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이충식의 <br /><br />'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br /><br />< 샤인 - Shine ><br /><br />여기,<br /><br />세상 밖으로 던져진 채 잊혀졌던 광기의 <br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일대기를 <br />스콧 힉스 감독이 1996년 담아낸 논픽션 <br />< 샤인 >의 서사가 있습니다.<br /><br />영화는 비에 흠뻑 젖어 후줄근한 트랜치 코트 <br />차림의 한 중년 남자가 마감시간을 넘긴 카페의 <br />문을 두드려 대는 장면으로 그 막을 열어 갑니다.<br /><br />여종업원 실비아는 본인을 '우스꽝스러운 비극'<br />(ridiculous tragedy)의 주인공인데도 이름은 <br />신의 가호를 받는다는 뜻의 '헬프갓(Helpgott)'<br />이라며 횡설수설 떠벌리는, <br /><br />어느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닌 이 길 잃은 남자를 <br />친절하게도 집에 데려다 주지요.<br /><br />이윽고 잠에서 깨어난 데이비드(제프리 러시 분)<br />가 호주 멜버른에서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br />화면은 플래시 백됩니다.<br /><br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극성스러운 소망 속에는<br /> 바로 그가 살아왔던 시대의 좌절과 고통이 <br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지요. <br /><br />그렇게, <br /><br />영화 < 샤인 >은 서로가 다른 꿈을 안고 같은 <br />시대를 살아가야 했던 불행한 아버지와 아들의 <br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br /><br />데이비드 헬프갓의 아버지 피터 헬프갓<br />(아르민 뮐러슈탈 분)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br />유대인 부모와 형제 자매를 모두 잃는 불행을 <br />겪었으며, <br /><br />그토록 아픈 기억이 부친으로 하여금 아들과 <br />가족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집착을 갖게 했지요. <br /><br />물론 그 집착만큼이나 교육에도 헌신적이었던<br />아버지는 아들 데이비드가 피아노에 천부적인 <br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아들의 <br />음악교육에 지극 정성을 쏟아 붓습니다.<br /><br />그는 '어렸을 때 너무 좋아했던 바이올린을 <br />어렵게 구했는데, 음악을 싫어했던 아버지가 <br />그것을 박살내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아들에게 <br />귀가 닳도록 반복해 들려주며, <br /><br />이루지 못한 자신의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하고 <br />싶었던 것이지요.<br /><br />아버지의 소망대로 데이비드는 어려서부터 <br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장래가 <br />촉망되는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습니다.<br /><br />데이비드가 떠올리는 영화 속 회상의 첫 장면은 <br />어린 데이비드가 쇼팽의 폴로네이즈 '영웅'을 <br />흠잡을 데 없이 쳐냈음에도 불구하고, <br /><br />연주를 못견디며 밀려 내려간 피아노 자체 <br />문제로 인해 2위로 밀렸던 경연대회였지요.<br /><br />화려하고 위풍당당한 이 곡은 데이비드의 <br />생애가 화려함과 비참함이 교차될 것이라고 <br />암시하는 듯 비쳐집니다.<br /><br />유년 시절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 쇼팽의 <br />'빗방울 전주곡'과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중 <br />10곡 'Almost too serious' 역시, <br /><br />외견상 평화로워 보이지만 한편으로 아버지의 <br />폭력과 억압이 숨겨져 있는 분위기를 암유적으로 <br />살려주고 있지요.<br /><br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br />있단다."<br /><br />빈병을 주워 모으며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br />경제적으로 열악한 형편이었지만 가족의 유대를 <br />무엇보다도 중시했던 아버지 피터.<br /><br />그런 부친에게 데이비드는 삶의 낙이자 <br />보람이었지요.