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좋은 외국영화를 즐겨 봤는데 최근에는 한국영화도 볼 만하다.
좋은 영화를 보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의 생각과 철학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흥행을 위하여 적당히 과장된 내용도 있지만 말이다.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 라는 한국 영화와 마이클 J 폭스가 주연한 1989 년 미국영화 “전쟁의 사상자들(casualties of war)” 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영화 모두에 크리스챤이 등장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모습으로 비쳐진다.
“친절한 금자씨” 에 나오는 목사는 금자(이영애)를 도우려고 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도하려고 하나 사실 그것은 위선적인 것이고, 결국은 자기의 실속을 채우고 금자를 죽이려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금자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 더러운 돈을 받아서 하나님의 좋은 사업에 쓴다고 한다. 금자가 감옥에서 나올 때 그 목사가 준비한 두부를 보고 금자는 목사에게 말한다. “너나 잘하세요 !!!! ” “친절한 금자씨” 라는 영화가 세상의 모든 크리스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너나 잘하세요!!!” 이다.
“전쟁의 사상자들(casualties of war)” 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주인공인 신병 에릭슨(마이클 J 폭스) 는 소대원과 같이 작전을 나갔다. 소대원들이 한 여자 베트콩을 잡아서 집단 강간을 하고 결국 사살해 죽인다. 에릭슨은 이 참혹한 광경을 보고 너무 괴로워한다. 그리고 부대에 돌아와서 강간을 한 모든 동료 소대원을 군법회의에 고소하여 벌을 주려고 한다. 그러나 부대원 모두 그리고 상관들 모두 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전쟁에서는 서로 죽이고 죽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이런 정도의 일은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에릭슨은 절망에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한다. 그런데 그에게 마지막으로 다가가서 그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부대의 군목이다. 군목은 에릭슨에게 말을 한다. “네가 고민이 있어 괴로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너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나의 일인 것 같다.” 이것을 계기로 에릭슨은 동료소대원을 군법회의에 회부시키는 내용으로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두 영화 모두 재미있고 잘 만든 영화이다. 물론 두 번째 미국영화가 더 시사성이 강한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두 영화에 나오는 크리스챤의 모습이 상반되게 비쳐진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그 안에 인물들의 캐릭터를 평가하는 것은 각 개인들의 몫이다. 단지 나 개인에게는 나의 모습이 이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잠시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을 선과 악으로 분명하게 구분 지어 평가하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그러나 자신이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아주 심각하게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영화들이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영화 내용 소개도 좋고 무엇보다 주님 앞에서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선생님의 내면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디모데 전서는 교회지도자를 뽑을 때 세상사람들의 평가도 봐야 한다 했는데 주님은 어쩌면 교회 안에서 아니라 세상 가운데 비춰지는 우리 모습에 더 관심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