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민 기자(tkdals0914@electimes.com) 제보 입력 2023.10.13 00:40 수정 2023.10.13 09:01
에너지공단,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 공고 육상 400MW, 해상 1.5GW 이내 용량계약 육상풍력 업계선 물량 너무 적게 나왔다 ‘실망감’ 패널티 있는 해상풍력, 물량 채울지도 미지수 공단 “여러 사안 고려해 결정, 해상풍력 수요 많을 것"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12일 ‘2023년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를 통해 올해 육상풍력 400MW 이내, 해상 풍력 1.5GW 이내 용량을 계약하겠다고 발표하자 풍력 업계에선 육상풍력의 물량이 너무 적게 나온 반면 해상풍력은 1.5GW를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육상풍력(왼쪽)과 해상풍력 모습(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국에너지공단의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 공고를 놓고 업계가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미 활성화된 육상풍력 입찰 물량은 지난해 대비 줄었고 해상풍력은 잠재 보급량 대비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12일 ‘2023년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를 통해 올해 육상풍력 400MW 이내, 해상풍력 1.5GW 이내 용량을 계약한다고 밝혔다.
고정가격계약 입찰제도는 고정된 가격에 경쟁 입찰 사업자를 선정한 뒤 운영하는 제도로 공급의무자와 발전사업자 간의 공급인증서 거래계약을 매칭하는 제도다. 풍력 설비 고정가격계약 입찰제도는 풍력 업계 육성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 시행됐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육상풍력 입찰 물량이 해상풍력 물량의 반의 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업 개시된 발전소 기준 육상풍력 보급량은 1.6GW가 넘는 반면 해상 풍력은 150MW 수준이다. 육상풍력은 해상풍력 대비 10배 이상 보급이 활성화 돼 있는 만큼 더 많은 물량을 배정했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올해 공고된 총 1.9GW의 풍력 고정가격경쟁 입찰 물량은 지난해 550MW 대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550MW 공고 물량 중 육·해상풍력을 합쳐 374MW를 선정했으나 올해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정부의 풍력 설비 보급목표 등을 고려하고 풍력 발전원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해 계약 물량을 크게 늘렸다.
다만 육상풍력 업계는 실질적으로 물량이 줄었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입찰은 육상과 해상풍력을 나누지 않고 통합 입찰을 진행했는데, 해상풍력은 계약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없어 입찰을 받지 못했다.
지난 11월 발표된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 입찰 선정결과에 따르면 16개 사업자가 총 712MW 규모로 참여했는데 이 중 해상풍력 업체는 1곳에 불과했다. 최종 선정된 업체도 모두 육상풍력 업체였다.
이에 올해 육상풍력에 배정된 400MW 물량은 사실상 지난해 물량 대비 줄어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육상풍력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육상풍력이 해상풍력보다 보급이 활성화 돼있고 이번 고정가격경쟁 입찰제도를 기다리는 육상 풍력 물량도 1GW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찰에 성공해야 PF를 일으키고 사업지 개발이 가능한데 이번 입찰에 나온 400MW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육상 풍력업계의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또 1.5GW가 배정된 해상풍력 물량도 모두 성공적으로 입찰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입찰 참여 조건은 입찰 공고일 전일까지 ‘환경영향평가법’ 제2조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사업자로 제한을 두고 있다.
완도 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600MW)을 비롯해 ▲영광 안마 해상풍력(546MW) ▲신안 우이 해상풍력(400MW) ▲태안 해상풍력(39MW) ▲낙월해상풍력(352MW) 등이 입찰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부분 해상풍력 업계는 이번 입찰이 처음이어서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입찰 계약이 이뤄지면 공사 준비기간이 주어지는데 이 기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패널티를 받게 된다”며 “에너지공단이 수요조사를 통해 1.5GW를 배정했겠지만 실제 업체들이 패널티를 감수하고 입찰에 나설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입찰 물량은 풍력입찰운영위원회에서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 계획을 짠 것으로, 지난해 해상풍력 업체들이 준비가 부족해 입찰에 많이 참여하지 못한 만큼 올해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육상풍력은 많은 물량이 이미 상업 운전에 돌입해 고정가격계약 제도에 참여할 수 있는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