메라를 챙겨 훌쩍 떠났다. 운전해본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온라인상의 모든 드라이브 코스가 다 재밌다. 그냥 산업도로만 타도 좋았다.
좁디좁은 자취방을 벗어나 더 작은 자동차로 들어왔지만, 앞뒤 양옆 다 뚫려있는 창문을 보면 마음만은 드넓은 곳에 와있는 것만 같았다.
<내돈내운(내 돈 내고 내가 운전) 드라이브 코스>
안타깝게도, 수도권 특히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는 유난히 길거나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가 많지 않다.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는 것만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적어보는 내돈내운 드라이브 추천 코스
1) 남한산성 드라이브
남한산성은 통일신라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조선 시대 수도 한양을 지키던 성곽이다. 2014년 6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신규 등재되었다.
남한산성 드라이브의 묘미는 넓고 웅장한 성곽도 운치 있지만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좁은 산길을 운전하는 재미다. 크게 성남에서 가는 길과 광주에서 가는 길 두 개로 나눌 수 있는데, 둘 중 어느 길로 가도 나무들 사이로 시원하게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남한산성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코스로, 산길 언저리에 위치한 <카페 산>과 국청사에서 보는 야경을 추천한다. 특히, 국청사는 하남, 잠실을 중심으로 서울이 한눈에 보여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2) 청평호반 드라이브
청평호반 길은 큰 호수를 따라 수 km을 드라이브 할 수 있는 코스이다. 호반이란, 호수의 언저리라는 뜻으로 청평호수를 둘러싸는 이 길 곳곳에 카페와 식당, 레저스포츠 시설들이 즐비해 있다. 수상레저 대신 운전대 스포츠로 이곳을 다녀보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 청평호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카페에 앉아 쉬었다 가는 것도 좋다. 주말이면 각종 보트를 탄 사람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3) 대전 대청호 드라이브
대청호는 대전에서 청주까지 대통령의 별장인 청남대로 이어지는 큰 호수이다. 특히, 국내에서 3번째 규모의 호수인데 이곳에는 봄이면 만개하는 벚꽃길이 유명하다. 벚꽃이 아득히 핀 분홍의 거리를 걷다 보면, 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자연과 자동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 또한 일품이다.
2. 가만히 앉아 있는데 시원하고, 볼거리 있는 곳 가고 싶을 때. 자동차 극장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개봉을 기대했던 영화들이 한편, 두 편 일정이 연기되었다. 개중에는 늦게라도 개봉하는 것이 있어 챙겨보기 위해 자동차 극장으로 향했다. 쏘카로 즐기는 자동차 극장은, 멀리 운전하기는 피곤하고 가까운 곳에서 시원히 화려한 볼거리를 즐기고 싶을 때 선택하는 곳이다. 우린 이곳에서 배우 라미란님 주연의 영화 <정직한 후보>와 크리스토프 놀란 감독의 <테넷>을 보았다.
*서울 및 수도권 근교 자동차 극장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확인하세요.
1. 용인 자동차극장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308-1(한국민속촌), 차량 1대당 20,000원
2. 장흥자동차극장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12(일영리), 차량 1대당 20,000원
3.자유로 자동차극장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432(성동리), 차량 1대당 주말(금토일) 24.000원 / 주중 20,000
4.잠실 자동차극장
서울 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1168-1, 차량 1대당 22,000원
5.평택호 자동차극장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길 159(권관리), 차량 1대당 18,000원
처음 렌터카를 타고 호주를 여행할 때, 해가 지고 도로 옆에 캥거루가 나타나 “아, X 됐다”를 외쳤던 적이 있다. 어두운 밤 운전이 무서웠고, 사고라도 날까 봐 노심초사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면 안전히 왔음을 감사하고 축하하며 서로 박수를 치곤했다.
4,600km, 약 230만 원 중고차 한 대 값을 쓰며 우린 점점 운전석과 조수석에 익숙해졌고, 밤길이 덜 무서워졌다. 자동차는 여전히 우리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고 재미있는 액티비티다. 여행지보다 운전 그 자체를 즐기며 오늘도 여행을 다니고 있다.
* <쏘카 사용료만 중고차 한대값 쓰고 적는 사회적 거리두기 쌉가능한 렌트카 사용법 2 편>에서는 쏘카를 이용한 카크닉과 차박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