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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스크랩 한시4
목향 추천 0 조회 75 09.03.17 08: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450 歲暮  세모    한 해가 끝날 무렵
  申鉉豊  신현풍

老夫淸晨門戶觀   노부청신문호관   이 늙은이 이른새벽 문밖을 바라보니
不知昨夜雪衣冠   부지작야설의관   알수 없는 지난밤에 눈이 덮혔네

萬塵汚物包銀色   만진오물포은색   일만티끌 오물들이 은색으로 감쌓이고
眞宰畵素乍間完   진재화소사간완   진정한 화가가 흰그림 그렸구나

天轉地旋回歲易   천전지선회세역   하늘땅 돌고 돌아  세상도 돌아서
戊辰年暮日幾殘   무진년모일기잔   무진년의 세모가 몇일이 남았는가

白峯山下少人行   백봉산하소인행   흰산 봉우리 아래엔 다니는사람 적고
旗幅無飄朝氣寒   기폭무표조기한   깃발도 날지않는 차가운 아침이네


451 夜坐  야좌   밤에 홀로 앉아
    申欽   신흠 1566~1628

野藤拖地少人行   야등타지소인행   들판 덩굴 땅에 뻗어있고 지나는 사람 적은데
露草離離暗水鳴   로초리리암수명   이슬맺힌 풀들 무성하고 은은한 도랑물 소리

數點?螢流客幌   수점소형류객황   두세 점의 반딧불은 객창 휘장에 날고
一聲寒雁過江城   일성한안과강성   외마디 찬 소리, 기러기 江城을 지난다

孤燈依壁花成暈   고등의벽화성훈   벽에 달린 외로운 등불이 흐리게 빛무리 이룬다
小雨經林葉盡驚   소우경림엽진경   숲 지나는 가랑비에 나무잎도 놀라는구나

最是殊方?斷處   최시수방장단처   가장 애끊는 일은 타향의 이러한 곳
舊遊零落隔平生   구유령락격평생   한평생 옛벗들이 초라하게 떨어져 산다오

 
452  感春   감춘     봄날은
     申欽   신흠 1566~1628

蜂삽花鬚燕?泥   봉삽화수연삽니   벌은 꽃술 물고 제비는 진흙 무는데
雨餘深院綠苔齊   우여심원록태제   비 갠 깊숙한 뜰에 푸른 이끼 수북하다
春來無限傷心事   춘래무한상심사   봄 되니 마음 상할 일들 많나니
分付流鶯盡意啼   분부류앵진의제   꾀꼬리에 주어 실컷 울게 하리라

453 木橋  목교    나무다리
     辛천   신천  

斫斷長條跨一灘   작단장조과일탄   긴 나무 잘라 여울물에 걸쳐 노니
천霜飛雪帶驚瀾   천상비설대경란   흩뿌리는 서릿발 눈보라에도 세찬 물결 견디네
須臾步步臨心意   수유보보림심의   잠시 걸으면서 마음 깊이 생각해보니
移向功名宦路看   이향공명환로간   권력 향하는 벼슬길을 보는 듯 하네

 
454 白頭山途中   백두산도중    백두산 가는 길에
    申采浩   신채호 1880~1936

人生四十太支離   인생사십태지리   인생 사십 년이 너무도 지리하여
貧病相隨暫不移   빈병상수잠불이   가난과 병 잠시도 날 떠나지 않는구나
最恨水窮山盡處   최한수궁산진처   한스러워라, 물 다하고 산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   임정가곡역난위   내 뜻대로 노래부르기도 어렵구나

455  夢亡妻   몽망처   죽은 아내 꿈
    沈彦光  심언광 1487~1540 

十口常資二頃田   십구상자이경전   열 식구 두 뙈기 밭 의지해 사니 
貧家生理賴妻賢   빈가생리뢰처현   가난한 집 살림살이 자네 어짐 덕이었네  
艱辛契活曾三紀   간신계활증삼기   간신히 먹고 산 지 서른 여섯 해 
榮顯功名僅數年   영현공명근수년   공명을 누린 것은 겨우 몇 해 뿐 

自謂與君同白首   자위여군동백수   흰머리 되도록 함께 살자 했더니 
何先棄我落黃泉   하선기아락황천   날 두고 어이 먼저 황천 가셨나  

魂來不覺冥途隔   혼래불각명도격   넋이 오매 저승길이 막힌 줄 몰랐더니 
夢裏기巾尙宛然   몽리기건상완연   꿈속에 푸른 수건 쓴 완연히 그대일세

 

456  寄宜仲  기의중    宜仲에게
    沈義  심의 1475 ~

學道非他在日强   학도비타재일강   도를 배움은 무엇보다 나날이 굳세짐에 있나니
精微到處要商量   정미도처요상량   정미한 곳에 이르려면 깊이 따져 생각해야 한다
頭邊歲月爭遲暮   두변세월쟁지모   머리 위로 세월은 싸움하듯 저물어가는데
少壯無成老益荒   소장무성로익황   젊고 한창 때 성취함이 없으면 늙어 더욱 황량하리라


457  夜夜曲   야야곡 1
     沈約   심약 441~513

北斗란干去   북두란간거   북두칠성 난간을 지나니
夜夜心獨傷   야야심독상   밤마다 마음 홀로 아프라
月輝橫射枕   월휘횡사침   달빛은 베게머리 빗껴 비추고
燈光半隱屛   등광반은병   등불은 반쯤 병풍을 가리운다

 
458 夜夜曲   야야곡 2
    沈約   심약 441~513

河漢縱復橫   하한종부횡   은하수가 종으로 다시 횡으로
北斗橫復直   북두횡부직   북두성은 가로로 다시 곧게 떠있다

星漢空如此   성한공여차   별과 은하는 부질없이 이러하니
寧知心有憶   녕지심유억   어찌 마음 속 기억을 알겠는가

孤燈曖不明   고등애불명   외로운 등 침침하여 밝지 못하고,
寒機曉猶織   한기효유직   차가운 베틀, 오히려 새벽에 베를 짠다

零淚向誰道   령루향수도   눈물을 흘리며 누구에게 말하는지
鷄鳴徒歎息   계명도탄식   닭이 우니 헛되이 탄식한다

 
459  邙山  망산    북망산에서
     沈佺期   심전기 656~714

北邙山上列墳塋   북망산상열분영   북망산 위엔 무덤들 수없이 많아 
萬古千秋對洛城   만고천추대낙성   천 만년 洛陽城을 마주하고 있네
城中日夕歌鍾起   성중일석가종기   해 지자, 城中에 노래 소리
山上惟聞松柏聲   산상유문송백성   산 위엔 소나무 스쳐 가는 바람소리

 
460 寒山詩   한산시
   拾得(唐)  습득

人生浮世中   인생부세중   사람이 뜬구름 같은 세상에 태어나  
箇箇願富貴   개개원부귀   모두가 다 부귀를 원한다  

高堂車馬多   고당거마다   높다란 저택에 수레와 말 많아서
一呼百諾至   일호백락지   한번 부르면 백인간의 "예" 소리가 난다

呑倂他田宅   탄병타전택   타인의 밭과 집을 집어삼키고 
準擬承後嗣   준의승후사   자손이 이어가게 할 속셈인 거라

 
未逾七十秋   미유칠십추   일흔 살도 못 넘기고서 
撚消瓦解去   년소와해거   못쓰게돼 가지고 죽어가 버리는 것을

 
461 천지가 한 집 이라
    僧肇禪師  승조선사 384~414 

執相迷眞   집상미진   모양에 집착하여 참됨 없으면
對面千里   대면천리   얼굴을 대하여도 천리같이 먼 것을

虛心體道   허심체도   마음을 비우고 도를 체달하면
天地一家   천지일가   천지가 한 집 이러니라

四大非我有   사대비아유   육체는 내 것이 아니요
五蘊本來空   오온본래공   오온 또한 내 소유가아니네

以首臨白刃   이수임백인   흰 칼이 목에 닿으니
猶如斬春風   유여참춘풍   오히려 봄바람 자른 것 같네

 

 

462  懸崖蘭   현애란    벼랑끝에 매달린 난초
     僧宗衍(明) 승종연

居高貴能下   거고귀능하   높이 있음에도 낮출 수 있음이 귀하고
値險在自持   치험재자지   험난함에 처하여도 의젓함이 돋보이네
此日或可轉   차일혹가전   오늘 해는 지고 다시 뜰 수 있겠으나
此根終不移   차근종불이   이 뿌리는 언제까지나 옮겨가지 않을 것