<br /><br />그러나 모든 걸 자신이 가르치고 싶었지만 <br />두터운 벽의 한계를 절감한 아버지는,<br /><br />결국 콩쿠르에서 데이비드의 천부적 재능을 <br />인상깊게 지켜 본 스승 벤 로젠(니콜라스 벨 분)<br />에게 정식으로 피아노 레슨을 의뢰하게 됩니다.<br /><br />이후 규모가 큰 각종 콩쿠르에서 승승장구하며 <br />있따라 우승을 거두자, <br /><br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아이작 스턴<br />으로부터 미국 유학을 권유받게 되지요. <br /> <br />데이비드의 뛰어난 탤런트와 여린 감성을 <br />진정으로 아끼고 이해해 주었던 호주의 <br />유명 여류 시인 캐서린(구기 위더스 분) 또한 <br /><br />더 넓고도 깊은 음악 세계로의 유학을 강력하게 <br />권유합니다만...<br /><br />이상하게도 아버지는 그의 미국행을 <br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나섭니다.<br /><br />그 후 영국 왕립음악학교로부터 장학금을 <br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지요.<br /><br />누구보다도 아들의 성공을 원하지만 그가 <br />원하는 것은 가족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br />맺을 만한 거리 안에서만의 성취였습니다. <br /><br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강박증적인 소유욕은 <br />드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천재성을 <br />표출하려는 아들의 욕망을 억누르지요.<br /><br />"날 미워하지 말라.<br /><br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넌 반드시 <br />살아남아야 해!"<br /><br />완강한 독선, 일방적인 강요...<br /><br />아들 데이비드에게 피아니스트의 길을 열어준 <br />것도 아버지 피터였지만, <br /><br />동시에 아들의 가능성을 막아 선 사람도 바로 <br />아버지 자신이었지요.<br /><br />'난 네 아버지로서 뭐가 최선인지 안다'며 <br />펜실바니아 커티스 음악원에서 온 입학 통지서를 <br />태워버린 아버지...<br /><br />부자간의 갈등의 골은 더이상 회복될 수 없이 <br />깊어집니다.<br /><br />데이비드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아버지는 <br />아들을 껴안고 '제발 아버지와 가족들을 버리지 <br />말라'며 유학을 떠나지 말것 을 애원, 아니 <br />강요하지요. <br /><br />이러한 아버지의 거센 반대를 무릎쓰고, 누를 길 <br />없는 음악적 열정으로 기어이 영국 행을 <br />택하며 집을 떠나가는 아들의 등뒤로 아버지는 <br />저주의 말을 퍼붓습니다.<br /><br />“지금 가면 다시는 집에 돌아올 생각 하지 <br />말아라.”<br /><br />그렇게, 데이비드는 아버지와의 처음이자 <br />마지막인 결별을 하고 말지요.<br /><br />한창 때 라흐마니노프로부터 '영혼이 깃든 <br />피아노 연주'라고 칭찬까지 받았던 영국 <br />왕립음악학교의 세실 팍스 교수(존 길거드 분).<br /><br />그는 한눈에 데이비드의 천재성을 발견합니다<br /><br />"콘체르토의 마지막 악장을 멋지게 소화해내는 <br />걸 보았죠.<br /><br />'진정한 천재'(Moment of genius)라는 걸 <br />느꼈습니다."<br /><br />뇌일혈로 왼손을 쓰지 못하게 된 그는 장래가 <br />촉망되는 이 제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br />쏟아부으며 열정적으로 가르치지요. <br /><br />데이비드가 세실 교수로부터 건반 터치의 <br />강약에 대해 첫번째 지도를 받는 장면에서는 <br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 ; 종)'가 <br />흐릅니다.<br /><br />영화에서는 세실 교수와 데이비드가 리스트의 <br />'파가니니에 의한 6개의 대연습곡' 중 3번째 곡인 <br />이 곡을 각각 오른손과 왼손으로 나누어 <br />연주함으로써,<br /><br />두사람 사이에 긴밀한 유대감과 음악적인 <br />교류가 싹트고 있슴을 에둘러 보여주고 있지요.<br /><br />그는 강조합니다.<br /><br />"악보에다 시선을 고정하게!"<br /><br />'하지만 악보엔 감정이 없잖아요. 그게 힘들어요'<br />라는 제자의 고민에 스승 세실은 화답하지요.<br /><br />"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해! "<br /><br />연주 자체가 모험이니까 <br />한눈 팔아서도 안되고 실수해서도 안되네. "<br /><br />"너무 힘들어서 다칠지 모르니 눈을 가리고 <br />연습하게."<br /><br />" 정확한 음을 손에 익힌 다음 머리 속에서 악보를 <br />지워버려야 하네.