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4 - 오비 성을 보고 고색창연한 무사 거리를 지나 니치난에 가다!
11월 3일 우리 부부는 가고시마 에서 센간엔 과 오하라 축제 おはら祭 를 보고는
기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미야자키 에 도착하여 호텔에 배낭을 맡깁니다.
니치난센 日南線 시부시 志布志 행 2량 짜리 로컬 기차를 타고는 아오시마 를 보고
버스로 우도 신궁 을 거쳐 오비(飫肥 옥비) 에 도착해 오래된 옛 성을 구경합니다.
오비성 성문 을 나와 성아래 조성된 무사촌 거리인 오비죠우가 마치 를 걷는 데...
요쇼칸 - 고무라 기념관 - 상가자료관 - 구야마모토 이헤이케 - 고무라 쥬타로 생가라!
이 거리는 조금 떨어진 이토우항의 번화가 로 번영했으며 오래된 돌담과 하천에
흰색 벽 으로 된 수백년전 "무가의 저택" 이 많이 남아있어 참으로 볼만합니다!
이 거리에 늘어선 무사의 저택 들이 오래되어 정원에는 나무도 많다
보니 세월의 무게 를 느낄수 있어 참 고풍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도 예쁘고 동네의 도랑에도 맑은 물 이 흐르는데 잉어가 사는 모습
을 보자니 몇 년전에 돗토리 여행 이 생각나는 데.....
그때 돗토리 를 보고는 기차를 타고 시마네현의 마쓰에 로 가는길에 구라요시역 에
내려 버스로 10분 거리에 시라카베 도조군 마을을 본 기억이 되살아 납니다.
그러니까 일본 사람들은 조상 전래 의 "전통" 을 참으로 중요시 하는 민족인 탓인지....
수백년전 에도시대의 성 이며 무사 마을 을 보존해 현재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네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예를 보자면 서울 북촌은 너무 심하게 훼손이 됐으니... 이제 남은건
전주 한옥촌 과 안동 하회마을 그리고 경주 양동마을 정도인데, 서울 북촌과
전주 한옥은 조선 시대가 아닌 일제시대인 1920~30년대에 집장사 가 지어 분양한 것이라!
일본에는 오비와 시라카베 말고도 가마쿠라, 마쓰모토, 다카야마, 가네자와, 시라카와고,
마쓰야마, 구라시키, 야마구치, 모지코, 우스키, 가쓰키, 이누야마와 가쿠노다테 등....
그런 옛 마을 이 전국적으로는 백여곳에 달하는데다가 보존상태도 엄청 좋으며
옛날 문화 를 오늘에 재현하는 수백년 전통 의 마쓰리 도 수도 없이 많습니다.
옛 마을을 싹 밀어 버리고 현대적인 도시를 건설 하는데 익숙한 우리로서는 일본인
들이 "선조들의 옛 문화를 지키고 계승" 하는 모습이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네요?
그러고는 큰 도로로 나와서는 다이쇼 시대 의 서양 건물 을 지나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오비 기차역 으로 가는데 오래된 목조 기와집 담장 너머로 뻗은 감나무가 탐스럽네요?
오비성 에서 나와 무사 거리를 따라 15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U 자"
형으로 마을을 감싸고 도는 강 이 나오고......
신사의 도리이 를 지나 기차역에 도착하니 20여분은 족히 걸렸나 봅니다?
오비역 에서 미야자키 로 바로 돌아가려다가 아쉬움 이 남는지라..... 피곤하다는
마눌을 설득해서는 기차를 타고 한정거장 니치난 日南(일남) 역으로 갑니다.
여기 니치난 日南(일남) 은 미야자키 현의 남부에 위치한 시로 규슈의 작은 교토로
불리는 오비(飫肥) 와 풍경 경치가 아름다운 니치난 해안 국정공원 등이 유명합니다.
쿠로시오 해류 의 영향으로 온난하고 강수량도 풍부하며 여름에서 가을까지는
빈번히 태풍이 일어나 휩쓸고 지나 가는지라 큰 피해를 받는다는데
니치난 해안 은 휴가나다 日向灘(일향탄) 를 끼고 아오시마 靑島 로 부터.....
호리키리토케와 우도진구, 미야자키현 남단 도이미사키 都井岬 까지 리아스식
해안 을 이루는데..... 2004년에 방영된 NHK의 연속 TV 소설
"와카바의 무대" 로, 천연의 양항 아부라쓰항 과 오비성 이 도시를 대표합니다.
15~16세기인 센고쿠(戰國 전국) 시대에는 센고쿠 다이묘 이토 씨 와 이웃
사쓰마의 영주 시마즈 씨 의 100년에 걸친 영토 쟁탈전의 무대 가
되었으며 에도 시대에는 이토 씨의 5만 1천석의 조카마치 로서 번창했습니다!
여기 니치난시 는 원래 계획에 없었던지라 볼거리에 대해 조사를 못해왔는
데다가 체류시간도 짧고 배도 고프니 어디 우동가게 를 찾아봅니다.
그런데 일본에 와서 느낀 것은 이 사람들은 우동 보다는 밥을 주로 먹고
그 외에 라멘집이 많으며 소바집 도 더러 있지만 "우동가게는 드물다" 는 것이라?