 

 

463 信心銘      신심명
    僧瓚大師  승찬대사

至道無難   지도무난   지극한 도가 어렵지 않네
唯嫌揀擇   유혐간택   오직 간택심만 버려라 
但莫憎愛   단막증애   밉다 곱다 마음  없으면
洞然明白   통연명백   툭 트여 명백하리


464  妾薄命  첩박명   첩의 쓸쓸한 운명
     李穀(高麗)  이곡 1298~1351

生不識人面   생불식인면  평생에 다른 사람 얼굴 아는 이 없어
長年在深屋   장년재심옥  오랜 세월 깊은 방에 있었지요 
一爲色所誤   일위색소오  한 번 내 신세가 잘못되어서
返遭珉欺玉   반조민기옥  옥돌을 옥인 줄 알고 속았지요

憎愛古無常   증애고무상  미움도 사랑도 부질없어라
朝恩慕乃疎   조은모내소  아침엔 좋다더니 저녘엔 멀리하네 
泣泣詠秋扇   읍읍영추선  서글피 가을 부채 같은 신세를 탄식하며
望絶登君車   망절등군차  님의 수레 타는 것 단념했지요 

金牀爲誰拂   금상위수불  누굴 위해 좋은 침대 먼지를 털리오
繡被久已收   수피구이수  비단 이불 넣어둔 지 오래 되었다오
奎空寒月落   규공한월락  님 없는 쓸쓸한 방에 달마저 지고
但見螢火流   단견형화류  다만 날아가는 반딧불만 바라본다오

沈憂暫成夢   심우잠성몽  근심에 겨워 잠시 꿈을 꾸면서
依稀鬪百草   의희투백초  어슴푸레 풀 싸움도 해 보았지요
世無相如才   세무상여재  세상에 사마상여 같은 재주 없거니
誰令復舊好   수령복구호  뉘라서 옛사랑을 되찾아 주리오


465 苦寒   고한    모진 추위
   李穀(高麗)  이곡 1298~1351

 
朔吹搖空歲暮天   삭취요공세모천   북풍이 몰아치는 저무는 날
수숫老屋讀書氈   수수로옥독서전   우수수 낡은 집 글읽는 싸늘한 담요

一寒到骨那能解   일한도골나능해   추위가 뼈골에 사무치니 어찌 녹일 수 있을까
萬事關心只自煎   만사관심지자전   만사가 뒤설레나 혼자서 속을 태운다

衾鐵夜深明積雪   금철야심명적설   깊은 밤 이불은 쇠처럼 차고 눈이 쌓여 훤한데
樵山市近絶炊煙   초산시근절취연   나무할 산과 시장이 가까우나 불기는 끊기었다

詩人耐冷今猶古   시인내랭금유고   시인이 추위 견딤 지금이나 옛날이나 같거니
擬訪梅花澗水邊   의방매화간수변   아, 산골 시냇물로 매화꽃 찾아가려네


466 思箴   사잠    생각을 경계하며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我卒作事   아졸작사   나는 일을 마치고서야
悔不思之   회불사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思而後行   사이후행   생각한 뒤 행한다면
寧有禍隨   녕유화수   어찌 화가 따르겠는가

我卒吐言   아졸토언   나는 말하고 나서야
悔不復思   회불부사   신중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思而後吐   사이후토   생각한 뒤 말한다면
寧有辱追   녕유욕추   어찌 치욕이 따르겠는가

思之勿遽   사지물거   생각하되 급히 서두르지 말라
遽則多違   거즉다위   서두르면 어긋남이 많다

思之勿深   사지물심   생각하되 너무 생각에 빠지지 말라
深則多疑   심즉다의   생각이 깊으면 의심 또한 많아진다
商酌折衷   상작절충   헤아려보건대
三思最宜   삼사최의   세 번 정도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467 違心詩  위심시   가난하니 아내가 업신여기네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人間細事亦參差   인간세사역참차   인간의 잡다한 일들 언제나 들쭉날쭉
動輒違心莫適宜   동첩위심막적의   일마다 어그러져 마땅한 구석 없네

 
盛世家貧妻常侮   성세가빈처상모   젊을 땐 집 가난해 아내 늘 구박하고
殘年祿厚妓將追   잔년록후기장추   늙어 녹이 후해지자 기생이 따르누나

雨읍多是出遊日   우읍다시출유일   주룩주룩 비 오는 날 놀러 갈 약속 있고
天霽皆吾閑坐時   천제개오한좌시   개었을 땐 언제나 할 일 없어 앉아 있다

腹飽輟飡逢美肉   복포철손봉미육   배불러 상 물리면 좋은 고기 생기고
喉瘡忌飮遇深모   후창기음우심모   목 헐어 못 마실 때 술자리 벌어지네

儲珍賤末市高價   저진천말시고가   귀한 물건 싸게 팔자 물건값이 올라가고
宿疾方?隣有醫    숙질방?린유의   묵은 병 낫고 나니 이웃집이 의원이라

碎小不諧猶類此   쇄소부해유류차   자질구레 맞지 않음 오히려 이같으니
楊州駕鶴況堪期   양주가학황감기   양주 땅, 학 탄  신선 어이 기약하리오


468 蓼花白鷺  요화백로    여뀌꽃과 백로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前灘富魚蝦   전탄부어하   앞 여울에 물고기와 새우가 많아
有意劈波入   유의벽파입   생각하다 물결을 가르고 들어가니

見人忽驚起   견인홀경기   사람을 보고는 홀연 놀라 일어나 
蓼岸還飛集   요안환비집   여뀌꽃 언덕에 다시 날아와 모였네

翹頸待人歸   교경대인귀   목을 빼어 사람 돌아가기를 기다리다
細雨毛衣濕   세우모의습   가랑비에 날개 깃 젖는구나

心猶在灘魚   인유재탄어   마음은 오히려 여울 고기에 있는데
人道忘機立   인도망기립   사람들은 멍하니 서 있다고 말하네


469 焚藁  분고    詩 삼백편을  불사르며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少年著歌詞   소년저가사   어린 시절부터 시를 지어서
下筆元無疑   하필원무의   붓만 잡았다 하면 그만둘 줄 몰랐지

自謂如美玉   자위여미옥   아름다운 구슬이라고 내 먼저 자랑했으니
誰敢論瑕疵   수감론하자   그 누가 감히 흠집을 따졌으랴

後日復尋繹   후일부심역   뒷날 와 다시 들추어보니
每篇無好辭   매편무호사   편 편마다  좋은 글귀 하나도 없구나

不忍汚箱衍   부인오상연   글상자를 차마 더럽힐 순 없어
焚之付晨炊   분지부신취   밥짓는 아궁이에 불살라 버렸네

明年視今年   명년시금년   작년에 지었던 글도 올해에 다시 보니
棄擲一如斯   기척일여시   예전과 다름없어 또다시 버린다네

所以高常侍   소이고상시   옛시인 고적도 이런 까닭에
五十始爲詩   오십시위시   나이 쉰 되어서야 처음 詩를 지었지


470 雪中訪友人不遇  설중방우인불우  눈 속에 친구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雪色白於紙   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희어서
擧鞭書姓字   거편서성자   채찍을 들고 성명을 적어두었다
莫敎風掃地   막교풍소지   바람이여 눈을 쓸지 말고
好待主人至   호대주인지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다오

 

471 訪外院可上人用壁上古人韻  방외원가상인용벽상고인운
   (外院에 있는可上人을 방문하여 벽 위에 쓰인 고인의 운에 차운한 시)
    李奎報(白雲居士)  이규보 1168~1241 

方丈蕭然古樹邊   방장소연고수변   고목나무 옆에 있는 쓸쓸한 방장
一龕燈火一爐烟   일감등화일노연   감실에는 등불이 빛나고 향로에는 연기 이네
老僧日用何須問   노승일용하수문   노승의 일상사를 어찌 물어야 알리
客至淸談客去眠   객실청담객거면   길손이 오면 청담을 나누고 길손이 가면 조네