<br /><br />이 가슴에서부터 그냥 음악이 우러나오도록 <br />하게. "<br /><br />" 피아노를 사랑하도록 해봐!<br /><br />깊고 풍부한 화음을 살릴 수 있도록 피아노를 <br />길들여야 해.<br /><br />아니면 피아노가 괴물로 변해버리지.<br /><br />길들이지 않으면 오히려 자네가 피아노에게 <br />먹혀들고 만다네. " <br /><br />어느 날 데이비드가 세상에서 제일 치기 <br />어렵다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br />3번'을 치겠다고 하자,<br /><br />세실 교수는 '진심이냐'며 '미치지 않고서야 <br />어떻게 그 엄청난 곡을 칠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br />반문합니다. <br /><br />사실 이 곡은 데이비드가 어릴 때부터 언젠가는 <br />정복해야 할 거대한 산맥처럼 동경해 왔던 <br />곡이었지요.<br /><br />'피아니스트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br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엄청난 기교와 <br />에너지를 요구하는 이 곡은,<br /><br />'천재가 아니고서는 연주할 수 없다'는 <br />저주 아닌 저주가 걸린 난곡중의 난곡입니다.<br /><br />'보통 사람보다 유난히 큰 손과 긴 손가락을 <br />가졌던 라흐마니노프만이 칠 수 있다'고 평할 <br />정도로 손을 활짝 펴고 짚을 수 없는 화음과 <br />어려운 타법들이 무수히 나오지요.<br /><br />그는 대답합니다.<br /><br />“ 교수님, 저는 충분히 미쳤어요. <br />그렇지 않습니까? ”<br /><br />로얄 알버트 홀에서 열리는 콩쿠르 결선에 <br />이 라흐마니노프 곡으로 출전하는 데이비드에게 <br />스승은 충고합니다.<br /><br />" 내일이란 없다고 생각하고 연주하게! "<br /><br />그야말로 엄청난 테크닉과 힘을 요구하며,<br />피아니스트에게 난공불락의 고지로 여겨지고 <br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 3번<br /> d단조, Op.30.<br /><br />데이비드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연주가 <br />무아지경으로 펼쳐집니다.<br /><br />4분 여에 달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br />협주곡 3번의 연주 장면은 이 영화의 단연 <br />압권으로,<br /><br />건반위의 격정적인 손놀림과 심장 박동소리, <br />그리고 거친 숨소리만으로 화면을 꽉 채우고 <br />있지요.<br /><br />음(音)이 없음으로 해서 더욱 크게 들리는 음,<br />그리고 , 내면의 울림...<br /><br />드디어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서 우뢰와 같은 <br />박수소리가 터져 나옵니다만,<br /><br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버린 <br />데이비드는 그 자리에 쓰러져 이 세상과의 끈을 <br />완전히 놓아버리고 말지요.<br /><br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오마주와 자신을 <br />억누르고 있던 부친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br />감행했던 데이비드의 도전이었건만,<br /><br />바로 그 절정의 순간, <br /><br />아버지의 억압과 강요로 인한 트라우마와 <br />삶의 질곡어린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그의 <br />영혼은 와르르 무너져 버리며, <br /><br />급기야 천재성의 폭발과 함께 정신분열을 <br />일으킨 것입니다.<br /><br />의사의 말처럼,<br /><br />데이비드는 '불안감이 천재적인 기질과 <br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그의 정신은 매우 <br />깨지기 쉬운 취약한 상태로 되어 있었던 것'이죠.<br /><br />정서불안, 강박관념과 우울중의 복합장애로 <br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던 <br />데이비드.<br /><br />그곳에서도 그는 틈만 나면 피아노의 소리가 <br />들리는 장소에 찾아갑니다.<br /><br />그런데...<br /><br />그의 이름 데이비드 헬프갓(Helpgott)처럼 <br />주님의 도움(Help God)으로, <br /><br />그는 다시금 세상의 빛과 마주하게 됩니다.<br /><br />교회 성가대의 반주자이자 정신병원의 <br />자원 봉사자였던 베릴 여사(비벌리 던 분)의 <br />도움으로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됐지요.