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소서 하루 앞둔 날
오늘도 이른 아침 7시에 만나 함께 산넘어 밭에 갑니다.
볕이 쨍한 시간과 날씨는 아니었지만, 많이 습해서 땀을 제법 흘린 날이에요.
올때마다 밭 풍경이 확확 달라져 있는 시절을 보내고 있어요.
오이꽃, 호박꽃이 곳곳에서 피고,
벌이 날아다니고,
오이가 주렁주렁 열리고,
옥수수는 곧 꽃피울 태세고,
고구마는 긴 비에 자리를 다들 잘 잡았고,
토란은 점점 큰 우산이 되어가고,
가지는 키가 아직은 작지만 큰 잎을 내면서 자라고 있어요.
뿔시금치 씨앗 거두고,
단수수와 남사차수수 그리고 봉숭아와 얼룩토마토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감자는 꽃핀 자리에 방울토마토와 똑같이 생긴 열매를 맺어서 구경거리가 되었죠.
곳곳에서 완두콩, 얼룩강낭콩 거두고
다시 밭 정리하며 조금 뒤늦더라도 녹두 씨 넣은 학생도 있고,
새들 눈 피해 조심스레 메주콩 넣은 학생도 있지요.
저마다 밭도 살피지만,
틈틈히 함께밭도 살피고,
무슨 사연인지 모르나 평상 곁에서 숨 거둔 두더지를 묻어주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3학년 수인이가 '토란'에 대해 그간 공부한 것을 나누는 날이에요.
본잎 낼때 누군가에 의해 밟히기도 하고 수난을 겪었지만, 확실히 자리를 잡고
지금은 아주 잘 자라가고 있어요. 수인이가 공부하고 나눈 '토란'이야기 덕분에 한 생명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었고, 누군가는 자신이 눈여겨보는 작물들도 정성껏 공부하고 갈무리 하고 싶다는
마음 피어나게 했지요.
* 토란꽃 이야기 토란꽃은 보기가 힘든데, 9월 중순에 급격히 자라면서 노랗고 기다란 꽃을 피운다고 한다. 흔하게 파지는 않는다. 고구마도 그런데 둘 다 100년에 한번 필까 말까 하는 꽃이라고 한다. 그래서 두 꽃말이 '행운'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구마 꽃은 뿌리의 영양분을 뺏어가기 때문에 피면 오히려 고구마에게 안좋다고 한다. 고구마 꽃은 희고 가운데가 자주색인 나팔꽃처럼 생겼다. 기사를 찾아보니 30도 넘는 무더위때 작물들도 생존의 위기를 느껴 그렇게 꽃을 피우는것 같다. 기후위기로 작물들이 꽃을 피운건데 꽃말이 행운이니 오히려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거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어서 참 안타까웠다. | * 깨알 지식 토란의 영어 이름은 '코끼리귀(elephant's ear)'이다. 넌출넌출한 잎이 코끼리 귀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4월 중순 ~ 5월 중순 심기 10월 초까지 기름 10월 중순부터 갈무리 (서리 내리기 전) 씨앗수명 1년, 촉 있음, 물기 있는거 좋아함. * 오후 이야기 예고편 6학년때 처음 토란을 키워봤다. 잘 키우다가 누군가 실수로 토란을 베버리고 멧돼지까지 토란을 먹어버려서 갈무리를 잘 하지 못하고 별 성과가 없었다. 이번에는 소중하게 받은 토란 잘 갈무리하기 위해 갈무리이야기 글과 짧게 토란에게 중요한 북주기, 멀칭(풀덮개) 이야기를 하겠다. | |
