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적 인연
대학교 입학해서 한번 테니스 라켓을 잡고 몇번 휘두르다 공이 엉뚱하게 튀면서 나는 테니스를 그만두고 미식축구반에 들어갔다. 온몸으로 돌진하고 부닥치는 묘미 그리고 군중들의 환호 속에 푹 빠졌었다. 그러나 그것은 평생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었다.
2. 건강문제로 테니스를 찾다.
스리랑카에 와서 첫 5년은 더위에 땀을 빼면 더 안좋다는 잘못된 지식때문에 쉬는 날 잠만 자면서 점점 건강을 잃어갔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땀을 빼려고 트랜스 아시아 호텔의 수영장과 사우나를 다녔는데 그래도 건강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더울수록 땀을 내고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 젊은 또래 사람들이 콜롬보에 많이 들어오면서 특히 친하게 지냈던 이랜드 직원들이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그들 친구들을 따라서 섞였다. 이상헌 회장님도 간간이 왔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인터 콘티넨탈 호텔의 하드 코트가 우리에게 편리했다. 코트 상태가 별로라서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한 10분 이리저리 뛰어 다니니까 하늘이 노랗고 어지러웠었다. 시원한 바다를 보고 바닷 바람을 쐬는 여유를 가지면서 뛰는 시간을 늘렸다. 공도 제대로 맞출 줄 모르는 나를 친구로서 잘 받아주고 놀아주고 배울 기회를 주었다. 나중에는 한 시간씩 뛰어다닐 수 있게 체력이 좋아졌다.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3. SLTA 와의 인연
그러다가 얼마 후에 그들 대부분이 콜롬보를 떠나고 나 홀로 남게 되어서 트랜스 아시아 호텔내 테니스 코트로 자리를 옮겼다. 실력이 너무 없었으니까 거기에 오는 일반인들 하고 함께 칠 수는 없었고, 볼 보이들에게 게임비를 주면서 그들에게서 배웠다. 지금 SLTA에서 코치를 하고 있는 우뿔(당시 코트책임자), 아누라, 니샨타, 등등이 그때 트랜스 아시아 볼 보이들이었다.
한 때는 인원이 꽤 되었는데 고이사, 박영철 사장, 아주 가끔 이상헌 회장, 그외 몇몇 한국인들이 함께 어울렸다. 한인회에 테니스회로 등록도 했다. 공식 활동한 것은 아무것도 없이 그저 회원인 줄도 모르고 테니스를 즐겼다.
인원이 좀 불어나자 트랜스아시아에서 코트 부족문제가 생겼고 트랜스 아시아 호텔 측에서는 정식 호텔의 멤버들만 테니스를 칠 수 있고 일일회원은 원래의 규정대로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누군가의 제안으로 SLTA를 접촉했다. SLTA에서는 한국인들 실력을 테스트 해서 합격하는 사람들만 입회를 허가한다고 해서 옥신각신 했다. 단체가 아닌 개인적으로 입단을 하기로 하면서 전열이 흐트려졌다. 그 사이에 여러 사람들이 골프로 완전히 돌아섰고 몇몇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
4. 배우는 과정
처음 나에게 그립을 잡는 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 이스턴, 웨스턴 중 하나를 고르라는 얘기였는데 fore를 칠 때와 back swing을 할 때 그립을 바꿔잡는 복잡함이 싫고 그저 게으름 탓에 그립을 바꾸지 않는 쪽을 택했다. 공격이 아니라 수비형이 되어 버렸고 볼에 스핀도 주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공 다시 넘기는 정도의 수비를 하고 상대편이 실수를 해야 점수를 얻는 것으로 견디어 냈야 했고 참 궁색했다. 한 이태 전에 서울에 들어가서 연세대에 있는 테니스 동호회를 소개받고 통과 시험을 겨우 합격해서 테니스회에 들어 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 교정을 받을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지금처럼 그립을 바꿔 잡는 것으로 교정 받고서는 테니스가 쉬어졌고 더 재미있게 향상되었다. 특히 스트록, 발리, 서비스등이 향상된 것 같다. 그분들도 내가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기뻐해 주고 격려해 준다. 가끔 잘치는 그룹에도 일부러 오라고 해서 끼워준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곳의 구력이 오래 된 아줌마들이나 나 보고 같이 치자고 조른다. 자기들 실력에는 내가 만만하니까 ㅋㅋ.