472 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   차운백락천재가출가시
   백낙천의 재가에 있으면서 출가한 시에 차운한 시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端坐觀空萬慮澄   단좌관공만려징   단정히 앉아 공을 관찰하여 온갖 생각 맑아지니
老禪肌骨髮惟仍   노선기골발유잉   기골은 늙은 선승인데 머리카락만 남아 있네

在家未碍先成佛   재가미애선성불   속세에 있어도 성불하기에 거리낌이 없건만
披  何須要作僧   피  하수요작승   무엇 때문에 가사를 입고 중노릇을 하겠는가

自始腰抛丞相印   자시요포승상인   처음 허리에 찬 정승의 인장을 버렸을 때부터
廻看心有祖師燈   회간심유조사등   조사의 등불을 돌이켜 볼 마음이 있었네

箇中一段堪嘲事   개중일단감조사   그런 중에 꼭 한 가지 웃지 못할 일은
妻置盃呼忽錯應   처치배호홀착응   술상 차렸다는 아내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대답하네

 

 

473 杜門  두문   문을 닫으며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爲避人間謗議騰   위피인간방의등   인간의 비방과 의론에 오름을 피하여
杜門高臥髮붕승   두문고와발붕승   문 닫고 누우니 머리털만 덥수룩

初如蕩蕩懷春女   초여탕탕회춘녀   처음엔 마음 설레인 봄처녀 같더니만
漸作寥寥結夏僧   점작요요결하승   차츰 고요한 여름 참선하는 중이 되네

兒희牽衣聊足樂   아희견의료족락   아이들이 장난치고 옷을 당겨도 그런대로 즐거울 수 있고
客來敲戶不須應   객래고호부수응   손이 와 문을 두드려도 꼭 응할 것 없네

窮通榮辱皆天賦   궁통영욕개천부   궁통과 영욕은 모두 하늘이 주는 것이니
斥안何曾羨大鵬   척안하증선대붕   같잖은 메추라기가 언제 대붕을 부러워 하더냐


474 炤井戱作  소정희작    우물에 비친 내 모습
    李奎報   이규보 1168~ 1241

不對靑銅久   부대청동구   오래도록 거울을 안 보았더니
吾顔莫記誰   오안막기수   내 얼굴도 이젠 알 수가 없네
偶來方炤井   우래방소정   우연히 우물에 비친 모습을 보니
似昔稍相知   사석초상지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일세

475 詠井中月  영정중월   우물에 비친 달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幷汲一甁中   병급일병중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 기울이면 달빛조차 간데 없음을.

 

 

476 論詩     논시     시를 논함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作詩尤所難   작시우소난   시 지음에 특히 어려운 것은
語意得雙美   어의득쌍미   말과 뜻이 아울러 아름다움을 얻는 것
含蓄意苟深   함축의구심   머금어 쌓인 뜻이 진실로 깊어야
咀嚼味愈粹   저작미유수   씹을 수록 그 맛이 더욱 순수하나니

意立語不圓   의립어불원   뜻만 서고 말이 원할치 못하면
澁莫行其意   삽막행기의   껄끄러워 그 뜻이 전달되지 못한다
就中所可後   취중소가후   그 중에서도 나중으로 할 바의 것은
彫刻華艶耳   조각화염이   아로새겨 아름답게 꾸미는 것뿐

華艶豈必排   화염기필배   아름다움을 어찌 반드시 배척하랴만
頗亦費精思   파역비정사   또한 자못 곰곰이 생각해볼 일
攬華遺其實   람화유기실   꽃만 따고 그 열매를 버리게 되면
所以失詩眞   소이실시진   시의 참뜻을 잃게 되느니

爾來作者輩   이래작자배   지금껏 시를 쓰는 무리들은
不思風雅義   불사풍아의   풍아의 참뜻은 생각지 않고
外飾假丹靑   외식가단청   밖으로 빌려서 단청을 꾸며
求中一時耆   구중일시기   한때의 기호에 맞기만을 구하는구나

意本得於天   의본득어천   뜻은 본시 하늘에서 얻는 것이라
難可率爾致   난가솔이치   갑작스레 이루기는 어려운 법
自?得之難   자췌득지난   스스로 헤아려선 얻기 어려워
因之事綺靡   인지사기미   인하여 화려함만 일삼는구나

以此眩諸人   이차현제인   이로써 여러 사람을 현혹하여서
欲掩意所?   욕엄의소궤   뜻의 궁핍함을 가리려 한다
此俗寢已成   차속침이성   이런 버릇이 이미 습성이 되어
斯文垂墮地   사문수타지   문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도다

李杜不復生   이두불복생   이백과 두보는 다시 나오지 않으니
誰與辨眞僞   수여변진위   뉘와 더불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낼겐가
我欲築頹基   아욕축퇴기   내 무너진 터를 쌓고자 해도
無人助一궤   무인조일궤   한 삼태기 흙도 돕는 이 없네

誦詩三百篇   송시삼백편   시 삼백편을 외운다 한들
何處補諷刺   하처보풍자   어디에다 풍자함을 보탠단 말인가
自行亦云可   자행역운가   홀로 걸어감도 또한 괜찮겠지만
孤唱人必戱   고창인필희   외로운 노래를 사람들은 비웃겠지


477  折花行  절화행     꽃을 꺽어서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牡丹含露眞珠顆   모란함로진주과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美人折得窓前過   미인절득창전과   신부가 모란을 꺾어 창가를 지나다

含笑問檀郞       함소문단랑       빙긋이 웃으면서 신랑에게 묻기를
花强妾貌强       화강첩모강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檀郞故相戱       단랑고상희       신랑이 일부러 장난치느라
强道花枝好       강도화지호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美人妬花勝       미인투화승       신부는 꽃이 예쁘다는 데  뾰로통해서
踏破花枝道       답파화지도       꽃가지를 밟아 짓뭉개고 말하기를

花若勝於妾       화약승어첩       꽃이 저보다 예쁘시거든
今宵花同宿       금소화동숙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시구려


478 種花  종화    꽃을 심으며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種花愁未發   종화수미발   꽃을 심을 때는 피지 않을까 걱정하고
花發又愁落   화발우수락   꽃이 피면 또한 지는 것을 걱정한다 
開落總愁人   개락총수인   피고 지는 것 모두가 근심스러우니
未識種花樂   미식종화락   꽃 심는 즐거움을 알지 못 하겠네


479  代農夫 대농부   농부를 대신하여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帶雨鋤禾伏畝中   대우서화복묘중   논바닥에 엎드려 비 맞으며 김을 매니
形容醜黑豈人容   형용추흑기인용   그 모습 흙투성이 어찌 사람 모습이랴

王孫公子休輕侮   왕손공자휴경모   왕손 공자들아 농부를 멸시 마소
富貴豪奢出自農   부귀호사출자농   그대들의 부귀호사가 모두 농부 덕분이야

新穀靑靑猶在畝   신곡청청유재묘   푸른 잎 새 곡식은 여물지도 않았는데
縣胥官吏已徵租   현서관리이징조   아전들이 벌써부터 조세 내라고 다그치네

力耕富國關吾輩   력경부국관오배   나라 부강하게 하는 일이 농부 손 에 달렸거늘
何苦相侵剝及膚   하고상침박급부   어찌 이리 모질게도 농부들을 침탈하나

 

480  春日   춘일    봄날
     李奎報   이규보 1163~1241

柳撚金絲揚曉風   유연금사양효풍   금실같은 버들은 새벽바람에 나부끼고
一雙閒燕語玲瓏   일쌍한연어령롱   한 쌍의 한가로운 제비는 영롱하게 지저귄다
美人垂起心煩悶   미인수기심번민   미인은 자고 일어나 마음이 괴로워서
皓腕擎花吸露紅   호완경화흡로홍   흰 팔로 꽃을 높이 들고 붉은 이슬을 마시네

 

481 荷池  하지     연꽃이 핀 못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幽禽入水擘靑羅   유금입수벽청라   한마리 새 물속에 들며 푸른 비단물결을 가르니
微動方池擁蓋荷   미동방지옹개하   네모난 연못에 이는 작은 파문이 연잎을 감싸안네
欲識禪心元自淨   욕식선심원자정   선심이 원래부터 스스로 맑은 것을 알고자 하니
秋蓮濯濯出寒波   추련탁탁출한파   가을 연꽃 반짝이며 찬 물결 속에서 솟아오르네

 

