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딱딱하고 지루할 것으로 느껴지는 종교수업. 특히 가톨릭 학교에서 수녀에게 종교와 가정, 성교육을 받아온 기자에게 종교시간은 수면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강의석 군의 채플거부로 기독교 계통학교가 종교를 강요하고 있다는 인식이 가득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본 학교에서의 종교수업은 인기절정이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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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올 중학교 다음세대 |
| # 종교수업, 앞자리를 사수하라 온양에 위치한 온양한올중고등학교. “깔깔깔~” 여중생들의 웃음소리를 따라 가보니 교내에 위치한 예배당이다. 신나게 찬양을 부르는 학생들 앞에 성경과 찬송가가 놓여있는 것을 보니 종교수업이 확실하다.
오늘의 수업주제는 ‘종교의 의미’. 학생들은 이미 지난 시간들을 통해 배웠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마더 테레사 수녀, 최일도 목사, 유관순 열사 등의 인물을 통해 자신에게 있어서의 종교의 의미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스크린에 비춰지는 파워포인트의 화면에서 인물이 바뀔 때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그들에 대해 쏟아지는 이야기들은 그 간의 종교수업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다.
40여분의 수업이 끝날 무렵. 오늘의 느낀 점을 노트에 적는 아이들의 손끝에는 색연필과 싸인펜이 들려있다. 아이들이 펼쳐놓는 노트는 마치 풋풋한 여중생의 짝사랑을 담고 있는 일기장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리고 수업도구와 성경찬송을 챙겨 나가려는 순간 이미 다음 수업을 받기 위해 아이들이 교회로 뛰어들고 있었다. 교회로 뛰어든 아이들은 중학교 종교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차은혜 전도사에게 뛰어가 힘껏 포옹을 하더니 맨 앞자리에 앉아 이내 친구와 수다 떨기에 바쁘다. 같은 학급의 다른 아이들 역시 수업시간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향해 달려온다. “왜 뛰어왔냐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수업이거든요. 앞자리에 앉아야죠.” 뛰어온 이유는 단순했다.
# 채플, 인식이 바뀌다
지난 1952년 설립된 온양한올중고등학교(학원장 박우승 장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나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교훈으로 지난 반세기동안 학교를 이끌어왔다.
기독교의 사랑을 마음에 새기고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웃을 사랑하게 되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멋진 청소년을 배출시키는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학교. 이를 위해 교사들은 매주 수요일 아침예배와 금요 속회예배를 통해 말씀을 묵상하고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봄가을 열리는 교직원부흥회도 학교의 신앙과 전통을 지키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 학교에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특히 지난해 계통학교의 종교수업이 반 강제적이라는 여론이 일부에서 제기되면서 아이들을 염려하는 전화와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생활을 통해 점점 달라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제는 학부모들이 스스로 채플과 종교수업을 늘려달라는 청탁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온양한올중고등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교사들의 기도 △톡톡 튀고 재미있는 종교수업을 비결로 제시한다. 특히 기독교를 전하기보다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수업방식은 아이들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었다.
## 우리 수업 이렇게...
◆온양한올중학교 ...
중학교의 종교수업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흥미를 유발하는데서 시작한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라는 인사과 함께 수업의 처음은 찬양을 부르면 한 주간 실천해야할 성경말씀이 담긴 스키커를 공책에 붙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를 찾는 고민을 하고, 창조주 하나님에 대해 배우고, 다른 종교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도 같는다.
모든 수업은 멀티미디어 수업으로 진행되는 듣고, 보고, 경험하는 수업. 수업이 끝난 후에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느낀 점과 결심한 점에 대해 공책에 그림과 시 등으로 표현해본다.
◆ 온양한올고등학교 ...
꿈고 많고 고민도 많은 나이. 고등학교의 수업은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시간으로 이뤄진다. 나에 대해 발견하고, 나의 성품을 아름답게 가꾸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수업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요즘은 MBTI를 통해 나의 유형을 발견하고 친구들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에 아이들이 푹~ 빠져있는 중. 또한 인문계와 실업계 공등학교가 한 학교에 있어 학생들에게 종교수업은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상담하는 가장 좋은 시간으로 꼽힌다.
인터뷰
“제~일! 기다려지는 수업” 온양한올중학교 2학년 1반 김신혜(사진 좌) 조아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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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올 중학교 다음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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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종교요? 불교지요~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수업은 종교시간이랍니다.”
기독교 계통학교에서 종교수업시간은 학교의 반 강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학생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학교가 배정되기 때문에 타종교 학생들에게 있어 기독교학교의 종교수업은 가장 피하고 싶은 수업.
그러나 김신혜 학생과 조아라 학생은 “종교수업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학교에서 예배도 드리고 종교수업을 받는다고 하자 할머니께서 우리는 불교니 기독교는 절대 믿으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김신혜 학생의 말이다. 조아라 학생는 “기독교가 너무 꺼림직하게 느껴졌다고”까지 얘기했다.
그러나 두 학생 모두 “비록 내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이 학교에 입학해 종교수업을 받고 채플에 참석하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고 고백하고 있다.
특별히 최근에 영상을 통해 본 최춘선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두 학생의 마음을 가장 많이 움직여놓았다. 이밖에도 기독교 신념을 통해 나라를 구하고 평생을 헌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신혜와 아라는 ‘나도 저들처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또한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며 웃음을 짓는다.
“아주 가끔은요~” 조심스레 시작한 얘기는 “가끔 교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반갑고도 반가운 말이었다. | |
첫댓글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