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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토로프 Heliotorope
제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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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소개팅이 있는 날이다. 은근히 기대감도 들기도 하고, 혹시 그뇬이 구라깐게 아닌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일명 혹시 폭타아냐? 하는 말도안돼는 고민말이다.
"뭐…이정도면 나도 꽤 예쁘게 꾸민거라고…."
아주 오랜만에 내 모습에 변화를 줘봤다.
머리에 살짝 웨이브도 주고, 옷 스타일도 보면 평소엔 절대 안입는 무릎 위로 올라오는 청치마와
끈나시 위로 살짝 걸친 청재킷…. 내가 이렇게 꾸밀 줄은 나도 몰랐다. =_=
"악! 1시 30분? 빨리 가야겠다."
우리집에서 타임까지는 거의 30분이 걸린다 할 수 있다. 돈이 부족해 걸어가는 이 기분….
부모님이 여행 중에 보내주신 생활비는 한 달에 200만원…. 나에게는 적은 돈이다. 적은 돈…
일단 재빠르게…역시 평소에 안신는 구두를 신고 시내로 향하였다.
참고로 나는 걸음이 조금 느린편인데 이번에는 시간때문에 할 수 없이 좀 빨리 걸어야했다.
"아, 역시 나가는거 싫어."
라고 중얼거리며 걷다보니 어느세 시간은 가고 타임 앞에 도착하였다.
나는 바람때문에 좀 날린 머리와 옷무새를 정리하고 한 숨을 내쉰뒤에 타임 안으로 들어섰다.
딸랑-♪
방울소리와 함께 열린 문. 근데 사람들의 시선이 왜 안돌려지는 것일까?
보통 이렇지 않은가?
일단 문이 열리면 잠시 그 문열린 쪽으로 시선이 돌려지긴한다. 하지만 바로 시선이 원상복구….
근데 나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는 시선들…. 내가 그렇게 예뻐? (잼없는소리)
애써 시선을 무시하며…특히 남자들의 시선이 왜 나한테 저렇게…뜨겁게 다가오는 것인지….
주위를 둘러보니 혼자있는 남자가 한 명 있었다. 뒤를 돌고있어 외모는 모르겠고…날 안보네?
탁탁-
내가 테이블을 치자 반응하며 나를 보는데…외모 끝내준다…가 아니고….
"저기…으음, 그러니까 최나리, 정윤결 프렌드? 그 소개팅…"
"아! 장리오…? 그쪽이?"
"아, 네!"
"말놔 말놔!"
"으응…."
맞다는 말에…구두때문에 발바닥이 살짝 아팠던 나는 재빨리 앉으면서 말을 까버렸다.
최나리 농담이 아니었다.
확실히 외모에서 깜찍한 포스가(?) 나오는 것이…역시 정윤결 친구라 할 만 하다. 최나리도…
"나리가 외모예쁘다던데…"
"응. 근데…기대이하?"
"아니! 이상이야. 예쁘다. 히힛…"
그렇게 말하며 싱긋 웃는 놈. 왠지 이 녀석 느낌이 좋다.
"근데 너 소개팅 하고싶은거였어?"
"응. 윤결이가 나보고 여친 좀 사귀래. 안사귀거든…"
"아아, 그래…연애경험 있어?"
"아니, 19년 인생 소개팅이 처음이야."
"나랑 같네!"
내 말에 '정말?' 이란 표정을 지어보이는 저 자식.
근데…저 자식이라고 하기 좀 그런데…이름 좀 알려줘야하지않나? 처음 봤으면…예의상….
이름을 알아야했기에…내 이름은 알고…하니 내가 그냥 물어봤다.
"이름이 뭐야? 난 장리오. 알지?"
"응. 나리한테 들었어. 난 이유원."
"이유원? 풀네임?"
"응. 그럼 가짜게?"
"아아, 그냥…"
이유원…. 어쩐지 네놈의 외모가 조금 흡사한 기분이…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튼 유원이를(어느세 두글자…) 보며 외모 평가에 들어간 나.
유원이는 그런 나를 유심히 보는데…어째서 민망한 기분이 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얼굴이 살짝 붉어지려 하는게…이거 꼭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처음보는데….
"왜 그렇게봐?"
"아니, 리오 네가 날 유심히 봐서…외모평가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헉…."
"근데 이름이 왜 리오야?"
"울 부모님이 좀 괴상하시거든?"
"어?"
"퀴즈낼까?"
"무슨?"
처음 본 애한테 퀴즈 낼 만큼 난 뻔뻔한인간이 아니다. 근데 유원이는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모르게 퀴즈낸다는 소릴한거고…유원이는 '뭔데?' 라는 표정이라 안 낼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조금 민망한느낌과 동시에 퀴즈를 낸 나.
"내 이름…이 이름의 모델 풀네임을 알아봐."
"리오…의 모델?"
"참고로 모델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마~ 사람, 식물, 동물…전부 다 포함이다?"
"음…그래? 꼭 알아보지! 뭐…"
그 말을 남기고 나를 보며 방긋 웃는 유원이. 나리 말대로 성격이 밝은 녀석인데 적당히 밝아서 다행이다.
너무 밝으면 누가 생각나서 끔찍한느낌이 들기때문이다.