482  妬花  투화     꽃샘바람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鼓舞風所職   고무풍소직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하는 것
被物無私阿   피물무사아  만물에 입히는 공덕 더하고 덜함이 없는 걸세
惜花若停風   석화고정풍   만일 꽃을 아껴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其奈生長何   기내생장하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 있을까
花開雖可賞   화개수가상   꽃피는 것도 좋지만
花落亦何嗟   화락역하차   꽃지는 것 또한 슬퍼할 일 아니네
開落摠自然   개락총자연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일 뿐이네


483   詠忘  영망   나 홀로 세상에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世人皆忘我   세인개망아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잊으니
四海一身孤   사해일신고   온 세상에 오직 이 한 몸 호젓하구나

豈唯世忘我   기유세망아   어찌 세상만이 나를 잊었겠는가
兄弟亦忘予   형제역망여   형제도 또한 나를 잊었다

 
今日婦忘我   금일부망아   오늘은 아내가 나를 잊었고
明日吾忘吾   명일오망오   내일에는 내가 나를 잊을 것이니

 
却後天地內   각후천지내   그런 뒤 세상천지에는
了無親與疏   요무친여소   친함도 소원함도 없음을 깨닫게 되리


484 詩癖   시벽    시짓는 버릇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年已涉縱心   년이섭종심   나이 이미 칠십을 지나 보냈고
位亦登台司   위역등태사   지위 또한 三公에 올라 보았네  
始可放雕篆   시가방조전   이제는 시 짓는 일 놓을 만도 하건만
胡爲不能辭   호위불능사   어찌하여 능히 그만 두지 못하는가

   
朝吟類청솔   조음류청솔   아침엔 귀뚜라미처럼 읊조려 대고
暮嘯如鳶치   모소여연치   저녁에도 올빼미인양 노래 부르네
無奈有魔者   무나유마자   어찌할 수 없는 시마詩魔란 놈이
夙夜潛相隨   숙야잠상수   아침 저녁 남몰래 따라 와서는

 
一着不暫捨   일착불잠사   한 번 붙어 잠시도 놓아주지 않아 
使我至於斯   사아지어사   나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네

 
日日剝心肝   일일박심간   날이면 날마다 心肝을 도려내
汁出幾篇詩   즙출기편시   몇 편의 시를 쥐어 짜내지
滋膏與脂液   자고여지액   내 몸의 기름기와 진액일랑은
不復留膚肌   불복류부기   다 빠져 살에는 남아 있질 않다오

 
骨立苦吟아   골립고음아   뼈만 남아 괴롭게 읊조리나니
此狀良可嗤   차상식가치   이 모습 정말로 우스웁구나
亦無驚人語   역무경인어   그렇다고 놀랄만한 시를 지어서 
足爲千載貽   족위천재이   천년 뒤에 남길만한 것도 없다네

撫掌自大笑   무당자대소   손바닥을 부비며 홀로 크게 웃다가 
笑罷復吟之   소파부음지   웃음을 그치고는 다시 읊조려 본다
生死必由是   생사필유시   살고 죽는 것이 필시 시 때문일 터이니
此病醫難醫   차병의난의   이 병은 의원도 고치기 어렵도다

 

485  兒三百飮酒  아삼백음주   아들 三百에게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汝今乳齒已傾觴   여금유치이경상   나이도 어린 네가 벌써 술을 마시다니
心恐年來必腐腸   심공년래필부장   머지않아 네 창자가 다 썩을 게 분명하다

莫學乃翁長醉倒   막학내옹장취도   고주망태 네 아비를 닮을 일이 뭐 있느냐
一生人度太顚狂   일생인도태전광   평생토록 남들이 미치광이라 하는데

 
 一世誤身全是酒   일세오신전시주   몸을 망치는 건 모두가 술 탓인데
汝今好飮又何哉   여금호음우하재   네 녀석도 좋아하니 이게 대체 뭔 일이냐

 
命名三百吾方悔   명명삼백오방회   어쩌다가 네 이름을 三百이라 지었더니
恐爾日傾三百杯   공이일경사백주   술 삼백잔을 마실까봐 후회가 막심하다

                 
486 美人怨  미인원    미인의 원망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腸斷啼鶯春   장단제앵춘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네
落花紅簇地   락화홍족지   붉은 꽃 떨어져 온 땅을 덮었는데

 
香衾曉枕孤   향금효침고   향기로운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하여
玉검雙流淚   옥검쌍류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네

郞信薄如雲   랑신박여운   님의 약속은 부질없는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   첩정요사수   소첩의 情은 흔들리는 물 같으니

長日度與誰   장일도여수   긴긴 밤 뉘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   추각수미취   시름겨운 눈썹을 펴 보려나


487  詠菊  영국   국화를 읊다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春風三月百花紅   춘풍삼월백화홍   춘삼월 봄바람에 붉게 핀 온갖 꽃들이
不及秋天菊一叢   불급추천국일총   한 떨기 가을하늘의 국화만 못 하구나
芳艶耐寒猶可愛   방염내한유가애   향기롭고 고우면서 추위를 견뎌 오히려 사랑스러운데
殷勤更入酒盃中   은근경입주배중   더구나 술잔 속까지 말없이 들어오네


488  梨花  이화    배 꽃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初疑枝上雪?花   초의지상설점화   처음엔 가지 위 雪花인 줄 알았는데
爲有淸香認是花   위유청향인시화   맑은 향기가 있어 꽃인 줄을 알았다네
飛來易見穿靑樹   비래이견천청수   푸른 나무 사이 사이로 휘날릴 땐 보이더니
落去難知混白沙   낙거난지혼백사   흰모래에 떨어져 섞이니 알 수 없었네


489 言悔   언회      말을 뉘우침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我性本訥言   아성본눌언   나는 본디 말이 둔하여
庶幾無口過   서기무구과   지금까지 거의 말 실수 없었는데
昨日率爾言   작일솔이언   어제는 선뜻 내뱉은 말이
我死誰代者   아사수대자   나 죽으면 누가 나를 대신하리 하였네

 
有客笑而對   유객소이대   객이 웃으며 대답하기를
子語似未可   자어사미가   자네의 그 말은 옳지 못하이
才俊世所稀   재준세소희   뛰어난 재주는 세상에 드무니
當憂代者寡   당우대자과   대신할 이 드물다 근심할 수 있지만

 
子非異於人   자비이어인   자네는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라
所益無一箇   소익무일개   세상에 도움준 거 하나도 없다네
何必見代爲   하필견대위   자네같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가
俚唱宜無和   리창의무화   어찌 굳이 대신할 이를 찾는단 말인가

其言雖似알   기언수사알   그의 말이 비록 비방하는 말 같지만
其意未大左   기의미대좌   그 뜻은 크게 틀린 말도 아닌지라
我悔前言失   아회전언실   나는 내 말이 실수였음을 깨닫고
起拜再三謝   기배재삼사   일어나 거듭거듭 감사의 절을 했네

 
490 聞國令禁農餉淸酒白飯   國令으로 농민에게 청주와 쌀밥을 못 먹게 한다는 말을 듣고
    문국령금농향청주백반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長安豪俠家 珠貝堆如阜   장안의 부유한 집에서는 구슬과 패물이 산같  장안호협가 주패퇴여부   이 쌓였는데
용粒瑩如珠 或飼馬與狗   방아 찧어 지은 구슬 같은 쌀밥을 말이나 개용립형여주 혹사마여구    에게도 먹이며
碧료湛若油 霑洽童僕미   기름처럼 맑은 청주를 종들도 마음껏 마시네
벽료담약유 점흡동복미
是皆出於農 非乃本所受   이 모두가 농부에게서 나온 것이지, 날 때부시개산어농 비내본소수    터 받아 나온 것이 아니네
 

 假他手上勞 妄謂能自富   남들 손의 힘을 빌리고는, 무릇 스스로 부 가타수상노 망위능자부    자가 되었다고 하네
力穡奉君子 是之謂田父   힘들여 농사지어 군자를 봉양하니 그들을 일력색봉군자 시지위전부   컬어 농부라고 하네
赤身掩短褐 一日耕幾畝   알몸을 베옷으로 가리고 날마다 얼마만큼 땅적신엄단갈 일일경기무   을 갈았던가
才及稻芽靑 辛苦鋤랑유   벼 싹이 겨우 파릇파릇 돋아나면 고생스럽게 재급도아청 신고서랑유   호미로 김을 매네

