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나리 - Lilium Brownii -
흔히들 당나리를 토종백합이라고 말합니다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나리는 (사전적으로는) 토종이거나 자생나리는 아닙니다. 당나리 혹은 당개나리는 우리나라의 자생나리 혹은 개나리(봄에 노란 꽃이 피는 관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야생 나리라는 뜻입니다.)인 참나리 혹은 털중나리에 대해서 중국의 나리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지요.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에서는 나리를 한자어로는 백합이라고 하잖습니까. 그런데 중국에서 중국에 자생하는 백합들 중 다른 수식어 없이 딱! '백합'이라고 지칭하는 백합이 바로 이 당나리입니다.(참고로 중국에서는 털중나리를 조선백합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나리를(일본은 유리) 백합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바로 이 당나리가 전파되면서라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당나리를 하카타유리라고 부르는데요. 한반도를 통해서 하카타로 전파되었다고 하여 하카타유리라고 부릅니다. 일본 학자들은 이미 중국, 한국, 일본의 당나리의 샘플을 얻어 유전자 분석까지 해서 전파경로를 연구하고 있더라고요. 일본은 당나리의 모습이 16세기의 자수로 남아있어서 그 전에 이미 전파되었다고 추측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15세기 이전에 들어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에서는 한국의 농가들은 당나리를 흔히 기르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인데요. 일본에서도 당나리를 귀하게 여겨서 환상의 나리로까지 부를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식물원에 당나리꽃이 피면 애호가들이 많이 몰려든다고 하네요. 저는 외갓집이 남원인데요. 남원에 관광 온 일본 사람들이 시내의 어느 집 마당에 핀 당나리 무더기를 보고 그렇게나 좋아하면서 사진을 찍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옛 문헌에는 야생나리들과 함께 관상용 나리 중 향기나는 흰 백합이나 그 비스무리하게 묘사되는 나리들이 있는데 이 나리들을 당나리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나팔나리나 철포나리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이렇듯 아주 오래전에 들어와 이토록 사랑받으며 옛부터 길러진 당나리를, 그러므로 '토종백합'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 않았겠나 받아들여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 시골에서도 그 모습이 잘 보이지 않게 된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저도 외할머니께서 옛날에 심었던 백합이 생각난다고 하셔서 제 옛기억의 외갓집 백합이 종종 떠오르고 결국 명일원에서 구하게 된 것이니까요.
2. 저도 몇 년간 여러 종류의 나리들을 화분에 심고는 했는데요. 모든 화분을 재배성공 하지는 못하다가 식재를 일본식으로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조언을 듣고 심은 결과, 올해는 화분 전부에서 꽃을 보기는 했습니다만 용토문제가 아니라 재배 실력이 별로인 것일지도요. 그리고 용토값도 만만치가 않네요. ^^;;
간단히 정리해 보면...
왼쪽이 당나리 오른쪽은 솔나리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7083C583B1C7103)
살균제 베노밀에 30분 담구어서 소독을 하고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26E39583B1CE411)
화분은 입지름 21센티 높이 23센티 정도 되는 토분을 썼는데요. 물구멍이 작아서 아래와 같은 지름 4센티 짜리 유리, 타일용 홀쏘를 이용해서 뚫어줬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6D673E583B1DFA15)
비료는 화학비료인 마감프K로 소량 넣어주고 용토는 소립으로 경석(휴가토) : 경질녹소토를 5 : 5 로 배합하여 사용했습니다. 구근의 세배 정도 되는 깊이에 구근을 심었고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FF140583B1ED909)
마지막으로 화분에 용토를 다 채우고 깨끗한 물이 나올 때까지 샤워를 해주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6BC349583B1F980B)
부디 잘 자라서 추억의 당나리꽃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첫댓글 저는 걍 심고 방치해두어도 잘 피는데요.왜죠?
멋지네요. 부럽습니다. 아무래도 아파트에서 화분에 심어 키우는게 조건이 더 안좋겠죠.
@금눈이 물관리 힘들죠?ㅠㅠ
와~~
향기가 그렇게나 좋다해서 품고싶은 당나리를 물개님댁은 무더기로 품고 계시니 향기에 정신이 몽롱하진 않으신지요~~ㅎㅎ
@이쁜여우 아니 없어요?ㅠㅠ 왜 이제 얘기하시죠?
@물개 (대한민쿡) 교환이나 구하려니 막상 쉽지 않더라구요~
물개님 품고 계신줄 알았으면 진즉 부탁 드릴걸 그랬어요~~ㅎ
여유되시면 담에 한구만이라도 부탁 드릴께요~^^
몸은 괜찮으신 거죠??
@이쁜여우 넵..이젠 좋아요. 내년에 꽃 피면 이것 저것 백합 드릴께요.ㅎ
넘 애지중지 하시네요.근디 걔는
공주대접 받아서 황홀하겠어요. 옛날 장독대 옆에 피어 있던 백합이 그리워요.
솔나리, 섬말나리, 당나리 같은 것들은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게되죠.
@금눈이 맞아요. 솔나리는 보기에 넘 연약해 보여서 ~~~.
정성이 보통 아니십니다.
전아직까지는 소독이라는걸 모르고 살아요.
그리 안해도 아이들이 비교적 잘자라주니.
신경은 안쓰게 되더라구요.
정성과 사랑으로 보태저 예쁜 꽃이 활짝피는.
그날이 기대가 되내요^^
화분에서 구근류를 몇 번 실패하다보니 소독도 하고 용토도 인공용토를 써보고 하게 되더라고요. 소독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토분에 용토를 이리 쓰니 물관리가 좀 수월하긴 합니다. 잘 커서 자구가 생기면 시골집 화단에 심어보려고요. ^^;
@금눈이 네
차리바로화단에심으시는게빠르지않을까싶어요^^
당나리 자구번식도 잘하고 꼿꼿한 모양새와 순백의 색감도 좋구요
저녁 무렵 진한 분향기도 아련한 추억을 부르지요
네, 나중에 외갓집 화단에 달아주신 사진처럼 연출되길 바랍니다. 당장은 아파트라 화분에 만족해야 하는게 아쉽습니다. ^^;;
당나리에 관한 좋은 자료가 될거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
전 당나리 3구 구입해 심었는데 한 구는 바로 사망하고 나머지 두 구는 흔적도 없어졌답니다. ㅠㅠㅠㅠ
네, 그 심정 이해합니다. ㅠ..ㅠ
당나리는 너무 잘 키운다고 거름 많이 주면 안됩니다. (바이러스 걸려요)
용토는 모래2+상토1+일반흙1로심으시고 오후에 그늘이 되는게 좋아요.
물 자주 주면 안됩니다.
@정원사 당나리 잘기른는 팁 고맙습니다.
금눈이님 저도 토종나리 수십뿌리 키웁니다만, 오늘처럼 토종나리의 학술적 , 근거와 해설에 감사드립니다.
더더욱 우리 토종을 잘 살피고 잘 가꾸겠습니다, 남원은 우리 양씨의 본입니다,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