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면
-죽어가는 뇌세포도 살린다
나이를 먹으면 하루에 수천 개의 뇌세포가 죽어간다. 안타깝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뇌신경세포는 유년기와 사춘기에 증가하고, 성인기에 접어들면 새로운 뇌세포 생성을 멈춘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반쪽 진실이다.
수년 전, 비록 양은 적지만 성인도 뇌세포를 재생되며, 끊임없이 신경회로를 변경, 새로운 시냅스(신경세포 간 교차점)신경망을 형성함으로써 노화로 인한 뇌의 기능 저하를 어느 정도 커버한다는 고무적인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신생아의 뇌무게는 400g 정도로, 20세에 이르면 남자는 1400g, 여자는 1250g정도로 증가한다. 건강한 남성이라면 65세 전후에 약 1360g으로, 90세에는 1290g으로 감소한다.
또, 뇌의 부피는 60세를 지나면서 매년 0.4%씩 감소하고, 이 중 지적능력을 담당하는 대뇌반구의 부피는 50세 이후에 10년마다 약 2%씩 줄어든다. 이를 뇌의 위축이라 하는데, 뇌에 잡힌 주름에서 고랑이 넓어지고, 이랑은 좁아지는 걸 육안으로 확인된다.
뇌의 무게는 키와 거의 비례하며, 지능이나 성격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하지만 나이 들어 가벼워지는 건 신경세포(뉴런)가 연령이들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한다. 대뇌피질에서 신경세포 감소가 가장 심한데, 60~90대에 최고의 손실을 보인다.
다행인 건 뇌가 정상적으로 노화한다면 기억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의 핵심 영역에서는 이렇다할 신경세포의 손상이 없다. 또 기억에 중요한 뇌 구조는 손상된 뇌세포를 일부분이나마 새 뇌세포로 벌충할 능력을 갖췄다.
따라서 매일 수천 수만 개의 뇌세포가 순감한다고 해도 뇌세포 전체를 잃으려면 274년이 걸리므로 병적 노화만 피한다면 늙어서도 사는 데 불편이 없는 뇌기능을 유지한다.
뇌에서 일어나는 퇴행적인 변화는 세 가지다. 노인성 반점은 편도와 해마와 같은 내측 측두엽 조직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70대 이후 정상 노인의 약 80%에서도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신피질에서 노인반(노인성 반점)이 관찰되는데 노인반의 평균 밀도와 치매 간에 상관관계다.
신경섬유농축체는 타우단백질, 아밀로이드, 뉴로필라멘트, 유비퀴틴 등으로 구성된 병적인 신경섬유 뭉치로 내측 측두엽에 잘 생긴다. 40대 정상인의 약 5%에서, 80~90대이후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발견되지만, 정상 노인의신 피질에서는 극히 드물다. 아밀로이드는 뇌 내장기관 혈관등에 축적되는 불용성 섬유성 물질로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이런 병적 물질이 뇌에 쌓이지 않도록 막고 성공적인 노화에 들어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심장에 나쁜 건 뇌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열량 식사를 피하고 일주일에 4일 이상 한번에 30~45분의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소식(小食)도 중요하다. 소식은 평균수명을 최장 40%까지 늘릴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도를 줄인다. 이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가소성을 증진시키는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자극함으로써 신경세포를 보호하기 때문으로 연구됐다.
신경세포와 혈관에 좋은 엽산과 항산화식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엽산이 결핍돼 호모시스틴 농도가 증가하면 DNA 손상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신경세포의 자연사를 촉발하기 때문이다. 엽산은 계란, 오렌지, 귤, 딸기, 키위, 포도, 멜론,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 아스파라거스 등에 많이 함유되었다.
비타민C와 E, 베타카로틴 등 야채와 과일에 풍부한 항산화물질은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다. 크레아틴, 은행잎 추출물등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항산화물질의 유효성은 소식의 뚜렷한 신경 보호 효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이보다 뇌에 더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새로운 관심사를 발굴하고, 취미생활이나 스포츠를 즐김으로써 뇌를 자극하는 게 최선이다. 텔레비전 시청처럼 수동적인 활동은 최소화하고, 사회와 관계 등 삶의 가치를 헌신하는 일도 필요하다.
뇌는 쓰지 않으면 퇴화하고, 궁리할수록 시냅스가 확장돼 지혜를 형성한다. 숙면은 해마와 편도의 기능 쇠퇴를 늦추기 때문에 뇌의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뇌건강에 좋은 건 긍정적인 인간관계다. 대화와 소통이다. 그렇잖으면 가볍게 운동하고, 책이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