* 풀덮개 좋은 점 1. 온도를 조절 2. 지렁이, 거미 같은 이로운 벌레들이 살기 좋다. 3. 햇빛을 차단해 풀을 자라지 못하게 함 4. 볏짚이나 풀이 썩어서 흙의 성질을 좋게 함 5. 빗물에 흙과 거름이 쓸려나가는걸 막음 6. 옮겨심은 모종의 활착을 돕는다. 7. 수분 증발을 막는다. 풀덮개를 잘 해주면 | * 토란 갈무리 이야기 토란은 서리가 내리면 잎과 줄기가 모두 죽어버리므로 그 전에 갈무리 해야 한다. 지상부 잎줄기가 시들어가는 10월에 줄기를 먼저 갈무리한다. 10월에 한꺼번에 줄기를 베어 갈무리 하는게 좋다. 그래야 껍질을 벗겨 말리는 일이 한번에 끝난다. 뿌리는 일주일 정도 두었다가 맑은날 갈무리한다. 토란은 영상 5도로 내려가기 전에 갈무리 해야 한다. | |
* 씨토란 보관하기 1 다음해 씨로 쓸 토란은 아들토란 중 크고 둥근 것으로 골라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어둡게 보관한다. 다음해 봄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면서 싹이 튼다. 따뜻하게 두면 겨울동안 싹이 드러나 말라 죽을 수 있으니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먹을 토란도 씨토란처럼 보관한다. 감자 보관하듯이 햇빝이 닿지 않고, 공기가 통하는 종이상자 같은 곳에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그러면 다음해 봄까지 먹을 수 있다. 너무 건조하면 말라버리고 5도 이하로 내려가면 썩으니 냉장보관은 하지 않는다. 내년에 사용한 씨토란을 땅을 파고 얼지 않도록 묻어둘 수도 있다. 묻는 깊이는 지역의 온도에 따라 다르므로 되도록 깊이 파서 양 옆에는 마른 짚을 깔고 토란을 넣고 위에 짚을 다시 덮는다. 그 위에 흙으로 20cm 정도 덮고, 위에는 빗물이나 눈이 녹아 들어가지 않게 짚단을 이용해 상투 틀어주듯 덮어준다. 갈무리한 토라너이 그리 많지 않을 때는 내년에 심을 만큼 작은 상자에 담아 얼지 않게 집안에 두면 된다. | * 씨토란 보관하기 2 - 집 : 스티로폼 상자에 모래를 깔고 토란을 넣은 다음 다시 모래를 덮어준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보일러실이나 창고에 넣어 보관한다. - 땅속 : 60cm 정도 깊이로 땅을 판 후 토란과 흙을 켜켜이 넣는다. 눈이나 비가 들어가지 않도록 포장을 한번 덮은 후 볏짚으로 보온해준다. * 북주기 토란은 감자처럼 줄기가 생기면서 덩이줄기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흙위로 드러나거나 흙 바로 아래에 자리를 잡아 햇빛을 받으면 싹을 틔운다. 싹이 터져 지상위로 올라오면 줄기 수는 많아지지만 수확할 알토란이 적어지기 때문에 성장함에 따라 여러차례 북주기를 해서 줄기 아랫부분을 덮어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
7월 13일 소서 이레
봄여름학기 마지막 하늘땅살이 수업인데, 비가 옵니다.
마침 해야 할 일, 하면 좋을 일들 많이 있어서 더 좋은 기회로 삼아 하루 보냈어요.
칠판에 '오늘 할 일' 쫘르륵 써놓고, 너른움 가운데에 '오늘 할 일' 쫘르륵 펼쳐놓고 시작!
하루 보낸 이야기는 학생들 하늘땅살이 날적이로 남겨봅니다.
* 1학년 <준>
오늘은 비가와서 안에서 갈무리를 했다.
돌림편지와 장명루를 완성하고 마늘도 깠다.
또 진주대평무 씨 갈무리도 했다. 뭐든 갈무리가 되지 않으면 그건 거품일 뿐이라는 선생님의 말씀 덕에
갈무리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한학기 잘 갈무리 하며 고마움 잘 전하고 싶다.
* 2학년 <수인>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와서 텃밭에 가지 못했다.
1학기 마지막 주여서 텃밭에 가지 못했다는게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따.
