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아이들을 깨우는 홈스쿨링
*올해의 교사상을 받은 교사의 책은 '바보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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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황당무계한 의문 같았지만 저는 서서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종소리, 교실에 가두기, 맹목적인 줄 세우기, 동년배 모아놓기, 혼자 있지 못하게 하기, 끊임없는 감시 같은 학교제도의 모든 일반적인 요소들이 마치 누군가 뚜렷한 의도를 가지고 꾸며낸 것 같다는 것을. 학생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도록, 중독 상태나 종속적인 태도에 빠지도록 말입니다." -바보 만들기-
존 개토라는, 미국 뉴욕시에서 세 번의 '올해의 교사'상을, 뉴욕주에서도 '올해의 교사'상을 받은 교사가 마지막 '올해의 교사'상을 받는 자리에서 한 연설 내용(<바보만들기>에서 인용)의 일부입니다.
교육은 어른의 삶을 따라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입니다. 근대 이전의 삶은 시간+생활이었습니다. 근대 이후엔 생활에서 직업이 떨어져 나갔지요. 이제 아이들이 배워야 할 어른의 삶에서 직업만이 좀 멀어져 있는 상태입니다만 생활을 함께 하면서 배울 수는 있습니다.
*학교는 무기력을 학습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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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교가 아이와 생활을 분리했습니다. 즉, 학교에 격리되어 왜 필요한지, 어디에 쓰이는지 모를, 수 많은 지식을 머리에 구겨넣어야 합니다. 그 이유도, 필요성도 알 수 없지만 피할 수도 없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무기력을 배우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무관심, 무감각한 화석으로 굳어져 갑니다. 당신은 당신과 상관없는 일에 온종일, 매일, 일년 열두달 흥미를 갖습니까? 시험까지 치뤄 등수가 메겨지는데도요?
교육평론가 이범은 '우리교육 100문 100답'에서 주입식 교육을 하는 학교는 아이들에게 무력감을 학습시킨다고 합니다. 초등 5~6학년때 부터 대부분의 대한민국 아이들은 무력감에 빠져든다고 합니다. 물론 정도 차이는있겠지만요.
상황이 이러한데도 언젠가는 내 아이가 활기를 회복할 것을 기대합니다. 호기심도 살아나고 감수성도 커져서 미래에 그토록 중요하다는 창의성 만땅인 아이가 될 것을 기대합니다. 물론 기대대로 될 확률은 거의 미미합니다.
"전체주의 교육의 목적은 신념을 키워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신념이라도 만들어낼 능력을 박멸하는 데 있다."고 사회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말합니다. 학교는 무기력을 학습하는 곳일 뿐입니다. 인증서는 졸업장입니다. 학교를 벗어나 주체적으로 삶을, 학습을 시작하면서 부터 아이들의 무기력은 점차적으로 사라져갑니다. 인증서는 생동감있는 아이들의 얼굴입니다. 자신의 삶을 살아내겠다는 아이들의 의지를 세우도록 모두가 돕습니다. 홈스쿨링의 역동적인 과정이지요.
그럼 왜 사람들이 학교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느냐고요? 아마도 학교가 그런 곳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 학교가 그런 곳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점, 아무리 그렇더라도 내 아이는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는 '근자감', 이 세 가지 요인의 결합에 의해서일 것입니다. 아닌가요? 아! 결정적인 이유를 깜빡했습니다! 이웃들이 아이들을 학교에서 빼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 '공교육의 위기와 미래'그리고 홈스쿨링 확산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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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김재웅 교수님이 쓰신 '미국 공교육의 역사 새로보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지난 번에 책을 쓰신 저자가 직접 우리집에 오셔서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에게 '공교육의 위기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해주셨는데요. 요지를 다시 옮겨봅니다.
교육에 대한 교수님의 관점은 '학교에서만 교육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교육일 수도 없다'입니다. 학교는 진정한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고, 이해집단의 정치적 입장이 반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진정한 교육, 즉 개인의 주체적인 삶의 기획을 학교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교수님께서 홈스쿨링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계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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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학교의 (숨겨진) 목적이 3R(읽기Read, 쓰기wRite, 셈하기aRithmatic) 능력을 갖춘, 청결,질서,순종을 지킬 줄 아는 노동자를 길러내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학부모 입장에서 학교는 신분상승의 기회를 제공했지요. 산업사회에서 학교의 존재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산업화시대의 학교는 지식정보화시대에 맞지않습니다. 신자유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 관점에서도 맞지않은 낡은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육 패러다임도 변했습니다. 학교(공교육)도 이제 변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변화하진 않을 것이다.-_-!) 이제 교육의 주인은 국가, 교사가 아니라 '개인'이라고 합니다. 홈스쿨링의 근거가 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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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육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즉 학교는 교육 말고도 사회, 경제, 정치, 문화...등의 기능을 하지만, 교육은 학교 뿐만 아니라, 학원, 직장, 인터넷....등 삶 전반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은 거의 신화처럼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졸업할 때까지만 좀 참아라"는 말에는 학교에 있으면 교육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교육은 사교육, 홈스쿨링의 확장 등으로 공교육은 더욱 위축되고 개혁의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학교는 태생적으로 교육 관련 이해집단의 정치적 입장이 얽혀있는 곳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못하고 피상적인 개선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사족?: 지그문트 바우만, 소비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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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웃 블로거인 엄마토끼님의 서평을 읽고, 영감을 얻어 씁니다.
http://blog.naver.com/karma012/220644917136
홈스쿨링,
또는 그룹홈스쿨링이라고 하든, 홈스쿨링클럽이라고 하든
곳곳에 이러한 교육형태가 생겨나서
문화혁명이 가능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곳에서도 숨을 쉬며,
무기력에서 깨어나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교육의 새로운 주체가 되어가기를 바랍니다.
저의 소박한 꿈이랍니다.
관련글: 몰입의 즐거움 http://cafe.daum.net/myalternative/UlRe/101
첫댓글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관점없이 소위 니체가 말하는 군중이나 덩어리처럼 몰려다니는 존재들이니 홈스쿨링이 급물살만 탄다면 전국 대규모로 확대될거에요. 과거에 비해 계속해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서 빠져나오고 있으니, 머지않아 꼭 가능해질 것이라 봅니다. 아, 물론 '옆집, 이웃이 나와서'가 아닌 '잘못된 문제 인식, 해결'이 학교에서 나오는 이유가 되어야 하구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에 가장 큰 문제가 우리나라의 교육방식에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교육방식이 아이들의 성장을 촉구하면서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선행교육을 시키는데 이선행교육이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하게 되서 지나친 수동성으로 만든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홈스쿨링을 하게되면 학교를 바라보는 인식도 좀 바뀌지 않을까요?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