 
假饒得千鍾 徒爲官家守   풍년들어 천종의 곡식을 거두어도 한갓 관청 가요득천종 도위관가수   것밖에 되지 않는다오
無何遭奪歸 一介非所有   어쩌지 못하고 모조리 빼앗겨 하나도 소유하무하조탈귀 일개비소유    지못하고
乃反掘鳧자 飢부不自救   땅을 파 鳧? 캐 먹다가 굶주림에 지쳐 쓰러내반굴부자 기부불자구   진다오
除却作勞時 何人餉汝厚   노동할 때 아니라면, 누가 이들에게 넉넉히 제각작노시 하인향여후    먹여줄까


所要賭其力 非必愛爾口   바라는 것은 힘을 취하기 위해서이지 이들의 입을 아껴서가 아니네
소요도기력 비필애이구
粲粲白玉飯 澄澄綠波酒   희디흰 쌀밥이나 맑디맑은 청주는
찬찬백옥반 징징록파주
是汝力所生 天亦不之咎   모두 이들 힘으로 생산한 것이니, 하늘도 이들을 허물치 않으리라
시여역소생 천역불지구
爲報勸農使 國令容或謬   勸農使에게 말하노니, 國令이 혹 잘못된 것이 아니요
위보권농사 국령용혹류


可矣卿與相 酒食염腐朽   높은 벼슬아치들은, 술과 밥에 물려서 썩히고
가의경여상 주식염부후
野人亦有之 每飮必醇酎   野人들도 나누어 갖고는 언제나 청주를 마신다오
야인역유지 매음필순주
游手尙如此 農餉安可後   노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데, 농부들을 어찌 유수상여차 농향안가후    못 먹게 하는가


 
491枯木   고목     죽은 나무
  李堪之  이담지  

 
白虹倒立碧山陰   백홍도립벽산음   하얀 햇살, 푸른 산 그늘에  비추고
斤釜人遙歲月深   근부인요세월심   나무꾼도 안온 지 오래 되었네
堪歎春風吹又過   감탄춘풍취우과   봄바람은 또 불어 지나가건만
舊枝無復有花心   구지무복유화심   묵은 가지, 다시 꽃피울 마음 없는 듯


492 紅燭淚歌   홍촉루가
   李塏(朝鮮)  이개 1417~1456

房中紅燭爲誰別   방중홍촉위수별   방안에 켜 있는 촛불 누구와 이별 하였기에
風淚汎瀾自不禁   풍루범란자부금   바람결에 촛농이 주루룩 그칠 줄을 모르는가
畢竟怪伊全似我   필경괴이전사아   끝내 이상하다 저것이 온통 나를 닮아서
任情灰盡寸來心   임정회진촌래심   속 심지 타도록 마음대로 내버려 두는구나
 

493 偈頌詩   게송시 
    李都尉  이도위

學道須是鐵漢   학도수시철한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로 된 놈이라야 하리니
着手心頭便判   착수심두편판   손을 붙히고 心頭 편하게 하라
直趣無上菩提   직취무상보제   곧바로 무상보리로 나아가려거든
一切是非莫管   일절시비막영   일체의 시비에 상관하지 말라


494 閨情  규정    님 기다리는 마음
    李端   이단 

 
月落星稀天欲明   월락성희천욕명   달은 지고 별도 듬성, 날이 밝아오는데
孤燈未滅夢難成   고등미멸몽난성   가물거리는 등불아래 꿈도 꾸어지지 않네
披衣更向門前望   피의갱향문전망   저고리 걸치고 행여 님 오시나 문밖에 나서니
不忿朝來鵲喜聲   불분조래작희성   아침 기쁜 까치우는 소리에,원망하지 아니하리

495 撲棗謠  박조요   대추 따는 아이   
   李達   이달 1539~1612

隣家小兒來撲棗   인가소아래박조   옆집 어린아이 대추 따는 것을 보고
老翁出門驅小兒   노옹출문구소아   할아버지 문을 나서며 아이를 쫓네
小兒還向老翁道   소아환향노옹도   어린아이 노인을 돌아보며 말하길 
不及明年棗熟時   불급명년조숙시   내년 대추 익을 때까지 사시지도 못할 텐데

 
496 田家行  전가행     농가의 아낙
    李達  이달

田家少婦無野食   전가소부무야식   농가의 젊은 아낙 끼니 거리 없어
雨中刈麥草間歸   우중예맥초간귀   보리 베어 빗속에 풀섶길로 돌아오네
生薪帶濕烟不起   생신대습연불기   풋나무는 젖어 연기조차 나지 않고
入門女兒啼牽衣   입문여아제견의   딸내미는 옷자락에 매달리어 칭얼대네


497 佛日庵贈因雲釋   불일암 인운 스님에게
    李達  이달

寺在白雲中   사재백운중   절이 흰구름 속에 묻혀있네
白雲僧不掃   백운승불소   흰구름 스님은 쓸지 않고
客來門始開   객래문시개   객이 와서야 비로소 문을여니
萬壑松花老   만학송화로   온 골자기에 송화꽃 날리네

498   祭塚謠   제총요
      李達  이달 1561~1618

 
白犬前行黃犬隨   백견전행황견수   흰둥이는 앞서 가고 누렁이는 따라가고
野田草際塚루루   야전초제총루루   들 밭가의 풀숲에는 무덤들이 늘어섰네
老翁祭罷田間道   노옹제파전간도   제사 지낸 늙은이는 밭 사이 난 길로
日暮醉歸扶小兒   일모취귀부소아   저물 녘 아이 부축 받고 술 취해 돌아오네


499  畵鶴  화학    그림속에 학
     李達(朝鮮)  이달 1539~1612

獨鶴望遙空   독학망요공   한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夜寒拳一足   야한권일족   밤은 찬데 한 다리를 들고 서 있네
西風苦竹叢   서풍고죽총   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   만신추로적   온 몸에  가을 이슬 맺혀있네

 

500 刈麥謠   예맥요   보리베는 노래
     李達  이달  

田家少婦無夜食   전가소부무야식   시골집 젊은 아낙 저녁 거리가 없어서
雨中刈麥林中歸   우중예맥림중귀   빗속에 보리 베어 숲속으로 돌아오니
生薪帶濕煙不起   생신대습연불기   생나무는 습기 먹어 불길도 일지 않고
入門兒女啼牽衣   입문아녀제견의   문에 들어서니 어린 딸은 옷 잡고 우는구나

501  神勒寺   신륵사
    李達善  이달선

禪房僧已寂   선방승이적   선방의 승려들 이미 고요해지고
獨坐夜將分   독좌야장분   혼자 앉으니 밤은 깊어가는구나
知有漁舟過   지유어주과   고깃배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江心人語聞   강심인어문   강 가운데서 사람의 말소리 들린다


502 閨情   규정
    李達衷   이달충   ~1385

贈君同心結   증군동심결   저는 그대에게 동심매듭을 드렸고
貽我合歡扇   이아합환선   그대는 제게 합환선을 주셨지요
君心竟不同   군심경불동   그대 마음 끝내 같지 않아
好惡千萬變   호악천만변   사랑하고 싫어함이 천만번 변하니

 
我歡亦未成   아환역미성   저는 어디에서 기쁨 찾을까요
憔悴日夜戀   초췌일야련   밤낮으로 그대 그리워 야위어 갑니다
棄捐不怨君   기연불원군   날 버리셨어도 그대 원망 안 해요
新人多婉련   신인다완련   젊고 아름다운 새 여인을 얻으셨으나

 
婉련能幾時   완련능기시   그 아름다움 얼마나 갈까요
光陰疾於箭   광음질어전   세월은 화살보다 빠른 것을
焉知如花人   언지여화인   어찌 알리오, 꽃과 같은 저 여인도
亦有欺皺面   역유기추면   얼굴에 주름질 날이 있다는 것을

 
503 秋雨   추우     가을 비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徹夜農談野客留   철야농담야객유   유숙하는 야객과 밤새워 농사 얘기
雨垂甲子角禾頭   우수갑자각화두   갑자일 내린 비에 벼눈에 싹난다네 
灑池蓼病紅將退   쇄지륙병홍장퇴   못에 심은 시든 여뀌꽃엔 붉은 빛 사라지고
滴체족凉語轉幽   적체족량어전유   그윽히 섬돌에 떨어지는 발자국 소리,맑은 말소리

