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존재들
자신감 결여와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 공황 발작을 호소하며 치료를 시작한 30세의 남자인 이태욱 환자의 경우, 최면치료 도중 그의 어머니라고 주장하는 존재가 나타나 얘기를 시작했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고향집에서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김:당신에 대해 얘기해봐요.
이:(나이든 여자의 말투로) 나는 이 사람 엄마예요….
김:여기서 뭘 하고 있죠?
이:내 아들을 돌보고 있어요… 얘는 날 필요로 해요.
김:당신이 안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나요?
이:(답답하다는 듯) 얘는 혼자서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해요… 내가 도와주고 야단을 쳐야 해.
김:이 사람이 늘 주눅들어 있고 우울한 게 당신 때문인가요?
이:(화를 내며) 자기가 못나서 그렇지 왜 나 때문이야?
이 경우에도 환자의 엄마라는 존재를 내보내고 난 후 여러가지 증상이 단기간에 호전되었다. 어릴 때부터 내성적이었던 환자는 지배적이고 드센 어머니 때문에 늘 주눅이 들어 지내왔고 자존심 상하는 언어폭력을 자주 경험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혼자 서울에 올라와 있었지만 항상 어머니가 자기를 감시하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같아 더 우울했다고 한다. 정말 살아 있는 어머니 영혼의 조각이 아들에게 들어올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겠지만 만일 이런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다면 옛날부터 쓰이던 주술이나 저주, 마법도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몇 가지 사례에 대해 필자와는 다른 식의 해석을 하는 정신과 의사도 있을 것이다. 이는 18세기 이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모든 것을 지배하면서부터 초현상적이거나 검증될 수 없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는 학문적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류를 이루어온 현대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난치 환자들이 존재하는 것은 현대의학의 한계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방법으로 낫지 않던 환자들이 앞에서 살펴본 치료과정을 거친 후 회복된다면 그 치료과정 뒤에 어떤 작용이 숨어 있는가를 찾아봐야 한다.
실제로 일부 현대 의학자들은 다시 영혼이나 귀신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무수한 증거가 있는데도 빙의의 가능성을 무시하려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언젠가 이 주제는 다시 등장할 것이 확실하다”고 오래 전에 예견했다.
현재 다중인격치료의 선구자로 꼽히는 랄프 앨리슨(Ralph Alison)은 필자와 마찬가지로 “많은 다중인격 환자들이 사실은 빙의 환자”라고 주장하며 환자의 내면에서 분리된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이상한 존재들과의 만남을 기술하고 있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아서 거드햄(Arthur Guirdham)도 “귀신들림이나 영적인 간섭이 신체적·정신적 질병의 많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많은 정신의학자들이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며 치료사례들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에는 이 분야의 연구를 위해 설립된, 윌리엄 볼드윈(William Baldwin) 주도의 빙의치료협회(Association for Spirit Releasement therapy)가 있고, 필자가 아는 한 국내에서 이 분야를 깊이 연구하고 있는 조직은 앞에 소개한 ‘한국임상최면학회’뿐이다.
첫댓글 내가 알기로는 딴 곳도 있는 걸로....
아~~엄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앎의 즐거움을 만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나 신비롭네요 좀더 자세한 것응 알았으면 좋겠네요 수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