<br /><br />그가 베릴과 함께 차를 타고 다시 세상 속으로 <br />들어가는 장면에서 바로 비발디의 합창곡 <br />'글로리아'(Gloria)가 줄곧 울려 퍼집니다.<br /><br />신은 세상에서 격리된 채,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br />비운의 천재 피아니스트에게 '영광(Glory)'의 <br />기회를 헌사한 것인지요...<br /><br />하지만 말그대로 화려한 글로리아 영광송과는 <br />달리 데이비드가 새로이 부딪히는 바깥 세상은 <br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았습니다.<br /><br />결국 그의 기행을 못견뎌한 베린의 집에서 <br />쫓겨나다시피 나와 미그노란 사람의 집으로 <br />옮겨 가게 되지요.<br /><br />그 집에서 낡은 피아노를 발견한 데이비드는 <br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듯 밤낮으로 <br />피아노 연주에 매달립니다.<br /><br />영화 속 데이비드가 미친 듯이 두들겨 대는 곡은 <br />바로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광시곡) 2번'<br />이지요.<br /><br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br />진절머리가 난 집주인은 급기야 피아노에 <br />자물쇠를 채워 버리고 맙니다.<br /><br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br /> 피아노를 더 이상 칠 수 없게 된 데이비드.<br /><br />그가 엄청난 상실감에 사로잡힌 채 비오는 <br />밤거리를 정처없이 헤메일 때,<br /><br />라흐마니노프가 크렘린의 거대한 종이 울리는 <br />것을 듣고 작곡했다는 신비로운 선율의 <br />'전주곡 c플랫단조 Op.3의 2'가 처연하게 <br />흐르지요.<br /> <br />급기야 그는 빗속을 뚫고 전번에 봤던 카페 <br />'모비'(Moby)로 달려갑니다.<br /><br />막무가내로 찾아 들어간 카페의 피아노 앞에 선 <br />초라한 행색의 그는,<br /><br />'길 잃은 개처럼 미친 거 아니냐'는 사람들의 <br />비난과 야유 속에서 연주를 시작합니다.<br /><br />리스트가 피아노 곡으로 편곡한,<br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1900년 작 오페라 <br />< 술탄 황제의 이야기 > 2막 1장에 나오는 <br />'왕벌의 비행'을 너무도 능숙하게 말이지요 <br /><br />오로지 손가락이 기억하는 움직임에 따라 <br />자신만의 격정적인 연주를 마치자, <br /><br />이를 숨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의 <br />비루티오소 다운 연주 솜씨에 환호를 지르지요.<br /><br />결국 데이비드는 카페에서 피아니스트로 일하게 <br />되며, 비로소 세상 사람들과 교류하고 또한 <br />소통하게 됩니다.<br /><br />말끔한 연미복 차림의 그는 여기에서 리스트의 <br />'세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 세 번째 곡인 '탄식'<br />(Un Sospiro)을 연주하지요.<br /><br />슬프지만 진정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br />'탄식'을 말입니다.<br /><br />아예 거처도 실비아(소니아 토드 분)의 집으로 <br />옮긴 데이비드는 바로 그녀로 인해 그의 삶을 <br />통째로 바꿔줄 한 여인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br />되지요.<br /><br />그 여인은 그보다 15살이나 연상인 점성술사 <br />길리언(린 레드그레이브 분)으로,<br /><br />영화 속 데이비드가 그녀와 처음 만나는 <br />장면에서는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br />RV 630'( Nulla in mundo pax sincera)가 <br />흐릅니다.<br /><br />‘ 아픔이 없다면, 세상엔 참 평화 없어라<br /><br />자비로운 예수<br />당신 안에 있는 참되고 순수한 평화<br /><br />고뇌와 고통 속에 편안한 영혼이 있으리<br />그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며 순결한 사랑이어라! '<br /><br />소프라노 제인 에드워즈의 청아한 목소리로 <br />풀어지는 이 음악을 배경으로, <br /><br />데이비드는 트램폴린 위에서 벌거벗은 몸에 <br />외투 하나만 달랑 걸친 채 허공을 뛰어오르고 <br />있지요. <br /><br />공중을 향해 세속적인 가식을 모두 벗어버린 <br />몸짓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로부터 무한한 <br />자유와 평화의 기운이 하늘을 향해 <br />울려 퍼지는 것만 같습니다. <br /><br />데이비드와 길리언, 이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br />마치 번개에 맞은 것처럼 격렬하게 내면의 <br />영혼을 뒤흔드는 마법적인 사랑에 빠져 들며,<br /><br />어둡기만 했던 절망의 나날을 밝게 빛나는 <br />나날로 바꾸어 갔습니다.