已厭多霖過半歲   이엽다림과반세   이미 반년이 넘도록 많은 장마가 계속되니
預愁無月作中秋   예수무월작중추   달 없는 한가위 맞을까 미리부터 근심한다

 
乍騰米價群商喜   사등미가군상희   쌀값이 폭등하여 장사치들 기뻐한다
但願年豊此輩休   단원년풍차배휴   제발 풍년 들어 이런 놈들 사라졌으면 하네

 
504 秋夜雜感  추야잡감   가을 밤 온갖 느낌
    李德懋(炯菴)  이덕무 1741~1793

 
四壁蟲聲空自勞   사벽충성공자노   벌레 소리에 둘러싸여 부질없이 홀로 괴로운데
江鴻漠漠入雲高   강홍막막입운고   강 위 기러기떼는 아득히 높은 구름 속에 날아든다

寒燈誦咽靈均賦   한등송인령균부   쓸쓸한 등불 아래서 굴원의 초사를 읽다가
大石磨?日本刀   대석마번일본도   큰 숫돌에 뒤집어 일본칼을 갈아 보기도 한다 

 
天地寧爲耕釣수   천지녕위경조수   천지간에 생겨나서 어찌 밭갈이와 낚시질로 보내랴
英雄不願狗鷄曺   영웅불원구계조   영웅이 개나 닭처럼 되기를 바랄 수야 없지

 
奇男從古多韜彩   기남종고다도채   기이한 남자는 예부터 광채를 숨기나니
霧豹深林知惜毛   무표심림지석모   깊은 숲 안개 속, 표범은 털빛을 아낄 줄 아네

 
505 歷路訪李伯瞻  역로방이백첨  李伯瞻 찾아 가는 길에서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瓜盤聽雨思疇昔  과반청우사주차   오이 먹으며 지난 날 생각하니 빗소리 들리고
紙유談詩到夕陽  지유담시도석양   詩를 이야기하니 들창에 석양빛 비친다

 
近宅秋聲連古木  근택추성연고목   집 근처, 가을소리 고목에 이어지고
注江雲氣結微霜  주강운기결미상   강에 머문 구름기운 가는 서릿발 맺었구나
 
松邊白堞歸程遠  송변백엽귀정원   소나무옆 하얀 城堞위 갈 길도 먼데
留約籬花共읍香  유약리화공읍향   울타리의 꽃향기 함께 맡자 약속하네

 
506 曉發延安  효발정안    새벽녘 延安을 떠나며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不已霜鷄郡舍東   불이상계군사동   客舍 동쪽 새벽닭 울음 그치지 않고
殘星配月耿垂空   잔성배월경수공   새벽별은 달을 짝해 하늘에 반짝인다
蹄聲笠影?朧野   제성립영몽롱야   말굽소리 갓 그림자 몽롱한 들판에
行踏閨人片夢中   행답규인편몽중   꿈 속에서 아가씨를 밝으며 가네

507  村家   촌가    시골집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荳穀堆邊細逕分   두곡퇴변세경분   콩깍지더미 옆 작은 길 나누어지고
紅暾稍遍散牛群   홍돈초편산우군   붉은 해 솟으니 소 떼는 여기저기로 흩어지네
娟靑欲染秋來峀   연청욕염추래수   산 아래 가을 하늘을 고운 푸른빛으로 물들이려니
秀潔堪餐霽後雲   수결감찬제후운   빼어나게 깨끗한 하늘에 비 갠 뒤 구름 먹고 싶어라


508  曉望  효망    새벽녘에 바라보니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吠犬村村有   폐견촌촌유   마을마다 개들이 짖어대고
飢鴉樹樹啼   기아수수제   나무마다 굶주린 까마귀 울어대네
凌凌寒폄骨   릉릉한폄골   싸늘한 추위는 뼛골을 찌르는데
山月遠天低   산월원천저   산 위에 달은 먼 하늘에 나직히 떠 있네


509 酬曾若  주증락   너를 일찍 보내며
    李德懋(炯菴)  이덕무 1741~1793     

 
達觀事外烟棲神   달관사외연서신   사물의 본질을 달관하며 정신을 기르느라
白荳영扉掩涉旬   백두영비엄섭순   콩덩굴이 사립문에 얽히도록 열흘이나 닫아 두었다오 
長夏凉思繁葉樹   장하량사민엽수   긴 여름,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 시원함 느끼며
南山幽臥素心人   남산유와소심인   남산골 깊은곳, 마음이 깨끗한 사람 누웠다오
盆花故起涓涓色  분화고기연연색   화분의 꽃은 회색 빛을 띠고 일어나 죽어있고                                                           
檻日爭禁재재辰   감일쟁금재재신   난간의 해는 빠른 세월 다투어 막는다오
勁익飛鷗遙目送   경익비구요목송   날아가는 갈매기, 힘찬 날개짓 멀리서 바라보니
映空自在水雲身   영공자재수운신   허공을 비추며 저절로 구름과 한몸이 되었네

510 朝詠  조영    아침에 읊다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無事高人住   무사고인주   일 없는 고상한 사람이 머물어
菊籬成小門   국리성소문   국화 울타리에 조그마한 문 내었다

二年江漢夢   이년강한몽   두 해 동안 강 사람의 꿈이 있어
終夜古今言   종야고금언   밤이 새도록 古今을 이야기한다

庭落何來葉   정락하래엽   뜰에 떨어진 잎은 어디서 날아 왔는지
墻明遠處村   장명원처촌   담장넘어 먼 곳의 마을이 환히 보인다

生涯雲水外   생애운수외   구름과 물 밖의 한가한 생애
晴日散鷄豚   청일산계돈   개인 날씨에 닭과 돼지가 흩어진다


511  偶題  우제    우연히 짓다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身似太倉제米陳   신사태창제미진   몸은 큰 창고에 늘어놓은 쌀톨 같지만
乾坤兀兀坐江濱   건곤올올좌강빈   天地간  강가에 우뚝이 앉아있다오
詩能日課徒閒士   시능일과도한사   시를 일과로 삼는 한갓 한가로운 선비지만
松耐霜寒是可人   송내상한시가인   찬 서리 이긴 소나무에 견줄 만한 사람이라오

512  偶吟  우음    우연히  
    이덕함

紫陌難投足   자맥난두족   번화한 거리에는 발붙이기 싫어
柴門獨保閒   시문독보한   문 닫아걸고 홀로이 한가롭게 살아가네

文章無補世   문장무보세   나의 문장이 세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踪跡且歸山   종적차귀산   발걸음 이 산골로 돌려야 했네

 詹月淸詩肺   첨월청시폐   처마에 걸린 달이 시상을 맑게하고
溪風灑醉顔   계풍쇄취안   계곡 바람은 취한 얼굴 씻어주네

 
靈芝何處秀   영지하처수   신령한 영지는 어디에서든 뛰어나
我欲採而還   아욕채이환   나도 캐어 돌아오고 싶어라 

513 齋居卽事   재거즉사
    李民宬   이민성 1570~1629

 
爭名爭利意何如   쟁명쟁리의하여   명예 이익 다퉈보니 어떠하던가
投老山林計未疎   두로산림계미소   늙어 山林 깃드니 뜻 성글지 않도다
雀묵荒주人斷絶   작묵망주인단절   거친 뜰 참새 짖고 사람은 없어
竹窓斜日臥看書   죽창사일와간서   竹窓 빗긴 해에 누워 책을 보노라


514 春香歌    춘향가 
    李夢龍  이몽룡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천사람의 피 요 
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民淚落   촉루락시민루락   촛불 눈물 떨러질 때 백성의 눈물 떨러지고
歌聲高處怨聲高   가성고처원성고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더라


515  閨怨  규원     여인의 원망
    李梅窓   이매창 1513~1550 

 
相思都在不言裡   상사도재불언리   말로 하지 못하는 애끓는 심정
一夜心懷빈半絲   일야심회빈반사   밤새, 품은 마음에 머리 半이나 희었다오
欲知是妾相思苦   욕지시첩상사고   소첩의 그리운 정 아시려거든
須試金環減舊圓   수시금환감구원   금반지 닳아진것을 보시구려


