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백제역사탐방에 나섰다.
오전엔 공주, 오후엔 부여를 방문했다.
요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공주, 부여지역이 부쩍 우리들의 관심권안으로 깊숙히 안겨 오고 있다.
잃어버린 왕국, 백제!
660년 백제가 멸망하면서 백제의 역사는 망각(忘却)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백제역사는 사람들 뇌리(腦裏)에서 잊혀져갔고, 결국 잃어버린 왕국이 되었다.
역사는 냉혹(冷酷)한 법!
왕조나 국가의 흥망사에서 한번 결정적 쓴잔을 마시면,
지난 역사로 파묻힌 적이 한두번였던가?
역사는 승자의 논리에 의해 쓰여진다.
패자의 역사는 철저히 유린(蹂躪)당한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킨 뒤,
정림사지 오층석탑 1층비신(碑身)에 자신의 공적을 기록하면서,
덧붙여 기술한 '백제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전개의 글을 읽다보면
가슴속 저밑에서 붉은 것이 치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울분에 휩싸이게 된다.
사비가 함락되면서, 모든 궁궐들은 불에 타 전소(全燒)됐다.
승자는 이제 패자의 역사가 필요없다는 일방적 확신아래, 한바탕 분탕질을 친다.
역사서가 보관된 서고를 비롯,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그래서 역사는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 고구려도 마찬가지다.
백제, 고구려역사에 관해선 사대주의 사관, 신라중심사관에 의해 쓰여진 '삼국사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왜곡된 사실(史實)일지라도 이의를 제기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으랴.
더욱이 중국사서들을 통해 백제, 고구려역사를 간접적으로 알게 되고 공부하고 있으니, 얼마나 궁색한 처지인가.
특히, 백제역사는 일본서기 등 일본사서 내용에 의존해 추측되기도 한다.
여기에 일본사서와 삼국사기 내용이 상이한 곳들도 많아,
사학자들은 상상의 나래를 펴며 그 진실여부에 관해 갑론을박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 백제가 깨어나고 있다.
남아있는 백제 사서는 없어도,
땅속 깊이 백제역사를 알려주는 타입캡슐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천오백전 역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무녕왕릉이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됐을 때,
능산리절터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가 세상에 모습을 들어냈을 때,
그 감동은 참으로 오래간 것같다. 주위 모든 분들도 마찬가지였다.
백제가 이제 서서히 속살을 들어내고 있다.
찬란했던 옛영광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백제 역사를 찾아가는 길에는
희열(喜悅)과 감격이 넘쳐날 것이다.
14일 오전 공주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과 송산리고분을 찾아가
눈부셨던 백제역사를 꼼꼼히 살펴보고, 챙겨보았다.
그리고, 정말로 맛있는 국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공주에 가면 꼭 들려보시길... "이학"식당!
추위땜시 온 몸을 가렸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져본다면...
첫댓글 덕분에 백제 문화탐방 다시 한번 잘 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