꽤 많은 일을 했는데, 먼저 자기가 심을 무, 배추 씨앗을 받았다. 난 밭 자리가 많지 않아서 무와 배추중엔
무만 심으려고 한다. 다섯 꼬투리를 따고 하나는 열어봤는데, 생각보다 씨앗이 많아서 놀랐다. 다 챙긴 다음에는
우리가 선생님께 쓰고 있는 편지와 만들고 있는 장명루를 갈무리 했다. 난 장명루 하나를 다 만들고 돌림편지 못 쓴걸
마저 다 썼다. 다 쓰고 마늘을 깠는데 칼에 살짝 찔려서 살짝 피가 나서 살짝 따가웠다. 그렇지만 밥상에 가져드려야 하는
마늘을 내가 조금이라도 더 돕고 싶은 마음이 커서 따가웠지만 열심히 깠다. 시간이 다 되어서 밥상에 어서 가져다 드려야 할
시간이었다. 난 오늘 밥상 배달도 해야하고 편지도 가져다드려야 했다. 밥상에 도착해서 우리가 준비한 이유를 설명해드리고
돌림편지, 장명루, 만든 냄비받침을 드렸다. 좋아하시니까 내 마음도 너무 뿌듯하고 행복했다.
* 3학년 <수인>
봄여름학기 마지막 수업인데 비도 오고, 밭에도 못가서 아쉬웠다.
그래도 움하늘땅살이로 우리에게 더 필요했던 것을 했다.
반년동안 수고해주신 분들께 편지쓰고, 장명루 팔찌 만들고,
무 꼬투리 다 따서 갈무리하고, 마늘도 까고,
쓴 편지와 선물을 밥상지기분들께 드리는 많은 일들을 했다.
서로가 알아서같이 모여 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늘을 까는데 이상하게 오른손 검지가 너무 쓰라렸다. 이런 적이 없었어서 당황스러웠다.
비가와서 밭에는 못갔지만, 잘 갈무리하는 갈무리를 할 수 있어
배우고 돌아보게 돼 감사했다. 토란에게 갈무리가 중요하다고 느꼈듯이...
* 2학년 <지호>
오늘은 비가와 밭에 직접 가지 못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하늘땅살이를 했다.
학교에서 우리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께 돌림편지쓰고, 장명루 만들기와
이제 곧 심을 뿌리배추 씨, 진주대평무 씨를 받고, 밥상에 김장할 때 쓸 마늘을 깠다.
나는 우선 씨를 받았다.
배추씨 두꼬집, 무 여섯꼬투리를 받았다.
이제 곧 밭에 들어가니 잘 심어봐야겠다.
그리고 편지를 썼다.
나는 정말 고마워해야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미래에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나에게 고마움 느끼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그리고 마늘을 깠다.
나는 마늘을 좋아한다. 하지만 까는일 보다 먹는일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이 마늘을 깜으로 여러 사람이 좋아할 일이 생기니 까는 일도 싫지만은 않다.
이렇게 밭에 직접 가지 않아도 움에서 할 수 있는 하늘땅살이 수업은 내게 생각할 거리, 느낄 수 있는 거리를 줄 수 있는것 같다.
* 3학년 <하민>
마늘도 까고, 장명루도 만들고, 무 꼬투리도 따고, 편지도 쓰고 많은 일을 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나는 딱히 뭘 많이 한 것 같지 않았다. 모든게 그냥 그랬다.
어, 마늘 깐 손이 엄청 따가웠다. 장명루는 예뻤다. 무 꼬투리는 꼬투리마다 달랐다.
새람이가 편지를 잘 쓴 것 같았다. 밥상 선생님들께서 장명루를 받으시고 좋아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내가 만들진 않았지만 좋았다. 그 소식이 좋았다.
* 1학년 <하준>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와서 학교에서 하늘땅살이 수업을 했다.
먼저, 할 일을 나열하자면 이러하다.
1. 무, 배추 씨앗 받기
2. 갈무리 편지 쓰기 & 팔찌 만들기
3. 마늘까기
마늘 까기 얘기를 해보면 다른 사람들은 손 따갑다, 어떻다 하는데 나는 딱히... 별로 따갑진 않았다.