516 御水臺  어수대   御水臺에서
    李梅窓  이매창 1513~1550

 
王在千年寺   왕재천년사   왕이 있었던 천년이 지난 옛절에
空餘御水臺   공여어수대   공허히 御水臺만 남아 있네
往事憑誰問   왕사빙수문   지난 일, 아무도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臨風喚鶴來   임풍환학래   바람이 불러온 鶴을 내려다본다


517 閑居   한거     한가히 살며
     李梅窓(朝鮮)  이매창 1513~1550

 
石田茅屋掩柴扉   석전모옥엄시비   돌 밭, 초가집 사립문 닫고 사니
花落花開辨四時   화락화개변사시   꽃 지고 꽃 핀들 계절을 알 수 있겠는가
峽裡無人晴盡永   협리무인청진영   골짝엔 사람 없고 맑은 날은 길기도 한데
雲山炯水遠帆歸   운산형수원범귀   구름 낀 산, 반짝이는 물에 멀리 돛단배 돌아온다

518 贈醉客  증취객    술 취하신 님
     李梅窓(朝鮮)  이매창 1513~1550

醉客執羅衫   취객집나삼   술 취하신 님 사정없이 날 끌어당겨  
羅衫隨手裂   나삼수수렬   끝내는 비단저고리 찢어 놓았지 
不惜一羅衫   불석일나삼   비단 저고리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지요
但恐恩情絶   단공은정절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 그렇지요


519 題墨松圖   제묵송도     소나무 그림에 부쳐
     李方膺(淸)  이방응 1695~1754

一年一年復一年   일년일년복일년   그 동안 살아온 수많은 세월
根盤節錯鎖寒煙   근반절착쇄한연   뿌리 뻗고 가지 무성 찬 기운이 서렸네
不知天意留何用   부지천의유하용   이를 남긴 하늘의 뜻 알 수 없거니와
虎爪龍鱗老更堅   호조용린노갱견   범 발톱, 용 비늘 늙어갈수록 더욱 단단하구나


520 奇東魯二穉子  기동로이치자  東魯에 있는 불쌍한 어린자식들
     李白(唐) 이백 701~762

 
吳地桑葉綠   오지상엽록   吳地의 뽕잎 푸르름 더하고
吳蠶已三眼   오잠이삼안   누에는 벌써 새 잠이 들었네 
我家奇東魯   아가기동노   그리운 내 집,東魯에 있건만
誰種龜陰田   수종귀음전   구산 기슭 뽕나무는 누가 가꿀지

 
春事已不及   춘사이불급   농부는 한창 봄 일에 바쁘나
江行復茫然   강행부망연   무심한 강은 유유히 흐르네
南風吹歸心   남풍취기심   남풍에 고향에 가고픈 마음 실어나 볼까
飛墮酒樓前   비수주루전   아련히 떠오르는 그리운 주루

樓東一株桃   루동일주도   주루의 양지녘엔 복숭아 한 그루
枝葉拂淸煙   지엽불청연   지금 쯤  도화는 만발했으니
此樹我所種   차수아소종   내가 몸소 심었던 그 나무
別來向三年   별래향삼년   떠난지 벌써 삼년이 되었네

 
桃今與樓齊   도금여루제   복숭아와 주루는 여전하겠지
我行尙未族   아행상미족   아직도 타향에서 떠도는 신세
嬌女子平陽   교여자평양   귀여운 내 딸 평양
折花倚桃邊   절화의도변   복숭아 가지 꺽어 내 생각 할까

 
折花不見我   절화불견아   그러나 뵈지 않는 아빠의 얼굴
淚下如流泉   루하여류천   말없이 홀로 서서 눈물 흘리리 
小兒名伯禽   소아명백금   귀여운 내 아들 伯禽
與姝亦齊肩   여주역제견   누이와 함께 오늘도 아빠 생각

 
雙行桃樹下   쌍행도수하   복숭아 나무 아래도 나란히 걸어가는
撫肩復誰憐   무견복수련   그 누가 돌아보아 주리
念此失次第   념차실차제   오늘도 자식 생각
肝腸日憂煎   간장일우전   날마다 애간장 태우네

 

521 宣州謝조樓餞別校書叔雲    선주사조루여별교서숙운 
    (宣州謝 조樓에서 校書, 叔雲을 전송하며)
     李白(唐) 이백 701~762

 
棄我去者         기아거자         날 버리고 떠난
昨日之日不可留   작일지일불가류   어제는 만류할 수 없거니와
亂我心者         난아심자         나를 괴롭히는
今日之日多煩憂   금일지일다번우   오늘 또한 시름만 더할 뿐

 
長風萬里送秋雁   장풍만리송추응   휘몰아오는 바람, 가을의 기러기를 보내고
對此可以감高樓   대차가이감고루   지금은 이 높은 누대에서 곤드래 마신다
蓬萊文章建安骨   봉래문장건안골   그대 蓬萊의 문장과 建安의 높은 기풍 지녔고
中間小謝又淸發   중간소사우청발   그거기다 소사같은 청신한 재주 지녔어라

 
俱懷逸興壯思飛   구회일흥사사비   그대에게는 표일한 감흥에다 장엄한 사색
欲上靑天覽日月   욕상청천람일월   마치 하늘에 솟구쳐 달도 보고 해도 보려니

 
抽刀斷水水更流   추도단수수갱류   칼로 물을 베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擧杯銷愁愁更愁   거배쇄수수경수   술로 시름 달래도 시름은 더욱 서글퍼 지네
人生在世不稱意   인생재세불칭의   인생은 가도가도 어려워,
明朝散髮弄扁舟   명조산발농편주   내일이라도 머리칼 휘날리며 조각배 타고 놀리라

 
522 南陵別兒童入京 남릉별아동입경  남릉에서 아들과 헤어지며
    李白(唐) 이백 701~762

 
白酒新熟山中歸   백주신숙산중귀   흰 술이 익을 무렵 두메로 돌아오면
黃鷄啄黍秋正肥   황계탁서추정비   노란 닭이 기장을 쪼며, 가을은 한창 살찐다  
呼童烹鷄酌白酒   호동팽계작백주   동자를 불러 닭을 잡고, 흰 술을 따르면
兒女嬉笑牽人衣   아여희소견인의   아녀자에 꼬마까지 희희낙락 서로의 옷자락을 끈다

 
高歌取醉欲自慰   고가취취욕자위   부어라 마셔라! 목청을 돋구어 스스로 달래고
起舞落日爭光輝   기무락일쟁광휘   너울 너울 춤을 추노라면, 찬란한 광채가 노을보다 부셔라
游說萬乘苦不早   유세만승고불조   이제사 황제를 뵙나니, 한스럽다 늦은 연분이
著鞭跨馬涉遠道   착편고마섭원도   달려라! 먼길을 어서 달려라! 준마의 등짝에 채찍을 친다

 
會稽愚婦輕買臣   회계우부경매신   회계의 어리석은 아낙네가 가난한 주매신을 업신여기듯 
余亦辭家西入秦   여역사가서입진   나 또한 집을 나서 장안을 간다
仰天大笑出門去   앙천대소출문거   하늘 보며 껄껄 웃고, 문 밖을 나서니
我輩豈是蓬蒿人   아배기시봉호인   우린들 어찌, 초야에만 묻히랴

 

523 對酒問月  대주문월     달에게 묻다
     李白(唐) 이백 701~762

 
靑天有月來機時   청천유월래기시   맑은 하늘 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我今停盃一問之   아금정배일문지   내 지금 잔 멈추고 물어보노라
人攀明月不可得   인반명월불가득   사람이 달을 잡아둘 순 없어도
月行却與人相隨   월행각여인상수   달은 항상 사람을 따라다니네

 
皎如飛鏡臨丹闕   교여비경임단궐   달빛은 선궁의 나는 거울처럼
綠烟滅盡淸輝發   녹연멸진청휘발   푸른 안개 걷이고 맑게 빛나네
但見宵從海上來   단견소종해상래   밤이면 바다 위에 고이 왔다가
寧知曉向雲間沒   영지효향운간몰   새벽이면 구름 속에 사라지네

 
白兎搗藥秋復春   백토도약추복춘   옥토끼는 계절 없이 약을 찧고
姮娥細栖與誰隣   항아세서여수린   항아는 누구에게 의지해 사나
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불견고시월   사람은 옛날 달을 볼 수 없어도
今月曾經照古人   금월증경조고인   저 달은 옛 사람도 비추었으리

