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예주가 '슈룹' 종영소감을 전했다.
오예주는 12월 5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 종영 인터뷰를 통해 청하 역을 표현해내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 오예주는 극 중 병조판서 윤수광(장현성 분)의 첫째 딸 청하 역을 맡아 당돌하고 당찬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청하, 초월, 박씨 역을 두고 열린 오디션을 봤다는 오예주는 "처음부터 정해진 건 아니었다. 청하와는 성향이 반대이기도 하고 대본을 봤을 때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대사들이 있어서 '나랑 거리가 있다, 나랑 많이 다른 아이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대본을 볼 때는 초월 역에 더 끌렸다. 청하 역에 캐스팅 된 데에는 때묻지 않은 맑음, 순수함이 가장 컸다고 하더라. 오디션이 총 3차까지 진행됐는데 1차 합격하고 '내가 됐다고?'라고 했고 2차 합격하고도 '내가 됐다고?' 싶었다. 청하 역으로 최종 합격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게 된다고?' 싶었다. 처음 맡아보는 큰 역할이라 좋으면서도 부담감도 컸다. 마냥 좋기보다는 처음이다 보니까 무섭고 떨리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역할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청하의 매력은 본인의 생각을 뚜렷하고 당돌하게 말한다는 거다. 남들 시선에 휘말려서 자신의 주장을 잘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워보이지 않게끔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굉장한 매력이라 생각한다"며 "청하는 밝고 맑은 아이인데 제가 갖고 있는 목소리는 낮고 허스키하다. 청하를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싶어서 톤을 높여서 연습했다. 또 청하의 대사는 어떻게 보면 예의가 없어보이고 새침떼기 같아 보일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맑게 보일 수 있을지 연습했다. 청하는 조선시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지 않나. 화령(김혜수 분)의 어린 역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령 대본을 많이 봤다. 여성을 도와주는 장면도 똑같이 나와서 화령 대본을 보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사극 말투도 쉽지는 않았다고. 2004년생인 오예주는 "평소에 쓰는 말투가 아니다 보니까 많이 어려웠다. 처음 들어보고 이해 되지 않는 말도 많아서 쉽지 않더라. 어떻게 하면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시청자 분들께 잘 전달드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20%라고 밝혔다. 오예주는 "오디션을 봤을 때도 저와는 정반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하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뤄내야 하고 당돌하고 주의를 신경쓰지 않는데 저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여러가지 버전을 생각해서 시행한다.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는 편이다. 청하처럼 첫눈에 반한 경험도 없고 오래 두고 지켜보는 편이다. 닮은 점이 있다는 불의를 못 참는다는 점이다. 또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하는 모습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주변 반응도 전했다. 오예주는 "친구들이 '저게 너야?'라고 하더라. 화면이랑 실물이랑 다르다는 얘기도 들었고 색다르다, 신기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저와 반대 성향의 캐릭터이다 보니까 '난 네가 이 말을 뱉는 게 신기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좋은 작품에서 들어가서 좋다는 반응도 많았다. 부모님은 너무 좋아하셨다. 캐릭터가 너무 재밌다고 좋아하셨고 뿌듯해하셨다"고 말했다.
청하가 보는 성남대군(문상민 분)의 매력도 짚었다. 오예주는 "성남대군은 알게 모르게 잘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청하의 시선으로 봤을 때, 성남이 살갑게 대해줬던 건 잘 없지만 만월도에서 일출을 보면서 '예쁘다'고 할 때 '진짜 예쁘네요' 하는 장면처럼 툭툭 던져주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있다. 시크하면서도 속은 강아지 같은 모습에 청하가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매력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성남대군 같은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저도 충분히 좋아할 것 같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성남대군 역 문상민과 부부 호흡에 대해서는 "둘 다 아직은 신인이고 배우는 단계이다 보니까 서로에게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말도 잘 들어주시고 현장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장난도 잘 쳐주셨다. 실제 성격은 성남보다는 좀 더 밝고 장난기도 있는 것 같더라"며 "합방씬은 서로 너무 조심스러워하다 보니까 행동하는 부분에서 어색한 면도 있었다. 그런 부분이 메이킹에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쑥스러운듯 말했다.
청하, 성남대군의 사랑을 응원한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도. 오예주는 "성남과 청하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고 재미있었다. 성남의 오해가 풀려서 사랑을 점점 쌓아가는 걸 보면서 흐뭇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는데 시청자 분들도 좋은 반응을 보내주시는 걸 보니 그대로 전달된 것 같다"고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했다.
'슈룹'이 배우 오예주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잊지 못할 열아홉살이 됐다. 1년 통째로 '슈룹'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추억이 됐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슈룹'은 제게 큰 선물 같은 작품이다"고 답했다. (사진=레인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