혼자 시작하려면 싫었겠지만, 요즘 꽤 한 마늘까기 경험상 별로 나쁘지 않았다.
잡생각도 사라지고 몸만 움직이게 되는것 같다. 12시 쯤에는 밥상에 밥 가지러 가는 겸 깐 마늘과
갈무리 편지, 냄비 받침, 팔찌를 드리러 갔다. 이모, 삼촌들이 되게 좋아하셔서 뿌듯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라
기억이 남는 건 따로 있었다. 학교 끝나고 저녁 뜨러 밥상에 갔는데 우리가 편지 쓴 것과 팔찌가 냉장고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 엄청 많은 글들과 사진이 붙어 있었다. 여태껏, 그냥 지나쳐 왔는데 우리들이 하고 나니 다른 사람들이 한 마음 담은 것들이 붙어져 있단게 눈에 들어왔다. 그러면서 나는 왜 이런 것들을 안 했지.... 하는 생각도 순간 파바밧 뭔가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흠....
* 3학년 <현민>
오늘은 한 일이 산더미 마냥 되게 많았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거 하나만 고르자면 바로 장명루 만들기를 한거다.
더운 여름 잘 나시라는 의미로 밥상선생님들께 드리려고 만들었다. 어려웠는데 다행히 하면서 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냥 만들어 드리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재밌게 좋은 마음으로 만들어서 드리는 것 같아 더 기뻤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더 만들어 선물도 주고 그렇게 하고 싶다. 이외에는 한 일이 더 많이 있었지만 재밌게 했던게
가장 기억에 남는 듯하다. 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밥상선생님들께서 좋아하셨다고 하셔서 더 뿌듯했다. 그래도
기록해야 할 건 기록해야겠다. 진주대평무 아홉꼬투리를 챙겨왔다. 아무튼 알차고 뿌듯한 수업이었다.
* 3학년 <새람>
오늘은 비가와서 움하늘땅살이를 했다.
자원해 가르쳐주신 선생님들을 위한 고마운 편지를 쓰고 선물을 만들었다. 팔찌를 다 만들었지만. 팔찌가 어려웠다. 쉽게 헐렁해져서 어려웠다. 그 다음 마늘을 깠다. 마늘은 우리집에 맞는 칼이 없고, 칼로 하면 잘 못하기 때문에 손으로 했다. 손에서 마늘냄새가 났다. 그 다음 밥상선생님들에게 편지를 주고왔다. 반응이 좋았다.
* 2학년 <봄>
오늘은 아쉽게도 비가 와서 텃밭에 못 갔다. 하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 보냈다.
고마운 마음담아 마을 분들께 선물과 편지, 더운날 밥지어 주시는 밥상 일을 도왔다.
세상은 돌고돈다. 이것이 하늘땅흐름이고 좋은 씨를 심는 것인것 같다. 모두가 하늘땅살이인 걸 느꼈다,
* 지음재원
장흥 앉은키 강낭콩 이야기를 나름 정리해보았다.
씨는 3월말 ~ 청명까지 넣는것이 좋다. 거두는 건 밭에 따라 좀 다른데 햇볕을 아주 잘 받는 밭이 아니면
7월 중순 ~ 말까지 간다. 여름 장마 전에 최대한 거두려면 3월 마지막 주에 씨앗 넣는 것이 좋다. 팥씨와 이어짓기는
조금 힘들껏 같고, 가을작물과 이어짓기는 가능하겠다. 한 구덩이에 3알 정도씩 넣고 새가 먹지 못하게 나뭇가지로 막는것이 좋다. 구덩이와 구덩이 간격은 호미 1개에 약지 정도 거리를 더 두면 좋겠다. 싹은 씨앗 넣고 2주 정도 지나면 난다.