<br /><br />길리언이 데이비드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br />쏟으며 번거로운 일상의 굴레에 속박되지 않는 <br />자유를 준 것이, <br /><br />그의 마음의 병을 달래주고 또한 새롭게 <br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실어주었던 것이지요.<br /><br />그렇게...<br /><br />데이비드는 음악 안에 귀의하고 참된 음악으로 <br />자신을 표현하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새 삶을 <br />열어가게 됩니다.<br /><br />결국 길리언과 결혼한 데이비드 헬프갓은 <br />새로운 삶과 음악을 향한 의지와 희망을 일구어 <br />내며, <br /><br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영국의 콘서트홀에서 <br />'라 캄파넬라' 등 리스트의 피아노 곡들을 멋지게 <br />소화해내는 극적인 재기에 성공합니다.<br /><br />그의 첫 스승 레빈, 어머니와 여동생을 비롯한 <br />친지들,<br /><br />그리고 무엇보다도 헌신적인 아내 길리언의 <br />열띤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으며 감격의 눈물을 <br />흘리지요.<br /><br />이제 어느 덧 마흔 줄을 바라보지만,<br /><br />어린 정신연령의 데이비드가 영혼의 자유를 <br />얻기까지 무려 16년이라는 길고 긴 고통의 <br />세월이 걸렸던 것입니다.<br /><br />'평소에는 회색빛 곰이지만, 일단 무대에 서면 <br />뛰어노는 사자로 변한다'는 데이비드 헬프갓.<br /><br />그는 고백합니다.<br /><br />" 나는 행복하고 싶습니다.<br />행복하기 위해서는 피아노를 연주해야 하지요.<br /><br />사랑도 세상도 완벽하지 않습니다.<br />완벽한 사람은 없지요.<br /><br />우리는 인간입니다.<br /><br />여러가지에 감사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br />흔들리지 않는 열정으로 어떻게든 해 나가지 <br />않으면 안됩니다. "<br /><br />구원의 반려자 길리언은 얘기하지요.<br /><br />" 왜, 데이비드와 같은 사람을 사랑하냐고 <br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br /><br />그는 '매력적인 성격 이탈자'로서 특별한 영혼을 <br />가진 사람이지요.<br /><br />세상에는 '치유의 힘'을 가진 그와 같은 인간이 <br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br /><br />1. 영화 < 샤인 - Shine > 예고 동영상<br />https://youtu.be/x2pGSExyEks<br /><br />2. 영화 속 데이비드 헬프갓의 <br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 3번' 연주 장면<br />https://youtu.be/mQaS4Js02HA<br /><br />3. 영화 속 '왕벌의 비행' 장면<br />https://youtu.be/DApMAb4SXsc<br /><br />4. 비발디의 '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br /> (Nulla in Mundo Pax Sincera )<br /><br />- 소프라노 제인 에드워즈<br />https://youtu.be/KdCAfK_CN8U<br /><br />강박적이고도 깊은 상흔으로 자기 자신만의 <br />세계에 갇힌 채,<br /><br />복합장애라는 고통스런 정신 질환을 앓았던 <br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David Helfgott)의 <br />이야기를 다룬 영화 < 샤인 - Shine >에서도,<br /><br />비발디의 이 선율은 바로 ‘치유’였습니다. <br /><br />억압에서 벗어나 푸른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르며 <br />행복하게 자유를 만끽하는 헬프갓의 얼굴 위로 <br />가득 울려 퍼지던, <br /><br />소프라노 제인 에드워즈의 노래 ‘세상에 참 평화 <br />없어라’는 많은 이들에게 진중한 감동의 울림으로 <br />각인됐지요.