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은 왜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에 세워졌을까?"
권 요셉(시애틀 YWAM-AIIM 간사,예수원 명예회원)
예수원은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해 마다 8,000-10,000명의 방문객들이 찾아 오고,
연령별로 분류해 보면 청년들과 대학생들이 제일 많은 것을 알게 되어 놀랍기도 하고 참으로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주님을 전심으로 찾고 성경적인 진정한 교회의 모습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이 그 먼 곳까지 찾아 오는 것은 (때로 암담해 보이는) 한국 교회에 미래가 있다는 조짐으로 보였지요
예수원이 위치한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동'은 오래 전 한국 지리학회에서 선정한 한국의 가장 오지 중 한군데로
선정된 '삼척군 하장면'에 인접한 곳입니다 전국 여러 곳에서 예수원을 방문하고 해외에서도 손님들이 오고
있지만 특히 국내에서는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전주...등 대도시에서 많은 분들이 방문하는데 예수원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4시간 이상이 걸리는 외딴 곳에 위치하고 있지요
예수원을 찾는 많은 분들이 '왜 대신부님이 이렇게 멀고 외진 곳에 예수원을 설립했을까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예수원을 세웠으면 더 많은 신자들이 찾아 올 수 있고 우리도 이렇게 고생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어 보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대 천덕신부님 생전에 직접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웃으시면서 "땅 값이 싸서 그랬지요!"라고 짧막하게 답변하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매년마다 예수원에서 진행되는 '희년학교'(토지학교)에서 여러 해 전에 전국 여러 지역의 공시 지가 현황을
조사해서 보고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명동 지역의 땅 값이 평당 1억이 넘었을 때 강원도 하사미 지역의 공시
지가가 천 원이 채 되지 않아서 모두들 놀랐던 적이 있지요!
예수원을 설립한 1965년 당시에 강원도 황지(현재 태백시에 편입됨)나 '삼척군 하장면 하사미리 산 7번지'
외나뭇 골은 한국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 중 하나였고 탄광과 화전농으로 에워싸여 개발될 전망이
거의 없어 보이는 불모의 땅이었습니다
대 천덕신부님은 1965년 예수원을 설립하실 때 과연 어떤 의도로 그토록 멀고 먼 강원도 산골짜기 척박한
땅을 선정하셨을까요? (내년 '성령 강림일'이면 예수원 설립 50주년이 되는데 어떻게 그토록 많은 방문객들이
국내외에서 지금도 찾아 오고, 봄,가을 마다 진행되는 공동체 훈련을 받기 위해 계속 형제,자매들이 지원하게
되는 것일까요?)
제가 27년 동안 예수원에서 섬기면서 대신부님과 현 재인 사모님으로 부터 들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성공회의 마지막 영국인 주교였던 김 요한(John Daly) 주교님의 초청으로 1957년 대 천덕신부님 가족이
한국에 오셔서 하신 일은 전쟁으로 무너진 '천신 신학원'(성 미카엘 신학원:현 성공회 대학교)를 재건하는 것이
었습니다 신학원을 재건해서 첫 졸업생을 배출한 후 주님께서 친히 대신부님 부부에게 사임할 것을 말씀하셨고
'공동체'를 시작하도록 인도하셨다고 합니다
여러 선교사들이 추천한 장소들 중 후보지를 선정해서 휴전선 일대로 부터 제주도까지 답사를 하셨는데 조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공동 생활을 할만큼 수량이 풍부할 것, 농사를 지을만한 개간할 땅이 있을 것,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위에 국유림이 있는 곳, 교회가 한 번도 개척되지 않은 무교회 지역...등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여러 지역을 답사하던 중 현재 예수원이 있는 하사미 외나무 골짜기로 부터 맑은 개울물이 흘러
나오는 것을 보고 그곳으로 올라 갔을 때 성령님이 신부님 마음에 '집에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곳의 땅을 매입하신 후 군용 천막을 치고 이 지역의 돌과 목재를 주로 사용해서 경사지에 집들을 짓고 돌짝 밭인 땅을 개간해서 채소를 심을만한 밭을 일구었습니다 개척 멤버들은 오랫 동안 전기도 들어 오지 않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램프와 촛불을 사용하고 물지게로 물을 길어 나르면서 건축과 농사 일에 엄청난 수고를 하면서도
기도와 예배에 충실했고 많은 방문객들을 사랑으로 섬겼지요
예수원을 설립해서 대신부님이 하려고 의도했던 사역은 첫 째, 중보기도의 집을 만들어 한국 교회와 국내외
사역자들을 위해, 그리고 세계 선교와 세계 평화가 이루어지기 까지 지속적으로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외딴 곳에 위치한 발전소들을 통해 공장과 빌딩,백화점과 상점들,각 가정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듯이
'기도의 댐'을 세워 하나님의 권능이 사역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과 선교사및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 지속적으로
역사할 수 있도록 중보기도의 공동체들이 세워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지금 전 세계적으로 24시간 기도의 집들이 세워지고 수 많은 중보기도의 사역자들이 헌신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둘 째, '신학의 실험실'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대신부님은 신학을 이론만으로 습득하기 보다 공동체 삶을 통해
함께 예배드리고 노동을 하면서 '세 가지 실험'을 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1.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기도와 묵상, 예배를 통해 홀로 주님안에 거하는 훈련(Solitude),