그 누구가 누구냐면…내 베프 최나리의 보이프렌드…정윤결이다. 너무 밝아 좀 짜증이난다.
그렇게 윤결이를 살짝 속으로 욕보고 있을 때 유원이가 나에게 질문비슷하게 말했는데…내용이…
"근데 리오야, 소개팅 후에 사귀는거야?"
"에에…? 그건 아닐껄…"
"그럼? 난 너 맘에 드는데!"
그런 말을 밝게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유원이를 보니…꽤 철판깔았단 생각이 든다.
그 질문에 생각하던 난 살짝 웃으며 유원이에게 말하였다.
"내 퀴즈…맞추면 사귀자! 오케이?"
"엑! 어려운데…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어! 힌트 좀만 더 줘라!"
"으음, 식물이야!"
"아! 그렇게 말하면…식물이 얼마나 많은대! 좀만 더!
"으음, 그래! 더 내주지 뭐…!"
그렇게 말했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
생각이 나는 힌트라곤 너무 결정적이라서…그렇지만 나도 왠지 사귀고싶단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결정적힌트를 그대로 유원이에게 말해주었다.
"꽃말이 있어…난 꽃말이 좋아서 이 이름에 별 거부반응이 없어."
"꽃말? 그게 뭔데?"
"싱긋…사랑이여 영원하라."
"와우~ 사랑이여 영원하라?"
"응! 좋지?"
"그러게…"
그 꽃말만 중얼거리며 생각에 빠지는 유원이.
이런 유원이를 보는게 은근히 잼있기도하고…바로 고민에 빠지는게 신기하기도 해서 계속 지켜봤다.
그런데…이거 지식인에게 물어보는거 아닐까몰라?
그 생각이 들자 바로 고민하는 유원이에게 절대 물어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아, 맞다. 절대 인터넷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안돼!"
"엑…! 그, 그럴려고했는데…."
"이런이런…자신의 힘으로 해야하는 것!"
"우씨…알았어…."
그렇게 말하며 풀이 죽은 유원….
솔직히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지만…직접 맞추는게 더 뜻있고 하는 기분이 들기도해서…
그냥 유원이 혼자 맞추게 나뒀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은근히 쉽게 맞추는 이 문제.
나리에게도 문제를 줬는데…그 잔머리 쓰는 뇬이, 글쎄 지식인에게 물어본 것이다.
맞추면 한 통 쏜다고 했는데…하루만에 바로 맞춘 그뇬 때문에 결국 크게 한 통 쏜 기억이 남아있다.
혼자 이러고있기 심심해서 결국 유원이에게 말을 걸었다.
"유원아, 지금은 그냥 놀면안돼? 심심해…."
"어? 아…그래! 놀자! 근데 너 밥은 먹고나온거야?"
"그게…내가 잠이 많거든? 어제 일찍 일어난다고 생각했는데…늦잠자서 못먹었어; 아침 점심 둘다…."
"그럼 뭐 좀 먹고가자! 난 점심을 안먹어서 슬슬 배가 고픈참이거든!"
"그래! 좋아!"
먹을거면 무조건 좋은 나.
근데 여기 커피숍…맛있는게 많다. 케익도 종류가 많아서 돈이 얼만큼 있을 땐 나도 여기 꽤 온다.
유원이는 메뉴판을 한참을 보더니 알바생을 불렀다.
"누나! 여기여기!!"
"아? 네네!"
유원이가 방긋 웃으며 부르자 일단 허둥지둥하며 여기로 온 알바생언니.
하지만 유원이의 본판이 받쳐주는 외모에 방긋 웃어주는 센스를 더한 것을 보니 볼이 발그레 물들였다.
저 알바생을 보니 '반했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유원이는 그런 알바생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역시 방긋 웃으며 말하였다.
"오렌지주스하고 생크림케익 1개하고…리오 넌?"
"아, 나는…초코케익하고 아이스티 한 잔이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가는 알바생.
근데 저 알바생…나를 볼 땐 못마땅한듯 보더니 유원이를 보며 빙긋 웃으며 말하는데…….
은근히 기분 더럽다. 역시 요즘은 외모지상주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하는 일이었다.
그래도 맛있으니 바주지….
여긴 케익이 조각케익이라 아주 부담없이 잘 먹을 수 있다. 맛좋지, 양도 적당하지~ 다 좋네.
딱 한가지 안좋은 점! 아까 그 알바생이 날 야린게 상당히 맘에 걸린다. 쯧…
"왜 야리고난리야…."
"뭐?"
"아, 아니."
나 혼자 살짝 중얼거렸는데 못들었단 표정으로 나에게 다시 묻는 유원이.
이 말을 유원이에게 말하면 바로 재수없는 년으로 찍히기에 얼렁뚱땅 넘어가버렸다.
고개를 갸웃하지만 이내 나온 케익을 먹느라 정신없는 유원이. 참 귀여운아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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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헬리오토로프 Heliotorope● 0 2
하늘을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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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1
08.01.1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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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맞아요유원이는참귀여운아이예요!!
그런가요? ㅇㅁㅇ 귀여운 아이군요! ㅎ
유원이기여워요!!!!!!!!!!!!!!아재밌따재밌어요ㅠ,ㅠ!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