<br /><br />후에 고음악 전문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의 <br />청아한 음성으로 녹음되며 더욱 유명해졌습니만,<br /><br />비브라토(성악에서 목소리를 떠는 기교)를 <br />거의 쓰지 않는 그녀의 맑고도 깨끗한 목소리는, <br /><br />마치 맑디 맑은 파아란 하늘에 떠다니는 <br />새털구름처럼 평온하고 자유롭기 그지없습니다. <br /><br />어떤 상처든 극복하고 날아오를 수 있을 것만 <br />같은 정결한 아름다움의 정수이지요<br /><br />비발디의 세속 칸타타 ‘글로리아(Gloria)’에 <br />수록된 성악곡인 이 작품은,<br /><br />가사가 붙은 여러 개의 독립된 성부들이 조화를 <br />이루는 다성 합창곡 양식인 모테트입니다. <br /><br />본래 가톨릭교회 합창음악으로 13세기에 <br />정형화된 이래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br />음악 형식인데, <br /><br />프랑스어로 ‘언어’를 뜻하는 ‘Mot’에서 <br />유래됐다고 하지요. <br /><br />다름아닌 이 모테트가 오늘날 많은 이들의 <br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힘’이 되고 있는 <br />것입니다. <br /><br />억눌린 영혼의 상처로 정신마저 놓치며 현실을 <br />거부하던 데이비드 헬프갓 역시 이 음악 속에서 <br />비로소 진정한 안식을 되찾으며 자유로워지지요.<br /><br />5.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 3번 <br />d단조, Op. 30 <br /><br />- 조성진의 피아노<br />https://youtu.be/meKSDUnS7xg<br /><br />라흐마니노프가 스물 다섯살의 호르비츠 <br />연주를 들은 후 다시는 무대에서 연주하지 <br />않았다는 본인의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 3번을 <br /><br />2016년 4월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서 <br />두 차례 만날 수 있었습니다.<br /><br />우연찮게 같은 곡을 비교해 볼 수 있는 <br />'피아노 배틀'을 즐기는 행운의 시간였던 셈으로,<br /><br />수원시향과 협연한 한지호가 사색 깊은 <br />라흐마니노프 스페셜리스트답게 우아하고도 <br />섬세한 터치로 내적으로 심도있는 연주를 <br />펼쳐냈지요.<br /><br />봄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셨던 그날 밤,<br /><br />한지호는 앙코르 곡으로 마치 영화 < 샤인 > <br />속의 한 장면처럼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br />날씨와 잘 어울리는 깜짝 선물로 들려줬습니다.<br /><br />원주시향과의 협연자로 나선 선우예권은 보다 <br />화려한 색채감으로 라흐마니노프를 품어냈지요.<br /><br />전곡을 몇개의 단락으로 나누고 큰 흐름으로 <br />이끌어가는 피아니즘의 진수를 맛보게 해줬던 <br />그는,<br /><br />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이 피아노 협주곡<br />으로 한국인 최초로 영광의 우승을 차지하며 <br />대한민국 음악의 저력을 온 세상에 알렸습니다.<br /><br />- 李 忠 植 -<br /><br />6.비발디의 '글로리아'(Gloria), RV 589<br />https://youtu.be/OvZYhxT5Mf8<br /><br />- 존 엘리옷 가디너 지휘 <br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츠와 몬티베르디 합창단<br />https://youtu.be/BFYkyW1Palg<br /><br />7. 리스트의 ' 탄식 '<br />- 클라우디오 아라우의 피아노<br />Liszt - Un sospiro (Claudio Arrau)<br />https://youtu.be/S_bVk3RMPyk<br /><br />리스트의 세 개의 연주회용 연습곡(3 Études <br />de concert, S.144) 중 3번에 위치한 곡입니다.<br /><br />8.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br /><br />- 예프게니 키신의 피아노<br />https://youtu.be/YGDAnmXVOc8<br /><br />- 조성진의 피아노<br />(Theatre du Chatelet, 2012)<br />https://youtu.be/0FwIQxes5ZU<br /><br />9.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br /><br />- 랑랑의 피아노<br />https://youtu.be/jYO9gTmCJTE<br /><br />- 발렌티나 리시차의 피아노<br />https://youtu.be/LdH1hSWGFGU<br /><br />10. 쇼팽의 폴로네이즈 6번 A플랫 장조, <br />Op.53 '영웅'<br /><br />- 윤디 리의 피아노 <br />https://youtu.be/NWtiZfg9hRA<br /><br />- 조성진의 피아노 <br />https://youtu.be/d3IKMiv8AHw<br /><br />11.