5. 개인적인 즐거움
나는 혼자 걷거나 뛰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비라도 와서 테니스를 못치게 되면 대신 짐나지움에 가서 실내 운동기구 위에서 놀 수 밖에 없는데 정말 재미 없다. 한번은 우리 집사람이 당신 그렇게 인상쓰고 억지로 실내에서 뛰면 옆에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니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핀잔까지 받은 적 있다. 그 후로는 짐나지움에는 얼씬도 안한다. 테니스 자체를 통해서 체력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스트레스도 날려보내고, 물도 많이 마시고, 회원들과 어울리는 즐거움까지 누리고 있다. 테니스라는 운동을 고안해서 여기까지 발전시켜 준 이름 모를 선배들에게 감사하고, 좋은 코트를 보수 유지해 주는 정부나 단체가 고맙고, 같이 운동을 즐겨주는 동료들이 귀하다. 한 동안 나의 싱글 테니스 파트너는 이곳 NDB은행의 총재였던 Mr.Welikala였다. 토요일만 되면 만나자면서 전화하고 아프면 챙겨주고 (파트너가 없으면 자기가 테니스를 못하니까?) 하니까 우리 집사람이 "마누라 좀 그렇게 챙겨봐라" 하고 농담까지 할 정도였다. 테니스를 통해 우연히 만났지만 우리의 만남이 테니스룰 통해 진정한 우정으로 깊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테니스로 인연맺은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
첫댓글 신 사장님이시군요..^^* 처음 듣는 재미 있는 옛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아직 콜롬보에 계시는지요? 돌아오시면 연락해 주세요.
예 아직도 콜롬보에 머물러 있습니다. 12월 초에는 서울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면 연락드리지요.^^
이번에 오셔서 다음에 가실 때, 따라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곧 이곳 콜롬보를 방문할 기회가 올 것입니다.^^
신사장님 !!!!
이번에는 오랫동안 머무르시는군요 !!!
좋은 마무리 하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 오시기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콜롬보에도 반겨주는 테미사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아~ 옛날(?) 생각이 난다...어제 일요일 비가 와도 비를 말려가며 또 쳤다...테미사들은 비 정도는 우습게 안다..그래도 물을 밀고 치는 테니스 맛은 또 다른 감흥이 있다...^^
젊은 형님!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습니다. 그대로 쭉~~밀고 나가시기를^^
이 사장님, 여긴 오늘 몹시 추웠습니다. 비가 와도 코트 밀고 테니스 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비비빅님! 보내주신 흰색 오버그립 잘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사장님, 오늘 코트에서 잠깐 만났을 때는 테니스 얘기를 읽지 않은 상태엿어요.
그래서 망고나무 얘기만 하고 헤어졌는데 조금 서운하셨겠네요.
나는 신사장님의 팔자소관(?)이 제일 부러워요.
아무리 좋은 세상이라도 오래 살다보면 지루하고, 변화를 찾아나서기 마련인데
우리 신사장님은 한국과 아름다운 스리랑카를 오가면서, 그것도 멋진 테니스를
맘껏 즐기면서 Bravo, My life!를 하시니까 말입니다.
저도 이제 엘보가 많이 나았어요.
다시 코트에서 함께 뛸 날을 기다립니다.
물론 오늘 좋은 글 잘 읽엇고요.
무엇보다도 엘보가 나았다니 다행입니다. 허리도 잘 관리하셔야갰고...어제 저녁 망고나무 아래 처럼 좋은 자리 만들어주시고 초청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망고가 잘 열리겠지요? 팔자좋게 아름다운 콜롬보에 오면 또 만나서 운동하지요~ 건강하시고 즐겁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인연도 맺어졌으니 앞으로도 쭉 엮여 살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