해서 오래된 이자카야 (居酒屋 거주옥) 로 들어가니... 우동이며 덴뿌라는 없다기에
돼지고기등 꼬치 를 시켜 맥주와 함께 먹는 것으로 점심겸 저녁을 대신합니다.
하지만 먹다보니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아 닭고기 를 시키니 이번에는 꼬치가
아니라 밀가루를 입혀서 기름에 튀겨주는지라 그런대로 배를 채울수 있어 다행이네요?
이 허름한 식당도 70세가 넘은 노부부 가 장사를 하는 데..... 일본에서는
장수 사회 라서 그런지 나이들어도 일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반면에 사무직 여성 들은 결혼을 하면 회사의 눈치(?)로 사표를
쓰고는 대개는 사회생활은 체념한채..... 전업주부 로 만족한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나가주기를 바라는 탓도 있으나 문제는 육아 라!!! 우리나라 처럼 친정
엄마나 시어머니가 애를 돌봐주는 일은 상상하기 힘드니, 일본인들은 어려서
부터 메이와꾸 ( 迷惑 めいわく ) 라고 해서“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교육을 받고 자라므로 길거리에 쓰레기나 담배 꽁초도 버리지 않고 줄도 잘 섭니다.
어려서 부터 이렇게 자라니 자녀가 20살 성인 이 되면 부모에게 의지하는 것 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는 저런 정신에 위배 되는지라....
애를 맡길 엄두를 낼수 없으니 직장을 그만둘수 박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애를 다 키워 독립시킨 후에 다시 식당처럼 손쉬운 일을 시작하는 것일러나?
그러고는 다시 니치난에키 日南駅(일남역) 로 돌아오다가 문득 눈을 드니 밤하늘에
별 이 보이는데“ 별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빛나는지 보세요”, “ 그렇소 지금
이 순간 저 별들이 어떻게 빛을 내는지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나 혼자 뿐 이요”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아서 에딩턴 은 1,912년 별이 빛나는 것은 수소 핵융합 반응
때문이라는 것을 처음 밝혀냈으니... 얼마뒤 여자친구와 벤치에 앉아 별을
보던 그는 연인의 낭만적인 감탄사 에 지극히 과학적인 내용으로 대꾸 했다고 합니다.
연인에게는 연정으로 빛나는 별 이 아른다웠겠지만 그에게는 핵융합
으로 불타는 별 이 훨씬 사랑스러웠으니.... 이런 이유
탓만은 아니겠지만 결국 에딩턴은 평생을 독신 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이윽고 니치난에키 日南駅(일남역) 에 돌아와서는 미야자키행 기차를 타고는
오비역을 지나고 험한 산지의 터널을 거쳐 아오시마역을 지나는데....
산이 얼마나 깊은지 예전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전혀 불가능 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차는 다시 긴 터널을 빠져 나오니 그제서야 바다가 보입니다.
미야자키 역에 내려 역안의 가게에서 빵을 사서는 서구로 나오니 그렇게도
찾던 우동집 이 보이건만 이미 저녁은 먹은지라.... 그냥 예약한
도요코인 東横 INN 宮崎駅前 호텔에 들러서 배낭을 찾아 방으로 올라갑니다.
그러고는 텔레비전 을 켜는데 아니 저건 우리나라 연속극 이 아닌가요?
나는 대장금 인가 싶은데..... 마눌은 다른 연속극 이라고 합니다.
예전부터 "韓流 한류" 가 대단하다는 얘기는 들었다만.... 일본의 호텔 방에서
비록 일본말로 더빙된 것이라고는 하나 우리 연속극을 보다니 놀랍네요?
저번에 일본 총리였던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의 부인 지카코 씨나 현재 총리인
자민당 아베 신조의 부인 인 아베 아키에 씨는 모두 열렬한 한류팬 입니다.
배용준 의 겨울연가 이래 일본에 불어닥친 한류 열기 는 한국 가수들이
일본 가수들이 선망하는 가요청백전 에 출연은 물론이고
총리 부인들이 "한글을 배우고 김장을 담글" 정도로 엄청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 MB 의 독도방문과 일왕(천황) 사과 운운 발언으로 일본 국민들이
돌아서기 시작해서는 한류 가수 들이 가요청백전 에도 초대받지 못하게 됩니다.
서울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수 가 급감했으며 일본에 대한 수출도 대폭
줄고 한국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호감도 가 훨씬 높았었는데....
발언 이후에는 절반이하 로 떨어져 이제는 비호감도가 더 높아졌다나요?
도쿄 한국인 거리 신오쿠보 그 번창하던 거리도 일본 시민들이 발을
돌리니 한산해져서는 참으로 어려워 도산이 속출 했는데....
MB 는 이런 결과를 모두 예상 하고도 그런 말을 했던 것일러나? 아닌가?
아울러 일본의 텔레비전 을 도배하던 한국 연속극 들이 많이 줄어들었다지만 오늘 보니
그렇다고 한국 연속극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가 보네요? 그러니까 일본은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등 2차 한류 를 지나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등 3차 한류 가 뜨는 모양입니다.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긴 규슈하고도 남쪽 끝인데....
그래도 오래된 무사저택들이
잘 보존된지라.... 구경할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