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는 이성에게 자기의 사랑을 고백하여 상대방도 자기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일을 말한다.
번식기 동물의 수컷들은 레킹이라고 하는 독특한 구애행위를 한다.
특히 조류의 수컷이 암컷의 시선을 끌기위해 몸을 과장되게 부풀리거나
깃털을 화려하게 펼치는 행동을 말한다.
인간도 상대에게 애인이 돼주기를 바라는 프로포즈를 한다.
그러나 고등동물인 인간은 구애 목적은 동물과 다름이 없지만 구애방식은
동물과는 다르다. 문학을 이용하고 예술을 동원한다.
선비의 지조를 외치던 벽계수가 평양 기생 황 진이의 시 한 수에 반하고 만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렵나니
명월이 만공산한데 쉬어가면 어떠리"
이 시의 푸른 계곡의 물은 벽계수 선비를 말하고 공산을 비추는 명월은
평양 기생 황 진이를 말한다. 기생 진이가 지조 높은 벽계수 선비를 유혹한
구애의 시 한 수는 상대의 감성을 휘어잡고 선비의 지조를 무너터리고도
남을 시적 표현이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저잣거리에 퍼트렸다는 구애의 노래에 대한 일화도
흥미롭다.
"누가 자루없는 도끼를 빌려준다면 내가 하늘을 받칠 기둥을 깎으리라
(誰許沒柯斧 斫我支天柱)" 여기에 나오는 자루없는 도끼는 여자의 성기인
음문을 이름이요 하늘을 받칠 기둥은 원효대사 자신의 성기인 남근이다.
홀로된 과부와 잠자리를 하여 나라를 구할 인재를 생산하겠다는 뜻이다.
그 당시 김춘추 태종 무열왕은 원효가 장안의 저잣거리에 퍼트린 이 노래를
듣고 과부가 된 자신의 딸인 요석공주와 짝을 지어 주었다.
그 후 둘 사이에서 설총이 태어났다.
원효가 세상에 퍼트린 노래의 뜻을 다르게 해석하기도 한다.
진덕여왕이 후사를 정하지 못하고 사망하자 비어 있는 왕권과 옥좌에 김춘추를
추대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불교의 진리를 달통한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에게 구애를 했다면 참으로 당대의
최고 지성이요 살아 있는 부처가 큰 뜻을 품고 한 여성과 운우의 정을 통하고자
프로포즈한 상징과 비유법이 참으로 고상하다.
인생사가 정을 구하고 정을 주고 받는 것이다.
무상하고 헛된 일인줄 알면서도 벌들이 꽃을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거기에
생사를 걸고 모든 것을 던진다.
사랑도 미움도 부질없다는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갈 때까지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