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행> 4. 저장성(浙江省)<1>
저장성(浙江省) 위치 / 우한(武漢)에서 관광 온 아가씨들(항주에서) 1,2
<1> 항저우(杭州)와 서호(西湖)
아침에 일어나서 지갑을 확인하니 중국 돈이 부족하다. 서둘러 은행을 찾아 500달러를 중국돈 위엔(元)화로 환전(換錢)했는데 환율이 1달러에 6.7元이다. 곧바로 역으로 달려가 항저우(杭州)행 열차표를 예매했는데 오후 4시 7분 발 열차로 경와(硬臥) 이등좌(二等座)만 있는데 217元. 아직도 중국의 열차 제도를 잘 모르겠다. 쾌속(快速-자기부상 열차인 듯)이 있고 연와(軟臥), 경와(硬臥), 경좌(硬座)... 암튼 걱정이다.
점심때가 가까워 서성거리다 보니 ‘영화대왕(永和大王)’이라는 음식 가게가 보이는데 실내도 깨끗하고 음식들도 깨끗하게 진열한 서양식 스타일로 흡사 미국식 맥도널드 가게와 비슷하다.
우유 한 잔과 치킨라이스를 24元(4천8백 원)에 주문하고 의자에 앉아 있으니 깨끗한 앞치마를 입고 모자를 쓴 종업원이 쟁반에 음식을 담아다 주는데 먹을만했다.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나서도 시간이 많이 남아 시장통(通)도 어슬렁거리고, 이곳저곳을 골목길도 돌아다녔지만 피곤하니 보는 것도 귀찮고 별로 흥미를 끄는 것도 없는 도시풍경이다. 어저께 우한(武漢) 시외버스터미널(汽車岾)도, 이곳 무창 기차역(武昌 火車岾)도 사람이 바글거리기는 마찬가지이다.
슈퍼마켓(超市)에서 생수 1병과 바나나, 귤, 복숭아를 3개씩 샀는데 과일은 모두 무게를 달아서 판다.
모두 11元(2천 원)으로 무척 싸다. 무창역(武昌)에서 출발이 10여 분 늦어 4시 20분에 열차가 출발한다.
먼저 탔던 열차처럼 2층으로 침대가 두 개 마주 보는데 비좁으나마 누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저장성(浙江省)의 성도(省都) 항저우(杭州)에 아침 7시 40분에 도착하였으니 꼬박 15시간 20분이 걸렸다. 항저우역 앞에 있는 여행사에서 항저우(杭州) 일일투어를 175元(3만2천 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항저우는 저장성(浙江省)의 성도(省都)로 진나라 때(秦代:BC 200년경)에 도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여 609년 강남(江南) 운하가 완성되며 이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서호(西湖)를 끼고 있어 아름다운 건축물과 정원(庭園) 등으로 이름이 높다.
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 폴로(Marco Polo)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에 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항저우(杭州)는 서호(西湖)를 끼고 있어 풍광이 수려하고, 특히 소주(蘇州)와 더불어 미인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여 옛사람들은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蘇州), 항주(杭州)가 있다(天上天堂 地下蘇杭)’고 칭송하던 곳이다. 투어버스가 9시 출발이라 간단히 세수와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곧바로 버스에 올랐다. 처음으로 간 곳은 서호(西湖)공원 관람인데 1시간 정도 호반에 내려놓고 자유 관람을 하라고 한다.
잘 가꾸어 놓은 호반공원(湖畔公園)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바글거린다.
이곳에서 나와 같은 일일투어를 하는 중국 아가씨 다섯 명과 친해졌는데 직장동료들로 우한(武漢)에서 무박 2일짜리 관광을 왔다고 한다. 2명은 결혼, 3명은 미혼이라는 이 아가씨들은 무척 활달하고 재미있었는데 영어도 제법 몇마디 해서 함께 사진도 찍고 즐거운시간을 보냈다. 가이드 녀석은 영어가 서투니 이 아가씨들한테 나를 꼭 챙기라고 부탁을 하는 모양이다.
아가씨들은 날 보고 한국말로 한국 노래 ‘곰 세 마리’를 가르쳐달라고 조른다.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엄마 곰, 아빠 곰 아기 곰~~’ 잘도 따라 부른다.
호반공원 관광이 끝나고 관광유람선을 탔다. 생각보다 서호(西湖)는 무척 넓은데 가운데는 제법 큰 섬이 두 개나 떠 있다. 주변으로는 제법 높은 산봉우리들도 보이고 산 밑으로는 절들도 보이는데 아득히 고층건물이 들어선 항저우 시내도 눈에 들어온다.
항주 호포천(虎跑泉) / 육화탑(六和塔) / 영은사(靈隱寺) 석탑
다음으로는 동진(東晉) 시기(328년), 인도의 승려 혜리(慧理)가 지었다는, 중국에 있는 가장 크고 가장 부유한 사찰(절) 중의 하나였다는 영은사(靈隱寺)를 관람했는데 현재 무림산(武林山)에 있는 몇몇 사원 중 가장 크며, 진입로 좌측의 비래봉(飞来峰) 자락에는 많은 동굴과 불교의 불상(佛像) 조각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불교 신도들이 엄청나게 굵고 기다란 향을 사서 불을 붙여 흔들며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다. 우한(武漢)에서 온 아가씨들도 자기네들은 불교 신자라며 가는 곳마다 엉덩이를 쳐들고 엎드려 수없이 절을 해댄다.
다음은 입구에 엄청나게 큰 호랑이 조각이 있는 샘물 호포천(虎跑泉), 전당강(錢唐江)의 역류를 막기 위해 세웠다는 육화탑(六和塔), 소주(蘇州)와 더불어 이곳의 특산물인 실크(Silk)의 모든 생산과정을 보여주는 실크 박물관(天蠶絲網) 등을 구경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