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D플랫 장조, Op.28 <br /><br />- 손열음의 피아노 <br />- https://youtu.be/5v90g0qeu8w-15<br /><br />- https://youtu.be/UuRoeFqgFTs<br /><br />12. 슈만의 '어린이를 위한 정경(Scenes from Childhood ), Op.15' 중 10곡 'Fast zu ernst' (Almost too serious)<br /><br />- 호르비츠의 피아노<br /> https://youtu.be/acllCRoKM5Y<br /><br />13.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c#단조, Op.3의 2<br /><br />- 키신의 피아노<br />https://youtu.be/SCm9O2KNEX4<br /><br />-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br />https://youtu.be/mXGSfJn3nKQ</p>
<!-- -->
첫댓글 2019년 황금돼지 해,
클래식 음악계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그 첫 발자욱을 내딛었지요.
우리가 자랑하는 피아니스트로 ,
쇼팽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이 대원문화재단
신년음악회에서,
리즈콩쿠르의 최연소이자 아시아 최초 우승자
'김선욱'이 1월 말 정기연주회에서 KBS 교향악단
과 함께 열연한데 이어,
201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출신인
러시아 출신의 보리스 길트버그도 서울시향과의
협연으로,
3인 3색의 섬세한 색깔이 담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를 완주했습니다.
작곡가이기에 앞서 위대한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 본인마저도 연주하기를
꺼릴 정도로 어렵다고 정평이 난 이 곡이,
유독 촉망받는 피아니스트들에게 선택받는
이유는 과연 뭘까요?
이제 어엿한 30대 초반의 젊은 거장 김선욱은
말합니다.
"곡이 끝날 즈음에 연주자한테 오는 아드레날린은
사실 어떤 곡에 비해서도 굉장히 강렬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처럼 세계 무대를 접수한 젊은 비루티오소
피아니스트들의 '같은 곡, 또 다른 해석'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신선하면서도 다채로운
광희의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광기어린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 샤인 - Shine >...
주인공 데이비드는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콩쿠르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치열하게 연주한 끝에 그만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지고 맙니다.
이토록 초인적인 파워를 요구하는 이 협주곡은
음표만도 3만개에 이르는 데다, 곡 길이 또한
40여 분에 달해,
최고도의 테크닉과 지구력은 물론 화려한
예술적 감수성까지 요구되지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 는
그의 첫 번째 미국 연주 여행 시절에
작곡한 곡으로,
대단히 열정적이고도 지극히 감상어린
서정적인 선율,
폭넓게 휩쓸어가는 듯한 현란한 움직임과
풍부한 화성,
그리고 기술적으로 난해하고 구조적으로도
극한의 복잡성과 강도를 요구하고 있어서,
이른바 '피아니스트를 집어 삼키는,
악마적인' 협주곡으로 그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나 힘차고 생동감이 넘치며, 화려하고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3악장이 클라이맥스로
향해 치달아 가는 과정은,
정치하고도 현란한 기교의 향연과 긴박한
극적 전환으로 점철되며,
듣는 이로 하여금 손에 절로 땀을 쥐게 하지요.
영화 < 샤인 - Shine > 예고편
https://youtu.be/x2pGSExyEks
PLAY
'왕벌의 비행' 시퀀스
https://youtu.be/DApMAb4SXsc
PLAY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없어라'
(Nulla in Mundo Pax Sincera), RV 630
- 소프라노 제인 에드워즈
https://youtu.be/KdCAfK_CN8U
PLAY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 Op.30
- 조성진의 피아노 / 알렉산더 디미트리에프
지휘 : 제14회 국제 차이콥스키 콩쿠르
경선 파이널
모스크바 콘서바토리 대극장, 2014
https://youtu.be/meKSDUnS7xg
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