2. '우리와 하나님'-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신자들 상호간의 교제와 인격적인 관계 훈련(Koinonia)
3. 신자와 비신자,크리스챤 공동체와 지역 사회와의 관계(Mission& Social Justice)
이 세가지 외에도 성경에 기초한 토착화 이슈들도(찬양과 예배,예복,건축 양식...등) 실험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원은 초교파적인 공동체로서 지금도 모든 사역 중 '만민이 기도하는 집'으로서 중보기도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고 매일 정오 '대도(Intercessory prayer) 시간'에 교회와 선교단체들,사역자들과 사회 여러 영역의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고 있지요 그리고 공동체 생활과 훈련을 통해 '세 가지 실험'을 수행한 결과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들과 함께 나누면서 예수원은 북한 개방의 때를 준비하고 '생명의 강' 학교를 통해
통일 세대를 세우는 사역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삼수령과 네번째 강' 프로젝트를 통해 '준비된 하나님의 백성들'이 '생명수의 강'이 되어 무너진 흑암의 땅,
북한을 재건하고 회복시킬 비전을 주셨고, 장차 새롭게 통일될 한국을 통해 아시아와 열방을 품고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며 땅끝까지 그리스도의 증인되라는 주님의 명령을 실현하기 위해 선교 센터를 세우려고 추진하고 있지요 주님이 예수원에 주신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많은 교회들과 성도들이 함께 참여하기를 소망하고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님께서 친히 당신의 몸된 교회를 흔드시고(Shaking),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때 우리는 혹 '주님의 나라와 그분의 정의'를 구하는 대신 그분의 이름으로 우리 자신의 유익과 영광을 구한 것은 아닐까요? '성장'이란 명목으로 주님의 뜻을 구하기 보다는 자신의 성공과 힘과 명예를 키운데 더 우선 순위를 둔 것은 아닐까요? 대도시의 어둠 속에 방황하는 많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있지만 참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 주고 사랑으로 섬기며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 대신, 사람들이 성공과 부를 좇아 대도시로 몰리는 같은 이유로 교회들 또한 대도시와 도시 주변으로 몰리는 것은 아닐까요?
한국의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 현상과 그것의 주된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일에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 책임이 있는 것일까요?
더 많은 성도들이 가난한 미전도 종족들과 늘어나고 있는 난민들을 지원하고 섬기는 일에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의 몸된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초대교회의 본을 따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쏟고
그와 더불어 (엄청난 가치관과 세계관 전쟁을 치루고 있는) '다음세대'를 세우고 양육하는 일에 우리의 재정과
물질을 나누는 일에 우선 순위를 둔다면 지금과 같이 건축과 토지..등 부동산과 시설에 그토록 많은 재정을
사용하지 않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중국,인도,이란...등지에서 엄청난 핍박에 직면하면서도 가정교회 네트웍이 확장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큰 소망과 함께 도전을 주는 일입니다 가정에서 때로 동굴과 창고에서 일터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제자훈련하는
가운데 놀라운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복음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메노나이트 성도들과 선교사들은 버려진 척박한 불모지를 개간해서 훌륭한 농장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가난한 나라들에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고 북한에서도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미국 버지니아 리치몬드에서 다소 떨어진 시골 숲 속에 위치한 'The Clearing Where Eagles
이곳을 설립한 Douglas&Carla McMurry 목사님 부부는 예수원의 친구로서 한적하고 외진 숲속에 기도센터를 세우고 공동체를 개척하는 사역을 하고 있지요 1610년 백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 첫 평화 조약을 맺은 유서 깊은 땅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섬기며 '화해의 사역'을 여러 해 동안 또한 감당하고 있습니다
(D.McMurry 목사님은 "The Forgotten Awakening"의 저자로 미국 서북미 지역 아메리칸 원주민들에
임했던 Awakening을 깊이 연구했고 그들의 존엄성과 권익을 회복하는 일에 헌신한 진정한 기도의 사람입니다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유업으로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로서(히 12:26-29) 우리도 오직 '주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그분이 원하시는 일'에 우리의 삶 전체를 드리도록 헌신하면서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결코
세상과 정욕을 좇아 타협하거나 변질되지 않도록 날마다 깨어 기도합시다!
첫댓글 이 글은 '기독교 사상' 12월호 특집-부동산 버블과 한국 교회에 실린 원고 입니다