 
古人今人若流水   고인금인약류수   사람은 언제나 물처럼 흘러가도
共看明月皆如此   공간명월개여차   밝은 달은 모든 것 다 보았으리
惟願當歌對酒時   유원당가대주시   내가 노래하며 잔을 들 때에
月光長照金樽裏   월광장조금준리   달빛이여 오래도록 잔을 비춰라     


524 渡荊門送別  도형문송별  荊門山을 넘어 송별하며
    李白(唐) 이백 701~762

 
渡遠荊門外   도원형문외   멀리 荊門山 밖으로 건너와
來從楚國遊   래종금국유   楚땅에서 노닐게 되었는데

山隨平野盡   산수평야진   산은 평야를 따라 다하고
江入大荒流   강입대황류   강은 넓은 들로 흘러드네

 
月下飛天鏡   월하비천경   달이 떨어지니 天鏡이 나는 듯하고 
雲生結海樓   운생결해루   구름 피어나 신기루를 이루네

 
仍憐故鄕水   잉린고향수   고향의 강물 더욱 그리워하며
萬里送行舟   만리송행주   만리로 떠나는 배 전송하네

 
525 烏夜啼  오야제   까마귀 우는 밤에
    李白(唐)  이백 701~762

 
黃雲城邊烏欲棲   황운성변오욕서   노을지는 성 주변에 까마귀 깃들고자
歸飛啞啞枝上啼   귀비아아지상제   날아와 까악까악 가지 위에 홀로 울고

 
機中織錦秦川女   기중직금진천녀   베틀 위 비단 짜는 진천의 아가씨
碧紗如烟隔窓語   벽사여연격창어   연기 같은 창 너머 정든 님 목소린가

 
停梭창然憶遠人   정사창연억원인   물레북 손에 든채 멀리 떠난 그대 생각하며
獨宿空房淚如雨   독숙공방누여우   빈방에 홀로 자니 눈물이 비오는 듯

 

526久別離  구별리    오랜 이별
   李白(唐) 이백 701~762

 
別來幾春未還家     별래기춘미환가     헤어진 지 몇해던가 돌아가지 못한 채
玉窓五見櫻桃花     옥창오견루조화     옥창에도 어느덧 다섯 번이나 앵두꽃 피었겠지

 
況有錦字書         황유금자서         비단에 쓴 아내 편지  
開緘使人嗟         개함사인차         뜯으면서 흘리는 한숨 

 
至此腸斷彼心絶     지차장단피심절     아내는 애가 끓어 울며 불며 
雲환綠빈罷梳結     운환록빈파소결     검은 머리 윤나는 머리채를 곱게 빗어 동여 맸지만

 
愁如回포亂白雪     수여회포난백설     회오리 같은 시름에 눈발이 흩날리겠지
去年寄書報陽臺     거년기서보양대     지난해엔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듯

 
今年寄書重相催     금년기서중상최     올해에도 서둘러 편지를 보내네
東風兮東風         동풍혜동풍         봄바람아  어서 불어라

 
爲我吹行雲使西來   위아취행운사서래   그대를, 구름이 흐르듯 서쪽으로 보내 주오
待來竟不來         대래경부래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대 오지 않고
落花寂寂委靑苔     락화적적위청태     꽃잎만 소리 없이  파란 이끼에 쌓이네


527 金陵酒肆留別  금릉주사류별  금릉 술집에서의 석별
     李白(唐) 이백 701~762

 
風吹柳花滿店香   풍취류화만점향   바람 살살, 버들꽃 펄펄  주막집에 향기 그윽한데
吳姬壓酒喚客嘗   오희압주환객상   吳땅의 아가씨 방금 뜬 술로 맛을 보라 권하네

 
金陵子弟來相送   금릉자제래상송   금릉의 젊은이들 나를 전송하거늘
欲行不行各盡觴   욕행부행각진상   갈 길 차마 일어서지 못한 채 한잔 드세 또 한잔 드세

 
請君試問東流水   청군시문동류수   여보게! 저 동쪽으로 흐르는 물 보고 물어 보게
別意與之誰短長   별의여지수단장   그대들 말리는 정과 견줄 때 어느 것이 깊겠는가

528 與夏十二登岳陽樓  여하십이등악양루   악양루에 올라
     李白(唐) 이백 701~762

 
樓觀岳陽盡   루관악양진   누각 경치로는 악양루가 그만
川逈洞庭開   천형동정개   강물 아득히 흐르고 동정호가 탁 트였네

 
雁引愁心去   안인수심거   기러기는 내 맘 속 근심 끌고 날아가고
山銜好月來   산금호월래   산은 둥근 달 머금고 다가서네

 
雲間連下榻   운간연하탑   구름 사이에 잠시 머물고
天上接行杯   천상접행배   하늘 위에서 술잔 주고 받네

 
醉後凉風起   취후량풍기   취하니 또 서늘한 바람 일어
吹人舞袖回   취인무수회   너울너울 춤추는 사람 옷소매 휘두르네

 
528 山中問答    산중문답
    李白(唐) 이백 701~762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나에게 왜 청산에 사느냐고 물으면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으며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물따라 묘연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 일세


529 將進酒  장진주    술을 올립니다
    李白(唐)  이백 701~762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아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가 하늘 저 위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  분류도해부복회  바다로 줄달음한 뒤 다시 하늘로 돌아가지 못한걸.

 

又不見          우불견          또한, 보지 못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고당의 노인이 저 거울 앞에서 백발을 보고
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모성설  아침만 해도 파랗던 머리에 그 날 밤 흰 눈이 웬말이냐는 탄식을

 
人生得意須盡歡  인생득의수진환  뜻을 얻었거든 마음껏 즐기게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술둥이에 왜 달만 둥둥 떠 있나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를 세상에 보냈을 때 필시 쓸모가 있겠거늘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복래  가져온 돈은 모두 쓰자구나 그러면 다시 벌리려니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염소도 잡고 소도 잡아 노세 노세 만껏 노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장부가 잔을 잡았거든 삼백 잔을 비워야지

 
岑夫子, 丹邱生  잠부자, 단구생  岑선생! 丹邱형!
將進酒, 杯莫停  장진주, 배막정  드세 드세 잔을 드세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내 노래 한 번 하려니

 
請君爲我傾耳聽  청군위아경이청  그대 귀를 기울이게 !
鐘鼓饌玉不足貴  종고찬옥불족귀  종치고 북치면서 산해진미 무얼하나
但願長醉不用醒  단원장취불용성  취하면 그만이고 안 깨면 더 좋은 걸

 
古來聖賢皆寂寞  고래성현개적막  옛날부터 성현이란 모두 쓸쓸해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유기명  어찌 술꾼처럼 천고에 이름을 남기랴!
陳王昔時宴平樂  진왕석시연평락  진왕도 별거있나. 평락사에서 잔치나 벌이고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천금 가는 말술을 퍼붓고는 마음껏 즐기지 않았었나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 되는 사람이 돈이 없어서야
徑須沾取對君酌  경수첨취대군작  얼른 술을 대령해서 그대와 취할거야

 
五花馬, 千金구  오화마, 천금구  오색빛 찬란한 말이나 천금의 가죽 옷은 어디에 쓰나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동자 불러 美酒와 바꾸어다가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얼씨구 절씨구, 우리 만고의 시름을 녹이세

 
  ☞  逈= 멀다,빛나다, 아득히.  銜= 재갈 함.물다,머금다,품다,원망하다. 榻= 걸상, 긴 의자.


529 奔亡道中  분망도중    도망길에 
    李白(唐) 이백 701~762

 
묘묘望湖水   묘묘망호수   아득히 호수를 바라보면
靑靑蘆葉齊   청청노엽제   파랗게 갈대 잎의 바다

 
歸心落何處   귀심락하처   돌아가는 마음 어디서 머물까
日沒大江西   일몰대강서   해는 강 저편에 지는데

 
歇馬傍春草   헐마방춘초   말에게 봄풀을 먹이면서
欲行遠道迷   욕행원도미   내다보면 길은 아련할 뿐

 
誰忍子規鳥   수인자규조   누가 소쩍새를 견디라
連聲向我啼   연성향아제   소리소리 나를 울리네

 
   ☞  묘= 아득할 묘.  蘆= 갈대로.  齊= 가지런할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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