풀덮개를 참 좋아한다. 입하즈음부턴 본잎이 나기 시작하는데 한창 김매기할 때이니 풀덮개 부지런히 해주자. 5월말 모내기 한창할때 꽃 피울 준비를 한다. 그리고 꽃 피워내는 중에 콩 주머니를 만든다. 이때부터 힘 받을 수 있도록 웃거름 흠뻑 주자. 강낭콩 꽃은 연보랏빛이다. 하지 앞두면 장마 올 시기이다. 콩 주머니가 제법 여물었을때 이기도해서 조금 쎈 비바람에 넘어지기 쉽다. 미리미리 북주기 해두자. 7월초.중순부터 콩 주머니에도 얼룩이 올아온다. 노랗게 마르면 따주면 된다.
한 여름 하늘땅살이 갈무리는 아니지만, 한 학기 하늘땅살이 배움을 갈무리하였다. 아무리 멋진 공연 펼쳐보여도 일상의 행동들이 잘 갈무리되지 않으면 거품처럼 걷어지고 너져분한(초라한)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이번 학기 뿌린 씨알들 잘 거두고 있는 걸까? 미리 갈무리할 것들 예상하고 있어야 이럴때에 바쁘지 않다. 어느 일이든 간무리가 있다는 것 잘 기억하자.
* 2학년 <서현>
오늘이 하늘땅살이 봄학기 마지막 수업이었다.
근데 비가와서, 텃밭엔 못가게 됐고, 서원에서 마늘도 까고 장명루도 만들고 편지도 썼다.
요즘 장명루를 많이 만드는데 재미있다. 텃밭에 못간건 아쉬웠지만, 밥상을 도와 마늘도 까고 보람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특히 내가) 선생님과 또 우리끼리한 약속을 너무 못 지켜서 미안하고 찔림이 느껴졌다. 내가 뭐든 적극적이지 않고 누군가 하길 바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든지 너무 모른척하면 다른 사람이 하고 난 뻔뻔한것 같았다. 시작하기전에 이걸 선생님이 얘기해주셔서 고마웠고, 좋았다. 너무 벅차지만 않는다면, 앞으로 뭐든지 최대한 적극적이고 싶다. 마지막 시간인데 이런일이 있어서 슬펐지만, 더 잘해야겠다. 깨닫는게 참 많은데, 작은것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잘 깨닫고 싶다. 어쨌든 이렇게 깨닫게 되어서 좋았다.
* 3학년 <서안>
비가 온다.
요즘 좀 안 온다 했더니 물날마다 참 비가 많이 오는 듯 하다. (오늘 참이 냉면이었는데....!)
마늘까고, 선생님들 편지, 선물 만들고 등등 해야 할 일들을 했다.
선생님들께 감사 돌림편지를 요즘 쓰고 있는데, 거의 열분 가까이 (좀 과장인 듯!) 편지를 써야해서
솔직히 조금은 숙제가 되고 있었다. 빨리 해치워버러야 한다는 생각에 연필이 보이면 바로 쓰고 했는데,
물론 좋은 마음으로, 진심으로 쓰긴 했지만, 숙제처럼 그걸 해버리는 마음이 동시에 있었기에
그 편지가 선생님들께 어떻게 전해질까 싶었다. 글씨체만 해도 빨리빨리 한게 느껴지고, 다들 비슷한
이야기들을 쓸 텐데... 말이다. 그래도 선생님 이야기 듣고는 더 열심히 팔찌도 만들고 함께 준비하는 일에
즐거웠던 것 같아서 기뻤다. 그러다가 마늘을 깔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여러모로 깨닫게 되는 움하늘땅살이였다.
이것저것 챙겨들고 밥상으로 가는 길. 밥상지기 이모삼촌들이 환~하게 맞이해 주셨어요. 늘 고맙습니다!!
옥상밭 성남할아버지옥수수는 꽃을 피우기도 하고, 열매를 맺어가고도 있어요.
어떤 모습, 어떤 맛일지.... 거세게 내리는 비에 얼씨구나! 싶어 오줌으로 웃거름을 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